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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루한 절망 가운데서도
[최윤우의 연극 미리보기] 극단 달나라동백꽃 <달나라연속극>

최윤우_연극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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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에 적응하지 못하고 자신만의 환상 속에 살고 있는 한 가족의 삶을 통해 인간의 꿈과 좌절, 내적 고독을 그린 <유리동물원>, 그 이야기가 펼쳐진 세인트루이스의 작고 허름한 아파트가 대한민국 어느 변두리 옥탑방으로 옮겨졌다. 연극 <달나라연속극>이다. 시대와 배경은 달라졌지만, 연극이 이야기하는 삶에 대한 진지하고 날카로운 시선은 보다 깊은 울림이 되어 상실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의 지친 영혼을 돌아보게 한다.

  • 달나라연속극
포스터
  • 연극이 시대를 반영하는 거울이라, 그래서 연극무대의 토양 속에는 늘 선험적으로 바라보는 세상보기가 있다. 어떻게 세상을 반영하고 삶을 들여다보게 할 수 있는가, 인간은 어떤 모습을 하고 살고 있는가. 우리는 과연 어떤 생각 속에서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는가 하는. 하지만 간혹 기괴하게 변해가는 세상의 모습을 담는 그릇이 너무 편협하고 비좁아 근원적인 질문을 향한 지향보다는 현상에 머무르고 엇비슷한 모습을 따라가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극, 그것이 아직도 그런 역할과 기능이 가능한 시대라고 외치는 무대가 있다. 바로 2013년 1월 신새벽에 다시 공연되는 <달나라연속극>이다.

    테네시 윌리엄스의 <유리동물원>을 모티브로 재창작한 <달나라연속극>은 2012년 2월 극단 달나라동백꽃의 창단작품으로 선보였던 작품이다. 현실에 적응하지 못하고 스스로 만들어 놓은 환상 속에서 버거운 인생을 살고 있는 아만다 가족의 <유리동물원>이 한국사회의 자본주의가 빚어낸 그늘이자 소외계층의 삶의 모습을 보여주는 한 가족의 이야기로 탈바꿈 되었다.

    대학교에서 미화원 일을 하며 어렵게 가정을 꾸려 나가는 지방 명문여고 출신의 만자, 그녀는 젊고 화려했던 시절을 추억하는 것을 낙으로 삼고 있다. 영화감독이 꿈인 아들 은창은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전전하고 있고, 다리가 불편한 딸 은하는 집안에서만 지내며 행복했던 시절 아버지가 사준 피아노를 닦고 원주율을 외우는 것이 유일한 취미이자 즐거움이다. 갈수록 팍팍해져 이들의 삶에 변화가 생긴 건 아래층에 새로 이사 온 신방과 대학원생 일영이 등장하면서부터다. 만자네는 그의 건강함과 다정함에 매료되고, 일영을 눈여겨 본 만자는 일영과 은하를 엮어보려고 노력한다. 우연한 기회로 옥상 마당에서 이들의 조촐한 술자리가 열리고, 일영과 은하는 즐거운 시간을 보내다 키스를 하게 된다. 얼마 후 한동안 보이지 않던 일영이 만자네 집을 찾아와 미화원 데모 현장 다큐멘터리로 상도 받고 취직도 하게 된 사실을 알리고, 만자는 그 방송으로 문제가 잘 해결됐다며 고마움을 전한다. 은하와 따로 자리를 마련한 일영은 그 날의 일은 지나간 일로 하자며 이사를 간다는 소식을 전하고 떠난다. 두 달 후, 지난 여름과 아무 것도 달라진 것 없는 오늘, 만자네 가족은 여전히 어제처럼 또 하루를 버티듯 살아간다.

    가볍지만 묵직하게, 경쾌하면서도 진지하게 우리가 마주하고 있는 척박한 현실을 있는 그대로 담아낸 연극 <달나라연속극>은 만자네 가족의 모습을 통해 어제와 다름없거나 혹은 더 나빠질 수밖에 없는 삶 속에서 살고 있는 우리의 모습을 들여다보게 한다. 언뜻 보면 희망 없는 삶처럼 보이는 상황.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달나라연속극> 속 인물들의 꾸밈없는 웃음은 그렇게 비루하고 절망스러운 생의 한가운데서 다시 시작된다. 힘겹지만 즐거운 시절의 이야기로 서로를 보듬어 살아가려는 한 가족의 소소한 일상을 통해 삶의 본질을 향해 담담하지만 날카로운 질문을 던진다. 과연 삶을 풍요롭게 하는 것은 무엇인가 하는.

    [사진제공] 극단 달나라동백꽃

  • 극단 골목길 연작 페스티벌 ‘난로가 있는 골목길’
  • 일시 : 1월3일(목) ~ 1월27일(일 )
    평일 8시 / 토 3시7시 / 일5시 / 월쉼
    장소 : 대학로 연우소극장
    작 : 김은성 연출 : 부새롬
    출연 :
    성여진, 배선희, 허지원, 강기둥
    문의 :
    02-6349-4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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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루한 절망 가운데서도
극단 달나라동백꽃

<달나라연속극>

극단 골목길 연작 페스티벌
‘난로가 있는 골목길’

<하늘은 위에 둥둥
태양을 들고>
<청춘예찬>

2012 아르코공연
예술인큐베이션
연출가 부문 본 공연

<요람을 흔들다 Ⅲ>

태그 극단 달나라동백꽃, 달나라연속극, 김은성, 부새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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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윤우

최윤우 연극평론가. 본지 편집장
월간 [한국연극]에서 편집장, (사)한국소극장협회 정책실장으로 근무했으며 공연예술 관련 매체에서 필자로 활동하고 있다.
E-mail parodia@naver.com
웹진 15호   2013-01-03   덧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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