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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하기에 아름다운 우리시대의 옷
[최윤우의 연극미리보기] 극단 걸판 <그와 그녀의 옷장>

최윤우_연극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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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은 그 옷을 입은 이들을 들여다보게 하는 거울과도 같다. 때로 직업도 보이고, 개성도 느껴지고, 성품도 엿보인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겉모양이 아닌 옷 속에 내재되어있는 사람의 모양이다. 그래서 누더기를 걸쳐도 향이 나는 사람이 있고, 양복을 말끔하게 차려입은 사람이라도 다가서고 싶지 않은 경우가 있는 것이다. 유쾌하고 기발한 아이디어로 우리 시대의 삶을 이야기하고 있는 극단 걸판의 <그와 그녀의 옷장>이 꺼내놓은 옷내음은 맡고 싶은 향기다. 그 향기 속에 내가, 이웃이, 우리의 삶이 있기 때문이다.

  • 평범하기에 아름다운 우리시대의 옷
  • <그와 그녀의 옷장>은 2005년 3월에 창단, 안산을 근거지로 활약하는 젊은 창작집단 극단 걸판이 기륭전자 비정규직 투쟁을 모티브로 창작한 작품으로 2011 밀양연극제, 제10회 젊은연출가전에서 대상과 연출상을 동시에 수상했다. 세상 곳곳에 숨겨진 이야기, 우리 시대의 이야기를 담아내며 관객들의 공감대를 형성해왔던 극단 걸판의 힘은 허구적인 상상력이 아닌 직접 체험하고 만나는 현장성에 있다. <아빠들의 소꿉놀이>, <세계로 가는 기차>, <춤추는 민원실> 등의 전작처럼 <그와 그녀의 옷장> 역시 그 바탕은 땀으로 얼룩진 현장에서부터 시작했다.

  • 공연 포스터

    공연 포스터
    • 연극 <그와 그녀의 옷장>은 우리 시대 노동자들의 삶의 애환을 옷과 옷장이라는 상징을 통해 이야기하고 있는 작품이다. 일자리와 의리 사이에서 갈등하며 속상해하는 이들의 삶을 다룬 ‘강호남의 옷장’, 평생 작업복만 입었던 자신과 달리 양복을 걸치고 첫 출근을 하는 아들을 흐뭇하게 바라보는 ‘오순심의 옷장’, 장기투쟁사업장에서 만난 심순애를 사랑하게 된 ‘강수일의 옷장’ 등 세 개의 에피소드로 구성돼 있다. 각기 다른 에피소드로 묶여진 듯 보이지만 사실 이들은 모두 한 가족이다.

      연극은 경비원인 강호남과 그의 아내 오순심, 그리고 그들의 아들인 강수일의 옷장을 열고 닫으며 이들이 살아가는 핍진한 삶에 대해 전한다. 힘겨운 세월을 견디며 새로운 희망을 꿈꾸지만 아무리 발버둥쳐도 결국 ‘경비옷’과 ‘작업복’ 밖에 남지 않는 옷장, 그 옷 한 벌로 자신의 삶을 지켜내야만 하는 치열한 삶이 바로 이들의 옷장 속에 걸려있다. 말끔한 옷을 입히면 훌륭한 인재가 될 것이라 생각했던 아들이 오히려 용역깡패가 되어 자신의 생존권을 위협하는 모습에 당혹감과 슬픔을 감추지 못하는 두 번째 에피소드처럼 이 연극은 우리 시대의 슬픈 자화상이기도 하다.

    • 연극에서 등장인물들이 걸치고 있는 ‘옷’은 이들의 삶을 반영하는 메타포다. 단순히 멋이나 개성을 위한 패션이 아니라 고군분투하며 버텨내야만 하는 생계전선이다. 그래서 이들은 쉽게 옷을 갈아입을 수도, 벗을 수도 없다. 자신의 삶을 지탱하는 마지막 남은 보루인 옷과 옷장의 이야기. 연극은 이들의 옷 속에 깊게 배인 땀과 눈물을 고스란히 무대 위에 담아낸다.

    • <그와 그녀의 옷장>은 우리 주변에서 흔히 만나볼 수 있는 삶과 이웃에 대한 이야기다. 늘 가까이에 있어서 당연하다고 치부해버렸던 삶의 단면들을 해학 넘치는 대사와 유머로 거리낌 없이 펼쳐놓는다. 만담처럼 주고받는 등장인물들의 대사 속에 연극이 말하고자 했던 세상에 대한 시선도 공존한다. 특히 현 시대에 대한 신랄한 풍자와 사실감 넘치는 묘사는 통쾌하기까지 하다. 기존의 연극에서 쉽게 찾아볼 수 없었던 ‘반복’과 ‘변주’의 재기발랄한 형식도 인상적인 작품이다.


      [사진제공] 극단 걸판

    • 공연 포스터
    • 일시 : 7.13(금)~7.29(일)
      월화수금 8시, 토3시7시, 일3시 / 19(목), 26(목) 공연 없음
      작, 연출 : 오세혁
      출연 : 김태현, 오세혁, 최현미, 강동효, 이승구, 이정미
      문의 : 010-8356-8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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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그 게릴라극장, 극단걸판, 오세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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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윤우

    최윤우 연극평론가. 본지 편집장
    월간 [한국연극]에서 편집장, (사)한국소극장협회 정책실장으로 근무했으며 공연예술 관련 매체에서 필자로 활동하고 있다.
    E-mail parodia@naver.com
    웹진 3호   2012-07-05   덧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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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극좋아
    소재는 그렇지 않았지만 명랑 만화를 보는 듯한 기분이 드는 연극이었어요. ^^ 감동 후불제라는 것도 색다르고~

    2012-07-25댓글쓰기 댓글삭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