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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복희, 슬픈 복희
남산예술센터, 극단 백수광부 <즐거운 복희>

김나볏_공연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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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복희, 슬픈 복희


  • 즐거운 복희, 슬픈 복희

    ‘알레고리의 작가’, 인간 정체성의 모호함을 논하다

    알레고리란 말하고자 하는 바를 그대로 드러내지 않고 다른 것에 빗대어 설명하는 방식을 일컫는 단어다. 이강백 작가는 <결혼>, <파수꾼>, <북어 대가리> 등 우화와 비유가 가득한 비사실주의 작품을 주로 쓰면서 ‘알레고리의 작가’라는 별명을 얻었다. 알레고리 극에서 정교한 논리는 필수다. 그러나 또 작가가 우화적 장치의 작동에만 몰두할 경우 극의 흐름이 지나치게 정형화되어 극의 재미가 떨어진다. 풍부한 상상력과 더불어 인생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가 수반되어야 매력적이면서도 설득력 있는 알레고리 극이 탄생한다.

    알레고리의 작가라는 별명에 걸맞게 이강백 작가의 작품에서는 대가의 솜씨가 느껴진다. 특히 예술작품에 대한 검열이 엄혹하던 독재시대를 지나고 문민정부 시대 이후로 접어들면서 점차 비사실주의로부터 벗어나는 경향을 보여 주목된다. 우화와 비유적 장치는 여전하지만 인물이나 배경 설정 등에서 사실주의적 성향이 더욱 강해지면서 극이 훨씬 더 풍성하고 유연해졌다. 최근 작품의 경우 사회에 대한 비판의식이 여전히 날카롭게 빛나는 가운데, 극의 주제를 더욱 깊이 탐구하는 모습이 엿보인다.

    이강백 작가가 이번 <즐거운 복희>를 통해 고찰하고자 하는 인간의 실존적 고뇌는 바로 인생의 모호함이다. 이를 가장 강력하게 상징하는 인물은 다름 아닌 주인공 복희다. 복희는 장군의 딸로, 장군이 죽은 뒤 펜션을 물려받는다. 이후 복희는 다른 펜션 주인들의 손님 끌기 욕심에 따라 날마다 눈물지으며 아버지의 묘소를 참배하는 ‘슬픈 복희’의 삶을 강요당한다. 작가는 ‘진짜 복희’ 이야기와 ‘타인이 만들어낸 복희’ 이야기를 번갈아 오가며 선과 악, 진실과 허구의 모호함을 설파한다. 아버지의 죽음에 눈물짓는 복희는 ‘슬픈 복희’이지만 나팔수의 경쾌한 나팔소리에 매료되는 복희는 분명 누가 봐도 ‘즐거운 복희’의 모습이다. 즐거움과 슬픔 사이를 넘나드는 복희의 모습은 결국 어느 한 편에 완전히 속하지 못하고 경계인으로서 살아가는 인간의 숙명을 상징한다.

    즐거운 복희, 슬픈 복희

    경계인들이 사는 곳… 기대를 모으는 공간연출

    작가는 <즐거운 복희> 집필 당시부터 남산예술센터 드라마센터 무대를 염두에 두고 썼다고 말한다. 작가의 의도적(?) 집필을 감안해볼 때 관객은 공연팀이 과연 어떻게 무대를 100% 활용해낼 지를 관람 포인트로 잡아도 좋겠다. 사실 드라마센터의 깊은 원형무대는 특유의 분위기와 멋을 자랑하긴 하지만 연출가들 사이에서는 공간 활용이 까다롭기로 유명하다.

    이성열 연출가는 “이강백 선생님께서 깊이감 있는 무대를 통해 호수를 표현해주길 원하셨다”면서 “원형무대는 배우들의 동선에 따라 때로는 호수, 때로는 펜션이 되며 무대 뒤 편 갤러리도 적극 활용할 예정”이라고 소개했다. 특히 호수는 이 공연의 강력한 상징이 될 예정이다. 작품은 본극과 막간극의 이중 구조로 구성돼 있다. 본 극은 호숫가 펜션 주인들이 자신들의 욕망을 채워나가기 위해 ‘슬픈 복희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과정을 그린다. 여기에 반해 막간극은 복희의 독백으로만 이뤄진다. 무대가 어느 순간에는 펜션이었다가 또 다른 순간에는 호수가 되는 식인데, 무대를 사용하는 이 같은 방식이 이 극의 상징하는 바를 더욱 견고하고 풍성하게 할 것으로 예상된다.

    독일 철학자 발터 벤야민은 전체에서 떨어져 나와 비체계적인 부분으로 이뤄진 알레고리가 절대적인 진리나 보편적 개념이 부재하는 현대사회를 읽어낼 방법으로 매우 적절하다고 보았다. 이강백 작가와 이성열 연출가가 빚어낸, 생각을 돕는 다양한 연결고리는 어떻게 우리의 실존 문제를 건드릴까? 이 연출가의 작품 해석에 따르면 사회적 풍자성과 연극적 매력을 동시에 갖춘 공연이 모처럼 하나 추가될 듯한 예감이 든다. “인물이 사실적이지만 줄거리는 우화적인 공연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복희는 자신은 ‘즐거운 복희’가 되고 싶지만 ‘슬픈 복희’를 강요당하고 끝내 탈출을 감행하죠. 사람들은 그런 복희를 죽었다고 가정하고 가짜 장사를 지냅니다. 그래야 현 체제를 유지하고 경제적인 이익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죠. 다분히 우리 사회를 빗댄 작품이라고 할 수 있어요.”.
  • 즐거운 복희, 슬픈 복희
  • 일시 : 8월 26일~9월 21일, 평일 8시, 토 3시7시, 일 3시, 월 쉼
    (9.7~9.9 공연 없음/ 9.10 8시 공연 있음)
    장소 : 남산예술센터
    작 : 이강백
    연출 : 이성열
    드라마터그 : 김옥란
    출연 : 이인철, 이호성, 강일, 유병훈, 박완규, 박혁민, 전수지
    문의 : 02-758-2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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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 즐거운 복희, 슬픈 복희, 남산예술센터, 극단 백수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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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나볏

김나볏 공연칼럼니스트
신문방송학과 연극이론을 공부했으며, 공연에 관한 글을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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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0호   2014-08-21   덧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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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민유진
그리고 인용부호 없는 인용문은 문제가 있지 않나요?
벤야민 운운하신 부분을 두고 한 말입니다.

2014-09-17댓글쓰기 댓글삭제

유민유진
알레고리는 비유와는 조금 다른 건데...

2014-09-17댓글쓰기 댓글삭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