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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평가가 되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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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평가는 ‘비평워크숍’을 통해 비평가가 된다. 비평가가 되는 방법을 묻는 질문에 필자는 이렇게 답을 한다. 필자 또한 그러했고, ‘이미’ 비평가가 된 이들도 그러했고, ‘아직’ 비평가가 되지 않은 이들 또한 그러하리라. 특정한 단계를 통해야만 비평가가 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려는 것은 아니다. 비평 활동을 하기까지 혹은 비평가가 되기까지의 과정을 ‘학습-공동체’라는 ‘공적인 안전망’ 안에서 경험할 수 있기 때문에, 그에 대한 필요를 본 지면을 통해 전하고자 한다.

한국연극평론가협회(이하 평협)에서 주관하는 ‘비평워크숍’은 공연예술을 애호하는 일반인들이 ‘비평’에 대해 접근할 수 있는 드문 학습의 장이다. 대체로 예술대학의 교과과정으로 편성되어 있기에, 비평워크숍은 연극을 전공하는 학생이 아니면 쉽게 경험할 수 없는 강좌이다. 본 워크숍은 현장에서 활동하는 비평가를 직접 만난다는 점, ‘연극’이라는 제도의 전문가로부터 생생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다. (연극평론가 또한 그들이 활동하는 공간인 비평지면이나 학교를 벗어나, 관객 혹은 시민들을 직접 대면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을 것이다)

비평워크숍의 진행방식은 참여자들이 ‘비평적 글쓰기’를 매주 한 편씩 수행하는 것으로부터 시작된다. 필자의 경험으로 보자면, 그 일주일은 온전히 해당 작품에 대해 사유하는 시간이 된다. 그 사유는 자기를 성찰하는 과정이기도 한데, 그런즉슨 비평워크숍은 전문가로부터 배우는 동시에, 자기 자신을 점검하는 것이기도 하다. 이를테면, 연극을 통해 누구와 대화할지, 필자의 톤 앤 매너(tone & manner)를 어떻게 정립할지, 언제까지 글을 마감하고 정리할지를 살피는 일이 그 범주에 들어간다. 최근에는 소통의 방법을 흥미롭게 다듬는 일 또한 비평의 과제이기도 하기에, 일종의 자기 구성과 기획 또한 워크숍의 ‘과업’이라 하겠다. 이러한 연습 과정을 통해 비평(가)에 대한 정체성이 자연스레 체득되는 셈이다.

앞서 언급한대로 비평워크숍은 이러한 비평적 수행이 ‘공동체’ 안에서 ‘안전하게’ 이뤄진다는 점에서 의미를 지닌다. 전문가와 나를 거쳐 이젠 ‘동료’에게 배우는 시간이 남아있는 것이다. 비평문을 돌아가며 합평하면서 같은 작품에 대한 다른 관점을 확인하기도 하고, 의견이 다른 이들과의 토론을 통해 시야가 확장되기도 한다. 개인의 비평이 상호적인 활동으로 확장되는 것이다. 이렇듯 주관과 객관을, 개인과 여럿을 오가는 단계를 거치면서, 작품에 대한 나의 관점과 해석을 가다듬는 것이 비평워크숍의 요체일 것이다. 
비평워크숍은 제작극장인 두산아트센터와 함께 가을학기를 진행 중에 있다. 올해는 서울국제공연예술제(SPAF)의 작품들만 논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가을시즌의 제작극장과 축제의 작품들을 다룬다고 한다. 총 다섯 개의 연극과 다섯 명의 평론가를 매칭하여, 작품마다 서로 다른 비평적 관점을 경험할 수 있게 하였다.

올해의 워크숍은 연 1회로 진행하던 것을 2회로 늘리는 등, 비평에 대한 문턱 낮추기를 시도하는 모습이 눈에 띈다. 참여자의 면면도 다양하다. 비평을 전공하는 연극학도는 물론, 매니아 관객으로 알려진 애호가를 비롯하여, 연극 연출가와 다른 장르의 예술가들도 함께하고 있다. 대학(원)생의 나이대로 짐작할 수 있는 20대를 넘어, 30대와 40대, 그리고 50대 이상의 멤버들도 섞여 있다. (적은 표본으로 이 현상을 일반화할 수는 없지만, 비평에 대한 관심에는 나이가 크게 작동하지 않는다고 여겨진다) 이처럼 비평을 수행하는 당사자들이 다양해진 것은 퍽 다행이다. 학교 안에서 만나는 일방적인 사제 관계를 벗어나, 현장에서 개별자로 존재하는 주체들의 조합이야말로 보다 첨예하고 복합적인 관점들이 건강하게 오갈 수 있을 것이라 기대되는 바이다.

과거의 비평워크숍이 협회의 새로운 전문인력을 충원하는 창구역할을 했다면, 현재의 비평워크숍은 학습공동체를 조직하여 비평에 대한 관심과 수요를 건강하게 지속시키는데 있다고 보여진다. 제작극장과의 협업 역시 그러한 점에서 주목할만 하다. 우리가 권장해야 하는 연극문화는 함께 모여 작품을 토론하고 기록하는 것이어야 마땅할테니! 운영이 성과를 보인다면, 연2회가 아니라 상시적으로 진행되어도 좋고, 더 나아가 공공지원을 받아도 좋겠다. 무엇보다 작품에 대한 토론과 미학적 논의가 요원해진 이때에, 비평을 수행하는 자리가 더더욱 귀하다는 생각이 든다. 
[사진 제공: 한국연극평론가협회]

태그 비평워크숍,정진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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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세

정진세 본지 총괄에디터.
독립예술웹진 인디언밥 편집장, 서울프린지네트워크, 삼일로창고극장에서 운영위원으로 활동했으며, 공연예술 현장에서 창작과 비평 등의 작업을 지속하고 있다.
lilytulips@nate.com
제169호   2019-10-10   덧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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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ㅇ
좋은 창작물이 전무한 공연계가 비평으로 주목 받을 생각을 다하네 전세계적으로 비평은 없으나 있으나 존재감 제로인데.......무슨 미학을 논하고 있냐?

2019-10-18댓글쓰기 댓글삭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