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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택의 아이돌, 대학로의 아들로 크다
[김은성의 연극데이트] 배우 윤정섭

김은성_극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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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윤정섭
  • 연희단거리패의 4대 햄릿 윤정섭은 아우구스트 스트린드베리이August Strindberg, 1849~1912 작 이윤택 연출의 <꿈>에서 변호사 역으로 열연, 49회 동아연극상 신인연기상을 수상했다. "가끔 집에 가면 부모님께서 집에서 아들 노릇 못하니까 연극계에서 아들 노릇 잘하라고 하신다."고 수상소감을 밝힌 대학로 아들의 치열했던 성장사를 돌아봤다.
  • 연희단거리패의 4대 햄릿

    어제 동아연극상 신인연기상을 수상했다. 기분이 어떤가?
    잘 모르겠다. 그냥 꿈같다. 실감이 나지 않는다. 아직 믿겨지지가 않는다.

    연희단거리패 선배들이 상을 받는 모습을 많이 봤을 텐데 어땠었나?
    나에게는 나중 일이라고 생각했다. 작년 말 <꿈> 연습 초반에 이윤택 선생님이 너 이번에 똑바로 하면 상을 받는다고 하시더라. 그동안 매번 속아왔었기 때문에 이번에는 속지 말아야지 했었다. (웃음) 그냥 열심히 하라는 말로 들어야지 생각했었다.

    상 받은 거 누가 제일 좋아하나?
    김소희 선배님이다.

    부모님이라 말할 거라 예상했는데 섭섭하시겠다.
    부모님도 좋아하셨다. (웃음)
어머니
기간: 2013.02.01~2013.02.17
장소: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
  • 요즘 어떤 작품 준비 중인가?
    2월 1일에 개막하는 이윤택 작, 연출의 <어머니> 연습중이다. 손숙 선생님 연극인생 50주년 공연이다.

    어떤 역할을 맡았는가?
    손숙 선생님의 옛 남편 역을 맡았다. 원래 하용부 선생님이 하셨던 역할인데 이번에는 선생님과 더블로 출연하게 됐다.

    기분이 묘할 거 같은데?
    그렇다. 2009년에 극단에 들어와서 2년 가까이 하용부 선생님 옆에 꼭 붙어 다녔다. 보좌관 역할을 했다고 보면 된다. 존경하는 선생님이랑 같은 역할을 하게 되니까 신기하다.
<풍찬노숙>
<풍찬노숙>
2012 Ibero Americano Hola Asia 국제연극제 참가 당시<햄릿>
2012 Ibero Americano
Hola Asia 국제연극제
참가작 <햄릿>

연희단거리패<햄릿>
연희단거리패<햄릿>
스트린드베리이 100주기 페스티벌 <꿈>
스트린드베리이 100주기
페스티벌<꿈>
  • 작년을 돌아보자. 2012년 어떻게 보냈나?
    김지훈 작, 김재엽 연출의 <풍찬노숙>으로 시작했다. 극단 밖 작업이 처음이었고 굉장히 새로운 경험이었다. 처음으로 극단 밖의 다른 선배님들 만나서 작업하는 것이 신선했다. 극단의 선생님, 선배님들의 도움 없이 나 스스로 해결해보려고 노력했었다. 그동안 극단에서 배워왔던 것들을 적용시키면서 잘 해내고 싶었다. 작가 김지훈 선배도 그렇고 나도 그렇고 극단 밖에서 처음 해보는 거라 긴장했고 노력을 많이 했다. 여러 가지 좋은 경험이 됐다. 4월에는 극단 작품 <햄릿>으로 콜롬비아에서 열리는 연극축제에 참가하고 돌아왔다.

    연희단거리패 4대 햄릿으로 알고 있다. 맞나?
    그렇다. 김경익, 이승헌, 지현준 선배를 거쳐서 네 번째 햄릿이다. 연희단거리패에서 <햄릿>이라는 작품, ‘햄릿’이라는 역할은 특별한 정신성을 요구한다. 극단 생활부터 연습에 이르기까지 마치 진짜 햄릿으로 살아가는 것처럼 스스로를 몰입시켜 갔다. 모든 연극을 그렇게 했어야 하는 건데 할 정도로 정말 몰입했던 작업이었다. 이윤택 선생님은 꿈에서까지 나오셔서 계속 혼내시고… 마치 선왕처럼 등장해서 가위눌리게 하시고…. (웃음) 지나고 나서 단원들이 당시에 말을 걸기도 무서웠었다고들 하더라. 그 이후에 연습이 신통치 않을 때면 그때 그 모습은 어디로 갔냐는 말을 듣기도 한다. 특별한 경험, 정말 소중한 작업으로 남아있다.

    콜롬비아 다녀와서는 어떤 일정을 보냈나?
    여름에 단원들과 함께 밀양연극제를 준비했다. 가을에는 부산 가마골소극장에서 뮤지컬을 올렸었다. 이채경 연출의 <챗 온 러브>라는 작품이었다. 어려웠다. (웃음)

    갑자기 왜 웃는가?
    내가 노래도 엄청 못하고 춤도 엄청 못 춘다. 갑자기 부끄러워져서 웃었다. 굉장히 어렵게 했다. <꿈>을 연습하면서 공연 할 때라 진지한 인물과 발랄한 캐릭터를 오가며 되지도 않는 춤추고 노래하느라 애 많이 썼다. (웃음) 겨울에 밀양에서 <꿈> 연습을 마치고 연말을 공연으로 마무리했다.
  • 김소희를 만나다

    언제 어디서 태어났나?
    83년에 서울에서 태어나 과천과 분당에서 컸다. 지금도 분당이 집이다.

    어떤 어린이였나?
    말썽꾸러기였다. 장난도 많이 치고 말도 잘 안 듣고, 물론 공부도 잘 못하고.

    배우의 기질 같은 게 있었나?
    뭔가 흉내 내는 걸 좋아했다. 박신양 성대모사를 잘 했다. 영화 <약속>에서 성당 장면, (웃음) 얼마 전에 친구 결혼식 때 써 먹었는데 반응이 좋았다.

    연극은 어떻게 시작하게 됐나?
    안양예고에 들어가 처음 접했다. 하지만 배우를 하겠다, 연극을 하겠다는 생각은 없었다. 방학 때 출연해야 할 공연 연습을 가야하는데 친구들 따라서 바닷가로 놀러간 적도 있다. 나 한명 빠진다고 대수야? 했던 거다. 그만큼 연극이 별로 재미없었다. 고3때 김철홍 선생님을 만나 달라졌다. 수업시간에 자다가… 자고 있는데 슬리퍼가 팍 날아왔다. 눈을 떠보니 선생님이 엄청난 발성으로 막 샤우팅을 하시는데 와, 저게 연극배우의 에너지구나! 선생님의 그 모습이 굉장히 강렬하게 찍혔다. "너, 이렇게 살면 안 된다." 그렇게 열정적으로 화내시는 모습에 반해서 그때부터 연극연습을 열심히 했다. 그 선생님 덕분에 겨우겨우 대학도 들어가게 됐다.

    대학교에 가서는 연극을 열심히 했는가?
    그렇다. 그때부터 시작한 공연을 지금까지 쉬지 않고 하고 있다. 졸업할 때까지 14편의 공연에 출연했다. 그때부터 집에 안 들어가기 시작했다. (웃음) 학교에서 밤샘 연습 하는 게 생활이었다.

    연극에 그토록 흥미를 느낀 특별한 계기가 무엇이었나?
    군대를 갔다 왔는데 김소희 선배님이 학교에 강의를 오신 거다. 그 분을 보고 완전 반했다. 연기란 것은 저렇게 하는 거구나. 연기를 저렇게 구성할 수 있고 내가 그동안 알고 있던 것보다 더 깊은 세계를 담아낼 수 있는 거구나. 저 선생님 같은 배우가 되겠다는 목표가 생겨났다.

    연희단거리패를 선택한 이유도 그분 때문이었는가?
    그렇다. 김소희 선배님처럼 연기하고 싶다. 그 이유 딱 하나였다.
  • 배우 윤정섭
  • 연극벌레의 6년

    연희단거리패에는 언제 입단했는가?
    2008년에 입단했다. 이제 6년이 되었다. 6개월간의 수습단원 기간 동안 워크숍과 밀양연극제 진행에 참여한 후 정식 단원이 되었다.

    지난 6년을 돌아보자면?
    일단 극단에 들어가게 된 순간부터 연극 이외의 일상의 모든 것들이 굉장히 어색해지더라. 그런 느낌들이 두렵기도 했었고 좋기도 했었다. 항상 정해진 시간 속에서 단원들과 함께 움직였다. 개인적인 시간을 보낼 기회가 없다가 몇 개월 만에 집에 가면 내 방이 낯설게 느껴졌다. 무엇보다 시간이 정말 빨리 갔다. 그만큼 정신없이 연극만 하고 살았던 거다.

    데뷔작은 어떤 작품이었나?
    게릴라극장에서 워크숍 공연된 이윤택 연출의 <세자매>에서 뚜젠바흐 역을 맡았었다. 이윤택 선생님이 처음부터 큰 역할을 믿고 맡겨주신 거다. 아, 이걸 어떻게 해야 실망을 시켜드리지 않을까, 고민을 많이 했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화술의 중요성에 대해 깨닫게 된 작품으로 남아있다. ‘말’이라는 것이 정말 사람에 따라서 다양하게 드러나는구나. 말, 화술이라는 거 여러 가지 할 게 많구나. 화술, 연극의 힘이구나.

    연극 팬들에게 본격적으로 윤정섭의 얼굴을 알린 건 <원전유서>로 기억된다.
    김지훈 작, 이윤택 연출의 <원전유서> 그때 처음으로 주인공을 맡았다. 대사가 엄청 많은데 일주일 만에 대사를 다 외웠어야 했다. 지금도 김소희 선배님이 "그때 너, 초인적이었어." 하시곤 한다.

    우상이었던 선배와 처음으로 무대에 함께 섰는데 어땠나?
    선배님은 나에게 모든 것을 가르쳐주셨다. 보이지 않는 것까지 교감할 수 있는 거, 그게 작품을 만드는 힘이 된다는 것을 느꼈고 배웠다. 학교 선생님에서 같은 극단의 선배님으로 만나게 됐는데 부담스럽기 보다는 신났다. 연습 중에 선배님이 화를 내시면 정말 무섭다. 정말 화를 엄청 내시는데 주눅 들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애쓰고 애써서 고치고 고쳐서 선배님이 원하는 걸 해내면 눈물을 흘리시면서 박수를 쳐주셨다. 아, 정말 나에게는 너무나 소중한 선배님이다.

    배우로서 공부가 되었던 작업을 꼽자면?
    <맥베스>와 <판 엎고 퉤>를 꼽고 싶다. 영국의 젊은 연출가 알렉산더 젤딘이 연출한 <맥베스>에서 맥베스를 맡았었다. 내가 맥베스를 하기에는 너무나도 어린데 그렇다면 이 어린 나는 나에게 맞는 어떤 맥베스를 찾아야 하나 노력했었다. 캐릭터를 나에게 맞게 찾아내고 돌파해가는 과정이 큰 공부가 됐다.

    <판 엎고 퉤>는 김지훈 작가가 직접 연출을 한 작품이었는데?
    아무것도 없는 무대에서 대사와 배우의 존재만으로 연극에 도전했던 상당히 실험적인 작품이었다. 무대 위에서 존재하는 거, 무대 위의 배우로서 존재하는 거, 어떻게 존재할 것인가? 에 대해 공부한 연극이었다. 아무것도 없이 두 배우가 나와서 떡하니 서있는 것만으로도 무대를 채울 수 있을 것인가? 그건 가능한 일인가? 물음표와 물음표가 이어지던 그런 과정에서 배우의 실존과 새로운 연극의 가능성을 발견한 작업으로 남아있다.
배우 윤정섭
  • 앞으로 10년? 여전히 훈련이다

    윤정섭에게 연희단거리패는 무엇인가?
    절대적인 공간과 시간이다. 점점 시간이 흘러가면서 이제는 제법 고참이 되었다. 극단에서 많은 것을 배웠고 많은 것을 받았다. 이제는 내가 극단에 무엇을 줄 수 있을까? 극단에 무엇을 해줄 수 있을까 생각한다. 정말 중요한 곳이다. 집? 집보다 더 중요한 곳이다.

    어제 수상소감에서 이윤택 연출가를 향해 사람 만들어줘 고맙다고 밝혔는데?
    이윤택? 무서운 분이다. 선생님의 존재만으로도 항상 엄청 긴장이 된다. 그 긴장감이 나의 연기에 있어 특별한 기적 같은 순간을 이끌어낸다고 믿는다. 우리 선생님은 정말 사람이 하루에 열 번씩 바뀌시고 (웃음) 변덕이 심하셔서 대체 어떻게 맞춰야 할지… 참 힘들기도 하다. (웃음) 그런데 귀신같은 분이다. 나의 상태를 귀신처럼 꿰뚫고 있다. 상태가 안 좋을 때면 어떻게 아셨는지 혼쭐을 내주시고, 다시 좋아지면 아이처럼 좋아해주신다. 나에게는 약 같은 존재다.

    윤정섭이 보는 이윤택은 어떤 예술가인가?
    한마디로 변화무쌍! 언젠가 무대세트를 계속해서 바꾸시는 모습을 본적이 있다. 계속 바꾸시다가 결국에는 처음과 같이 됐다. 아, 어떻게 해야 하지? 가 있으셨던 거다. 그 대가가 계속 불안해하는 모습을 봤다. 끊임없이 긴장하고 있다는 것 아니겠는가? 저게 정말 예술가의 모습이라고 생각이 들더라. 뭐… 성격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웃음) 이사를 엄청 좋아한다. 공간 바꾸는 걸 엄청 좋아하시고…. (웃음)

    극단을 벗어나서 작업으로 만나보고 싶은 연극인이 있는가?
    음… 전미도 배우가 떠오른다. 연극 <갈매기>를 객석에 앉아 보는데 그때 정말 무대로 나가 뜨레플레프를 하고 싶었다. (웃음) 매력적이고 멋있는 배우라고 생각한다.

    서른하나. 삼십대의 출발이다. 앞으로 십년, 배우로서 목표가 있다면?
    무대 위를 정확하게 책임 질 수 있는 그런 배우가 되고 싶다. 배우, 어떤 기분으로 연기하는 것이 아니라 어떤 전문성을 가지고 연기할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 스스로 공간을 책임질 수 있는 무게가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 그러려면 최소 10년의 훈련기간은 필요할 것이다. 앞으로 10년, 훈련기간이 될 것이다.

    텔레비전이나 영화에 출연해 대중스타가 되고픈 꿈은 없는가?
    음… 왜 없겠나. 그렇지만 그렇게 하려면, 잘 하려면, 일단 연극을 잘 해야 되겠다는 생각은 바뀌지 않는다. 아직 공부할 것이 많다. 일단 연극을 열심히 하는 배우가 되어야 한다. 그게 먼저다.

    존경하는 연극인은 누구인가? 이윤택, 김소희 빼고. (웃음)
    인사를 드린 적도 없는데… 기국서 선생님이라는 분. 나는 그분이 멋있다. 진짜로 어떤 저항정신을 가지고 계신 것 같다. 이제 그분이 했던 그런 연극은 사라지고 있고… 우리 생활은 편해졌고… 근데 그분의 행적을 전해 듣다보면 도인 같다는 느낌…. 이윤택 선생님도 도인인데 기국서 선생님은 뭐랄까… 조금 다른 느낌의 도인 같다.
배우 윤정섭
  • 윤정섭에게 연극은 무엇인가?
    연극은 지나가는 일상 속에서 한순간 멈추는 것. 멈춤. 그게 아닐까? 무슨 생각이던지…. 아무튼 생각을 할 수 있게 만드는 순간. 멈춰 서게 하는 특별한 순간. 사람을 멈춰 세워 생각하게 만드는 힘. 그게 연극 아닐까?
  • 배우 윤정섭
  • 윤정섭 (배우)
    연희단거리패 15기, 4대 햄릿
    제 49회 동아연극상 신인연기상

    주요 작품
    연극
    <햄릿><사중주><원전유서><경성스타><멕베스><판 엎고 퉤>
    <풍찬노숙><꿈>외 다수

태그 윤정섭, 연희단거리패, 햄릿, 사중주, 원전유서,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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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성

김은성 극작가
극단 달나라동백꽃 대표
주요작품 <로풍찬유랑극장><뻘><목란언니><연변엄마><순우삼촌><시동라사>외 다수
본지 편집위원.
웹진 17호   2013-02-07   덧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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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금님
사랑해요. 윤배우.

2013-02-07댓글쓰기 댓글삭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