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인

top

연극인

검색하기

당신은 바람직한 인간인가요?
㈜이다 엔터테인먼트, 극단 공상집단 뚱딴지 <바람직한 청소년>

김슬기_국립극단 학술출판연구원

목록보기

  • 링크
  • 프린트
  • 페이스북
  • 트위터

당신은 바람직한 인간인가요?


  • 당신은 바람직한 인간인가요?

    누굴 위한 반성문이지?

    배경은 하필 고등학교, 그리고 ‘하필’ 고등학교의 ‘바람직한’ 청소년. 소름 끼치도록 폭력적인 조합이다. 하긴 고등학교가 아니라고 해도 달라질 게 없긴 하다. 하필 회사에서든, 하필 군대에서든… 문제는 하필 이곳이기 때문일지도. 어쨌든 그 하필 고등학교에서 바람직한 학생으로 거듭나기 위해 장장 한 달간이나 반성문을 쓰는 아이들이 있다. 그런데 말이다. 반성문의 목적이란 원래 그 순간의 기를 꺾어놓는 것 아니었던가. 다들 경험해봐서 알겠지만(!) 반성문을 쓰면서 스스로를 반성하는 인간은 없다. 그러니 매일 열 장씩 한 달 내내라는 조건은 도대체가 그 목적이 불순하다.
    전교 1등인 이레는 명백히도, 남자끼리 키스를 했다는 이유로 반성문을 쓰고 있다. 누군가 늦은 밤 과학실에 남아 공부를 하던 지훈과 이레가 키스하는 장면을 사진으로 찍어 학교 게시판에 붙여버렸던 것. 학생주임인 체육 선생은 이를 두고 “난. 네가. 평범하게. 정상적으로 살았으면 좋겠다. 내 말. 알지? 다시 그러지 않겠다고. 잘못했다고. 잠깐 방황했었다고, 그렇게 쓰면 되는 거야.”라고 말한다. 바람직한 청소년 만들기, 참 쉽다. 이런 이레와 함께 반성실에서 반성문을 쓰게 된 현신. 오토바이를 훔쳐 타다 사고를 낸 현신은 이번에 다시 징계를 받으면 퇴학이다. “너… 졸업할 생각이 있냐? […] 고등학교는 졸업해야 할 거 아니냐.” 역시, 쉽다.

    당신은 바람직한 인간인가요?

    아, 이것이 리얼이로구나

    이레는 현신의 반성문을 대신 써주는 조건으로, 그에게 사진을 찍은 범인을 찾아주길 제안한다. “오빠 여자 좋아해”라고 이레를 비아냥대던 현신은 어느새 그의 고통을 마주하게 되고, 범인 찾기 과정에서 이들 주변의 온갖 위선과 폭력이 하나 둘 수면 위로 떠오른다. 놀라운 것은, 이 모든 상황 전개가 어디 하나 억지스럽지 않게 지극히도 그럴 듯하다는 것. 하지만 그 리얼함은 비단 청소년들이 뱉어내는 날 것의 언어나 왕따 문제, 혹은 학교 폭력 등의 현실을 폭로하는 것 정도에 머무르지 않는다. 곳곳에서 벌어지는 문제적 순간의 정수를 포착해내는 작가의 날카로운 시선과 섣부른 교훈적 메시지나 결론을 유보한 채 극을 유기적으로 엮어가는 연출, 그리고 청소년기를 지난 지 이미 한참인 배우들의 열연까지 더해져 작품은 폭주하는 생동감으로 숨이 막힌다.
    지난 해 무려 32:1의 경쟁률을 뚫고 CJ문화재단 ‘크리에이티브마인즈_연극’에 선정된 이 작품은 올 초 공연화되어 이미 관객을 만난 바 있다. 초연과 달라진 점이 있다면, 당시 순둥이에 가까웠던 이레의 캐릭터가 보다 독해지면서 모든 인물의 고통과 아픔이 한결 분명해졌다는 점. 덕분에 이 작품은 청소년들에게 현실 감각을 일깨울 뿐만 아니라, 성인 관객들에게도 또한 ‘그땐 그랬지’ 정도의 향수를 소비하는 감상을 넘어 우리 모두를 둘러싼 냉혹한 조건을 직시하게 한다. 이것은 ‘하필’ 고등학교의 ‘바람직한’ 청소년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 ‘하필’ 지금 당신이 있는 그곳의 ‘바람직한’ 인간상에 대한 일갈이다.

    당신은 바람직한 인간인가요?

    현실보다 더 현실 같은

    한 가지 더, 이야기의 줄거리나 인물 묘사만으로는 절대 확인할 수 없는 무대의 역동성! 현실 그 자체의 리얼함이나 영상이 주는 핍진성은 따라올 수 없는 지금 우리 사회에 대한 강렬한 은유가 바로 이 무대에 있다. 여기, 연출과 작가가 설정한 무대의 밑그림 중 짤막한 단서만을 살짝 공개한다. 완성된 그림은 극장에서 확인하시길!

    당신은 바람직한 인간인가요?

    당신은 바람직한 인간인가요?

    * 이오진 작가의 극작이 궁금하신 분들은 웹진 [연극in] ‘10분 희곡 릴레이’의 첫 번째 작품
    「개인의 책임」을 읽어보세요.

    [사진: CJ문화재단 제공]

  • 당신은 바람직한 인간인가요?
  • 일시 : 7월 18일~8월 31일 평일 8시 /
    주말 및 공휴일 3시, 6시
    장소 : 대학로 아트원씨어터 3관
    작 : 이오진
    연출 : 문삼화
    출연 : 이현균, 민재원, 구도균, 나하연, 문병주,
    오민석, 한규원, 한상훈, 박원진
    문의 : 02-762-0010


[궁금하다 이 연극] 함께 나온 기사 보기

태그 당신은 바람직한 인간인가요?, 극단 공상집단 뚱딴지

목록보기

김슬기

김슬기 공연저술가
창작을 위한 읽기와 기록을 위한 쓰기를 하고 있다. 공연예술의 창작과 수용 과정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가치에 주목한다. 월간 <한국연극> 기자로 근무했고, 국립극단 학술출판연구원으로 일하면서 연극과 관련된 출판물과 아카데미 프로그램을 기획했다. 대학원에서 연극 이론을 공부하고 있으며, 공연 드라마투르그를 비롯해 각종 연구와 글쓰기를 병행하고 있다.
제48호   2014-07-17   덧글 1
댓글쓰기
덧글쓰기

123123
111111

2014-09-01댓글쓰기 댓글삭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