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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윤우의 연극 미리보기] 극단 학전 <더 복서>

최윤우_연극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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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단 학전의 2012년 신작, 연극 <더 복서(The Boxer)>는 독일 청소년 연극상 수상작(1998년) <복서의 마음(Das Herz eines Boxers)>을 김민기 대표가 번안, 연출한 작품이다. 왕년의 세계 복싱 챔피언이었던 늙은 노인과 고등학교 1학년 학생의 만남, 연극 <더 복서>는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이들의 삶을 통해 철저하게 파편화되고 개인화된 핍진한 현대사회 속에서도 잊지 말아야 할 희망을 발견케 한다.

극단 학전 <더 복서>
  • 극단 학전 <더 복서>
  • 왕년의 복싱 챔피언 할아버지 ‘붉은 사자’는 서울 외곽의 허름한 요양원 독방에서 생활한다. 붉은 사자의 방에 고등학교 1학년 ‘셔틀’이 사회봉사명령을 받아 페인트칠을 하러 오고, 셔틀은 붉은 사자가 듣고 말하지 못하는 줄 알고 자신이 사회봉사명령을 받게 된 이유를 혼잣말한다. 이렇게 둘의 대화는 시작되고 셔틀은 자신의 이야기를, 붉은 사자도 자신이 과거에 복싱 영웅이었다는 이야기를 한다. 셔틀은 붉은 사자의 오래된 물건들을 팔아 돈을 마련, 붉은 사자의 요양원 탈출을 돕게 되는데….

    연극 <더 복서>는 복싱 챔피언에서 요양원 독방 노인이 되어 버린 붉은 사자와 일진의 심부름꾼인 17세 소년 셔틀의 만남으로 시작된다. 생계를 위한 월남전 참전과 세계 복싱 챔피언까지, 격변의 한국 현대사를 겪은 붉은 사자는 이제 모든 것을 잃고 노인 우울증만 남아 있다. 또한 고등학교 1학년인 셔틀에게는 짱의 죄를 뒤집어쓰고 사회봉사명령을 받은 아픔만 남아 있다. 방황하는 10대 소년의 이야기와 인생의 끝자락에 선 노인의 절망이 더해진 이들의 대화. 그들의 좌절과 상처는 붉은 사자에게는 삶을 포기하고 싶은 자살 충동으로, 셔틀에게는 자신을 좌절로 밀어 넣은 짱을 죽이고 싶은 살인 충동으로까지 몰고 간다.
13세 이상의 모든 이들을 위한 무대
  • 하지만 절망과 상처뿐인 듯한 그들에게도 희망이 있다. 제 발로 요양원에 들어간 붉은 사자에게는 ‘요양원 탈출’이라는 꿈이 있고, 셔틀은 짝사랑하는 어떤 누나를 향한 마음이 있다. 셔틀의 짝사랑을 이뤄 주고픈 붉은 사자의 조언은 셔틀의 마음을 움직여 서로를 응원하게 되고, 이 둘의 만남은 결국 황당하고 엉뚱한 요양원 탈출로 이어진다. 하지만 그것은 단순한 요양원 탈출이 아닌, 좌절과 패배감에 맞서려는 용기와 희망이다. 그렇게 연극 <더 복서>는 현실에 짓눌려 꿈꾸기를 잊고 사는 현대인들에게 현재를 넘어선 또 다른 희망을 발견케 하는 작품이다.

    10대의 감성을 랩(Rap)으로 풀어내는 음악적 장치도 이 연극에서 빼 놓을 수 없는 강점이다. 10대 특유의 거친 말투는 랩 같은 대사, 대사 같은 랩으로 풀어냈다. 리듬감 있는 비트박스 등 과장되지 않은 음악은 자연스럽게 극과 조화를 이루며 작품을 생동감 있게 만든다. 모든 장면이 요양원 독방 한 공간에서 진행되는 연극이지만 무대에는 벽이 없다. 이것은 노인과 소년, 두 주인공이 인생의 좌절과 아픔을 겪으며 스스로 마음에 벽을 세워놓았지만, 실제로 그 벽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상징하는 오브제로 기능하며 보이지 않는 벽을 쌓고 있는 관객의 마음을 허물어 놓는다.

    [사진제공] 극단 학전

  • 극단 학전 <더 복서>
  • 일시 : 10월16일~12월20일 화,수,목,금 8시 / 토일 4시 / 월쉼
    *평일 청소년 단체 특별공연 가능
    장소 : 학전블루 소극장
    원작 : Lutz Hubner’s
    번안·연출 : 김민기 음악 : 정재일
    출연 : 이황의, 배성우, 김태완, 신정식
    문의 : 02-763-8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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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 더 복서, 김민기, 극단학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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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윤우

최윤우 연극평론가. 본지 편집장
월간 [한국연극]에서 편집장, (사)한국소극장협회 정책실장으로 근무했으며 공연예술 관련 매체에서 필자로 활동하고 있다.
E-mail parodia@naver.com
웹진 10호   2012-10-18   덧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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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히
평소 공연많이본다고 동생들이 추천해달라고 할때 마땅한 공연이 없었는데, 이번에 공연관람하라고 알려줘야겠네요~

2012-10-19댓글쓰기 댓글삭제

기대 한 가득
중학생인 조카와 연극을 보고 싶은데 늘 괜찮은게 없더라구요. 있어도 조금 성적인 코드가 들어가 있거나, 어쨌든 그래서 괜히 그랬는데 이건 같이 봐야 겠어요~!

2012-10-21댓글쓰기 댓글삭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