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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과 비현실을 넘나드는 상상력의 무대
[최윤우의 연극미리보기] 극단 백수광부 <과부들>

최윤우 _ 연극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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잿빛 강가에 떠내려 온 시체의 소유권을 마을 여인들 모두가 주장하며 벌어지는 이야기. 아리엘 도르프만의 <과부들>은 70년대 칠레의 피노체트 군사정권이라는 시대적 배경 아래 신화적 상상력을 더했다. 특정한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한 사실주의 극이면서도 또한 모든 시대 모든 국가의 문제적 사건들을 환기시키는 작품이다.

과부들

계곡을 둘러싼 어느 작은 시골 마을. 지배층이 승리하고 군대가 강력하게 통제하는 가운데 이 마을의 남자들은 모두 실종되고 마을에는 여자들만이 남아있다. 여자들은 군대에 의해 끌려가 생사를 알 수 없는 수 십 명의 남자들, 남편, 아들, 아버지, 오빠의 소식을 기다린다. 그러던 어느 날 강을 따라 시체 한 구가 떠내려 온다. 군대에 의해 아버지, 남편 그리고 아들을 잃은 쏘피아는 부패해 얼굴조차 알아볼 수 없는 시체가 자신의 아버지라며 시체의 소유권을 주장한다. 그 지역에서 마을의 평화유지를 책임지던 군인 중위는 그녀가 그 시체에 대한 소유권을 허가 받으면 그 남자의 죽음에 대한 불편한 질문들이 제기될 것을 우려해 비밀리에 그 시체를 불태운다. 그 사건 이후 강을 따라 두 번째 시체가 떠내려 온다.

쏘피아는 또 다시 남편의 시체가 확실하다며 장례를 치르기 위해 시체를 양도할 것을 주장하지만 새로 부임한 대위는 쏘피아의 주장과 상관없이 다른 과부에게 시체를 양도하고 장례식을 치르게 한다. 그러자 동네 여인 모두가 시체의 소유권을 주장한다. 모두 자신의 남편,아들,조카,형제,손자,삼촌이라고 주장하나 누구도 확실한 증거가 없다. 자신들의 정당한 권리가 받아들여질 때까지 여자들은 강가에서 한 치도 물러서지 않을 것임을 대위에게 통보하며 시위를 시작하는데…

과부들
“놈들이 우리 남자들을 돌려보내고 있어. 처음에는 강으로 두 명, 세 번째는 길로. 다 죽었어. 이제 난 강으로 돌아가련다. 마지막 남자를 기다려야지”

<죽음과 소녀>, <경계선 너머>와 함께 ‘저항 3부작’으로 불리는 <과부들>은 남미의 군부독재 치하에서 일어난 실종과 의문사라는 역사적 사실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하지만 연극은 정치적이거나 선전적이지 않은, 현실을 바탕으로 신화적 상상력을 더해 보편성을 획득하고 있는 독특한 작품이다.
남자들을 잃은 여인들이 강가에 떠내려 온 시체의 소유권을 주장하며 벌어지는 이 이야기는 사회적 비판의식을 바탕으로 하고 있지만, 비현실적이고 몽환적 이야기로 풀어냈다. 실종자 문제나 정치적 박해가 아닌 죽은 자들에 대한 예우의 문제에 집중하고 있는 작품으로 상처 받은 수많은 실종자와 그들을 기다리며 남겨진 사람들의 아픔과 고통을 강렬하게, 하지만 담담하게 그리고 있다.
<그린벤치> 이후 8년 만에 극단 백수광부와 만나 쏘피아로 분한 배우 예수정, 현실적이며 실용적인 면이 강한 대위로 분한 배우 한명구를 비롯해 배우 전국향, 이지하, 박완규, 박윤정 등 총 27명의 출연진과 배우 오현경, 이호성, 이영숙 등 특별출연해 극의 무게감을 더했다.

[사진제공] 극단 백수광부



 

  • 공연 포스터
  • 일시 : 2012년 6월 1일 ~ 2012년 6월 10일
    평일7시반, 토공휴일 3시, 7시 / 일 3시 / 월쉼
    장소 :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
    원작 : 아리엘 도르프만 번역 : 김엘리라
    연출 :
    이성열
    출연 : 예수정, 한명구, 전국향, 이지하, 김현영, 박완규, 박윤정 외
    특별출연 : 오현경, 이호성, 이영숙
    문의 : (02)813-16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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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 극단 백수광부, 아리엘 도르프만, 이성열, 칠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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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윤우

최윤우 연극평론가. 본지 편집장
월간 [한국연극]에서 편집장, (사)한국소극장협회 정책실장으로 근무했으며 공연예술 관련 매체에서 필자로 활동하고 있다.
E-mail parodia@naver.com
창간준비 3호   2012-05-17   덧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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