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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 년 전의 역사, 무궁무진한 상상력의 보물창고
[최윤우의 연극미리보기] 국립극단 삼국유사 프로젝트 <꿈>

최윤우_연극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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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유사』는 1285년(충렬왕 11) 승려 일연(一然)이 지은 5권 3책의 역사책이다. 신라, 고구려, 백제의 역사 외에도 단군의 사적, 신화, 전설, 설화, 향가 등이 풍부히 수록된 자료로서 국보 제306호로 지정돼 있다. ‘삼국유사 프로젝트’는 삼국유사 속에 잠재돼 있는 판타지 세계 속 방대한 서사를 다양한 형식의 무대로 현존시킨다. 연극계 최고의 예술가들이 모인 이번 프로젝트는 우리가 이미 갖고 있는, 하지만 쉽게 만나기 힘들었던 보고(寶庫)를 발견하는 무대이기도 하다.

  • 국립극단 삼국유사 프로젝트
공연 포스터
  • 천 년 전의 역사, 한국 최고의 고전으로 근원적인 상상력을 보여주는 『삼국유사』 속 이야기가 삼국유사 프로젝트로 첫 항해를 시작했다. 국립극단의 오랜 기획 프로그램이었던 이번 삼국유사 프로젝트는 <꿈>을 시작으로 <꽃이다> <나의 처용은 밤이면 양들을 사러 마켓에 간다> <멸(滅)> <로맨티스트 죽이기> 등 총 다섯 편의 작품이 9월1일부터 12월까지 공연된다.

    고려 충렬왕 때의 승려 일연이 신라, 고구려, 백제 3국의 유사(遺事)를 모아서 지은 역사서인 삼국유사는 140여 편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고대 역사, 지리, 문학, 종료, 언어, 민속, 사상, 미술, 고고학 등 총체적인 문화유산의 원천적 보고라고 할 수 있는 삼국유사는 그리스로마 신화와 북유럽신화와 견주어 결코 뒤지지 않는 판타지 세계를 만날 수 있다. 국립극단 손진책 예술감독은 삼국유사의 이 방대한 이야기 전편을 무대화하고 싶다는 의사를 피력하기도 했다.

    삼국유사 프로젝트의 첫 작품은 김명화 작, 최용훈 연출의 <꿈>이다. <꿈>은 삼국유사 탑상 제 4 중 ‘낙산의 두 성인 관음과 정취, 그리고 조신’을 모티브로 한 작품으로 이광수의 소설 「꿈」을 비롯해 다양한 장르에서 끊임없이 새롭게 재해석되고 재창작되어왔다. 연극 <꿈>은 삼국유사 속 이야기를 토대로 여기에 ‘식민지 시대’의 이야기를 더했다. 신라 그리고 식민지 시대 배경으로 신화적 상상력과 역사의 고증을 통해 두 시대를 엮었다. 삼국유사 속의 관련된 등장인물(의상, 원효, 조신, 월례)과 식민지 시대의 인물로 「꿈」을 쓴 소설가 이광수와 최남선을 등장시킨다. 이렇듯 각기 다른 두 시대의 절묘한 병합과 인물의 새로운 해석을 통해 신화와 역사의 시대를 거쳐 현재까지의 한국사를 꿰뚫고 있다.
    춘원 이광수가 「꿈」을 집필 중이다. 집필 중에 낙산사의 관음보살을 배경으로 뜰에서 마당을 쓰는 조신과 평목이 보인다. 조선 청년을 들끓게 했던 문호 이광수. 조국에게서 버림을 받고 겪게 되는 그의 고뇌와 죄의식. 때는 일제강점기, 독립운동가 춘원 이광수는 친일분자라는 비판을 받고 불안과 번뇌에 휩싸인다. 이 과정에서 춘원은 삼국유사의 ‘조신지몽(調信之夢)’을 소재로 작품을 써나가며 조신과 자신을 동일시하고, 독립운동을 하던 과거의 자신과 변절자가 되어 세상을 피해 숨어있는 현재 자신의 모습에 괴리감을 느낀다. 소설이 점점 절정에 오를수록 춘원은 조신의 모습을 보게 된다.
  • 연극 <꿈>의 인물들은 욕망과 금기 사이에서 방황한다. 태수 김흔의 딸을 사랑하여 파계하고 결혼을 선택한 조신, 결혼 전 조신에게 자신의 사랑을 고백하는 월례, ‘2.8 독립선언’에 참여했으나, 결국 친일의 길을 걸은 이광수. 이들은 자신의 역할, 국가, 양심을 넘어 스스로의 욕망에 따라 행동한다. 그러나 욕망의 실현 뒤에 따르는 것은 고뇌와 번민 뿐. 연극은 욕망대로 행동한 인간을 통해 선행과 악행이라는 상반된 가치 속의 인간의 깨달음의 문제를 진지하게 되묻고 있는 작품이다.
※국립극단 2012 삼국유사 프로젝트 전체일정



공연 포스터

[사진제공] 국립극단

 
  • 공연 포스터
  • 일시 : 9월1일~9월16일 평일 8시, 토일 3시 /
    9월6일(목), 9월10일(월) 쉼
    장소 : 국립극단 백성희장민호극장
    작 : 김명화 연출 : 최용훈
    출연 : 강신일, 남명렬, 정세라, 장재호, 강학수, 서광일, 최지훈,
    김수진, 안경희, 신동훈, 이봉련, 김영록, 안창환, 나규진,
    홍정연, 오정미, 박시영
    문의 : 국립극단 02-3279-2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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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 국립극단, 삼국유사프로젝트, 김명화, 최용훈,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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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윤우

최윤우 연극평론가. 본지 편집장
월간 [한국연극]에서 편집장, (사)한국소극장협회 정책실장으로 근무했으며 공연예술 관련 매체에서 필자로 활동하고 있다.
E-mail parodia@naver.com
웹진 6호   2012-08-16   덧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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