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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비메탈로 위기를 탈출하라
[최윤우의 연극 미리보기] 극단 명작옥수수밭 <헤비메탈 걸스>

최윤우_연극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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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1월 대학로에 조금은 색이 다른 연극 한편이 공연됐다. 13년간 공연해 온 클럽이 폐업을 하게 되면서 졸지에 은퇴를 하게 된 ‘데스메탈 밴드’가 어쩔 수 없이 휘트니스의 홍보를 도우며 에어로빅 체조대회에게까지 나가게 된다는 내용을 다룬 연극 <에어로빅 보이즈>다. 성공과는 거리가 먼 30대 중반 청년들의 고군분투와 성장통을 ‘데스메탈’이라는 강렬한 음악과 ‘에어로빅’이라는 스포츠의 철저한 대비를 통해 평단과 관객의 호평을 받았던 작품이다. 그리고 다시 2013년, ‘에어로빅’ 하던 보이에 이어 ‘헤비메탈’을 배우는 걸들이 등장했다. 극단 명작옥수수밭 최원종 작가의 <헤비메탈 걸스>다. ‘보이’들이 쉬이 접근하기 힘든 에어로빅에 남자들을 등장시켰던 것처럼 ‘걸’들이 쉬이 연상되지 않는 강렬한 헤비메탈에 여인들을 모았다. 그것도 30대 후반에서 40대 초반의 평범한 회사원들이다. 각자의 삶의 형편대로 누구보다 열심히 살고 있던 네 명의 여인들이 회사에서 잘리지 않기 위해 사투를 걸고 배우는 ‘헤비메탈 입문기’를 다룬 <헤비메탈 걸스>는 유쾌하고 강렬한 음악 속에 감춰진 3~40대 청년들의 가슴시린 삶의 이면을 잔잔하게 들여다보게 한다.


연극 <헤비메탈 걸스>는 2013 공연예술 창작산실 지원사업(구 창작팩토리) 우수작품 제작지원작으로 선정된 작품으로 회사의 인원감축을 피하려는 30대 후반의 여자 네 명이 사장님의 환심을 사기 위해 ‘헤비메탈’을 배운다는 내용을 중심으로 한 휴먼드라마다. 작가이자 연출인 최원종의 노련한 극 구조 속에 ‘정리해고’라는 사회적 문제를 담은 이 작품은 2013년 대한민국의 현실을 유쾌하면서도 진지하게 성찰하고 있다.


헤비메탈


네 여인이 만들어가는 유쾌한 ‘헤비메탈’ 입문기

헤비메탈

서른아홉 살의 주영, 은주, 정민은 중소기업 식품개발부에서 함께 일하는 동료이자 16년 지기 친구들이다. 그들 셋은 대학졸업 후 입사해 회사와 동고동락한 장기근속 근무자들로, 8년 지기 막내 동료인 부진까지 여사원 사총사를 이룬다. 임신 7개월째인 주영은 백수남편을 대신해 돈을 벌어야 하는 가장이고, 은주는 호주로 유학 떠난 남편과 아들의 학비를 대야 하는 기러기엄마다. 미혼에 싱글인 정민은 오매불망 딸의 결혼을 학수고대하고 있는 엄마와 단둘이 사는 외동딸로, 엄마를 먼저 시집보내고 자신도 결혼하겠다는 계획 아래 돈을 모으고 있다. 부진은 그 동안 자신의 이름처럼 흘러왔던 부진한 인생을 만회하려 노력하는 중이다.

소박하지만 나름의 인생 목표를 위해 열심히 달려온 그들은 청천병력 같은 소식을 접하게 되는데, 바로 자신들이 회사의 경영부진에 의한 인원감축 대상이 되었다는 것이다. 회사에서 잘리지 않으려고 애쓰는 네 사람. 자신들의 유일한 라인이었던 차부장의 귀띔으로 새로 부임해오는 사장님이 헤비메탈 광팬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고 죽기 살기로 헤비메탈을 배우기로 마음먹는다. ‘승범웅기 음악학원’을 찾은 그들 넷은 전직 기타리스트 웅기와 드러머 승범을 따라 험난하고도 고달픈 헤비메탈 입문과정의 첫걸음을 떼기 시작한다.


헤비메탈

헤비메탈


웃음으로 더 애잔해진 우리시대의 이야기

<헤비메탈 걸스>는 대한민국에 살고 있는 모든 3~40대 직장인들을 위한 유쾌하고도 가슴 찡한 휴먼드라마이다. 연극은 사회문화, 경제적 혼란기에서 고군분투하며 사회생활을 하고 있는 지금의 30대 후반 직장인들의 사회적 현실을 여과 없이 드러낸다. 대학 졸업 즈음에 외환위기를 맞았고, 겨우 취직을 하자마자 여기저기서 금융위기가 터지고, 기업들은 구조조정을 감행하고 비정규직을 늘리고 있는 틈에서 살아남아야 했던 현실, 이러한 연극의 사회적 배경은 작가이자 연출가인 최원종이 실제로 경험했던 현실이기에 그 어떤 허구적 상상력보다 구체적으로 그려지고 있는지도 모른다. 연극은 그렇게 꿈을 포기하자니 아직 젊은 것 같고, 새로운 꿈을 꾸자니 너무 늦은 나이 같은 오늘날의 30대를 강렬하고 유쾌한 헤비메탈 음악 속에서 만나게 하고 있다. 연극으로 만나는 음악 ‘헤비메탈’ 역시 특별한 경험이다. 헤비메탈은 일부 마니아들만의 전유물로 인식될 만큼 독특한 장르적 속성 때문에 쉽게 접하거나 다가서기 어렵다. 우연히 접한다 해도 친해지는 데 많은 시간이 필요한 음악이지만 동시에 한번 빠져들면 쉽게 헤어 나오지 못할 만큼 중독성 강하다. 연극은 ‘헤비메탈’에 도전하게 된 아줌마 회사원들을 통해, 헤비메탈을 간접적으로 경험하고 헤비메탈 음악이 가지고 있는 ‘자유로움’에 대해서 배워볼 수 있는 특별한 기회를 제공한다.



  • 노란달
  • 일시 : 11월 15일(금)∼11월 24일(일)
    평일 8시 / 토 3, 7시 / 월 쉼
    장소 : 한성아트홀 1관
    작, 연출 : 최원종
    출연 : 최현숙, 박미현, 문상희, 강말금, 김동현, 김결
    문의 : 02-764-74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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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극단 어린이청소년극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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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단 명작옥수수밭
<헤비메탈 걸스>

태그 헤비메탈 걸스, 명작옥수수밭, 최원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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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윤우

최윤우 연극평론가. 본지 편집장
월간 [한국연극]에서 편집장, (사)한국소극장협회 정책실장으로 근무했으며 공연예술 관련 매체에서 필자로 활동하고 있다.
E-mail parodia@naver.com
웹진 35호   2013-11-07   덧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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