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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 함께 극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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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에는 저마다 차이가 존재한다. 다시는 극복하기 힘들 것 같은 크고 깊은 상처가 있는가 하면 소소하게 자주 입어서 때론 대수롭지 않게 여겨지는 상처도 있다. 그러나 모든 상처에 적절한 처치가 필요함은 자명한 사실이다. 크기, 깊이와 상관없이 사후 조치에 따라 내상이 깊어지기도, 완전히 회복되기도 하기 때문이다.

연극 <어른이 되어 있을 너에게>는 어른이 된 후 성폭력피해자 지원센터의 팀장이 된 윤희와 그녀를 만난 경희의 이야기를 그린다. 이 작품은 사건 그 자체보다는 사건이 일어나고 나서 한참 시간이 흐른 후의 이야기에 주목한다. 상처 극복이라는 절체절명의 과제를 감당해야 하는 피해자의 모습을 직간접적으로 그리되, 이들을 우울하지 않은 긍정적인 시선으로 바라본다. 마치 성폭력으로 인해 그 어떤 고통스런 상처를 겪었더라도 ‘너는 훌륭한 어른이 되어 있을 수 있을 것’이라고 응원의 메시지라도 보내는 듯하다.

성폭력 피해자의 치유와 성장

경희는 업무상 술자리에서 거래처 직원의 성적인 접근을 피했다는 이유로 회사 대표에게 비난받는다. 동료 직원들 역시 경희를 두고 성희롱을 일삼지만 경희는 불이익을 받을까봐 불쾌감을 감출 수밖에 없다. 그러던 어느 날 학창시절 친구였던 윤희의 일기장이 경희에게 배달되면서 고등학교 시절 친구가 떠오른다. 일기장에는 오래전 윤희가 속으로 삭일 수밖에 없었던 성폭력 피해 사실이 기록돼 있고, 경희는 그 길로 학교 친구였던 윤희를 찾아 나선다. 경희는 성폭력 피해를 딛고 일어선 윤희를 응원하며, 자신 역시 동료 직원들의 성희롱을 참지 않기로 한다.

이 같은 내용을 담고 있는 <어른이 되어 있을 너에게>는 여행자극장 Y페스티벌을 통해 만나볼 수 있다. Y페스티벌 속 글자 Y는 여행자(Yohangza)와 Youth(청소년)에서 따왔다. 여행자극장은 개관 이후 젊은 예술가, 신진 예술단체들이 다양하게 활동하는 무대를 지향하며 기획대관 및 자체 기획 프로그램들을 진행해 오는 것 외에도 청소년 관객층과 지역 가족단위 관객을 개발하기 위해 고군분투해온 바 있다. 이번 축제는 그간의 노력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자리다. 2017년부터 청소년 관객개발 특화 극장으로 성장하기 위해 고민하면서 만들어낸 레퍼토리 작품들과 신작이 올여름 관객맞이 준비에 한창이다.

특히 <어른이 되어 있을 너에게>는 ‘여성폭력인식 개선을 위한 찾아가는 연극’에서 시작돼 2015년부터 학교를 찾아가며 꾸준히 진행해온 공연이어서 눈길을 끈다. 청소년을 대상으로 성폭력에 대한 문제와 성에 대한 인식 개선에 대한 이야기를 무겁지 않게 풀어낸 작품이란 평가다. 학교 투어 전 1년간의 작업 기간을 거쳐 2년 넘게 학교 학생들과 만났고 이번에 처음으로 극장 공연으로 관객을 만난다.

상처는 어른이 되는 자양분이 될 수 있을까. 그럴 수도, 아닐 수도 있다. 김세한 작가는 이 작품을 통해 상처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본인 스스로의 노력 외에도 주위의 관심과 도움이 필요하다는 것을 은연중에 설파하려는 듯하다. 성폭력 문제가 각종 사회적 논란을 빚고 있는 요즘, 혹시 우리가 놓치고 있는 부분은 없는지 돌아보게 하는 작품이다.

[사진: 여행자극장 제공]

일시
7월 27~29일 금토일 4시
장소
여행자극장
김세한
연출
양정웅
출연
이서원, 정예훈, 김상보, 김양지, 김수정, 김명연
문의
070-7918-9077

태그 김나볏,상처,여행자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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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나볏

김나볏 공연칼럼니스트
신문방송학과 연극이론을 공부했으며, 공연에 관한 글을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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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4호   2018-07-19   덧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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