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관람을 꾸준히 하고 있는 나에게 있어서도, 공연 고르기는 언제나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럴 때 살펴보는 것이 바로 기획 시리즈다. 벌써 2년째 접어든 ‘경계인 시리즈’는 <카메라를 봐주시겠습니까?>에 앞서 3작품이 이미 무대에 올랐다.
‘경계인’이라는 단어에 솔깃하여 선택한 이 시리즈 첫 작품 <디오써(The Author)>는 관객과 배우의 경계에 대한 이야기였다. 배우와 관객이 섞여 앉아 공연을 봐야했던 그 불편하고 미묘한 시선을 지금까지 생생하게 기억한다. 그 다음은 재일 교포의 이야기를 담은 <백년, 바람의 동료들>. 동포라고는 하지만, 자라온 성장배경도 다르고, 또 언어도 어눌하게 다른 그들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본 순간이었다. <목란언니>를 보면서는, 정말 마음 속 깊이 ‘우리의 소원은 통일’을 노래하고 있었는가에 대해서 생각했다. 간간히 방송을 통해 접하는 북한 사람들은, 외양은 우리와 너무나 많이 닮았지만 한편 너무나도 다른 세계 사람들이니까. 그런 의미에서 나 역시 이 분단 시대의 경계인일지도 ...
이런 경계인 시리즈의 흐름 속에서 이번 <카메라를 봐주시겠습니까?>는 좀 다른 색깔의 작품이다. 일단, 한국어 공연이 아니라는 것, 무언가 생소한 시리아 사람들이 만든 공연이라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