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인

top

연극인

검색하기

나와 다른 시선, 인정할 수 있는가?
[최윤우의 연극 미리보기] 극단 몽씨어터 <데모크라시>

최윤우_연극평론가

목록보기

  • 링크
  • 프린트
  • 페이스북
  • 트위터

지난 9일 광화문광장에서 정치가와 예술가가 함께 어울려 뛰는 플래시몹이 진행됐다. “예술과 정치를 구분할 수 없다”는 뜻을 담은 이번 퍼포먼스는 최근 대법원 판결에 대한 반대의사를 피력한 것이다. 지난 3월31일 “정치적인 행위와 순수예술 행위는 구분된다. 플래시몹이라 할지라도 정치적인 의미를 담고 있다면 사전에 집회신고를 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있었다. 2010년 4월4일 청년유니온이 벌인 노조 설립 인정과 청년실업 해소 등을 촉구하는 플래시몹에 대한 판결이었다. 인간의 삶을 다루는 것이 예술의 속성이다. 하지만 한국사회는 ‘정치’라는 또 다른 ‘인간의 사회적 활동’을 애써 구분해야하는 비상식적인 상황에 직면하고 있다. ‘인간은 본래 정치적 동물’(아리스토텔레스)이라는 오래된 사유가 본질을 간과한 입장(권력)속에서 하루아침에 사라져버리고 있는지도 모른다. 연극 <데모크라시>는 민주주의라는 정치사상을 직접적으로 드러내고 있는 작품이다. (이것도 집회신고를 해야 하나?) 독일 현대사를 배경으로 서로 다른 견해와 시선을 인정하는 것부터 시작되는 민주주의의 본질과 가치, 그리고 그것을 마주하고 있는 인간의 태도와 정체성에 대한 화두를 독특한 서사로 전개하고 있는 작품이다.

  • 연극 <데모크라시>는 <노이즈 오프> <코펜하겐> 등으로 국내에서도 잘 알려진 극작가 마이클 프레인의 작품이다. 독일 현대사의 혼란기였던 1970년대 초 독일 방문 당시 작가가 느꼈던 ‘민주주의 복잡성Complexity’에 대해 다루고 있는 작품(2003년 발표). 실존했던 10명의 인물을 중심으로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의 정치 그리고 민주주의가 과연 무엇인가 하는 화두를 직접적으로 꺼내놓고 있는 작품이다.

    데모크라시

빌리 브란트
빌리 브란트 (Willy Brandt)
  •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

    데모크라시 이미지텍스트


    1969년 10월 21일 오전 11시 22분. 연극 <데모크라시>는 40년 만에 독일의 진보정당인 사회민주당의 당수 빌리 브란트가 수상으로 선출되는 시점부터 시작된다. 서독의 4대 총리이자 동방정책(화해정책)으로 독일 통일의 씨앗을 뿌렸던 빌리 브란트, 그의 총애를 받았으나 동독의 고정간첩으로 밝혀져 빌리 브란트의 사임에 결정적 영향을 끼쳤던 권터 기욤, 빌리 브란트의 오른팔이었던 홀스트 엠케, 사민당 당수이자 막후의 실력자인 헤르베르트 베너, 이들과 함께 사민당의 집권을 이뤄내고 빌리 브란트의 뒤를 이어 수상이 된 헬뮤트 슈미츠. 인간적 기질과 정치적 관계 속 놓여 있는 다양한 인물들의 대립과 갈등을 큰 축으로 현대사회 속 민주주의의 가치와 의미가 무엇인가를 되돌아보고 있다.


    하지만 ‘무릎 꿇기’라는 한 장의 사진으로 세계인을 감동시켰던 빌리 브란트의 드라마틱한 정치적 생애를 중심으로 펼쳐진 연극 <데모크라시>의 혼란 속에서 마이클 프레인이 바라본 극적 서사는 영웅으로서의 빌리 브란트도, 세계가 경악했던 간첩 스캔들도, 통일에 대한 문제의식도 아니다. 그것은 자신과 다른 이념과 견해에 대해 어떻게 받아들이고 존중하고 있는가 하는 보다 근본적인 태도에 대한 질문이자, 그것을 대하는 정치의 속성이다.

빌리 브란트의 무릎꿇기
  • 연출가의 말

  • 우리에게 남겨진 화두

    연극 <데모크라시>는 독일 통일을 앞당기기 위해 싸운 빌리 브란트와 그의 수석 비서관이면서 동독의 간첩으로 밝혀져 정권을 무너뜨리는 빌미를 제공한 귄터 기욤의 정치 스캔들을 주요 서사로 진행된다. 하지만 연극은 영웅처럼 상징화 되어 있는 빌리 브란트의 성공 스토리를 다루고 있지는 않다. 절대적 지지를 받으면서 설득하고 이해시키며 동방정치를 실현해가는 정점까지 도달해가는 1막과, 같은 배를 타고 출발에 동의했음에도 불구하고 서로 다른 입장으로 분열돼 가는 인물들의 관계, 그 속에서 빌리 브란트가 어떻게 내리막길을 걷고 있는가 하는 2막으로 구성돼 있다.

     

    공간의 다양한 변화를 통해, 서로가 서로를 바라보는 관점을 활발한 에너지로 채우고 있는 무대는 이 작품의 가장 큰 특징이다. 무엇보다 거대 담론 속에서 충돌하는 의견들, 그 대립각에서 발생하는 에너지가 중요한 극적 드라마로 완성되는 이 작품은 그것을 바라보고 생각하며 행동하는 인간적인 고뇌와 개인의 세계를 다시 환기시킨다. 정치적 이야기가 표면에 깔려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 작품이 소재로써의 정치극을 넘어서고 있는 이유다. 독일 현대사를 알지 못하면 이해하기 힘들다는 우려도 잠시 접어두자. 지금 우리의 삶에서 발생하고 있는 다양한 정치사회적 현상들에 반응할 수 있었다면, 이 작품의 기저에 침잠돼 있는 화두가 오래전 먼 곳에서 발생한 역사가 아닌, 우리 각 개인의 삶과 연관되어 있다는 또 다른 관점을 제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진제공 : 극단 몽씨어터]
  • 데모크라시 포스터
  • 일시 : 5월30일(목)∼6월9(일)
    평일 7시 30분 / 토, 공휴일 3시, 7시 30분 / 일 3시 / 월 쉼
    장소 : 아르코예술극장 소극장
    원작 : 마이클 프레인(Michael Frayn)
    번역/연출 : 이동선
    출연 : 김종태, 권태건, 선종남, 이승훈, 송영근,
    이화룡, 황건, 김하준, 치승호, 최유진
    문의 : 02-764-7462

 
[최윤우의 연극미리보기] 함께 나온 기사 보기

나와 다른 시선, 인정할 수 있는가?

극단 몽씨어터
<데모크라시>

수치심의 기억,상처받은 마음

극단 산수유
<주머니 속 선인장>

태그 몽씨어터, 데모크라시, 이동선, 빌리 브란트

목록보기

최윤우

최윤우 연극평론가. 본지 편집장
월간 [한국연극]에서 편집장, (사)한국소극장협회 정책실장으로 근무했으며 공연예술 관련 매체에서 필자로 활동하고 있다.
E-mail parodia@naver.com
웹진 24호   2013-05-16   덧글 2
댓글쓰기
덧글쓰기


제목은 데모크라시 내용은 채권자들 ㅠㅠ

2013-05-29댓글쓰기 댓글삭제

편집부
안녕하세요. 연극in 편집부입니다. 알려주신 사항은 웹 버전 외에 모바일버전 변환과정에서 일부 연동에 문제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현재 수정완료 되었습니다^^ 제보 감사드립니다~

2013-05-29댓글쓰기 댓글삭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