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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윤우의 연극 미리보기] 사다리움직임연구소 <죄와 벌>

최윤우_연극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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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와 벌>은 1866년에 발표되었던 도스토예프스키의 대표작이다. 죄의 속성, 그것이 발생하게 된 이유, 또한 그것을 어떻게 받아들일 수 있는가를 세밀한 심리묘사와 갈등, 고뇌와 열병으로 표현한 세기의 대작. 사다리움직임연구소는 이 작품을 그들의 특화된 상상력으로 압축, 무대 위에 또 다른 세상 속 인간의 변하지 않는 속성을 구현해낸다.

  • 죄와 벌
사다리움직임연구소
  • 라스콜리니코프는 법학도였으나 형편이 어려워 학업을 중단한 상태다. 어머니와 누이동생은 고향 소도시에서 그를 뒷바라지하며 그가 출세하여 집안을 일으키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 그러나 라스콜리니코프는 학교를 그만둔 후 마치 ‘관’같은 방에 틀어박혀 자신만의 완벽한 계획을 짜고, 어느 날 저녁 그것을 실행에 옮긴다. 전당포 노파와 그녀의 이복여동생 리자베타를 도끼로 내리쳐 살해한 것이다. 그런 후 집으로 돌아오자마자 쓰러져 며칠 동안 열병에 시달린다. 누구의 눈에도 띄지 않은 완전 범죄, 그러나 예심판사 포르피리는 구체적 증거가 없음에도 라스콜니코프의 심리를 꿰뚫으며 그를 압박해 온다. 그리고 이성과 관념만이 가득했던 그의 마음속에는 조금씩 예상하지 못한 불안감이 싹트기 시작한다. 그러던 그는 순결한 넋을 지닌 창녀 소냐를 만나게 되고 고통과 자기희생 속에 살아가는 그녀의 아가페적인 사랑에 감동받아 마침내 자수한다.

    죄와 양심에 대한 감각이 허물어지고 논리와 변론, 상황과 돈, 권력과 지위에 의해 그 경계가 점점 더 모호해지는 현실에서 ‘인간 평등과 존엄성’‘사랑과 용서’가 인간구원의 해답이며, 그 진리는 세월이 변해도 사라지지 않는다는 것을 라스콜리니코프와 소냐를 통해 보여주고 있는 도스토예프스키의 『죄와 벌』은 어느 시대 어떤 세상에서도 동시대의 화두로 살아 있는 작품이다.

    원작에서는 라스콜리니코프의 사상적 살인에 동기부여를 위해 그 시대의 갖가지 사회문제를 배경으로 묘사한다. 그것은 사회에 만연해 있는 피폐와 그것을 강자와 약자의 개념으로만 바라보는 시각이 낳은 살인을 드러내기 위함이다. 작가는 그 사건을 메타포의 공간, 즉 그 사회의 병리적인 현상을 담아내는 거울의 역할로써 활용했다. 여전히 돈과 권력과 명예에 얽히고 설켜있는 현대사회를 보면, 이 이야기가 왜 대작으로서 아직도 유효한가를 인정할 수밖에 없다.

    사다리움직임연구소의 2012 <죄와 벌> 역시 이 관점으로부터 시작한다. 현대사회에 만연한 소외와 망상적인 사상, 빈부의 격차, 그것들에 의해 파생하여 변이되고 있는 ‘사상적 살인’, 인간의 삶에서 떼어놓을 수 없는 본능과도 같은 불변의 진리를 다시금 생각하게 하는 이 작품은 『죄와 벌』의 기저에 침잠되어 있는 인간의 심리를 사다리움직임연구소만의 메타포적인 움직임의 언어로 탈바꿈한다. 원작의 탁월한 심리 묘사는 무대 위에 움직임과 사운드의 극적 언어로 그려낸다. 사회 풍자와 주인공의 갈등, 사건의 과거와 현재, 심리 상황 등을 한 공간 안에서 동시에 충돌하게 한다. 여러 등장인물의 움직임과 심리 묘사는 코러스를 통해 극대화되고, 시간과 공간을 자유롭게 넘나들게 하는 무대 위에 움직이는 또 다른 네 개의 무대 등 연극은 동시다발적인 사건의 전개를 가능케 하는 새로운 연극적 기법을 선보인다.

    무엇보다 사다리움직임연구소의 <죄와 벌>은 드라마적 전개가 아닌, 피해자인 노파와 라스콜리니코프, 주변인, 그리고 소냐의 관점을 통해 이야기를 진행시킨다. 거듭되는 살인 속에서 각자의 갈등과 심리 변화가 적나라하게 드러나고, 또한 두 명의 라스콜리니코프가 등장, 주인공의 심리 변화와 주변인들과의 관계를 보다 극적으로 표현했다.

    [사진제공] 사다리움직임연구소

  • 죄와 벌
  • 일시 : 11월 21일~12월 2일 평일 8시/ 토요일 3시, 7시/ 일요일 3시
    장소 :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
    원작 : 도스토예프스키의 <죄와 벌>
    극작 :
    이수연
    연출 : 임도완
    출연 : 장성원, 노은정, 정은영, 김민정, 이은주, 김다희, 이중현,
    서유천, 최준, 김세훈, 이호철
    문의 : 02-764-74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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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 죄와벌, 사다리움직임연구소, 도스토예프스키, 임도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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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윤우

최윤우 연극평론가. 본지 편집장
월간 [한국연극]에서 편집장, (사)한국소극장협회 정책실장으로 근무했으며 공연예술 관련 매체에서 필자로 활동하고 있다.
E-mail parodia@naver.com
웹진 11호   2012-11-01   덧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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