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인

top

연극인

검색하기

편견에 대한 우리 모두의 성장통
[최윤우의 연극 미리보기] 조은컴퍼니 <가방 들어주는 아이>

최윤우_연극평론가

목록보기

  • 링크
  • 프린트
  • 페이스북
  • 트위터

편견은 부정확한 근거에서 출발해 그렇다고 믿어버리는 것부터 시작된다. 문제는 편견을 갖게 한 어떤 사실에 대한 새로운 증거를 발견하더라도 그 시각을 바꾸지 않는데 있다. 게다가 그것이 집단의 이익처럼 여겨지거나 혹은 자기방어의 수단으로 기능하게 될 때 그 시각을 돌려놓기란 더욱더 어려워진다. 이러한 감정은 의도치 않은 상황에서 순간순간 마주하게 된다. 때로는 그것이 나의 시선이 되기도 하고, 혹은 나를 바라보는 타인의 시선이 되기도 한다. 결국 피해를 입지 않으려는 ‘나’는 동의했든 그렇지 않든, 어떤 상황에 대한 편견이 머무는 곳에서 갈등하게 된다. ‘나는 어떤 태도를 가져야 하는가’ 하는. 연극 <가방 들어주는 아이>는 이처럼 타인을 바라보는 시선과 태도에 대해 생각해보게 하는 작품이다. 장애를 가진 아이, 그 아이를 도와주려는 아이, 도움을 주려는 아이를 바라보는 또 다른 아이들의 시선, 연극은 아이들의 시선을 통해 함께 살아가는 세상에 대한 태도를 고민하게 한다.

  • <가방 들어주는 아이>라는 제목을 처음 접했을 때 먼저 든 생각은 ‘학교폭력’이었다. 이제는 일상용어가 된 듯한 ‘∼셔틀’이라는 말처럼, 힘이 센 친구에게 눌려 매일매일 가방을 들어줘야만 하는 물리적, 정신적 폭력 속에 노출된 아이와 그를 둘러싼 또 다른 아이들이 변해가는 성장극일 것이라는 생각 때문이다. 도저히 아이들의 행동이라고 생각할 수 없는 행위들이 학교에서, 가정에서, 사회에서 매일같이 목격되는 세상이기 때문이라며 항변해보지만, 이것 역시 또 다른 편견이었다는 사실을 인정하게 되면서 다시 이야기에 집중한다. 그렇게 희곡을 읽어 내려갔을 때 얼굴이 발개지는 스스로를 발견하게 된다. 연극 <가방 들어주는 아이>는 아이들이 들어야 할 교훈이 아니라, 어른들이 보고 생각해봐야 할 이야기라는 사실 때문이다. 단지, 연극은 그렇게 세상의 모든 이들이 견지해 할 타인에 대한 시선과 태도를 아이들의 시선으로 풀어냈을 뿐이다.

    가방 들어주는 아이


    아동극? 가족극? 우리 모두의 이야기

    원작인「가방 들어주는 아이」는 장애아뿐 아니라 그 주변 친구들이 겪을 수도 있는 고통에 대해서 생각해 보게 하는 저학년 창작도서로 2003년 MBC ‘느낌표! 책을 읽읍시다’의 17번째 선정도서이기도 했다. 비트가 강하고 위트가 넘치는 음악과 움직임을 중심으로 한 가족음악극으로 풀어낸 <가방 들어주는 아이>는 장애를 가진 영택이가 중심이 아닌, 영택이 주변의 친구들, 특히 석우의 변화와 성장을 다루고 있다.

    가방 들어주는 아이 포스트잇1

    영택이와 석우가 그려가는 따뜻한 그림동화

    초등학교 2학년 석우는 할아버지와 단둘이 살고 있다. 초등학교 개학 날, 석우는 등교 시간이 늦었으면서도 느긋하게 문방구 앞에서 오락을 하고 있다. 그것을 지켜보던 문방구 아저씨가 잔소리를 하고 석우 역시 지지 않으려고 말대답을 한다. 말다툼을 하던 문방구 아저씨는 석우에게 엄마 전화번호를 달라며 야단을 친다. 하지만 석우에게 엄마가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된 아저씨는 미안함과 안쓰러움에 축구공을 선물한다. 축구를 좋아하던 석우는 친구들과 방과 후면 매일 축구를 했다. 그러던 어느 날, 석우와 같은 반 친구로 다리 수술을 하고 1년을 휴학했던 영택이가 2학년으로 복학을 한다. 담임선생님은 영택이와 집에서 가까운 석우에게 1년 동안 매일 영택이의 가방을 들어다 주는 특별 임무를 맡긴다. 연극 <가방 들어주는 아이>는 이처럼 장애를 가진 영택이와 담임선생님의 강요(?)로 그를 도와주게 된 석우, 장애인을 친구로 두었다며 놀리는 또 다른 아이들의 모습을 통해 타인의 대해 어떤 시선과 태도를 가져야 하는가를 되묻고 있다.

    가방 들어주는 아이
가방 들어주는 아이
창작동화 「가방 들어주는 아이」는 「아주 특별한 우리 형」 「안내견 탄실이」 등 장애인을 소재로 집필활동을 하고 있는 고정욱 작가의 작품이다. 작가 역시 소아마비로 두 다리를 쓰지 못하는 1급 장애인이다. 그가 장애를 소재로 한 작품만 고집하는 것은 특별한 이유가 있다. 편견이 가득한 어른들에 비해 그대로 볼 줄 아는 순수한 눈을 가진 어린이들이 장애인에 대한 관심을 갖고 인식을 조금씩 바꾸어 나간다면 보다 나은 세상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 때문이다.

연극 <가방 들어주는 아이>는 이러한 작가의 창작의도를 극적 판타지로 확장시킨다. 영택이를 뛰게 하고 싶은 석우의 순수함과 자신을 도와준다는 것만으로 ‘쩔뚝이의 부하’라며 놀림당하는 석우를 바라보는 영택이의 시선, 반대로 장애를 가졌지만 엄마가 있는 영택이를 부러워하는 석우의 또 다른 상처. 연극은 눈으로 보는 물리적 상처 뿐 아니라 가슴 속에 가지고 있는 상처를 위로하며 함께 살아가는 세상이 그려내는 따뜻함을 한편의 동화처럼 그려냈다.

가방 들어주는 아이 포스트잇2
  • 가방 들어주는 아이 포스터
  • 일시 : 7월19일(금)∼8월 16일(금) 평일 3시, 토/일 공연 없음
    장소 : 북촌아트홀
    작/연출 : 장지연
    원작 : 고정욱
    각색 : 김수연
    연출 : 이기쁨
    출연 : 신창주, 윤찬호, 이한수리, 이효, 이학주, 김희연
    문의 : 02-765-8800

 
[최윤우의 연극미리보기] 함께 나온 기사 보기

편견에 대한 우리 모두의 성장통

조은컴퍼니
<가방 들어주는 아이>

세계의 역사와 문화를 함께 보는 무대

2013 제21회 아시테지 국제여름축제

태그 조은컴퍼니, 가방들어주는 아이

목록보기

최윤우

최윤우 연극평론가. 본지 편집장
월간 [한국연극]에서 편집장, (사)한국소극장협회 정책실장으로 근무했으며 공연예술 관련 매체에서 필자로 활동하고 있다.
E-mail parodia@naver.com
웹진 28호   2013-07-18   덧글 0
댓글쓰기
덧글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