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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냄새 나는 전통연희 가족마당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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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랑이는 한민족을 상징하는 동물이다. 옛부터 우리 민족은 용맹한 위엄을 자랑하는 호랑이를 영물로 여겼다. 현실 속 공포와 두려움의 대상인 호랑이는 특히 옛이야기 속에 자주 등장한다. 이야기 속 호랑이는 대체로 특별하고 친근한 모습이다. 강하디강한 이 맹수는 때때로 엉뚱하고 어리석은 모습으로 그려지면서 사람들에게 행복감을 선사하고 또 위로와 치유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매개체 역할을 했다.
그런데 멸종 위기에 처한 현실 속 호랑이 마냥 이야기 속 호랑이도 서서히 사라져 가고 있다. 야성이 사라져 가는 시대, 이야기의 흐름이 바뀐 탓이다. 주로 옛이야기를 통해 전승되던 우리 민족 고유의 호랑이는 이제 일상에서 접하기가 쉽지 않다. 호랑이를 모티프로 한 전통연희 가족마당극 <호호호 호랭이>가 반가운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극단 고래의 7번째 정기공연으로 올라가는 이 작품은 호랑이 형님이 인간인 아우와 부모에게 효를 행한다는 내용의 ‘호랑이형님’ 설화를 모티프로 한다. 제작팀은 2014년 4월 초연 버전을 보강해 올해 2월 다시 한 번 관객을 만날 계획이다. ‘피를 나누지 않은 형제간에도 사랑을 나눈다’는 내용의 이 공연은 특히 요즘 어린이들의 정서 함양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극단 고래 <호호호 호랭이>

디즈니 만화에 대항하는 우리 옛이야기

작품은 사회적 메시지보다는 가족 간의 사랑, 동물과 인간 간 종을 뛰어넘는 사랑을 통해 사람 사는 냄새를 담아내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특히 전통연희를 중점적으로 활용하는 이 공연은 옛 문화에 익숙하지 않은 어린 관객들에게 ‘한국적인 것’의 원형을 맛보는 기회를 선사할 것으로 보인다.

대본과 연출을 맡은 제희찬은 마당극에 관심이 많은 젊은 연출가다. 제희찬 연출가는 이번 작품에 대해 “전통적인 가무악의 삼위일체를 목표로 한다”고 소개했다. 극의 기본 형식으로 삼은 것은 탈춤이다. 여기에 전통연희가 곁들여진다. 극 중 하늘과 땅, 바람과 물, 불 등을 상징하는 오방색 정령들, 호랑이, 약초꾼 등을 연기하는 배우들이 직접 악기를 연주하고 춤을 추며 ‘한민족의 뿌리’를 찾아 나선다.

음악은 평안도와 황해도를 중심으로 하는 서도소리를 기본으로 삼았다. 사설이 길고 장단도 일정하지 않은 서도소리 특유의 매력 덕분인지 극 전반의 분위기도 자유분방하다. 이들 극단은 그중에서도 재미있는 대사와 놀이로 구성된 황해도의 투전풀이 연구에 집중했다. 특히 이번 공연을 위해 배우들은 전통 호흡법을 매일 한 시간씩 훈련하기도 했다는 후문이다.

극단 고래 <호호호 호랭이>

관객참여형 가족극

마당극이라는 부제가 붙은 만큼 이 공연은 열린 무대를 지향한다. 무대 사면이 다 열려 있지는 않지만 공연팀은 관객을 무대로 끌어들이는 방식을 통해 적극적인 소통을 꾀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각종 놀이들이 활용된다. 특히 줄의 활용이 돋보인다. 공연 중 줄은 기본적으로 호랑이와 약초꾼이 한바탕 모험을 펼치는 데 장애물 역할을 한다. 배우들은 여기에다 줄넘기, 줄다리기 등의 놀이를 덧붙여 관객으로 하여금 무대 만들기에 동참하도록 이끌 계획이다.

이 밖에도 호랑이와 약초꾼이 펼치는 춤 대결도 눈길을 끈다. 배우들은 옛 춤사위 외에 요즘 유행하는 ‘웨이브 춤’을 곁들여 한바탕 놀음을 선사하며 관객과 소통할 실마리를 마련한다. 또 장구, 북, 꽹과리는 물론이고 빈 병과 각종 나무를 활용해 만든 악기를 동원해 관객의 눈과 귀를 더욱 익숙하고 편안하게 만들 예정이다.

공연을 보러 올 관객들을 위해 제희찬 연출가는 “정극을 볼 때와 똑같이 맘을 열고 보시라”고 주문했다. “배우들과 눈을 마주치며 교감하고, 쑥스러운 마음을 버리고 콘서트에서 흥얼거리듯 놀면 배우들도 더욱 신이 날 것”이라는 설명이다.

극단 고래 <호호호 호랭이>

[사진: 극단 고래 제공]

극단 고래 <호호호 호랭이> 포스터

일시
2월 4일~2월 15일 화수목 7시30분, 금토 2시5시, 일 2시, 월 공연 없음
장소
대학로 선돌극장
작·연출
제희찬
출연
조두리, 이대희, 홍철희, 송재연, 변신영, 장원경, 이현정, 이지혜, 허지행, 최준수 신장환, 전대인, 이명신, 이사랑, 임소은
문의
070-8261-2117

태그 극단 고래,호호호 호랭이,김나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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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나볏

김나볏 공연칼럼니스트
신문방송학과 연극이론을 공부했으며, 공연에 관한 글을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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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1호   2015-02-05   덧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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