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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 그 심연을 들여다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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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장에서 상연되는 연극작품들을 보면 때로는 삶의 생생한 질감을 표현하는 데 더 무게를 두는 경우도 있고, 또 어떨 땐 꿈의 세계를 통해 삶의 이면을 직시하게 하는 경우도 있다. 어떤 작품이든 간에 나름의 방식대로 삶과 꿈 사이를 바삐 오가도록 매개하는 것. 어쩌면 그게 극장의 본령일는지도 모른다. 극장은 그렇게 삶과 꿈, 그 사이 어딘가에 존재한다.

삶과 꿈을 연결하는 극장이 강력한 힘을 발휘하게 하는 데 유용한 장치 중 하나는 아무래도 암전이 아닐까 싶다. 삶의 무게를 미처 덜어내지 못한 채 극장에 들어서기 십상인 관객이 꿈의 공간으로 빠져드는 것은 사실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다. 다른 차원의 세계로 넘어가기 위해선 모종의 강력한 단절이 필요하다. 암전의 주된 기능이 여기에 있다. 암전 없이 벌어지는 공연도 많은 요즘이지만 여전히 암전은 극장에서 벌어지는 마법 같은 순간을 상징한다.

극단 두가 2018년 창작산실 올해의 신작으로 선보이는 연극 <암전>은 암전이란 특별한 순간을 아예 극의 모티프로 삼아 만든 작품이다. 연극이 시작되기 전과 연극이 끝난 후, 또는 극 중간에 모든 것을 잠시 사라지게 하는 암전은 이 공연의 전반적 컨셉트에 대한 비유다. 이번 작품을 쓰고 연출하는 동이향은 어떠한 세계, 또는 삶, 개인의 심연을 가만히 멈추어 들여다본다는 계획이다.

일상과 연극의 간극에 관한 질문

작품의 배경은 연극 <잊혀진 부대>가 공연되고 있는 어느 극장 로비다. 이지혜는 극장 안내원으로 아르바이트를 한다. 매일 연극을 훔쳐 듣고, 극장 안팎을 배회하는 노숙자는 가끔 지혜의 도움으로 극장에서 몰래 잠을 자기도 한다. 오늘도 노숙자는 지혜를 귀찮게 하는데, 연극이 한참 상연 중인 가운데 중년남자 H가 극장 문을 열고 나온다. H는 이미 여러 번 이 연극의 같은 장면에서 공연을 보다가 뛰쳐나온 바 있다. 지혜는 이 극장의 피아노 조율사인 H를 알아보고 로비에서 함께 이야기를 나누다가 H가 베트남 참전용사라는 사실도 알게 된다. 그리고 H는 이지혜를 보며 5년 전에 자살한 딸을 떠올린다. 이후 H는 이지혜를 먼발치에서 지켜보기 시작한다. 마침 베트남 전쟁 이야기를 다룬 연극 <잊혀진 부대> 출연하는 유부남 배우, 민과 불안한 만남을 이어가고 있는 지혜는 작품에 대해 민이 고민하자 H와 만나볼 것을 권유하고 민은 H의 집을 찾아간다. 연극 <암전>은 H, 이지혜, 민, 노숙자의 이야기가 교차되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그리고 이들의 이야기 사이사이에 인물들의 내면으로 향하는 어둠이 ‘연극’과 ‘암전’의 이미지로 이어진다. 연극배우인 민은 전쟁을 배경으로 한 연극에 출연하면서 ‘자기 자신이 아닌 인물’과 싸운다. 그는 참전용사 출신 H와의 만남을 통해 자신의 싸움에 대한 답을 얻고자 한다. 전쟁에서 많은 죽음을 마주했던 H는 전쟁터가 아닌 일상의 삶 속에서 겪은 또 다른 죽음인 딸의 자살을 통해 전쟁만큼 차가운 현대사회의 현실과 피폐함을 마주하고 있다. 불안함에 안주하면서도 명품가방에 쉽게 흔들리는 비정규직 노동자 이지혜를 통해 H는 결국 자살할 수밖에 없었던 자신의 딸을 떠올리며 현실의 비애를 더욱 깊이 느끼게 된다.

인간 영혼의 깊은 곳을 응시하다

연극 <암전>에서 세계는 거대한 극장과 로비로 비유된다. 그리고 어떤 사건, 극이 시작되고 끝날 때 떠오르는 사유의 시간은 암전으로 비유된다. 이를 바탕으로 다양한 인물들과 이야기를 담아내는 연극 <암전>은 극장과 로비를 오가는 사람들이 결국 삶 속에서 문득 문득 드리워지는 어둠을 느끼며 자기 자신과 싸우고 있음을 알린다. 작가는 이를 통해 결국 직간접적으로 몰아치는 죽음이 도처에 깔린 거대한 무대에서 살아가는 것이 바로 인생이라고 이야기한다. 이 극의 가장 강력한 상징인 암전을 표현해내기 위해 다양한 영상장비가 활용될 예정이다. 등장인물들은 각자가 품고 있는 어둠을 사실적이면서도 세밀한 관찰로 추적하고 이내 그 어둠으로 안내한다. 이 어둠을 통해 실제 암전(실질적인 어둠)을 넘어서서 현대사회의 피폐한 현실과 그 속에서 살아가고 있는 인물들의 어둠을 응시하게 한다는 계획이다. <암전>에서의 영상은 실제로 적극적인 화자가 돼 마치 관음적으로 상황과 심리를 엿보는 듯한 시선과 불안한 전쟁의 이미지를 교차해나가는 식으로 흘러갈 예정이다. 이를 위해 cctv와 열적외선 카메라가 적극 활용된다.

[사진: 코르코르디움 제공]

일시
2월 23일~3월 4일, 평일 8시, 토3시7시, 일/공휴일 3시, 월 쉼
장소
아르코예술극장 소극장
작/연출
동이향
출연
정선철, 김태근, 하치성, 이소희, 황은후, 하동국
문의
코르코르디움 070-7918-9077

태그 극단두,암전,김나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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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나볏

김나볏 공연칼럼니스트
신문방송학과 연극이론을 공부했으며, 공연에 관한 글을 쓰고 있다.
페이스북 facebook.com/nabyeot
제134호   2018-02-22   덧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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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먼지
첫번째 문단은 암전과 관련도 없는 글이고... 제대로 확인도 안하고 올린 글.. 쓰기싫은 티가 난다.

2018-02-28댓글쓰기 댓글삭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