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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화하는 것에는 이유가 있다
[최윤우의 연극 미리보기] 제10회 서울 아시테지 겨울축제

최윤우_연극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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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다행스럽다. 공연을 바라보는 시각도, 그것을 만드는 창작자의 인식도, 그것을 관람하는 태도도 많이 바뀐 어린이 연극무대의 변화를 볼 때 드는 생각이다. 교육적이어야 한다는 강박 속에서 지나치게 과장된 표현, 특별한 이벤트처럼 여겨지던 어린이연극이 이전보다 더 자유롭고 다양해진 이야기를 담는 넓은 무대로 만들어지고 있다. 분명한 변화이자 굉장히 중요한 지점이다. 아직 세상에 대한 정서나 인식, 대상에 대한 편견이 없는 아이들이 만나는 연극 한편이 하나의 세계를 만들 수 있다는 책임감이 무대를 진화시키고 있다. 동화 속을 거니는 듯한 판타지도 있고, 머릿속 질문이 구체적으로 펼쳐진 상상력이나, 아이들의 세계 속에서 그려지는 세상에 대한 이야기도 있다. 하얀 백지에 그려진 그림이 하나둘 채색되며 옷을 입듯 조금씩 색을 더하고 깊어진 무대, 그렇게 제10회 서울 아시테지 겨울축제가 시작된다.

  • 올해 10회를 맞이하는 '서울 아시테지 겨울축제'는 한 해 동안 공연된 작품 중 예심을 거쳐 선정된 7개의 작품을 선보이는 무대다. 즉, 작품의 완성도를 이미 검증받은 공연이며, 2013년 공연됐던 아동청소년 공연을 결산하는 또 다른 의미가 더해져 있다. 이전보다 다양한 주제와 표현들로 풍성해진 축제는 영상 화면에 익숙한 아이들, 그런 아이들과 어떤 시간을 가져야 할지 고민되는 부모가 공통의 관심사를 갖고 서로의 생각을 나눌 수 있는 특별한 시간이다.

    공연창작집단 뛰다 <맨발땅 이야기>

  • 인간의 본성과 가치에 대한 질문

    세밀하게 깎은 나무인형, 소박하고 재미있는 발상이 가득한 소품들을 활용한 공연창작집단 뛰다의 <맨발땅 이야기>는 DMZ에 살고 있는 주인공 ‘도리’와 ‘토리’를 통해 전쟁의 발단과 평화에 대해 이야기한다. 비극적인 역사, 여전히 남아있는 우리 시대의 문제를 나무인형, 흙, 종이를 통해 생생한 풍경을 느끼게 하는 독특한 작품이다. 지울 수 없는 아픈 역사를 담아낸 연극, 극단 민들레의 <꽃할머니>도 특별한 경험을 만나게 하는 작품이다. 위안부 피해 할머니의 실제이야기를 담은 동명의 그림책을 연극으로 재창작한 이 작품은 할머니의 삶과 당시의 역사를 아름다운 예술적 표현으로 풀어냈다. 대사를 통한 설명보다 섬세한 움직임으로 감정을 극대화시킨 작품이다.

    <맨발땅 이야기> 1.3∼1.5 1시, 3시 | 아르코예술극장 소극장
    <꽃할머니> 1.9∼1.11 11시, 2시 | 대학로예술극장 소극장
    <18청춘잔혹사> 1.3∼1.5 2시, 5시 | 대학로예술극장 소극장

    청소년전문극단 진동의 록뮤지컬 <18청춘잔혹사>는 아이들의 세계를 그린다. 눈앞에서 벌어지는 학교폭력의 심각성, 하지만 해결을 포기한 채 모두 고개 돌려 외면하고 있는 현실을 담았다. 폭력과 무관심, 방관과 외면이 또 다른 죽음을 불러오는 이 시대 학교폭력의 실상을 사실적으로 그린 작품이다.

    극단 민들레 <꽃할머니>, 청소년전문극단 진동 <18청춘잔혹사>

    세 작품에는 무겁고 진중한 역사는 물론 인식하고는 있지만 애써 외면하고 있는 현대사회의 문제를 여과 없이 드러내는 등 결코 가볍지 않은 질문이 담겨 있다. 하지만 객관식처럼 정해진 답은 없다. 다만 그 문제가 어디서부터 비롯되고 있는가를 함께 고민해보는 것이다. 그것 또한 교육적 접근만은 아니다. 같은 시대의 본질과 현상을 한 개인의 인격체로서 함께 마주하고 바라보는 것, 이 작품들이 갖는조금 더 특별한 가치다.


  • 다양한 형식이 더해진 상상력의 무대

    뮤지컬 창작터 하늘에의 <목 짧은 기린 지피>는 동화를 원작으로 한 창작뮤지컬이다. 서로 다른 모습과 개성을 인정할 때 더 풍성해지는 관계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을 말하고 있는 작품. 아프리카 초원의 모험 속으로 용감하게 떠나는 '지피'의 여행 속 환상의 장면들, 동화 속의 동물들이 무대 위에서 부르는 라이브 노래와 춤 등 볼거리가 풍부한 작품이다. 붓과 종이로 채워지는 극단 하땅세의 <붓바람>은 선이 매력적인 동양화와 다양한 색감의 서양화가 시각을 자극하는 감각적인 무대를 그린다. 동생이 없어 외로운 대성이가 돼지 달봉이와 떠나는 유쾌한 동생 만들기 프로젝트라는 이야기를 축으로 실로폰, 아코디언, 북소리로 이어지는 음악, 배우들이 몸짓으로 만들어내는 무대 등 잔잔한 감성을 자극하는 작품이다.

    네 명의 판소리꾼이 신비한 하얀 눈썹을 가진, 천살 먹은 호랑이 이야기를 들려준다. 천연덕스러운 말놀이, 판소리 특유의 너스레와 재담, 그리고 상상력을 자극하는 이야기로 눈길을 끄는 국악뮤지컬집단 타루의 <하얀눈썹 호랑이>는 판소리와 라이브 국악연주로 들려주는 옛날이야기다. 어른도 쉽게 접하기 힘들고, 선뜻 발걸음을 옮기기 어려운 국악무대의 장점을 아이들의 눈높이로 극대화한 작품이다. 달과 지구를 구해야만 하는 과학자 토끼들과 청소부 토끼의 특별한 도전을 그린 이야기꾼의 책공연 (청소부 토끼)는 뮤지컬과 마임을 통해 환경의 중요성에 대해 생각해 보게 하는 작품이다. 그림책을 각색한 마임뮤지컬로 그림과 글 사

    <목 짧은 기린 지피> 1.3∼1.4 11시, 2시 |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
    <붓바람> 1.6∼1.7 11시, 2시 |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
    <하얀눈썹 호랑이> 1.6∼1.8 1시, 4시 | 대학로예술극장 소극장
    <청소부 토끼> 1.9∼1.11 1시, 3시 | 아르코예술극장 소극장

    이에 숨어 있던 이야기의 상상력을 배가시켰다. 달까지 청소부 토끼를 보내야만 하는 과학자 토끼들의 지혜가 마임과 3개의 프레임, 노래와 연주음악으로 상상력을 확장시키며 자연과 함께 사는 삶의 중요성에 대해 생각해보게 한다.

     극단 하땅세 <붓바람> , 이야기꾼 책공연 <청소부 토끼>

    연극무대의 가장 특징은 극적 상상력이다. 활자가 일어나 걷고, 시공간을 초월하며, 바람과 태양이 말을 건다. 동식물은 친구가 되고, 믿을 수 없는 일이 있을 법한 일이 되는 신기한 경험도 할 수 있다. 무대만이 특징이라고? 영화, 게임 등 미디어의 세계 역시 그렇다고 반문할지도 모르겠다. 그럴 수도 있다. 하지만 가장 큰 차이점이 있다면 그 상상력을 만들고, 그 이상을 넘나드는 주체가 바로 무대를 바라보는 자신이라는 데 있다. 만들어진 세계가 아니고, 정해진 틀도 없는 열린 공간에서 마주하게 되는 상상력의 세계는 어떤 장르도 따라올 수 없는 특별함이다. 드로잉, 판소리, 마임, 뮤지컬 등 다양한 양식으로 세계를 확장시킨 작품들 역시 이번 아시테지 겨울축제의 특별한 무대임에 틀림없다.

  • 서울 아시테지겨울축제 포스터
  • 일시 : 2014년 1월 3일 ∼ 1월 12일 총 10작품, 46 회 공연
    장소 :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소극장, 아르코예술극장 소극장
    주최 : (사)국제아동청소년연극협회 한국본부
    문의 : 02-745-5864 / www.assitejkorea.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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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 아시테지, 겨울축제, 어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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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윤우

최윤우 연극평론가. 본지 편집장
월간 [한국연극]에서 편집장, (사)한국소극장협회 정책실장으로 근무했으며 공연예술 관련 매체에서 필자로 활동하고 있다.
E-mail parodia@naver.com
제38호   2013-12-19   덧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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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zsmgjov
mzwnra@pzthrp.com

2014-05-30댓글쓰기 댓글삭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