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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은 연극을 어떻게 시작하게 됐어?
동선
내가 예전에 얘기하지 않았었나? EBS에서 <레이디 맥베스>에 출연한 서주희 선배님 연기를 보고 너무나 감명을 받아서 ‘난 배우 해야겠다.’라고...
그쪽으로 전혀 관심이 없다가?
동선
응. 전혀 관심 없다가.
우연히 EBS 문화칼럼인가 뭔가를 보다가 1999년도... 그 당시였던 것 같아. 원래 대학교도 가기 싫었는데 부모님께서 가라고 해서 들어간 건데 가자마자 바로 연극반에서 연극을 하게 됐지.
무턱대고 연극반 들어가서 뭐했어? 연기가 돼?(웃음)
동선
배우 했지. (웃음) 일 년 정도. 선배가 하라는데 뭐.
어떤 역할을 했어?
동선
<김치국씨 환장하다>라는 작품 하나랑...
거기서 무슨 역할?
동선
거기서 주인공 했지.(웃음)
와우, 주인공을?
동선
왜냐면 그때 같이 들어갔던 동기들이 다 나가고 나 포함 두 명 밖에 안 남았었거든. (웃음) 내가 주인공 할 수밖에 없지. 연기도 못하는데. (웃음)
그래서? 주변에서 뭐래?
동선
주변에서? 만류하지. 하하
하하하하. 하지 말라고?(웃음)
동선
그렇지. 연기도 못하지. 발음도 이상하지. 내가 지금도 발음이 좀 이상하지만 그 때는 더 심했겠지.
나는 너무 궁금한 게 형이 성격이 이렇게 급한데 연기를 어떻게 했을까...(웃음)
동선
그러니까.(웃음)
연기를 하고 싶어서 무작정 갔는데 어땠어? 해보니?
동선
1년 하고 나니까. 나의 문제점과 ‘아, 나는 이걸 하면 안 되겠구나.’ 나의 부족한 점을 많이 깨달았지.
부족한 점도 느끼겠지만 반대로 뭔가 좋았던 점도 있지 않았어?
동선
당연히 있지. 연기는 못했지만 커튼콜 때 박수받는 순간이 좋았던 것 같애. 쾌감이랄까. 그런 게 있었어. 공연이 다 끝나고 무대 위에서 관객들한테 마지막 인사할 때... 되게 좋았지. 하...(당시를 회상한다)
관객들 반응이 어땠어? ‘와~~~~!!!’ 막 이래? (웃음)
동선
음... 막... ‘와~!’ 보다는 애썼다. 정도? (웃음)
그렇게 배우로 몇 작품 정도 했어?
동선
두 작품. 그렇게 하고 끝났지. (웃음)
그래도 제대로 했네. 1년 동안 두 작품 깔끔하게 하고 끝냈네.
동선
그렇지. 깔끔하게 끝냈지. 그 이후로는 내가 2학년이 돼서 이제 후배들 키워야 하니까. 내가 연출도 하고, 무대도 하고, 이것저것 하게 됐지.
대학교는 거의 연극하러 다녔네.(웃음) 과는 무슨 과였는데.
동선
기계설계. 근데 전자계산기 두드리는 방법도 몰라.(웃음) 그냥 연극만 계속했거든. 정말 미친 듯이 했어. 미친 듯이. 365일 중에 학교에 나간 날이 300일이 넘었으니까. 작업하고, 동아리에서 선배들이랑 라면 끓여 먹고 자고, 재밌었지.(웃음)
집에선 뭐라셨어?
동선
집에선 모르지 내가 이렇게 생활하는지.(웃음) 사실 내가 계절학기 마치고 졸업했는데 집에선 몰라. 나는 아직 한 학기 남았는데 동기들 졸업하는 날 부모님 모시고 와서 학사모 씌워 드리고 졸업하는 ‘척’했지.(웃음)
부모님께서 아직도 모르셔?(웃음)
동선
모르지. 후배들이랑 선배들이 연기로 커버를 해줘서. 하하
하하. 이제 알게 되시겠네?
사이
동선
... 그러네. 그 때 생각하면 내가 왜 그랬는지...
그 2년 반의 기억이 형한테 재산이 된 것 같아?
동선
재산이기도 하고 추억이지.
형이 원하는 대로 다 했네. 주인공도 하고. 연출도 하고 무대도 하고. 그러다가 어떻게 조명 쪽으로 가게 됐어?
동선
하다 보니까 조명이 재밌는 거야. 그때는 조명기가 모자라서 직접 만들기도 했었거든. 깡통에다가 램프집어넣어서 만들기도 하고. 수동으로 조명 큐 가고... 그런 게 재밌더라고. 그리고 조명이 아니더라도 이 바닥 어딘가에서 종사하고 싶었거든. 무대든 음향이든 어디든.
공연 쪽으로 쭉 가고 싶었던 거구나.
동선
응. 그랬던 것 같애.(웃음) 조명 쪽으로 하기로 결심했을 때쯤에 선배들이 좀 더 전문적으로 배워 보는 게 좋겠다고 해서 무대예술아카데미에 들어갔어. 거기서 지금 같이 하는 동료들을 거의 다 만났지. 그때 만난 동기들이 지금 제일 활발하게 작업을 하고 있고 (스승님이신) 김창기 선생님도 그때 처음 뵀지.
그렇게 지금까지 쭉 하게 된 거야? 생각해보면 우연히 티비에서 연극을 보고, 충격받아서 충동적으로 대학 연극반에 들어가서, 2년을 넘게 미친 듯이 연극을 하고, 그걸 지금까지 업으로 삼고, 계속하고 있는 거네. 신기하다.(웃음)
동선
그렇지. 내가 2004년부터 조명 작업을 했으니까. 15년 째 된 거네.
해오면서 위기 같은 건 없었어? 도망치고 싶다거나.(웃음)
동선
당연히 있지. 한 7~8년 전인가. 조명이 벌이가 안 되니까. 닭 장사하겠다고...(웃음) 팀 형들이랑 누나들 모아 놓고 얘기를 했지. 그랬더니 다들 말리더라고.
그 때 그 길로 갔으면. 우리는 못 봤겠네.(웃음)
동선
그때는 거의 90퍼센트 확신을 가지고 얘기했었지.
단순히 벌이가 안 돼서 그런 건 아닐 거 같은데.
동선
그 당시엔 그게 힘들기도 했고. 나이는 먹어 가는데 미래가 불투명하다는 게 불안했던 것 같아. ‘이 길로 가면 내가 잘할 수 있을까. 잘 될 수 있을까.’ 하는 고민들이 많았지. 그때가 30대 초반이었던 것 같아. 그때 형들 누나들이 다 말리더라고.
뭐라고 하면서 말렸어?
동선
‘네가 그거하면 잘 될 것 같냐.’부터 시작해가지고...(웃음) 그 당시에 말 그대로 정말 내가 돌았었어. 나는 이제 이렇게는 못 살겠다.
갑자기 왜 그랬대?
동선
갑자기가 아니라 서서히 계속 쌓여 온 거지. 미래에 대한 불안함이 있었지. 그 당시에는 내가 조명디자이너로서 작업을 많이 할 때도 아니었고. 일 년에 한두 편? 그 정도밖에 없었으니까. 계속 크루로 일 하거나 선생님이나 선배들 어시스턴트로 들어가거나 그랬었지. 그러다가 친구가 ‘같이 닭 튀기자.’는 말에 혹 해가지고.(웃음)
다 한 번씩은 있지. 나도 그랬어. 친구가 같이 ‘게’ 찌자고. 킹크랩, 대게 이런 거 있자나 그거 파는 장사하자고. 나도 혹 했었지.(웃음) 그래서 형은 그 고비를 어떻게 넘겼어? 주변에서 만류한다고 그게 말려지지 않을 것 같은데?
동선
그때 선배들이 ‘한번 생각해봐라.’ 그래서 ‘네 알겠습니다.’하고 한 일주일 정도 잠수 탔지. 생각하면서 한강 계속 돌아다니고.(웃음) ‘이게 맞는 것인가.’ 근데 선배들이 해준 말들 중에 계속 생각나는 말이 있더라고. ‘지금까지 쌓아온 경력이 있는데 네가 지금 그만두면 다시 처음부터 시작해야 된다.’ 그 말이 계속 꽂히는 거야. 내가 지금까지 해온 게 너무 아깝다는 생각이 들더라고. 그게 너무 아까운 거야. 내가 10년 정도를 해왔는데. 뭔가 제대로 해보지도 못하고 그만둔다는 게. ‘과연 치킨 장사가 맞는 것인가.’부터 시작해서 온갖 고민을 정말 많이 했지. 그러다가 마음의 결심을 하고 문자를 보냈지. ‘다시 돌아가겠습니다.’(웃음) 그렇게 다시 돌아왔지.
돌아오니까 팀원들이 뭐래? ‘죄송한데 누구세요...?’(웃음)
동선
그냥 좋아해 준 것 같애. 티 안 나게 그냥 언제 그랬냐는 듯이 받아주더라고. 무덤덤하게. 그게 고마웠어. 그렇게 지금까지 버틴 거지 뭐.
팀이 되게 형한테 힘이 되나 보다.
동선
팀 아니었으면 난... 음... 망나니 됐을걸? (웃음)
조명디자이너로서 본격적으로 시작한 건 언제부터야?
동선
내가 생각하기에는 그 이전에도 작업을 하긴 했지만. 국립극단 조명 감독 일을 그만두고부터가 아닐까 생각해. 한 2~3년 정도?
그래? 나는 훨씬 오래됐다고 생각했는데.
동선
응. 나는 얼마 안 됐다고 생각해. 이전에도 작업을 많이 하긴 했지만. 일 년에 한두 번 정도가 다였고. 거의 크루일이나 어시스턴트로 일했으니까. 어쨌든 그 이후로 조명디자이너로서 작업을 많이 하게 됐고 지금도 작업이 계속 들어오고 있는 게 나도 신기해. 정작 나는 ‘왜 나한테 작업이 들어오지?’ 이런 생각도 하고.(웃음)
형 말대로 지금은 조명디자이너로 작업을 많이 하고 있잖아. 그러면서 공연을 보는 시각이나 작업하는 데 있어서 변화한 점이 있어?
동선
당연히 있지. 예전에는 조명만 봤던 것 같애.(웃음)
조명만 봤다는 게 뭐야.(웃음)
동선
공연 보면 ‘저 조명 어떻게 썼지?’ 그것만 봤단 말이야. ‘아, 조명을 저렇게 쓸 수도 있구나. 저걸 왜 저렇게 썼지?’ 이런 생각만 했다면 요즘엔 작품을 어떻게 풀었나 보고 ‘연출이 무슨 생각을 하면서 이 작품을 만들었을까.’ 그런 생각 하면서 보게 되는 거 같애. 일부러 재미없는 작품을 보려고도 하고.
재미없는 작품을? 일부러?
동선
일부러 찾아가기도 해. ‘왜 재미없을까.’ 보고나서 ‘이렇게 하면 안 되겠구나.’ 생각하기도 하고.
형 성격상 안 그럴 것 같은데. 재미없다고 하면 근처에도 안 갈 것 같은데. 의외네.
동선
작품을 많이 보려고 해. 좋은 작품 찾아보기도 하고...
조명 디자이너들 사이에 스타일의 차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갑자기 궁금해. 무대 디자이너는 어떻게 보면 스타일이 눈에 드러나게 보이잖아. 조명은 그에 비해서 조금 덜 드러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 조명디자이너로서 디자이너들 간의 스타일의 차이에 대해 어떻게 인식하고 있어?
동선
분명히 차이가 있을 거야. 자기가 좋아하는 색깔이라든지 자기가 좋아하는 각도도 있을 테고. 예를 들어 조명디자이너가 조명을 만들 때 컬러를 선택하는 행위는 지극히 주관적인 거잖아. 물론 전체적인 톤은 작품의 성향에 달린 것이겠지만. 그래도 어떤 상황을 표현하는 데 있어서 떠오르는 컬러나 그림이라는 것은 상당히 주관적인 거라고 생각해. 물론 최종 결정은 연출이 하겠지만 디자이너로서 장면에서 느껴지는 감성에 대해 연출을 설득하는 거지. 그런 과정에서 서로 잘 맞는다면 ‘이 연출이랑은 감성이 비슷하구나.’ ‘이 연출이랑 나는 작품을 보는 방향이 다르지 않구나.’ 생각하는 거지.
안 맞으면 정말 힘들겠네.(웃음)
동선
안 맞으면 힘들지. 근데 풀어나가야지 어떤 식으로든.
작업하다보면 많이 느끼는 건데. 연극에서 조명이야말로 현장성이 강하게 작용하는 파트라고 생각해. 배우들과는 연습하면서 그 긴 시간동안 이것도 해보고 저것도 해보면서 가장 좋은 것을 선택해서 극장으로 넘어오지만. 조명은 현장에서 같이 눈으로 보면서 확인하는 수밖에는 없으니까. 연출과 디자이너가 취향이 안 맞으면 정말 어렵지. 나 같은 경우에도 리허설 때는 조명에 집중하는 편인데. 조명만 죽어라 잡는 것도 결국엔 디자이너와 연출이 모두 만족할 만한 질감을 내놓으려고 하는 거라고 생각해. 조명 타임을 초 단위로 쪼개서 이야기하고, 광량을 퍼센티지로 쪼개면 쪼갤수록 작품은 섬세해지니까. 공연이 점점 성장해 감에 따라 조명이 함께 변화를 따라가 주기도 하고 그런 게 참 재미있는 것 같아.
동선
솔직히 조명은 현장에서 보여 줄 수밖에 없으니까. 아무리 기술이 발전한다고 해도 그 질감이나 느낌은 현장에서 눈으로 보는 만큼을 따라 올 수 없을 것 같애. 보는 사람마다 다른 거고.
맞어. 그래서 재밌지. 그래서 충분한 리허설 시간이 필요한 거고. 근데 극도로 제한된 시간 안에 그걸 해 내야만 하는 야박한 프로젝트들이 있어. 정말 그건 아닌데 안타깝지. 그걸 자꾸 군말 없이 해내는 우리도 문제지만... 형은 어떤 작업할 때 제일 신나고 재밌어? 형은 되게 명확한 사람이잖아.
동선
작품이 재밌어야 재밌지.
그렇게 단답형으로 얘기하면 내가 뭘 적어야 돼? 좀 구체적으로 얘기해 주겠어?(미소)
동선
작품이 재밌고 연출이랑 의견이 잘 통하면 재밌지.
그럼 힘든 건...? 그 반대겠네? 하하
동선
반대지.(웃음) 작품이 재미없고 연출이랑 말이 안 통하면.
그럼 형은 조명이 메인이 되는 공연을 생각해 본 적이 있어? 그런 작업을 해보고 싶진 않은가 해서.
동선
사실, 조명이 메인이 되는 공연을 한 번 정도 생각해 봤는데... ‘그게 재밌을까.’ 하는 생각을 한번 더 했던 것 같아. ‘관객들은 그게 재미있을까?’ 나는 지금도 ‘어떻게 하면 조명을 재밌게 할 수 있을까.’ 생각을 많이 해. 내가 좋아하는 방법에 대해 생각을 많이 하지만 ‘관객이 좋아할까.’에 대해 같이 생각하게 되는 것 같애. 나는 모든 조명을 할 때 ‘관객들은 내 조명을 이해할까.’ 하는 생각을 하거든. ‘내가 이렇게 조명을 쓰면 관객들은 이해할까?’ 이런 생각을 항상 하는 것 같애. 관객을 배제할 수는 없는 거니까. 특히 일반관객. 연출한테도 항상 이야기해. ‘관객이 이걸 이해할까요?’ 상징적이거나 추상적인 연극도 많잖아. 근데 장면을 만들 때 어떤 순간에는 이건 연출과 우리들끼리만의 약속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때도 있어.
그러니까 형 말은 우리가 보여주려고 하는 것과 관객이 이해하는 것 사이의 간극을 메우기 위해 노력한다는 거지?
동선
그렇지. 내가 조명을 통해 의미를 만들어 낸 거지만 나는 그 의미를 관객이 알았으면 좋겠거든. ‘조명 이쁘다, 조명 좋더라.’ 보다 총체적으로 관객들이 작품의 의미를, 장면의 의미를 알았으면 좋겠어. 그런 공연 있잖아. 다 보고 나와서 ‘근데 이게 대체 뭔 말이야.’ 이런 것.
근데 만약 누가 공연 보고 나오면서 ‘이게 도대체 뭔 소리야... 근데 조명은 좋더라. 조명은 이쁘더라. 조명이 다 했네.’ 이런 거(웃음) 그럼 기분이 어때.
동선
음... 기분 드럽지.(웃음) 그게 뭐야. 그럼 그 작품은 말 그대로 잘못 나온 거지. 솔직히 ‘배우 좋더라.’ 그건 내가 이해하겠다. 배우는 보여야 하니까. 근데 ‘무대 좋더라.’ ‘조명 좋더라.’ 이건 뭔가 잘못된 거지.
특히 연극은 더 그렇지.
동선
다른 장르는 각 파트가 각자 보여줘야 할 부분이 많은 것 같아. 거기에 비해서 연극은 그 모든 게 어우러져야 하잖아. 비주얼적인 부분보다 그 모든 게 조화롭게 어우러져 있는, 그 자체에서 사람이 보이는 장르라서 내가 좋아하는 것 같애. 근데 형은 타 장르에서 작업해보고 싶은 생각은 없어?
동선
나는 연극이 내 감성에 맞는 것 같아. 근데 뮤지컬은 해보고 싶어. 얼마 전에 한 작품 했는데 재밌더라고. 작품도 좋고. 근데 시간이 너무 없어서 내가 해보고 싶은 걸 마음껏 못해봐서 아쉬워. 음악에 맞춰서 조명이 만들어지고 하는 걸 되게 재밌어하는 거 같아. 뮤지컬은 내가 재밌게 할 수 있을 것 같아.
연극이 형 감성에 맞는 것 같다는 건 대체 어디서부터 비롯된 이야기야?(웃음)
동선
이 감성이 어떤 감성이냐면... 나한테 연극은 다른 장르에 비해서 뭔가 차분한 느낌이야. 잔잔한 느낌? 나한테는.
잔잔하다는 건 연극이 일상의 리듬과 가깝다는 이야기인가? 그러네... 삶에 가까운 느낌. 사람 느낌이 나는 장르... 형은 사람들에게 어떤 작업자로 비치고 싶어?
동선
작품을 잘 푸는 사람. 작품을 잘 해석하는 사람. 조명을 기본적으로 잘하지만 작품을 잘 해석해서 조명으로서 작품을 빛나게 하는 사람으로 인식되고 싶어. 나는 조명을 좀 뻔하지 않게 하고 싶어. 사실 조명이 할 수 있는 일을 한정해서 생각하면 정말 답이 없단 말이야. 위에서 공간 만들어 주고. 분위기 바꿔주고 이런 거. 그걸 ‘어떻게 하면 좀 다르게 할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재미있게 할 수 있을까. 다양하게 쓸 수 있을까.’ 그런 고민을 하는 것 같아.
조명은 영화로 말하면 앵글 같아. 내가 보고 있는 프레임 안에서 무엇을 보게 할 것인가. 한 인물 안에서도 몸을 보이게 할 것인가. 감정을 보이게 할 것인가. 그 인물을 보는 다른 인물의 시선을 보이게 할 것인가. 그게 조명의 재미, 묘미인 것 같아. 조명 체인지 타임을 얼마의 길이로 가져갈 것인가. 어떤 지점에서 공간이, 정서가 변하게 할 것인가. 재밌지 정말. 그런 식으로 쪼개고 쪼개고 계속 파고 들어가면 그게 아트가 되는 게 아닐까?(웃음)
동선
(연출이랑) 둘이 붙어서 뭔가 찾아보겠다고 아등바등하는 게 재밌어. 소극장 뻔하잖아. 몇 대 없는 조명기 가지고 이렇게 해보고 저렇게 해보고 별의 별짓 다하잖아. 조명기 10대가 있으면 이걸 가지고 어떻게 재밌게, 다양하게 할까. 어떻게 새로운 방향으로 할까 고민을 많이 하는 거 같애. 그 10개 가지고.(웃음) 어떨 때는 ‘얼굴 안 보여도 되니까 어떻게 다른 방법으로 강조하거나 보여줄 수 있을까.’ 고민하기도 해. 여기도 놔봤다가 저기도 걸어봤다가. 다양한 시도를 해보는 거지. 아날로그적으로. 그게 재밌지.(웃음)
신동선에게 연극이란?
동선
아, 그런 것 좀 묻지 마. 음... 나를 부지런하게 해주는 것. 그것 때문에 작품 공부하고, 역사 공부하고, 그것 때문에 일찍 일어나고, 그것 때문에 고민하고, 그것 때문에 사람을 만나고 그런 거지 뭐.
형은 원래 게으른 사람이야?
동선
게으르지.
연극은 형을 움직이게 만드는 것. 그런 거네.
동선
응, 맞어. 그렇게 네가 알아서 마무리를 좀 잘 해줘.(웃음)

[사진: 김지성 jasonk17@naver.com]

신동선(조명디자이너)
주요작품
<리차드 3세> <손님들> <처의 감각> <쉬쉬쉬잇> <9월> <코스프레 파파>

태그 김정,신동선,조명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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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

김정 연출가
'프로젝트 내친김에' 연출

주요작품 <광장의 왕> <베르나르다 알바의 집> <꿈> <손님들> 외
shinji8406@naver.com
제153호   2018-12-06   덧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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