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인

top

연극인

검색하기

한 가족을 통해 들여다보는 해방 시기의 풍경
[최윤우의 연극미리보기] 혜화동1번지 5기동인 2012 봄페스티벌 ‘해방공간’

최윤우 _ 연극 칼럼니스트

목록보기

  • 링크
  • 프린트
  • 페이스북
  • 트위터

비좁은 객석, 등받이도 없다. 비오는 날이면 옷깃에 묻은 빗방울이 옆 사람에게 슬쩍 묻을 수도 있다. 1993년부터 그런 불편함을 일부러(?) 유지한 채 관객들을 만나고 있는 대학로의 젊은 극장, 바로 혜화동1번지다. 젊은 예술가들을 위한 창작과 실험의 공간으로 20여년 가까이 한결같은 모습을 견지해오고 있는 공간. 이곳을 지켜보면 대학로를 건강하게 유지하는 신선한 꿈틀거림을 느낄 수 있다. 동인들로 구성된 절은 예술가들의 날카로운 문제의식, 그 시선이 올해는 1945년~1950년 ‘해방공간’에 닿아있다.

한 가족을 통해 들여다보는 해방 시기의 풍경

1993년부터 동인으로 운영되는 혜화동1번지의 현재는 5기 동인. 초연, 창작실험, 시대정신을 키워드로 창작실험의 무대를 만들고 있는 이들은 2011년 봄 ‘나는 나르시시스트다’라는 주제로 한국사회의 자기중심적인 사고와 타인에 대한 무관심에 대해 비판한 바 있다. 20011년 가을 주체로서의 자신과 사회 환경에 대해 고찰했던 ‘시심 - 지금 우리는 詩心이 필요하다’에 이어 2012년 봄 이들이 주목한 시대는 ‘해방공간’이다. 분단, 근대화의 대립 항으로 존재했던 친일잔재, 전범에 대한 사법판단, 인권과 보편적 가치의 구현, 세계평화 등에 대한 억압과 기피의 대상이었던 시절(1945.8~1950.6)의 희곡을 통해 일제강점기의 혼란상과 분단에 대한 당시의 역사인식을 반추해 봄으로써 ‘분단’과 ‘근대화’를 재인식하고 그 바탕 위에서 현재를 바라보고자 했다.

지난 4월 19일부터 시작돼 6월 24일까지 진행되는 이번 페스티벌은 해방공간의 역사적 의미, 해방공간 연극의 시대성을 담은 1940~50년대 희곡들을 발굴, 재조명하는 시도를 하고 있다. 문명비판과 민족 주체성 회복이라는 주제를 다뤘던 <두뇌수술>(진우촌 작, 윤한솔 연출)에 이어 5월2일부터 5월13일까지 공연되는 극단 해인의 <그날은 오다>(김송 작, 이양구 연출)는 서울 시내 중류 계급 가정을 무대로 1939년부터 1945년 9월9일 미군 진주 일까지 친일파 홍상용 일가가 겪는 가족사를 통해서 해방을 전후 한 풍경을 그려낸 작품이다.

1940년 일제시대 중류 계급이었던 홍상용은 정회총대를 맡아서 근로보국, 징용, 헌납 강요 등을 하면서 살고 있다. 국민학교 생도 인묵은 아버지의 뜻대로 경기 중학에 진학하기 위한 시험을 준비하고 있지만 자유를 찾아서 가출하여 만주로 떠난다. 사회주의자인 승용(상용의 동생)은 사상의 문제로 경찰에 체포된다. 그러나 승용은 고문을 받고 유치장으로 돌아가는 복도에서 경찰을 치고 도망친다. 6년 후 1945년 9월 9일 일본이 패전하고 미군이 진주한다. 만주로 간 인묵은 조선인 의용대에 들어가 일본군과 싸우다가 해방이 되자 고향으로 돌아온다. 승용은 해외에서 돌아온 혁명투사들을 원호하고 생활지원을 하는 한편 조선 건국사업에 매진한다. 해방 후 친일 전력에 대해서 양심의 가책으로 괴로워하던 상용은 자신의 전 재산을 인묵의 이름으로 건국사업에 기부하고 자살한다.

<그날은 오다>는 해방 직후 발표된 희곡이다. 해방을 전후한 시기의 정치와 일상이 있는 그대로 드러나 있는 작품으로 당시의 풍경을 날 것 그대로 느낄 수 있도록 원작을 거의 그대로 살려 공연된다. 또한 현재 시점에서 희곡의 창작 배경과 작품의도, 공연 당시의 분위기 등을 조망하는 해설자를 설정, 관객과의 보다 직접적인 소통을 만들어가고 있는 작품이다..

혜화동1번지 페스티벌 전체일정
공식참가작 9편
회차 일정 작품명 작가 연출 주최
1 4.19-4.29 두뇌수술 진우촌 윤한솔 그린피그
2 5.3-5.13 그날은 오다 김송 이양구 극단 해인
3 5.17-5.27 황혼 송영 김수희 극단 미인
4 5.31-6.10 호접, 66년의 침묵 김사량 김제민 극단 거미
5 6.14-6.24 우박소리 박경창 김한내 프로젝트그룹 빠-다밥

[사진제공] 극단 해인

 

  • 공연 포스터
  • 일시 : 2012년 4월 19일(목) ~ 6월 24일(일) (총65회)
    월~금요일 8시 l 토요일 3시, 7시 l 일요일 3시 (6월 6일(현충일) 8시)
    장소 : 연극실험실 혜화동1번지
    문의 : 010-2683-0213 / 010-3256-7987

 

 
[최윤우의 연극미리보기] 함께 나온 기사 보기

코미디의 법칙으로 풀어낸 무대 뒤 배우와 스태프들의 이야기

극단 적도 <노이즈 오프>

 

그래도 5월!
가족이 함께 즐기는 공연 축제

국립극장 청소년공연예술제

 

한 가족을 통해 들여다보는 해방 시기의 풍경
2012 봄페스티벌 ‘해방공간’
극단 해인 <그날은 오다>

 

태그 페스티벌, 해방공간, 극단 해인, 이양구, 김송

목록보기

최윤우

최윤우 연극평론가. 본지 편집장
월간 [한국연극]에서 편집장, (사)한국소극장협회 정책실장으로 근무했으며 공연예술 관련 매체에서 필자로 활동하고 있다.
E-mail parodia@naver.com
창간준비2호   2012-05-03   덧글 0
댓글쓰기
덧글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