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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 위에서 일생을 살다간 천재 음악가의 이야기
[최윤우의 연극 미리보기] 극단 거미 <노베첸토>

최윤우_연극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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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생을 바다를 떠도는 배 위에서 연주한 천재 피아니스트가 있다. 배에서 태어나 한 번도 땅을 밟아보지 않고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음악을 연주한다. 사람들은 그를 보기 위해, 그와 경쟁하기 위해 배에 올라탄다. 혜화동1번지 가을페스티벌 참가작으로 공연되는 모노드라마 <노베첸토>는 일생을 바다 위에서 연주한 천재 피아니스트에 대한 이야기다. 국내에서 처음 소개되는 희곡으로 배우 1명과 피아니스트 1명이 채우는 아름다운 무대가 기대되는 작품이다.

극단 거미
  • 노베첸토

    바다에서 평생을 살다간 어느 피아니스트에 관한 이야기다. 연극은 그를 곁에서 지켜봤던 친구 맥스가 노베첸토(Novecento)를 회상하면서 시작된다. 1900년. 희망의 대륙인 미국으로 향하는 이민선 버지니아호에서 ‘대니 붓먼’이라는 흑인 뱃사람이 고급 승객실의 피아노 위 레몬박스에서 버려진 아이를 발견한다. 그렇게 배에서 발견된 노베첸토는 결국 태어나 죽을 때까지 대지에 발 한번 딛지 않고 평생을 배 위에서 보낸다. 8살이 된 어느 날, 사라졌던 노베첸토가 일등석 피아노 스툴에 앉아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음악을 연주하게 된다. 그때부터 노베첸토는 바다 위에서만 연주하는 당대 최고의 피아니스트로 명성을 떨친다. 세월이 흐르고 노쇠한 여객선이 다이너마이트로 폭파되는 그 순간까지도 그는 버지니아호를 떠나지 않았다. 평생 자신의 음악을 피아노로 연주하며 버지니아호와 함께 자신의 세계를 선택한 것이다.

    <노베첸토>는 이탈리아 작가 알레산드로 바리코의 모놀로그 희곡으로 1900년대 초 희망을 찾아 신대륙 미국으로 향하는 여객선 버지니아호에서 태어나 죽을 때까지 평생을 배 위에서 보낸 노베첸토라는 당대 최고의 피아니스트에 관한 이야기를 그의 친구 트럼펫주자 맥스가 회상하는 내용이다. 연극은 바다에서 평생을 살다 간 노베첸토의 삶, 그리고 그의 시각을 통해서 세상과 인생의 의미를 묻는다. 비록 평생을 배 위에서 살았기에 눈으로 보지는 못한 세상을 상상하고 그리면서 피아노를 연주했던 노베첸토. 88개의 피아노 건반으로 평생 자신의 음악을 연주하며 마지막 순간까지 버지니아호와 함께 운명을 같이하면서 새로운 세상으로의 모험보다는 이제껏 자신이 살아온 세계를 선택하며 그렇게 자신의 삶을 완결한다. 연극은 아름다운 피아노 선율과 경외심을 느끼게 하는 노베첸토의 삶 이면에 진정 자신의 삶을 선택하며 살고 있는지 수많은 선택의 연속인 삶의 여정 속에서 과연 우리는 얼마나 스스로가 원하고 바라는 삶의 선택을 하는지 되물으며 ‘배’라는 유한했던 공간에서 무한한 상상력의 세계를 살았던 삶을 주목하게 한다.

    한 명의 배우와 피아니스트만이 존재하는 모노드라마 <노베첸토>에서 유일한 화자는 맥스(조판수 분)다. 그는 노베첸토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친구이면서 때론 노베첸토로 변신하기도 한다. 음악가의 이야기를 음악으로 표현하는 이번 작품에 피아니스트 박종화가 가세했다. 박종화는 영화 <The Legend of 1900>을 감명 깊게 봤던 터에 이 작품이 모노드라마로 공연된다는 소식을 듣고 재능기부로 참여, 라흐마니노프 연주곡 등 극 분위기에 어울리는 곡을 직접 선정하여 연주한다. 매 작품마다 영상을 적극 활용했던 김제민 연출은 이번 무대에서도 영상을 통해 무대의 공간적 한계를 확장, 과감하고 감각적인 무대영상을 선보인다. 마치 실화 같은 천재 피아니스트의 이야기 <노베첸토>는 바로 앞에서 울리는 피아니스트 박종화의 연주, 마치 음악으로 바다를 항해하는 듯한 특별한 무대로 채워졌다.

[사진제공] 극단 거미


  • 노베첸토
  • 일시 : 11월 28일(수)~12월 2일(일)
    수목금 8시 / 토 3시7시 / 일 3시 / 월화 쉼
    장소 : 연극실험실 혜화동1번지
    작 : 알레산드로 바리코
    번역 : 조은정
    연출 : 김제민
    출연 : 조판수(actor), 박종화(pianist)
    문의 : 02-703-96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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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 극단거미, 노베첸토, 김제민, 알레산드로 바리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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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윤우

최윤우 연극평론가. 본지 편집장
월간 [한국연극]에서 편집장, (사)한국소극장협회 정책실장으로 근무했으며 공연예술 관련 매체에서 필자로 활동하고 있다.
E-mail parodia@naver.com
웹진 12호   2012-11-15   덧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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