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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많은 너무 적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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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유령. 극장의 주인. 연극이 있던 자리를 배회하는 존재. 말해졌으나 등장하지 못한 인물들과 잔치를 벌이네. 내가 살피는 건 너의 마음. 연극을 보기위해 찾아오고 떠나간 관객의 얼굴에서 이야기를 찾아내지. 나는 유령. 극장의 나의 집.

(한국연극에게)
너무 많은 극장 너무 적은 무대
너무 많은 전환 너무 적은 변화
너무 많은 억지 너무 적은 논리
너무 많은 실험 너무 적은 실천
너무 많은 술집 너무 적은 책방
너무 많은 선배 너무 적은 동료
너무 많은 노동 너무 적은 페이
너무 많은 체홉 너무 적은 소냐

너무 많은 불평 너무 적은 비평
너무 많은 가난 너무 적은 존엄

불안하다 ver.04 ? 로봇을 이겨라

(열혈예술청년단에게)
너무 많은 디스 다소 적은 유머
너무 많은 열혈 다소 적은 냉철
너무 많은 폭로 다소 적은 고백
너무 많은 발견 다소 적은 수습
너무 많은 서사 다소 적은 담론
너무 많은 승리 다소 적은 실패
너무 많은 미래 다소 적은 비전
너무 많은 니체 다소 적은 다윈

너무 많은 로봇 다소 적은 인간
너무 많은 불안 다소 적은 불온

불안하다 ver.04 ? 로봇을 이겨라

(우리에게)
너무 많은 다원 너무 적은 협업
너무 많은 선생 너무 적은 친구
너무 많은 정책 너무 적은 정직
너무 많은 중심 너무 적은 주변
너무 많은 유망 너무 적은 무명
너무 많은 진보 너무 적은 진화
너무 많은 박수 너무 적은 감동
너무 많은 정답 너무 적은 질문

너무 많은 초대 너무 적은 환대
너무 많은 극장 너무 적은 무대
너무 많은 가난 너무 적은 존엄
너무 많은 유령 너무 적은 실존

(밴드 뇌태풍의 “너무많은 너무적은”에서 아이디어 참조)

불안하다 ver.04 ? 로봇을 이겨라

ps. 스타시티의 유령은 노래하는 유령. 2시간 40분 내내 이 연극을 스릴있게 즐겼다네. 연극은 시대의 정신적 희망이다! 를 외치는 단체의 위층에선 상투적인 한국연극-휴머니즘을 거부하는 한국연극-니힐리즘의 선언(한국연극, 이래서 되겠냐?)이 있었다네. 인간의 장막을 뚫고 진격하는 초속 20cm(아직은)의 로봇들이 있었다네. 스타시티의 유령은 언젠가 무대 위에 서게 될 새로운 존재, 로봇에게서 전율을 느꼈다네. 연기력 평가로봇 액코, 리액션 로봇인 매봇(매를 맞아), 진정성 판별기 진정이(대학교 연기과에서 구입바람), 위로로봇 SIS 등등이 이 연극의 주인공들이었다네. 인간-배우 이후엔 이들이 활약하는 시대가 올 것이라네. 4명의 배우들과 1명의 조연출 - 온갖 지방연극제의 연기상을 휩쓴 최영렬과 진정성으로 무장한 이종민과 자기가 기준이 되어 새로운 척도를 제시하는 홍승비와 경력은 짧지만 무한-배움으로 연기력을 증강시키는 염문경, 그리고 깨알같은 조연 김수현 - 은 열심히 무대 위에서 굴렀다네. 앞으로 수년간 진화된(다 하더라도) 로봇조차(?) 할 수 없을 것 같은 기이한 연극적 앙상블과 육체적 뒤엉킴으로 무대를 채웠다네. 그들에게 박수를, 그리고 두 시간을 훌쩍 넘는 그 시간을 색다르게 즐긴 관객들에게도 찬사를! 그리하여 유령은 공연을 되새기기 보단, 열혈예술청년단의 언술대로 한편의 노래를 남기네.

[사진: 컬처버스 제공]

불안하다 ver.04 ? 로봇을 이겨라 포스터

일시
11월 6~16일
장소
대학로 스타시티 예술공간 SM
구성·연출
윤서비
공동창작
최영열, 이종민, 홍승비, 염문경, 유재미, 윤서비
인간출연
최영열, 이종민, 홍승비, 염문경, 김수현
특별출연
이옥주
비인간출연
액코, 매봇, 진정이, SIS, 요한1/2/3호, 로이마, 더미

태그 열혈예술청년단 작품,로봇을 이겨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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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세

정진세 극단 문(Theatre Moon) 극작가.
연극원에서 연극이론과 서사창작을 공부했으며, 현재는 주로 홍대 앞에서 공연제작 및 비평 활동을 하고 있다.
페이스북 facebook.com/jinse.j
제 56호   2014-11-20   덧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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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갑자기 생각나서 그 노래를 들었는데, 반갑네요.

2014-11-21댓글쓰기 댓글삭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