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인

top

연극인

검색하기

근데 넌 왜 코끼리가 됐니?
[최윤우의 연극 미리보기] 극단 청우 <그게 아닌데>

최윤우_연극평론가

목록보기

  • 링크
  • 프린트
  • 페이스북
  • 트위터

레퍼토리 작품을 많이 갖고 있는 극단일수록 경쟁력이 높다고 말하지만, 실제 초연됐던 공연이 다시 올라가는 경우는 그리 많지 않다. 원인과 이유는 다양하지만 그만큼 제작환경이 녹록치 않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좋은 작품은 다시 보고 싶은 욕심이 생긴다. 그런 이유에서 극단 청우의 <그게 아닌데> 재공연 소식은 반갑다. 국공립기관의 기획제작 작품이 주로 주목받았던 최근 몇 해와는 달리 소극장 연극인 <그게 아닌데>가 2012년 한국연극평론가협회 베스트3, 대한민국연극대상 작품상, 동아연극대상 작품상 등 그 어떤 작품보다 주목을 받았던 것도 분명한 이유다. 무엇보다 이 작품이 연극의 본래적 특성, 연극적 상상력을 기반으로 소극장 무대의 묵직한 질감을 보여주고 있다는 데 가장 큰 이유가 있다.
연극 <그게 아닌데>를 아직 보지 못했다면, 이번 기회를 놓치지 말자. 자극적인 소재와 가벼운 코미디에 집중하고 있는 연극과는 다른, 진지한 사유와 성찰이 우화적 상상력 속에서 희극과 비극의 긴장감을 유지하고 있는 특별한 무대이기 때문이다.

  • 그게 아닌데

    뉴스 속보. 동물원에서 코끼리가 탈출했다. 코끼리 때문에 거리가 아수라장이 된 것은 물론이고, 대선을 코앞에 둔 유력한 후보의 선거 유세장이 쑥대밭이 되고, 후보는 코끼리 코에 맞아 전치 12주의 중상을 입었다. 경찰서에 잡혀온 조련사에게 정신과 의사가 사건에 대해 묻고 있다. 왜 코끼리를 풀어줬느냐고. 코끼리를 사랑했느냐고, 그럴 수 있다고, 그건 환상에서 비롯된 거니까 편하게 말하라고. 곧이어 형사가 들어온다. 형사는 이 사건이 정치적 음모라고 몰아붙이고 배후를 밝히라며 협박과 회유를 지속한다. 잠시 후 찾아온 어머니는 조련사에게 아무것도 말하지 말라고 한다. 그리고는 상황이 이상하게 흘러가자 조련사의 어머니는 그가 어렸을 때부터 모든 것을 풀어주는 성향을 가졌다고 진술한다. 동물원에 취직한 것도 동물들을 풀어주기 위한 의도였으며, 지금 감옥에 가려고 하는 것도 감옥에 들어가 죄수들을 풀어주기 위해서라고. 하지만 조련사의 대답은 처음부터 끝까지 동일하다. 아이가 비둘기를 놀라게 했고, 비둘기가 날자 거위가 뛰어다녔고, 거위를 보고 놀란 코끼리 한 마리가 뛰어가자 나머지 다섯 마리도 같이 나갔다고. 문제는 그 말을 믿는 이가 아무도 없다는데 있다. 아무리 설명해도 들으려 하지 않는 그들 앞에 조련사는 결국 자신이 생각했던 그 상황에 대해 폭발하듯 말하기 시작한다. 코끼리가 왜 뛰쳐 나갔는지를.

그게 아닌데
  • 소통불능, 대화의 방법을 잊었나?

    2012년 연극계의 주요 상을 수상하며 주목을 받았던 연극 <그게 아닌데>는 2005년 4월 어린이대공원 코끼리가 탈출한 실제사건을 모티브로 소통이 단절된 사람들을 풍자한 블랙코미디다. 코끼리와 대화가 통하지 않는 사람들, 조련사의 말은 들으려 하지 않고 각기 자기입장만 이야기 하고 있는 사람들., 그렇게 대화와 소통에서 소외되고 내몰린 사람들은 결국, 말이 통하지 않는 코끼리와 다름없음을 역설있다. 작품은 서로 다른 시선들의 대립과 갈등, 그 안에 있는 개개인의 욕망들을 드러내며 대화와 소통의 방법을 잊어버린 현대인들의 자화상을 목도하게 한다.


    연출가의 말

그게 아닌데
그게 아닌데
  • 연극 <그게 아닌데>는 이야기 전체가 하나의 총체적인 은유로 관통하는 알레고리allegory, 인물, 행위, 배경 등이 이중적 의미를 가진 이야기 형식을 가지고 시대성을 이야기고 하고 있는 작품이다. 주제를 놀이로서 풀어냈을 때 메시지가 더 강력하게 다가오는 것처럼, 이 작품 역시 연극적 상상력으로 확장된 동화 같은 이야기 너머에 있는 섬뜩한 우리 시대의 모습을 만나게 하고 있다.
    이 작품의 백미는 배우들의 앙상블이다. 특별한 무대나 장치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무대를 꽉 채우고 있는 조련사 역의 윤상화를 비롯해 문경희, 강승민, 유성주, 유재명 등 어머니, 동료, 코끼리, 의사, 형사로 분한 배우들이 연기하는 생동감 있는 캐릭터는 묵직한 주제를 유쾌하게 풀어낸다. 같은 장소에서 같은 배우들과 만들어가는 <그게 아닌데> 두 번째 무대. 조금 더 단단해지고 치밀해졌을 작품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는 이유다.


    연출가의 말


    [사진제공 : 극단 청우]
  • 연극 그게아닌데 포스터
  • 일시 : 6.7(금)∼6.23(일) 화∼금 8시 / 토 3시, 6시 / 일 3시 / 월 쉼
    장소 : 정보소극장
    작 : 이미경
    연출 : 김광보
    출연 : 윤상화, 문경희, 강승민, 유성주, 유재명
    문의 : 02-889-3561 ,3562

 
[최윤우의 연극미리보기] 함께 나온 기사 보기

두 노인의 특별한 관계 맺기

극단 실험극장
<배웅>

근데 넌 왜 코끼리가 됐니?

극단 청우
<그게 아닌데>

태그 그게 아닌데, 극단 청우, 김광보, 코끼리

목록보기

최윤우

최윤우 연극평론가. 본지 편집장
월간 [한국연극]에서 편집장, (사)한국소극장협회 정책실장으로 근무했으며 공연예술 관련 매체에서 필자로 활동하고 있다.
E-mail parodia@naver.com
웹진 25호   2013-06-05   덧글 1
댓글쓰기
덧글쓰기

기대됩니다
기사만 보고 가슴이 뜨거워지는 작품이네요 윤상화 배우님 팬인데 장면들이 머릿속에 아른거리기도 하고 ㅎㅎ 꼭 보러가야겠어요!

2013-06-07댓글쓰기 댓글삭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