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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문 잘 쓰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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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을 웹진 연극in 145호 원고로 제출함
2018년 8월 5일

1. 서론

<퍼포논문>은 삼일로창고극장의 기획공연으로 퍼포먼스와 논문을 결합하는 새로운 시도다. 삼일로창고극장의 운영위원회는 연극을 다룬 논문을 선정하여 저자에게 논문을 수행(perform)할 수 있는 무대를 제안했다. 연극을 이론화한 텍스트를 다시 무대화하는 과정을 통해, 이론과 실재의 연결을 시도하는 이 기획으로 목정원의 <노래의 마음>, 김슬기의 <더 리얼>이 소개된다. 8월 17일부터 8월 26일까지, 작품당 3일씩 공연한다.

2. 연구의 목적

한국학술정보원에 등록된 연극 관련 학위논문은 2018년 기준 총 1,000편이 넘는다. 희곡 분석, 작품 분석, 작가론, 연기론, 연극론, 비평, 기획 경영 등 여러 부문에서 학문적으로 유의미한 결과의 논문들이 탄생하지만, 학위 취득의 목적 외에는 쓰이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퍼포논문>은 논문의 다른 사용법을 제안하며, 이론을 다시 연극으로 환원, 논문의 예술적 가치와 의미를 발견하고자 한다.

3. 연구의 방법 및 범위

먼저 무대에 오르는 <노래의 마음>은 공연예술이론가 목정원의 프랑스 렌느2대학 공연예술학 박사논문인 「재현불가능한 것을 다루는 동시대 공연에서의 몸의 장치들에 대하여(2017)」를 음악공연으로 구성한 것이다. 프랑스 유학 시절 발생한 세월호 참사에 대하여 무엇도 할 수 없던 무력함 속에서 써 내려간 논문을 ‘재현 불가능한 아픔을 주제로 삼는 동시대 연극’과 ‘애도하는 방식’이라는 키워드로 정리한 목정원은 직접 쓴 가사에 미학자이자 기타리스트인 최정우의 음악을 더 하여 콘서트 형식의 무대를 꾸린다.
<더 리얼>은 연극학자 김슬기의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 예술전문사과정 논문 「실재의 연극(Theatre of the Real) 창작 방법론 연구: 이야기 당사자가 등장하는 사례를 중심으로(2017)」를 원전(·)으로 한다. 김슬기는 ‘다큐멘터리 연극’이라는 명칭이 퍼포머가 직접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형태의 연극의 구현적 의미를 축소한다는 점에서, ‘실재의 연극(Theatre of the Real)’이라는 새 용어를 제안한다. 논문에서 분석한 네지 피진의 <모티베이션 대행>, 크리에이티브 VaQi의 <몇 가지 방식의 대화들> 그리고 쉬쉬팝의 <서랍> 속 일부 장면이 공연에 차용되며, 나경민, 성수연, 우범진 세 배우와 함께 저자 김슬기가 직접 무대에 오른다.

4. 본론

‘기타와 바보’ 공연 사진(2017, 파리) ⓒ박진우

(1) 이론은 시가 되고, 주장은 노래가 된다.

공연예술이론가 목정원은 프랑스 유학 중 세월호의 비극을 접한다. 인간의 참혹과 저열을 느끼면서도 무엇도 할 수 없는 무력감 속에서 논문을 완성했다. (해야 했다.) 인간의 참혹과 비극적 아픔을 다룬 예술을 평정의 마음으로, 날카롭게 들여다봐야 했던 연구자는 그것을 견디는 과정이 그가 다루는 예술과 다르지 않음을 깨닫게 된다. 어떤 아픔에 대하여 우회하며 썼던 글은 시가 되었고, 시에는 곧 음이 붙었다. <노래의 마음>은 그가 논문을 쓰던 그 시공간을 상상하며 듣는 노래극이다, 목정원과 최정우는 ‘기타와 바보’라는 이름으로 활동하는 포크 듀오이기도 하다. 목정원이 지은 가사와 최정우가 만든 음악의 결합을 주요 형식으로 하는 기타와 바보는 현재까지 약 50곡의 노래들을 함께 만들었고, 본 공연에도 함께 무대에 오른다. 파리에서 두 차례의 합동 공연, 두 차례의 단독 공연을 했으며, 한국 관객을 만나는 것은 <노래의 마음>을 통해서가 처음이다.

(2) 연구는 현장에서 갱신된다.

<더 리얼>은 원전인 논문에서 파생된 주제 ‘지금 이 시대 연극 및 연기의 영역과 경계’에 질문을 던진다. 김슬기는 퍼포머가 직접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공연에 흔히 붙는 ‘다큐멘터리 연극’이라는 용어를 제고한다. 그는 이 용어가 연극적 구현의 의미를 축소한다고 보고, ‘실재의 연극(Theatre of the Real)’이라는 맥락으로 ‘다큐멘터리 연극’이라 이름 붙였던 공연들을 다시 분석한다.
배우가 무대에 오른다. 그리곤 자기 이야기를 한다. 그럴 때 우리는 이를 두고 ‘배우가 연기하는 것’이라 말할 수 있는가· 연기란 무엇이며, 실재란 무엇인가· 김슬기는 연극 안에서 오랫동안 논의해 온 ‘재현과 실재’의 문제에서 한 걸음 나아가 ‘배우’와 ‘연기’의 개념을 자세히 되짚음으로써 실재와 실재의 영역에 대해 질문한다. 무대 위에서 만나는 네 사람, 김슬기, 나경민, 성수연, 우범진은 공동 연구자로서, 공연장은 후속 연구가 진행되는 실험실이 된다.

<더 리얼> 출연진. 왼쪽부터 나경민, 성수연, 우범진 ⓒ이강물
5. 결론

‘이론은 현장을 앞설 수 없다’고 말한 선행 연구자가 있다. 그에 대해 나는 고개를 끄덕이는 쪽이었다. 이론이 현장 안으로 혹은 현장 앞에 나서는 이 즐거운 전복에 대한 결론은 아직 내릴 수 없다. 현장을 사유할 필요와 이론의 창조적 가능성을 동시에 목격할 수 있길 고대한다.

참고문헌

움베르트 에코, 2009, 『논문 잘 쓰는 방법』, 열린책들
삼일로창고극장 기획공연 <퍼포논문> 보도자료

부록

삼일로창고극장 공연 예매 페이지
http://www.nsac.or.kr/Home/ArtsSamil/Intro.aspx

세부일정

공연명 공연기간 공연시간 출연제작진
<노래의 마음> 8.17~19 금 19시30분/ 토 17시·20시/ 일 18시 저자 목정원 구성·연출·출연 목정원 최정우
<더 리얼> 8.24~26 금 19시30분/ 토·일 15시 저자·연출 김슬기 출연 김슬기 나경민 성수연 우범진

공연 연계 프로그램 「창고포럼」

일정 장소 주제
8/25(토) 시간미정 삼일로창고극장 스튜디오 연극 연구자 혹은 연극 관련 대학원생이 예술하는 방법

1) 여기서의 ‘쓰는’은 write가 아닌 사용하다, 활용하다의 의미다. 움베르트 에코의 『논문 잘 쓰는 방법』에서 차용한다.

[사진: 남산예술센터 제공]

기간
8월 17~26일
장소
삼일로창고극장 공연장
문의
02-758-2150

태그 허영균,퍼포논문,삼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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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영균

허영균 공연예술출판사 1도씨 디렉터
문학과 공연예술학을 전공했다. 공연 창작 작업과 함께 예술·공연예술출판사 1도씨를 운영하고 있다.
byebanana26@gmail.com
제145호   2018-08-09   덧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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