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인

top

연극인

검색하기

현대사회의 부조리한 일상을 직시하다
[최윤우의 연극 미리보기] 극단 백수광부 ‘삐딱한 사회극 시리즈’ <니나> <비상사태>

최윤우_연극평론가

목록보기

  • 링크
  • 프린트
  • 페이스북
  • 트위터

동시대를 직시함으로써 부조리한 면면을 읽어내고, 그러한 현상에 대해 함께 돌아보고 사유하게 하는 것. 그것이 예술의 또 다른 역할이라고 할 때, 최근 연극계는 보다 직접적으로 그러한 일상을 무대에 그리고 있다. 현대사회 속 부조리한 사회구조와 그 속에 살아가고 있는 인간의 모습을 통해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삶의 의미와 방향에 대해 한번 쯤 곱씹게 하는 것이다. 여기 극단 백수광부가 올리는 두 편의 연극도 마찬가지다. 프랑스와 독일의 현대 사회상을 담은 <니나>와 <비상사태>는 노동현장에서 일어나는 부조리한 일상과 경쟁에 내몰린 채 불안한 삶을 살아가고 있는 현대인의 모습을 담담하게 그리고 있다.

  • 극단 백수광부의 <니나>와 <비상사태>는 프랑스와 독일의 현대 사회상을 담고 있는 작품이다. 지난 8월 자본주의로 생겨난 계층 간의 문제를 담은 고 윤영선 작가의 미발표 작 <죽음의 집2>를 재창작, 초연했던 극단 백수광부가 연작처럼 이어가고 있는 삐딱한 사회극 시리즈’다. 국내 뿐 아니라 유럽으로 시선을 넓혀 현대 사회가 안고 있는 동시대적인 문제를 마주보게 하는 백수광부의 무대는 일회성으로 시류에 편승하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사회적 문제를 고발하고 탐구하며, 그 속에서 인간의 본성과 본질에 대한 질문이 끊이지 않는 작품을 만들어가고 있다.
니나


부조리한 사회를 일상의 언어로 풀다 <니나>

마흔이 넘은 두 형제 세바스티앙과 샤를르는 어머니가 돌아가신 후 세상에 단 둘이 남은 혈육으로서 사이좋게 살고 있다. 공장에서 일하는 숙련공 세바스티앙은 세계정세에 관심이 많고 다양한 국가의 국민성을 분석하는 등 동생 샤를르에 비해서 지적인 관심이 많은 편이다. 반면 동생 샤를르는 미용실에서 일하는 직원으로 형보다는 단순한 성향을 가지고 있다. 어느 날, 샤를르와 함께 미용실에서 일하는 미용 보조 니나가 형제의 집에서 함께 살게 된다. 니나는 두 형제 사이에 갈등을 불러일으키며 기묘한 삼각관계를 유지한다. 그러나 니나는 결국 두 형제 사이의 평화를 깨뜨린 채 젊은 망명자와 도망간다.

일시 : 10월 16일(수)∼10월 27일(일)
작 : 미셸 비나베르 (Michel Vinaver)
번역 : 김경옥 연출 : 류주연
출연 : 유성진, 이태형, 심아롱

연극 <니나>는 노동의 현장에서 벌어지는 부조리 문제를 일상의 언어로 담은 작품으로 프랑스의 일상극 운동의 대표 극작가 미셸 비나베르의 국내 초연 작품이다. 평화로운 듯한 나날을 보내고 있는 두 형제는 직장에서 벌어지는 불합리한 대우와 부조리한 사건들에 대해 문제의식조차 갖지 못한 채 묻혀 살아가는 하층민이다. 마흔이 넘도록 부모로부터 제대로 된 독립도 하지 못한 채 살아가는 형제에게 찾아온 샤를르의 젊은 애인 니나. 이 기묘한 동거의 시작은 뜻밖의 사건들과 함께 세 사람의 기상천외한 관계로 이어진다. 연극은 사회 곳곳에서 벌어지는 불합리한 문제를 부조리의 틀이나 불평등한 사회 구조를 고발하는 형식보다 세 남녀의 관계에서 벌어지는 소소한 에피소드를 바탕으로 위태하고 불안정한 삶을 세밀하고 감각적인 일상의 언어를 통해 보여주고 있다. <양철지붕> <동물 없는 연극> 등을 통해 거침없지만 담담한 표현으로 인간본질을 섬세하게 그려낸 류주연이 연출을 맡았다.

니나

비상사태
경쟁사회 속 현대인의 불안을 그린 <비상사태>

마침내, 한 여자와 그의 남편은 치열한 경쟁을 뚫고, 회사가 제공하고 운영하는 안전하고 이상적인 공동체에 진입하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외부 세계로부터의 위협과, 경쟁에서 밀려났을 때 맞이하게 될 경제적 추락에 대한 공포는 이 천국 같은 삶에 미세한 균열을 만들어 간다. 폐쇄된 공동체를 외부 세계로부터 보호해주는 안전한 울타리는 이제 거꾸로 이들을 고립시키는 철책이 된다. 이 모든 불안과 위기를 덮으려는 듯 파도 소리가 끊임없이 들려온다. 평안과 위로를 강요하는 파도 소리는 점점 높아만 간다.

일시 : 10월30일(수)∼11월 10일(일)
작 : 팔크 리히터(Falk Richter)
드라마터그 : 김시호
연출 : 박해성
출연 : 박윤정, 김현중, 조재원

독일 작가 팔크 리히터의 <비상사태>는 세계 전역에서 진행되고 있는 신자유화 물결의 한 가운데서 고군분투하는 중산층의 모습을 서늘하게 그리고 있는 작품으로 한국 사회의 계급 격차와 중산층의 불안한 심리를 담고 있다.

연극은 풍요롭고 안락한 삶을 원하는 현대 중산층의 삶의 욕망, 내적 분열을 ‘고립과 감시’라는 설정을 통해 차갑게 보여준다. 모두가 꿈꾸는 유토피아의 삶에 진입한 대가로 저당 잡힌 노동력과 삶의 가치에 대해 환멸을 느낀 남자와 결국 이뤄낸 안정된 삶을 한 순간에 잃게 될까 두려워하는 여자. 그리고 이 모든 거짓 행복에서 벗어나고 싶은 소년으로 이뤄진 “중산층 가정”의 균열을 통해 무한 경쟁 속에서 스스로 붕괴되는 현대인의 불안 심리를 예민하게 그려낸다.

작가 팔크 리히터는 실제로 미국과 남미, 아시아, 프랑스 등에서 운영되고 있는 풍요롭고 안락한 폐쇄 공동체Gated Community 운영 방침과 현상을 취해, 존재하지 않는 ‘이상향’을 작위적으로 구현함으로써 발생한 아이러니와 그 속에 숨어있는 현대인의 분열적 욕망을 작품으로 담았고, 연출가 박해성은 무한경쟁과 적자생존으로 점철된 오늘날의 한국사회가 수많은 ‘폐쇄 공동체’의 겹 구조로 이뤄진 ‘비상사태’임을 차갑게 고발한다.

비상사태
[사진제공: 극단 백수광부, 코르코르디움]


  • 삐딱한 사회극 시리즈 포스터
  • 백수광부 ‘삐딱한 사회극 시리즈’
    작품 : <니나>(작 미셸 비나베르, 연출 류주연)
    10월16일(수)∼27일(일) / 선돌극장
    <비상사태> (작 팔크 리히터, 연출 박해성)
    10월30일(수)∼11월10일(일) / 선돌극장
    문의 : 02-889-3561/3562



[최윤우의 연극미리보기] 함께 나온 기사 보기

태그 니나, 비상사태, 최윤우

목록보기

최윤우

최윤우 연극평론가. 본지 편집장
월간 [한국연극]에서 편집장, (사)한국소극장협회 정책실장으로 근무했으며 공연예술 관련 매체에서 필자로 활동하고 있다.
E-mail parodia@naver.com
웹진 33호   2013-10-10   덧글 1
댓글쓰기
덧글쓰기

tkwqgb
USA

2016-04-17댓글쓰기 댓글삭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