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위자체가 수단이자 목적이 되는 것들이 있다. 그리고 꼭 그래야만 하는 이들이 있다. 한번 중심을 잡으면 쓰러질 때까지 흔들림 없이 돌아가는 팽이처럼 맹렬하게 움직일 수 있는 힘을 견지해야 하는 것들이 있다. 예술이 그렇다. 예술(연극)은 지금도 그 자체로 수단이고 목적이 되는 것을 꿈꾼다. 비정상적인 세상 속에서 인간 가치의 본질이 희석되고, 사람다움을 잃어가고 있는 현대사회에서 예술의 가치와 존재는 더 크게 다가오기 때문이다.
“모든 예술의 궁극적인 목적은 인생은 살만한 가치가 있다는 것을 일깨워 주는 것이다. 또한 그 것은 예술가에게 더 없는 위안이 된다.”는 헤르만 헤세의 말이 실질적인 이상이 되려면, 연극은 조금 더 깊은 곳에서 사회의 부조리함을 반영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럼으로써 변화 가능한 세상을 목도할 수 있는 여지를 남겨 줄 수 있는 것, 그것이 지금 우리 시대에 필요한 연극인지도 모르겠다.
그것이 가능케 하는 것은 진실함이다. 연극이라는 행위자체가 삶이자 저항이고 정신이기에 가능한 시대의 연극, 그래서 어떤 이념도 감히 들어설 수 없는 삶의 본질을 말하는 연극, 여기 두 명의 배우가 만들어내는 작품 속에 바로 그 명백한 진실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