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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회의 모든 ‘B성년’을 위한 연극축제
청소년극 페스티벌 <B성년>

김나볏_공연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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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회의 모든 'B성년'을 위한 연극축제

  • 사춘기를 벗어나지 못한 어른들의 청소년극 만들기

    젊지만 이미 성인이다. 성인 예술가들이 본격적으로 청소년극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가 궁금했다. 이번 페스티벌을 기획한 이양구 연출가는 2011년 전국청소년연극제 때의 경험이 청소년극에 대한 관심을 촉발했다고 말한다. “청소년들이 공연을 하는데 마땅한 대본이 없더라고요. 아주 오래전에 발표한 희곡들을 무대에 올리거나 아니면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 같은 오래된 소설을 연극으로 바꾸어서 공연하고들 있었어요. 청소년들의 현재 이야기를 다루는 희곡부터 쓰자고 생각했죠.”

    그 첫 번째 결과물이 지난해 말 이뤄진 희곡집 『B성년』의 출간이다. 이 희곡집에는 ‘사춘기를 벗어나지 못한 작가들의 청소년 희곡집’이라는 부제가 붙어있다. 청소년을 교육 혹은 교화의 대상이 아닌, 예술가 자신들과 크게 다르지 않은 존재로 상정한 점이 특별하게 다가온다. ‘B성년’이라는 제목에서부터 청소년을 바라보는 작가들의 시각을 엿볼 수 있다. “자신들도 아직 사춘기를 벗어나지 못한 사람들(미성년, 비성년) 같고 딱히 잘난 것도 없는 사람들(B급)인 것 같아서 ‘B성년’이라고 지었다”고 하니, 비단 청소년뿐만 아니라 ‘오춘기’를 겪는 어른관객도 희곡집 『B성년』을 토대로 만들어지는 이번 청소년극 페스티벌에 관심을 가져봄 직하다.

    결국은 모두 사람 이야기

    참가작 중 <방과 후 앨리스>의 경우 구조가 흥미로운 작품이다. 극은 ‘카톡’이나 문자에도 답이 없는 반 친구들의 따돌림에 고민하는 주인공 정민이가 ‘방과 후 앨리스’라는 해결사들에게 자신의 왕따 문제 해결을 의뢰한다는 내용을 다룬다. 아이들 사이 소통의 부재를 표현해내는 방식이 특이하다. 루이스 캐럴의 동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서 무대구성에 대한 도움을 받았다는 이 작품에서는 겹겹이 쌓인 책상이 우리 사회를 상징하는 구조물 역할을 한다. 공연 내내 활용되는 아이패드와 휴대폰 등의 IT기기는 모종의 시스템을 거쳐야만 소통이 가능한 요즘 사회를 대변한다. <방과 후 앨리스>의 연출을 맡은 임정빈은 “사람들은 실제로는 웃지 않으면서도 ‘ㅋㅋㅋㅋ’라는 문자를 보내곤 한다”며 “모두가 사실은 ‘왕따’라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고 전했다. 진지한 주제의식을 극에 녹여내면서도 독특한 캐릭터로 무장한 배우들이 극의 완급을 조절하며 보는 재미를 더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 사회의 모든 'B성년'을 위한 연극축제

    또 다른 참가작 <복도에서>는 복도에서 담임 선생님과의 상담을 기다리는 고등학생들 간 마음의 거리를 다루는 작품으로, 소소한 일상의 모습을 담는다. 이 작품은 공연팀 중 가장 낮은 평균연령의 캐스팅을 자랑하는데, 상대적으로 낮은 연령대이면서 실제로 친한 선후배 관계인 배우들로 인해 일종의 청춘물을 보는 듯한 재미를 선사할 예정이다. 연습실에서 만난 윤미경 배우는 이 작품에 대해 “학생들의 모습을 다루는 청소년극이지만 소재에 국한되지 않는 작품”이라며 “사람과 사람 사이 거리에 대한 이야기”라고 소개했다. 더불어 “공연을 보고 나서 연락하고 싶은 친구가 생각났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덧붙였다.

    우리 사회의 모든 'B성년'을 위한 연극축제

    이번 청소년극 페스티벌을 통해 예술가들이 공통적으로 다루는 것은 결국 사람과 사람 사이에 대한 이야기다. 성인인 연극인이 만드는 청소년극이지만 전연령층의 관객을 대상으로 청소년과의 소통, 나아가 청소년에 대한 소통을 시도한다. 스스로를 ‘B(非)성년’이라 명명하는 작가와 연출들이 이번 연극축제를 기획하면서 공통적으로 동의한 중요한 원칙은 ‘등장인물들이 상처받게 하지 말자는 것’이라고. 청소년이라는 존재에 대해 미리 단정하거나 규정짓지 않으면서, 청소년 문제를 넘어 사회구성원 간 소통의 회복을 모색하는 이번 축제가 청소년극의 양적 확대 속 향후 성장의 가늠자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임정빈 연출가의 말마따나 ‘원 플러스 원’도 아닌 ‘원 플러스 포’로 즐길 수 있다는 것도 이번 축제의 장점이라면 장점이다. 축제 기간 중 하루 두 번, A팀(<방과 후 앨리스>, <복도에서>, <한 번만 좀 때려볼 수 있다면>)과 B팀(<개천의 용간지>, <美성년으로 간다>)으로 나뉘어 공연한다.
  • A팀<방과 후 앨리스>
    <복도에서>
    <한번만 좀 때려볼 수 있다면>

    B팀<개천의 용간지>
    <美성년으로 간다>
  • * A팀과 B팀은 1일 1회 공연(세부 일정 dreamart.tistory.com 참조)

  • 우리 사회의 모든 'B성년'을 위한 연극축제
  • 일시 : 7월 3일~13일 평일 4시, 8시 / 주말 3시, 7시
    / 월요일 쉼
    장소 : 연극실험실 혜화동1번지
    작가 : 김나정, 이양구, 오세혁, 한현주, 김슬기
    연출 : 임정빈, 이양구, 오세혁, 백석현, 윤혜진
    출연 : 김홍근, 박두수, 한수호, 박광일, 김양희, 유정윤,
    방미라, 장원영(이상 <방과 후 앨리스>), 윤미경,
    강영석, 최준호, 박민우, 두경민, 김민호, 유유진,
    임수현, 정소리(이상 <복도에서>) 외 다수
    문의 : 02-922-0826((dreamart.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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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 청소년극 페스티벌, B성년, 연극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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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나볏

김나볏 공연칼럼니스트
신문방송학과 연극이론을 공부했으며, 공연에 관한 글을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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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호   2014-07-03   덧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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