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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에이티브 VAQi <소소한 극장 - ‘누군가는 듣고 있어’> <꼬마 짱꼴라>

정진세
올해 페스티벌은 어떻게 기획되었나요?
전강희
(축제
드라마터그)
작년 이야기를 먼저 해야 할 것 같아요. 작년에는 크리에이티브 VAQi의 배우들과 지인들이 모여 작은 연극을 만들어 보자는 거였어요. 이경성 연출이 말했듯 공연을 만들어 극장에 올리는 것이 복잡하고 어려운 시대에 좀 더 작은 연극, 주류 무대가 아닌 장소로 침투할 수 있는 연극을 만들어보자는 것이 의도였어요. 그리고 이 공간에서 과연 어떤 연극을 할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도 있었어요. 우리들이 한 번 즐겁게 놀아보자가 중점이 되었던 축제였어요. 그런데 예상보다 많은 분들이 호응을 해 주셨어요. 공간과 공연을 아주 좋아해 주셨어요. 올 초에 이경성 연출이 올해는 20대들에게 공간을 내주면 어떨까라고 연락이 왔어요. 최근 졸업했거나 졸업을 앞둔 친구들에게 공간을 주면 우리보다 더 신선하지 않을까, 공간이 더 절실한 건 이들이 아닐까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저는 지금 부암동의 ‘소소한 극장’에 있습니다. 크리에이티브 VAQi(이하 VAQi)가 주관하는 제2회 워크숍 페스티벌의 현장인데요, 아주 작은 규모의 극장에서 1-2인의 창작자들이 15분 내외 단막극을 올리는 행사를 떠올리면 되겠습니다. 그러니까, 작년 이맘때 저는 객석 맨 뒷자리에서 음향을 조정하고 있었습니다. 저 또한 1회에 참가했던 창작자였거든요. 올해도 어김없이 축제가 열렸고 새내기 창작자들을 보기 위해 지금은 객석에 앉아 있습니다. 감회가 퍽 새롭네요.
작년의 경우, VAQi의 성수연, 나경민, 장수진, 김성훈과 초청을 받은 극단 문의 장미가 출연하면서 대표 배우들의 열전 느낌이었다면, 특별히 이번에는 20대의 작가와 연출가, 배우들에게 그 초점이 맞춰졌습니다. "내가 믿는 이것" 이라는 주제에 이어서 올해의 타이틀은 "누군가는 듣고 있어"입니다. 말하는 '나'에서 듣는 '누군가'로 그 대상이 옮겨졌다는 것이 의미심장하네요. 나의 속내를 이야기하는 것을 넘어서, 우리의 ‘함께’임을 증언하겠다는 결연한 의지도 엿보이고요. 극장지기 이경성 연출가는 축제 소개글에서 이렇게 운을 떼었습니다. “젊음의 불안이 존재론적 불안으로 충분히 사유되지 못하고, 사회적 불안으로 말미암은 고통으로 소진되어 버리기 때문에 지금의 20대는 역경의 나이대로 인식되고 있다” 고. 실상, 지금의 20대는 에겐 ‘자발적 포기’ 라는 말이 서글프게 번지고 있지요. 고통을 피하는 방법이기도 하지만 그것은 한편으로 존재를 부정하는 것은 아닌지. 그런 와중이라 ‘예술’ 과 ‘극장’ 을 포기하지 않고 나름의 방식으로 축제를 계획한 부암동 청년들의 이야기가 더더욱 궁금했습니다.
아, 본격적으로 공연을 중계하기 전에 소소한 극장에 대한 설명을 드려야겠군요. 소소한 극장은 일반적인 극장과는 좀 다른 곳입니다. 원래는 집에 붙어 있는 방을 개조한 곳인데, 거주공간으로 혹은 연습공간으로 사용되던 곳이었죠. 극장으로 쓰면 어떨까, 하는 의견이 나와서 의자를 두고 조명을 달았는데, 이게 웬걸 생각보다 멋진 극장이 되었다고 합니다. 물론, 관객은 15명 내외로 입장할 수 있고, 무대 중앙에 한 명의 배우가 서면 적당한 크기입니다. 무대 뒤 창문을 열면 인왕산의 아름다운 경치가 펼쳐지는, 그러니까 도심 속 극장이 아니라 자연의 품에 안긴 극장이라 할 수 있습니다.

정진세
20대들은 어떻게 선택되었나요?
전강희
막상 20대 연출가들에게 연락을 하려다보니, 제가 20대라고 생각했던 친구들이 모두 30대가 되어 있었어요. 20대 연극인들이 많이 있을 텐데, 이들을 만나야 겠다, 라고 의식하지 않으면 눈에 보이지 않더라고요. 너무 무심했지요. 소소한 극장에 참여한 예술가들은 그간 활동을 하면서 알게 된 친구들이 대부분입니다. VAQi에서 조연출을 했던 친구도 있고요. 외부 행사를 기획하면서 참여자로, 또는 스태프로 만났던 친구도 있습니다. 학교 후배도 있고요.

크리에이티브 VAQi <소소한 극장 - ‘누군가는 듣고 있어’> <환생 설계소>

첫 번째 작품은 한예솔 작가의 <환생 설계소>입니다. 작가가 직접 여행 가방을 끌고 나오면서 본격적인 연극이 시작됩니다. 제목 그대로 자신의 ‘환생’을 스스로 설계하는 설정이 바탕에 깔려있는데, 작가가 구성한 조건들이 퍽 재미있습니다. 전생에 나라를 구하지도 못했고, 인류에게 딱히 도움도 되지 못한 ‘나’는 D등급을 받는데요, 다시 태어나는 옵션으로 절세미녀지만 찢어지게 가난하다거나, 아토피와 천식과 같은 만성질환을 기본 장착해야 한다거나, 사랑을 하되 무조건 실패해야만 하는 경우가 잇따릅니다. 가장 공감했던 부분은 찬스카드였는데요, 로또에 당첨되거나, 큰 병을 앓지 않거나, 재난을 피할 수 있다거나 하는 찬스 중 무엇을 선택할거냐의 기로에서는 한국사회에서 피해갈수 없는 딜레마적 조건이 실감나게 나타났습니다. 환생이라는 현실도피가 외려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역설적 효과를 발휘했던 것이지요.
결국, 삶의 조건을 선택하는데 걸리는 9분이라는 시간제한과 결정되면 평생을 그렇게 살아야 한다는 압박감은 관객들에게 은근한 재미와 긴장감을 부여했습니다. 선택장애를 겪던 등장인물은 환생 설계를 포기하고 엄청난 위약금을 물고 맙니다. “이번 생은 망했어”라고 하는 체념적 조건들을 성찰하고, 그렇다면 “다음 생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는 작가의 냉철한 진단이 희극적으로 버무려진 유쾌한 작품이었습니다.

크리에이티브 VAQi <소소한 극장 - ‘누군가는 듣고 있어’> <쓰레기극-우리가 만든 세상>

두 번째 작품은 장재원 작가의 <쓰레기극-우리가 만든 세상>입니다. 마찬가지로 작가와 연출, 그리고 출연진이 동일한 1인극입니다. 먼저 스마트한 외모의 사회자가 등장하여 극의 컨셉을 소개합니다. 두 종류의 쓰레기를 구분하고 이들을 만나게 함으로서 이야기를 구성한다는 설정이었지요. 사회자는 구겨진 신문기사를 미리 쓰레기통에 넣어두었는데, 조선일보와 한겨레신문을 균등하게 나누었습니다. 아마도 이야기의 주제가 일방적으로 흘러가지 않게 만든 의도적 장치였겠지요. 사회자는 관객들에게도 쓰레기를 걷었습니다. 이 연극은 제목처럼 우리가 버린 쓰레기들로부터 만들어진 세상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자 했던 것이지요.
작품은 네버엔딩 스토리처럼 이야기가 물고 물리는 방식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일종의 ‘오브제 즉흥극’이기도 했는데요, 관객들이 버린 쓰레기가 화제에 개입하는 지점이 재미있었습니다. 불타는 금요일 이야기를 하다가 비정규직 이야기가 나오고, 민주노총의 이중성을 고발하다가 자신의 이중성을 반성하기도 합니다. 결국 ‘쓰레기’와 신문기사의 ‘이슈’들, 그리고 사회자의 자성적인 ‘멘트’는 묘한 앙상블을 이루며, 밑도 끝도 없는 이야기로 확장되지요.
기대했던 것과는 다르게 - 세태풍자나 시사논평으로 흘러가지 않고 - 그저 사회의 모습들을 읽어 내려가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사회자는 쓰레기를 매개하는 자이며 동시에 이야기를 풀어가는 자로서, ‘중립적인’ 태도를 시종일관 유지했습니다. 상반되는 관점이 필요할 때는 언급을 했고, 그 자체로 우습고 한심한 뉴스일 경우는 읽고 말았습니다. 객석을 향한 선동이나 강요가 없었기 때문에, 관객들은 ‘쓰레기’가 ‘이야기’를 거쳐 ‘의미’로 변주되는 상황에 온전히 참여할 수 있었습니다. 좀, 정신없긴 했지만요.

세 번째 작품은 병맛코드를 선보이는 극단 병(丙) 소사이어티 송이원 연출가의 <꼬마 짱꼴라>입니다. ‘꼬마 니꼴라’를 패러디한 제목에서 심상치 않은 기운이 엿보입니다. 중국식 모자를 쓴 니꼴라가 세발자전거를 끌고나오고, 사모관대를 쓴 나레이터가 시작을 알릴 때부터 관객들은 웃음을 터뜨리지요. 극에서 감지되는 희극적인 분위기와는 다르게 이 작품은 한국에서 거주하는 외국인의 정체성 이야기를 다룹니다. 짱꼴라의 아빠가 중국, 엄마가 대만 출신이라는 점에서 그 ‘경계인’ 적 상황은 더욱 다층적으로 전개되지요.
천진난만한 짱꼴라는 개학을 하루 앞둔 3.1절에 자신의 집에만 태극기가 걸려있지 않은 ‘사태’를 겪고 엄마에게 따져 묻지만 우린 한국 사람이 아니니까, 라는 말을 듣게 됩니다. 이 당황스런 한마디에 빠져든 짱꼴라가 발견한 명제는 바로 “우리나라가 우리나라가 아니다”라는 말이었지요. 이 문장은 ‘국민’ 이나 ‘국적’ 의 허구적 체계를 고발하는 것이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국가를 부정하는 위험한 말이기도 할텐데요, 어린 짱꼴라는 이러한 부조리가 마냥 신기하기만 합니다.
이 작품은 외모와 언어와 거주지가 한국인과 똑같은 ‘짱꼴라’ 가 한국에서 살면서 겪는 모종의 차별과 불일치와 불편에 대해서 발언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가 우리나라가 아니다” 라는 문장에 이어 “홍콩가자” 라는 말의 등장은 다층적인 의미망(지역, 중립국, 황홀함)을 배가시키며, 짱꼴라를 더욱 헷갈리게 했습니다. 결국, 이를 이해하려 애쓰던 꼬마는 배제와 차별이 작동하는 어른들의 세계에 진입을 포기하고 맙니다. 그간 한국사회에서 벌어지는 민감한 현상들을 포착, 병적인 인물들의 병맛스런 상황으로 풀어냈던 연출가는 이번엔 진지하고 자전적인 이야기를 전했습니다. 경계인의 이야기와 병맛코드가 이뤄낸 균형이 아직은 아쉽지만, 좀 더 강력한 부조리극을 예상할수 있었습니다.

크리에이티브 바키 <소소한 극장 - ‘누군가는 듣고 있어’> <신문지에 그린 그림>

네 번째 작품은 프로젝트 그룹 함의 <신문지에 그린 그림>입니다. 서가영 작가가 쓰고, 김무늬 배우가 출연하였습니다. ‘골낭종’이라는 병에 걸린 여섯 살 소녀가 병원에서 겪은 이야기를 전하고 있는데요, 배우는 첫 경험, 첫 사랑 등의 기억으로부터 관객들에게 말 걸기를 시도했습니다. 누구에게나 특별할 수 있는 기억을 함께 나누고, 그것이 왜 아직까지 마음속에 남아있는가를 자문자답하며 풀어가는 형식이었지요. 이 작품은 두 손으로 잡을 수 있는 네모난 신문지 박스를 쌓아가면서 진행되었습니다. 박스에 그려진 낙서는 빛을 발하며 그 선명함을 더했는데요, 작은 무대에 어울리는 아기자기한 소품의 활용이 돋보였습니다. 소녀는 입원했던 병실에서 함께 입원해 있었던 언니를 기억합니다. 예쁘고 그림을 잘 그리던 언니와의 추억을 담담히 말하지요. 배우가 전한 이야기는 그 언니가 불치병을 앓고 있었고 결국에는 죽었다는 짤막한 사연이었습니다. 아마도 ‘죽음’에 대한 관념이 처음으로 생겨났을 작가의 모습이 떠오릅니다. ‘첫 충격’에 대한 이야기지만, 어쩌면 불가해한 사건에 대하여 증언할 수밖에 없는 예술적 다짐이 생긴 ‘첫 순간’은 아닐까. 그러니까, 이 이야기를 하기 위해 작가가 된 것일지도 모르지요. 그러한 생각을 하니, 이 축제의 타이틀인 “누군가는 듣고 있어”라는 말이 숭고하게 느껴졌습니다.

크리에이티브 VAQi <소소한 극장 - ‘누군가는 듣고 있어’> <기억보관소>

다섯 번째 작품은 창작집단 ‘짚단’이 공동창작하고 최인경 배우가 출연한 <기억보관소>였습니다. 다양한 기억의 카테고리 가운데 불쾌한 기억을 보관하고 있는, 일종의 창고지기가 자신의 어린 시절 기억을 전달하는 극이었죠. 참, 작년에 이 작업을 하면서 느낀 건 함께하는 창작자들과 신기하게 연결되고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화제는 서로 달랐지만, 한명의 배우가 나와서 이야기를 한다는 컨셉은 동일했기 때문에, 영향을 주고받는 지점이 있었습니다. 이를테면 ‘상호참조’가 되었던 셈이지요. 하긴, 동시대를 비슷하게 살아온 존재이니 만큼, 어쩌면 공통감각이라는 것이 있을 법도 하고요. 물론, 변별력을 갖기 위해 서로 경쟁을 하기도 한답니다.
짚단의 공연을 보고 있으니 맨 처음 작품이 생각나기도 했고, 방금 전에 했던 공연이 다시 보이기도 했고, 작년의 축제가 떠오르기도 했습니다. 다시 말해, 각각의 공연들은 동떨어짐 없이 시대의 젊은이들인 ‘나’와 ‘우리’ 를 말하고 있었던 거지요. 서로서로 유쾌한 영향을 미치며 상관하는 모습이 퍽 보기 좋았습니다. 짚단의 작품으로 다시 돌아와서, 이들은 어린 시절의 아토피에 대한 아픈 기억들을 술회하고 있었습니다. 증상을 겪지는 않았지만, 이를 안고 사는 이들의 고통에 공감할 수 있었고, 건강해진 모습으로 반바지를 입게 된 지금은 안도감이 들었습니다. 어른이 되고나서 가장 먼저 하는 일은 지난 시절의 아픔을 고통이 아닌 ‘추억’ 으로 바꿔놓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더불어 하게 되었고요.

자, 이제 마지막 작품입니다. 어큐스틱 듀오 자일삐(Xylbbi)의 채군과 이준용이 술상을 차려놓고 2인극을 펼칩니다. 한 쪽(채군)은 붉어진 얼굴로 계속 술을 들이키고, 한 쪽(이준용)은 긴 머리로 얼굴을 가린 채 기타로 곡을 씁니다. 둘은 아마도 밴드인 것 같았고, 뭐랄까 심각한 이야기를 하던 중이었습니다. 열세살 차이나는 동생이 자꾸만 가족과 어울리지 못하고 더 나아가 사회와 불화하는데, 이를 바라보기만 하는 자신의 모습이 답답하다는 게 술잔을 드는 쪽의 사연이었고, 이는 독백처럼 관객들에게 전달되었습니다. 딱히 연기를 한다는 생각이 전혀 들지 않을 정도로 자연스러워서 - 마치 극사실주의처럼 - 극은 잔잔하고 고요하게 흘러갔습니다.

크리에이티브 VAQi <소소한 극장 - ‘누군가는 듣고 있어’> 어쿠스틱 듀오 자일삐(Xylbbi)

동생을 생각하면 눈물이나. 내 말 듣고 있냐? 듣고 있어. 누군가는 듣고 있어. 서로의 눈도 마주치지 않고 하는 대화이지만, 어느 순간부터 관객들은 이들이 나름의 방식으로 최선을 다해 소통하고 있음을 알게 됩니다. 동생의 딱한 처지를 이해하려고 애쓰는 이와 그러한 동료를 위해 노래를 만드는 이가 같은 마음이라는 걸 깨닫게 되는 것이지요. 한편으로 힘들어하는 존재의 목소리를 누군가 듣고 있다는 그 사실이 깊은 감동으로 다가왔습니다. 그것은 결국, 우리가 예술을 함께 하는 이유이기도 하겠지요.

정진세
작년과 올해의 차이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전강희
일단 분위기요. 작년 평균 연령이 35세 정도였다면 올해는 25세 정도 됩니다. 현장의 에너지가 달랐어요. 작, 연출을 처음 해보는 친구들이 대부분이었는데 자신의 작품을 올린다는 설레임, 기분 좋은 긴장감 등을 옆에 있던 제가 다 흡수한 것 같아요. 죽음, 기억, 상처 등등 다루는 주제가 무거운 것들이었는데, 풀어내는 방식은 유쾌한 방식이었어요. 무거운 주제를 일상의 가벼운 톤으로 다뤘어요. 젊은 친구들 사이에서 유행하는 대화 방식, 집안에서 친구와 술 한 잔 하면서 툭툭 던지는 말투가 인상적이었어요. 연출적인 특징이라기보다 이들의 연령대에서 나오는 특징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소중한 사람이 힘들어하는 걸 위로해주고 싶어서 만든 노래 “괜찮을 거야”가 울려 퍼지며, 소소한 극장에서의 축제는 막을 내렸습니다. 상상력에 기반한 작품도 있었고, 일상을 그대로 들여온 작품도 있었습니다. ‘워크샵’이라는 과정에 머물러 있지만 발전의 여지가 보이는 작품도 있었고, 의도한 ‘의미화’의 방향이 현장감에 의해 흐트러진 작품도 있었습니다. 소소한 극장에서 선보인 ‘여섯 가지 대화의 방식들’ 중에서 어떤 작품은 너무 힘이 넘쳤고, 어떤 작품은 흥이 넘치기도 했다고도 말할 수 있겠지요. 그런 와중에도 창작자의 저마다의 개성과 매력은 별처럼 빛났습니다. 소소한 극장에서 선보인 ‘몇 가지 대화의 방식들’ 은 그 자체로 멋진 시도였습니다.
한편으로, 현실의 조건과 계급에 대한 이야기, 잉여에 대한 의식, 자기 정체성에 대한 혼란, 삶과 죽음에 대한 성찰, 어른이 된다는 것 등등, ‘지금, 여기’ 의 이십대가 말 할 수 있는 주제들을 그들의 입을 빌어 들었다는 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나’ 의 이십대를 돌아보는 기회가 되기도 했고요. 여느 때보다 조금은 더 길게, 또 설명과 묘사로 리뷰를 이어갔는데 여러분은 어떠셨나요? VAQi의 소소한 극장을 비롯하여, 젊은 창작자들이 자기발언을 하는 기회가 늘어가고 있습니다. 극장에서, 혹은 극장이 아닌 곳에서 그들이 하는 말에 더욱 귀를 기울여야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그럼, 내년에도 더 재미있는 축제를 만들어주길 바라며! 본 리뷰를 마칩니다.

[사진: 크리에이티브 VAQi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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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세

정진세 극단 문(Theatre Moon) 극작가.
연극원에서 연극이론과 서사창작을 공부했으며, 현재는 주로 홍대 앞에서 공연제작 및 비평 활동을 하고 있다.
페이스북 facebook.com/jinse.j
제69호   2015-06-04   덧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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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바닥에서
재밌는 글 잘 읽었습니다.^^ 다음에는 꼭 한번 관극하고 싶네요.

2015-06-10댓글쓰기 댓글삭제

정진세
긴 글인데 잘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소소한극장 축제는 계속될 듯 합니다~ 내년 이 맘 때를 꼭 놓치지 마시길!

2015-06-11댓글쓰기 댓글삭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