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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상 행복할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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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희
26, 27년? 연극판에 오래만 있었지, 정말 올인해서 연극한 건 한 10년밖에 안돼요. 연극 처음 시작하면 그렇잖아요. 일만 하고 어쩌다 대사 한두 마디 있는 거 하고, 저는 그런 시간이 굉장히 길었어요. 애 낳고 먹고사는 문제 때문에 잠깐 떠나기도 하고…
무슨 일을 하셨어요?
윤희
동업해서 연기 학원을 했어요. 돈은 들어오는데, 동업하니까 부딪히는 것도 있고 연기 안하고 있는 스트레스, 이런 걸 못 견디겠더라구요. 서른아홉에는 돌아가야지 그랬어요, 마흔 넘어가면 그냥 생활인으로 끝날 것 같더라고요. 정말로 딱 스톱했어요. 내 몫으로 있던 거 받아서 그 돈 떨어질 때까지 아르바이트도 안하고 연극만 하겠다, 그러고 돌아왔어요. 그렇게 올인하겠다 했더니, 오히려 일이 (잘 되더라고요.) 운이, 사람운도 작품운도 좀 오고. 잘 안됐던 게 그 전에는 문제가 밖에 있다고 생각했는데 결국 내 문제였던 거죠. 지금도 그건 느껴요. 요즘은 좋은 작품 만나서 참 감사한데, 힘든 작업을 만나도 이것도 역시 내 문제지, 라고 생각하면 되게 쉬워지더라고요. 떠나 있다 오니까 그런 걸 느끼게 된 것 같아요. 싸울 일도 안 싸우게 되고, 그러다보면 또 (문제가) 풀리더라고요. 생각해보니까 그전에는 난 잘한다, 문제없다고 생각했던 거죠. (웃음)
잠깐 떠났다 오는 것도 좋겠네요. (웃음)
윤희
괜찮은 거 같아요. 아예 떠나면 안 되구요. 저는 학원 하면서도 끊임없이 학생들 데리고 연극 보러 다녔고, 항상 이 판에 있다고 생각을 했어요. 생활한다고 아예 발길을 끊거나 연극 보는 걸 소홀히 하면, 그러면 정말 떠나게 되죠.
시작은 어떻게 하시게 됐어요?
윤희
이거는 안 썼으면 좋겠는데… 쪼끄만 할 때부터 너무 하고 싶었어요. 탤런트요. 어렸을 때 그런 꿈 한 번씩들 꾸잖아요.
이거 써야 할 것 같은데요. (웃음)
윤희
어렸을 때 하고 싶은 게 있으면 부모님 몰래 뭘 했어요. 중학교 때 나이키가 처음 나와서 그게 갖고 싶은데 부모님이 사줄 형편이 안 되잖아요. 그럼 몰래 신문을 돌려서 그걸 사는 거예요. 그랬다가 신문 돌렸다고, 아버지 욕 먹인다고 혼나고. 그 어릴 때도 어느 기간 정도 하면 이걸 살 수 있겠다, 계획을 세워서 했던 것 같아요. 탤런트가 되고 싶어가지고, 그땐 어린이 신문을 많이 봤거든요, 광고를 봤는데 그게 탤런트가 되는 건 줄 알았어요, 연기학원이었는데. 몰래 거기 들어가고 나서, 아버지한테 탤런트 됐다고… (웃음) 알고 봤더니 학원이었던 거죠. 근데 학원에서 오디션 정보를 계속 주니까, 중1, 2학년 때였는데, 오디션에 붙어서 방송에 고정출연도 하고 그랬어요.
아역 출신이시네요. (웃음)
윤희
아, 창피해요. 그러면서 공부도 안 하고 방송 핑계 대고 거짓말하고 학교 안 가고 그러니까 엄청 혼나고선 못했죠. 고등학교 가서도 꿈은 계속 있으니까 연극영화과를 가려고 했는데 처음엔 실패를 했죠. 연극을 하면 연기를 잘하게 된다, 배우가 되려면 연극이 기초다, 그런 얘길 들은 건 있어가지고, 연극을 해야 되겠다, 그러고 무작정 극단에 들어갔어요. 한 1년 연극 하다가 군대 갔어요. 제대하고 89년도에 ‘실험극장’에 들어갔어요. 그때 당시 여러 선생님들 하는 연극에 스태프로 참여하면서, 연극이 이런 거구나, 전문적으로 공부를 해봐야겠다,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최민식 배우가 출연했던 <에쿠우스>에 말로 출연하면서 공부를 해서 대학에 들어갔죠.

어릴 때니까 그랬겠지만 처음에 어쨌든 방송으로 시작하시게 됐는데, 연극 하시고 나서 매체로 가려고 하신 적은 없으세요?
윤희
적극적으로 해본 적은 없어요. 작업하는 동안에는 너무 재밌으니까 거기에 올인해서 (그랬고요.) 몇 백, 몇 천, 큰돈이 필요한 일도 없었고, 내가 재주가 많이 있다고 생각하지도 않았어요. 맞는 얘긴지 모르겠지만 그쪽 일은 순발력, 재주, 재능? 어떤 내공보다는 그런 게 많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어요. 유명한 스타들이 있는 큰 기획사에도 있어봤는데 안 될 건 안 되더라고요. (웃음) 그 사람들이 찾는 건 나 같은 배우도 아닌 것 같고, 이게 쫓는다고 되는 게 아니더라고요. 아주 조각처럼 잘 생기거나 아니면 실력인데 나한테 그게 없구나, 그랬죠. 그냥 내가 좋아하는 거 하면서 내공이 쌓이면, 좋은 사람이랑 만날 수 있겠지, 어느 순간 마음을 탁 놓으니까 특별히 쫓아다니지 않게 되더라고요. 그러고 연극하는 데서 날 불러주니까, 나 찾아주는 사람한테 충성하게 되고, 행복감이 와요.
주로 어디서 작업하셨어요?
윤희
‘실험극장’에서 스태프를 많이 했죠. 거기는 스타시스템으로 운영됐고 자꾸 스태프만 시키니까 답답했죠. 견디다가 학전에 오디션 1기로 들어갔는데, 동기가 황정민, 장현성 등 지금 잘 나가는 배우들이 많았죠. 그때부터 ‘학전’에서 4년 있었어요.
노래를 잘하시나 봐요.
윤희
아뇨. 김민기 선생님이 특별히 뮤지컬 노래를 잘 하는 사람보다 쌩자로 잘 뽑는 배우를 뽑았어요. 악기도 좀 다룰 줄 알고… 근데 왜 뽑으셨는지 모르겠어요. (웃음) 다른 애들 보고 깜짝 놀랐어요. 저는 ‘실험극장’에서 하는 연극이 다인 줄 알았거든요. 거기는 무거운 작품, 번역극을 많이 했고, 호흡, 발성 안 되고 사투리 쓰면 연기 못 한다 그랬거든요. 한 번은 연극에서 송강호 연기를 보고 잘한다고 했다가 야단맞았어요. 사투리 쓰잖아요. 네가 그래서 못하는 거라고, 그러셔서 충격 받았죠.
볼 줄 모른다는 거였네요.
윤희
그렇죠. 근데 지금 생각해보면 제가 잘 본 거죠. (웃음) 학전에서 <지하철 1호선>, <모스키토>, <개똥이> 이런 작품을 했어요. 김민기 선생님이 너무 착하다고 연기하지 말라는 말씀 많이 하셨어요. (웃음) 저 말고 다른 친구들은 너무 자유로운 거예요. 뭘 해봐, 그러면 애들이 나가서 막 하는데, ‘쟤는 창피하지도 않나?’ 전 얼굴이 빨개져서 못했거든요. ‘와, 쟤네들은 뭐야’, 되게 부럽기도 하고 저런 것도 가져야겠구나, 싶었죠. 연기가 아니라고 생각했던 것들이 연기더라고요. ‘나는 왜 저게 없지?’ 하면서 나한테 시킬까봐 다른 애들 보면서 막 연습을 해요. 그럼 꼭 딴 걸 시켜요. (웃음) 얼굴이 뻘개져 가지고 쭈뼛거리다 못하고. 그러다가 조연출을 한 번 했는데 선생님이 ‘학전’ 직원으로 조연출을 계속 하겠냐, 그러셔서 저 배우하고 싶다고 그랬죠. 그럼 학전에서 너의 용도는 없다고…
진짜 속상하셨겠어요.
윤희
나가려고 했는데, <모스키토>를 제작할 때였거든요. 고인이 되신 광정 형이 배우 윤희가 필요하다, 그러신 거예요. 그 연기가 선생님 마음에 드셨는지 다시 <지하철 1호선>을 하는데 캐스팅하시더라고요.
다행이네요. 슬픈 얘기로 끝나나 했는데. (웃음)
윤희
그 이후에 <의형제> 오디션 보고 떨어져서 ‘학전’을 나왔어요. 이런저런 작품을 했는데 아무래도 수입이 적잖아요. 큰 애도 생기고 그래서 그때, 2000년에 처음으로 학원 강사를 했어요. 학원 강사랑 개인 레슨을 해보니까 이거 돈 벌겠는데, 이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몇 명이 같이 해서 학원을 차렸죠.
배우들이 그쪽 일을 많이 하죠.
윤희
가르치는 재주가 더 있으면 해도 괜찮죠. 가끔 예전에 가르쳤던 친구나 후배가 고민하면서 찾아와요. 그러면 더 재밌는 일 있으면 해도 괜찮다, 연극을 전공했다고 반드시 이걸 할 필요는 없다, 나는 이것보다 더 재밌는 일을 못 찾았고, 수입도 생기니까 이제는 빼도 박도 못 하는 거고, 혹시 돈 버는 거나 다른 일이 더 재밌으면 그걸 해라, 그래요. 경영학과 나왔다고 다 경영하는 거 아니잖아요.
순식간에 선배님이 어떻게 작업해 오셨는지 들은 것 같아요.

<모든 군인은 불쌍하다>에서 아버지 역을 하고 계시잖아요. 아버지가 좀 묘했어요. 책임감이 없으면서 애정도 없는 거 같다가도 그렇지 않은 것 같기도 하고. 화술이 되게 인상적이었어요.
윤희
사실 내가 마음먹은 대로 되고 있지는 않아요. 일단 처음부터 드라마에서 자주 보는 아버지는 하지 말아야지, 그런 생각은 했어요. 막연하게 외로운 사람일 것이다, 아들하고 소통 안 되는 거야 대본에 나와 있고, 그러면 말투를 좀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박근형 연출님이 <청춘예찬>의 아버지 같으면 좋겠다, 팁을 좀 주셨고, 애정을 주지 말라고 노트를 주셨어요. 그 노트를 듣는데 다 정리가 되더라고요. 마음먹은 대로 안 돼도 연기가 되는 거구나, 요즘 그런 생각을 해요. 공연 한 달을 하면 마음먹은 대로 딱 되는 게 한두 번인데, 이번엔 안 그럴 수도 있겠다, 이러고 끝나겠구나, 싶은데, 또 보는 사람들은 아버지 좋았다, 그러니까 이건 뭐지? 싶어요. 마음먹은 대로 다 된다고 연기가 되는 건 아니구나, 아니어도 그렇게 보이기도 하는구나, 그런 생각을 해요.
작업하거나 연기하실 때 제일 중요하게 생각하시는 건 뭐예요?
윤희
제가 전에 한 작품에 캐스팅됐을 때 얘긴데, 누가 어떤 배우가 아주 잘한다고 연출한테 추천을 했는데 그 연출이 그 배우하고는 안 하겠다, 한 번도 같이 해본 적은 없지만 팀워크를 많이 해치더라, 그랬대요. 본인이 잘 하니까 많은 요구를 하고 후배들 힘들게 하고 그런 얘기를 너무 많이 들어서 그 배우가 연기 잘하는 것보다 여기 와서 해치는 게 더 큰 것 같다, 그런 얘기를 했다는 걸 들었어요.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너무 착해서 제 연기를 못하는 것도 있어요. 착하다는 말은 좀 그렇고 (웃음), 내가 이걸 진짜 하고 싶은데 상대가 너무 고집을 부리거나 하면 내 것을 안 할 때도 있어요. 제가 주장해가지고 그 친구랑 사이가 껄끄러워지는 것보다 좋게 해서 이 팀이 다 좋게 갔으면 좋겠다, 싶으니까요. 선배가 되니까 더 그렇게 되는 것 같아요. 선배인 내가 분위기를 어렵게 만들면 작품 끝날 때까지 이상해지거든요. 어렸을 때 그런 경험을 너무 많이 했어요. 선배들이 등장하기 직전에 치고 박고 싸우시는 걸 본 적도 있어요. 어렸을 때니까 얼마나 놀래요. 후배들은 다 눈치 보느라고 연기고 뭐고 없죠. 아, 나는 선배가 되면 (저러지 말아야지 했죠.) 또 어떤 작품에서는 배우 둘이 너무 싸우고 그래서 연출도 눈치를 보고 후배들은 계속 긴장하고… 그런 연극은 하고 싶지 않아요.
그래서 박근형이랑 작업이 좋아요. 내가 갖고 있지 않은 인간적인 면을 정말 많이 봐요. 내가 인간적이어야 연극을 할 수 있다는 걸, 나이 들면서 점점 느끼거든요. 논리적이지 않아도, 감각만으로도 연극을 할 수 있다는 걸 많이 배워요. 그냥 사람 같아서 좋아요.
팀워크, 앙상블, 이런 게 연극에서 정말 중요하죠.
윤희
또 그 식구들은 나름대로 힘든 게 있을 거예요. 저는 여러 가지 과정을 겪은 사람이고, 또 제가 육체적으로 힘들게 무슨 일을 해야 하거나 그렇진 않으니까요.
그렇겠죠. 금방 말씀하신 건 작업적인 거잖아요. 연기적인 부분에서, 작품, 역할을 받으시면 무슨 생각부터 하세요? 접근 방법이라고 해야 할까요?

윤희
밑도 끝도 없는데… 일단은 기본적인 것들, 나이, 어떤 삶을 살았을까, 이런 걸 대강 생각하고요. 아, 이런 얘기해도 되나? (웃음) 전에 했던 거랑 다른 인물, 그런 욕심부터 내요. 전에 했던 연기와 무조건 다르게 접근을 해보겠다, 라고. 외적인 거부터 생각하죠. 내 말투가 있고 스타일이 있으니까, 사실 제일 많이 고민해요. 이번에 아버지도, 무조건 다르게 하겠다는 걸 정해놓고 그 인물에 접근해 갔죠. 근데도 비슷한 건 어쩔 수가 없어요.
<바냐 아저씨> (이성열 연출) 때 아스트로프를 했는데, 그걸 잘 보신 분들이 많았는지, 자꾸 그 비슷한 인물을 원하는 것 같더라구요. 저는 다르게 하고 싶은데, 다르게 하면 그때 그거 좋았는데, 그 얘기를 듣게 되는 거예요. 그러면 다르게 하겠다는 내 목표가 자꾸 사라지고 거기에 맞추게 되죠. 저는 했던 식이니까 오히려 편하게 할 수 있어요. 근데 똑같다는 얘기는 듣고 싶지 않은 게 배우 심리죠. 그렇게 인물을 다르게 해보겠다, 접근을 하고, 또 하나는 외적으로 접근을 해요. 제가 <오이디푸스> (한태숙 연출)에서 원래는 없는 인물인데 사제 역할, 오이디푸스 옆에 비서실장처럼 붙어 다니는 사제를 하게 됐어요. 없는 인물을 만들려니까 너무 힘든 거예요. 소리를 어떻게 내볼까, 중성적인 인물로 가볼까, 게이처럼 해볼까, 한 달을 고민하고 있었어요. 한태숙 선생님이 그건 아닌 것 같아, 정도만 말씀하시고 한 말씀도 안하시는 거예요. 너무 안 풀리는데 정동환 선생님이 “네가 어떤 사람인지 안 풀리면 몸을 써도 된다”, 이러고 쓱 가셨어요. “몸?” 그러고 몸을 한 번 훅 꺾어봤더니 소리가 나오기 시작하는 거예요. 그랬더니 한태숙 선생님이 됐다고, 그 사람 같다고, 그러시더라고요. 그 다음부터는 이게 맞는 방법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외적으로 많이 접근을 해요. 아스트로프를 할 때도 그랬어요. 인물이 잘 안 풀리다가, 걸음이랑 말을 좀 느리게 해보자,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천천히 걷는 연습만 계속 했어요. 무대에 있으면서 하는 거 없이 계속 옐레나만 쳐다보고. 사실 그 인물 만들면서 한 건 그게 다예요.
2014년 초에 김소연 평론가랑 인물 접근법에 대해서 인터뷰를 한 적이 있는데, 한 거 별로 없다고 그랬죠. (웃음) 그리고 내가 하는 모든 대사는 옐레나한테 보이기 위해서, 잘난 척하는 대사다, 그런 얘길 했죠. 남자들이 여자 꼬실 때 똑똑한 척하거든요. <갈매기>에서 뜨리고린이 막멋있는 사람이다 하지만 니나 꼬시려고 잘난 척하는 거잖아요. 제가 보기엔 그렇거든요. (웃음) 아스트로프가 잘 보였다고 좋게 칭찬해주신 분이 많으셔서 고마웠죠. 인물 접근하는 거에 특별한 방법이 없네요.
걷는 연습을 하셨다는 게 인상적이네요.
윤희
제가 말도 빠르고 걸음도 되게 빨라요. 좀 명랑한 편이에요. (웃음) 경쾌하고 빠르고 운동 좋아하고, 그러니까 그게 연기에도 나오잖아요. 깜빡하면 박윤희의 몸 습관이 나올 수 있고요. 더 천천히 걸어볼까, 말을 더 천천히 끊어볼까, 그런 연습을 했던 거죠.

이제 후배들이 꽤 생기셨을 텐데 후배들한테 하시고픈 말씀 없으세요?
윤희
후배들이 어떻게 그렇게 버틸 수 있냐, 많이 물어요. 나처럼 고생하라는 말은 절대 못하겠어요. 아까도 얘기했지만 더 재밌거나 재주 있는 일이 있으면 그걸 해라, 그러고 싶어요. 근데 무슨 일이건 견뎌야 되는 게 있죠. 단기간에 뭐가 되는 건 없거든요. 혹시 짧은 시간에 어떤 기회를 얻으려고 연극판에 들어오는 건 위험하니까 좀 견딜 수 있으면, 견딜 가치가 있는 일이니까 괜찮다, 라고 얘기하고 싶어요. 되게 재밌으니까. 직장 다니는 친구들한테 11, 12월에 공연 보러 오라 그러면 못 와요. 연봉도 많이 받고, 부장씩이나 된 친구들이 내년에 어떻게 될지 몰라서, 9시에 퇴근을 하고 그런다는 거예요. 그 친구들이 절 부러워하죠. 그럼 전 돈 많이 벌어서 부럽다고. (웃음) 그 친구들이 절 부러워하는 게 사실일지도 모르겠다, 생각이 들어요. 세 번 참으면 살인 면한다는 말이 있잖아요. 한 번을 견디고, 또 한 번 견디고, 그렇게 견딘 거 같아요. 나도 언젠가 또 그만두고 싶을지 모르지만, 그때 또 한 번 견뎌볼 꺼다, 후배들한테 그런 얘기를 하고 싶어요.
인제 슬슬 마무리를 지으려고 하는데요. 연극 말고 관심 있으신 거 뭐 있으세요?
윤희
노래 부르는 거 좋아하고요. 할 줄 아는 게 많으면 연기하는 데 도움이 되거든요. 기타 칠 줄 알아서 드라마에 출연한 적도 있고, 연극에서 많이 써먹혔죠. <아워 타운> (한태숙 연출)에서, 저 46살에 ‘조지’했어요. (웃음) 제가 할 줄 아니까, 기타 연주로 장면을 채우기도 하고 그랬죠. 검도를 10년 이상 해서 아마추어 대회도 나가고 그랬거든요. 그거 영화에서 써먹기도 했고요. 스노보드 같은 것도 잘 타요. 쉴 때 어떤 취미든 연기에 써먹겠다 생각하고 취미 활동을 하면 절대 슬럼프가 없는 거 같아요. 배우들은 쉬는 동안에 고민을 많이 하잖아요. 아르바이트해야 되고 누가 찾아줄 때까지 기다려야 되고, 이런 걸 못 견뎌셔 관두는 사람도 많거든요. 근데 할 게 정말 많아요. 요즘엔 목공이나 이런 걸 배워서 집을 직접 꾸며 볼까, 그런 생각도 하는데 손재주는 별로 없어요. 그림도 그리고 싶어서 데생 책 사다가 따라 그려보고 그러는데 내가 보기엔 괜찮은 거 같아요. (웃음)
선배님 정말 재주도 많으시고 유쾌하시네요. 마지막 공식 질문입니다. 박윤희에게 연극이란?
윤희
아, 그거… 모르겠어요. (웃음) 그냥 지금 뭐, 연극 안 하면 죽을 거 같은데요. 진짜 숨 쉬는 거랑 똑같은 거 같아요. 공연한다고 극장으로 갈 때는 엔도르핀이 막 솟아요. 이 이상 행복할 수 있을까, 연습하러 갈 때, 연습 과정도 그렇고요. 더 이상 어떻게 정의를 내려야 할지 잘 모르겠는데요.

[사진: 장우제 woojejang@gmail.com]

박윤희(배우)
주요작품
<바냐 아저씨> <오이디푸스> <겨울이야기> <맨 끝줄 소년> <더 파워>
<고곤의 선물> <아워 타운> 외 다수

태그 행복, 박윤희, 부새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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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새롬

부새롬 연출가, 무대디자이너
달나라동백꽃 대표
주요작품 <뺑뺑뺑> <달나라연속극> <로풍찬 유랑극장> <뻘> 외
puromy@gmail.com
제88호   2016-03-24   덧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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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희배우님 너무 좋아해요

2016-03-27댓글쓰기 댓글삭제

삐용
박윤희배우 팬이에요! 작품 많이 해주세요. 좋은 인터뷰 잘 읽었습니다 :-)

2016-03-31댓글쓰기 댓글삭제

포포
정말 잘 읽었습니다.
인간미가 느껴지네요.
감사합니다. 늘 화이팅하시길 바랍니다.

2016-03-31댓글쓰기 댓글삭제

당구
잘 읽었습니다! 저도 배우님 팬입니다 ㅜㅜ

2016-04-03댓글쓰기 댓글삭제

양말벗던
모든 군인은...에서 양말벗던 아버지!!
연기가 정말 인상깊었습니다~

2016-04-05댓글쓰기 댓글삭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