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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인들에게 ‘공간’은 무엇을 의미할까. 질문에 대한 답을 위해 단순히 극장이나 연습실을 떠올릴 시기는 지난 것 같다. 공연을 위한 워크숍이나 세미나, 각종 토론회와 포럼 등 다양한 성격과 규모의 활동들이 증가하면서 공연을 위한 인프라에 극장 외에도 복합 ‘공간’들이 이름을 올리게 되었다. 최근 국공립 단체들이 이러한 공간 확충을 위해 노력하고 있고 특히 서울문화재단에서는 이런 공간들을 중심으로 민관협력 거버넌스를 실험하고 있기도 하다.
2018년 재개관한 삼일로창고극장은 현장 창작자들이 운영위원회를 구성, ‘24시간 연극제’, ‘익명비평’, ‘입체열람전’ 등 실험적인 프로젝트를 선보였고, 서울문화재단의 대표적 민관협력 거버넌스 운영 모델인 서교예술실험센터는 공동운영단을 중심으로 ‘소액多컴’, ‘아고라: 매미의 공간’ 등 실질적으로 창작자들에게 필요한 프로그램들을 선보여 왔다. 올해 개관을 앞둔 콜렉티브 충정로_청년예술청(이하 청년예술청)도 창작자들이 직접 운영에 참여하는, 기대되는 공간 중의 하나다.
공간의 구획과 활용
청년예술청이 자리한 곳은 서울 충정로3가, 서울역세권 청년주택(어바니엘)의 지하 2층이다. 서울역세권 청년주택은 서울시에서 청년층에게 합리적인 가격에 양질의 주택을 제공하기 위해 강변역, 충정로역, 합정역 근처에 조성한 주거 공간으로, 충정로 청년주택의 경우 서울 시내로의 이동이 특히 용이하다. 올해 2월 총 499가구가 입주를 시작했고 주로 대학생, 청년, 신혼부부가 살고 있다. 이런 건물에 청년예술청이 자리하는 것은 매우 반가운 일이다. 위치적으로 접근성이 매우 좋은데다가 이곳에서 이루어지는 예술가들의 작업이 외부와 접점을 마련하기에도 편리하기 때문이다.
약 300평 규모의 청년예술청 공간은 카페형 공유오피스, 연습실, 회의실, 그레이룸(다목적 공간), 화이트룸(전시실)으로 구성된다. 카페를 전전하며 회의를 하는 입장에서, 카페처럼 오픈된 형태의 공유오피스도 반가운 공간 중의 하나다. 여전히 수요에 비해 공급되는 공간은 부족하지만, 이런 공유오피스의 증가는 어느 정도 모임 공간에 대한 갈증을 줄여줄 수 있지 않을까.
청년예술청의 공간은 서울문화재단의 대관시스템이 개편될 때까지 당분간 네이버 예약을 통해 상시로 예약할 수 있는데, 그레이룸, 화이트룸의 경우에만 공동운영단의 대관적정성 검토가 이루어질 예정이다. 아울러 연극, 미술, 음악, 무용 등 다양한 장르의 예술가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회의나 연습에 필요한 장비들을 갖추어 나갈 예정이다.
  • 그레이룸
  • 연습실
  • 라운지
‘함께’ 만들어가는
얼마 전 청년예술청은 올해 개관을 앞두고 공동운영단 1기를 선발했다. 인상적인 것은, 재단이 정의내린 ‘청년예술인’과 공동운영단을 선정하는 방식이었다. 공고문은 청년예술인에 대해 “행정 및 정책에서 규정하는 특정 연령” 대신 “유연한 태도”와 “새로움에 대한 추구”를 기준으로 제시하고 있었는데, 항상 지적되었던 ‘청년’에 대한 정의를 보다 개방적인 관점으로 바라보고 있다는 점이 중요해 보인다. 문화정책에서 호명되는 ‘청년’은 주로 배려의 대상, 경계에 선 불완전한 존재라는 의미가 내포되어 있었고 그러다 보니 편의에 맞춰 연령이나 경력을 기준으로 청년의 여부(?)가 판정되곤 했었다. 하지만 청년예술청은 ‘청년’의 기준을 스스로 판단할 수 있게 했고 이를 통해 예술가들의 주체성을 존중하고 있다.
아울러 공동운영단의 선발 역시 심의위원들의 일방적 의견에 의해 진행되기보다는, 지원자들의 참여가 중요하게 작동하는 방식이었다. 심의위원들은 민관협력을 경험해본 이들로 구성되었으며 1차 서류 심의는 심의위원들의 의견으로 진행되지만 2, 3차 전형에서는 지원자들와 심사위원들의 상호 투표가 중요하게 작용하는 식이다. 아직은 시작 단계에 불과하지만 민관협력에서 가장 기본이라 할 수 있는 서로에 대한 신뢰는 이렇게 시작될 수 있는 게 아닐까.
공동운영단 선발을 위한 심사장의 모습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는 여섯 명의 창작자들이 공동운영단에 선발되었고 본격적인 활동을 준비하고 있다. 이들은 공간운영과 관련된 결정을 직접 내리고 신규 사업의 기획과 예산 편성에 이르기까지 중요한 과정들을 주도할 예정이다. 아직 본격적인 활동에 돌입하지 않아 실제 사업에 대한 소개는 어렵지만, 재단과 공동운영단이 전제로 하는 청년예술청에 대한 정의를 덧붙이고자 한다.
  • 청년예술인 ‘당사자’가 자발적이고 협력적으로 기획/운영하는
  • 결과보다 과정 중심의 지원이 우선인
  • 시도의 과정과 의미를 서로 존중하고, 공감하고, 공유하는
  • 상상으로만 그쳤던 실험적 활동이 실제로 펼쳐지는
  • 구분 없이 함께 연대하고 이를 통해 동반 성장하는
  • 새로운 예술적 실천과 실험이 생산되는 안전한 플랫폼
‘당사자’의 중요성에서부터 최근 우리 예술계에서 의미있게 다루어지는 가치들, 요컨대 과정의 중요성, 연대, 안전망, 공유 등 다양한 가치들이 각 항목에 나열되고 있다. 공간의 성격은 결국 누가 그 공간을 운영하는지 그 공간에서 무엇이 이루어지는지에 따라 결정될 수밖에 없다. 그러니 부디 이 새로운 공간에 많은 예술가가 머물러 주기를, 그곳에서 새로운 실험과 깊은 연대가 이루어지기를 기원한다.
# 콜렉티브 충정로_청년예술청 인스타그램 페이지
https://www.instagram.com/collective_chungjeongro
# 청년예술청의 개관프로젝트는 6월 25일부터 7월 5일까지 온라인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사진제공 : 서울문화재단 청년예술청]

태그 청년예술청, 서울문화재단, 김태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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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희

김태희
한국연극사를 공부하고 있고 연극과 관련된 글을 쓰고 있다.
shykth@hanmail.net
제181호   2020-06-18   덧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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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in편집부
[소개] 기사에 대한 웹진 편집부의 입장을 전해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연극인 웹진 편집장 정진세입니다.

이번 [소개]코너에서 서울문화재단의 “청년예술청”을 소개하는 기사가 발행되었습니다.

본 기사는 웹진 편집부에서 거버넌스 방식으로 새롭게 문을 여는, 청년예술 공간을 연극인과 웹진 독자들에게 소개하고자 하는 취지로 기획 되었습니다. 소개 코너를 담당하는 필자에게 의뢰를 하였고, 청년예술청과의 정보교류 등을 거쳐 기사가 완성되었습니다.

웹진 편집부에서는 청년예술청의 개장을 준비하는 과정의 ‘조성사업 프로젝트’에서 성폭력(언어적, 위계적, 정신적) 사건이 있었음을 오늘자(6월 19일) 신문기사(경향신문_링크 bit.ly/3ehwNLT)를 통해 인지하게 되었습니다.

웹진 편집부는 본 폭력사건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합니다. 피해를 입은 예술가에게 추가적으로 어려움이 발생하지 않도록 웹진에서도 마련할 수 있는 대책을 고민하겠습니다. 더불어 청년예술청 개장의 의미와 공간의 취지가 본 사건으로 인해 퇴색되지 않기를 바랍니다.

편집부는 본 사안에 대해 외면하지 않고 잘 살피겠습니다. 후속기사를 통해서 독자분들께 다시한번 그간의 경과를 말씀드릴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이에 대해 독자님의 문의나 생각이 있으시면, 다음의 메일주소로 의견을 보내주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webzine@sfac.or.kr

- 연극인 웹진 편집장 정진세 드림.

2020-06-19댓글쓰기 댓글삭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