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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통한 예술복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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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은 시간이 없고, 예술가들에겐 돈이 없다고 하는데, 여행은 돈과 시간이 모두 필요한 일이다. 그래서 청년 예술가들을 위한 여행을 만들어서 ‘여행을 통한 예술복지’ 모형을 보여주고 싶었다. 이런 구상을 회사에 얘기했더니 흔쾌히 동의해 주었다. 마침 지리산 둘레길 10주년 기념행사를 기획하는데 청년 예술가들을 초대해 보자는 것이었다.

예술가들을 위한 여행인만큼 ‘예술적으로’ 만들어 보고 싶었다. 그래서 급히 지리산프로젝트에 참여했던 최윤정 큐레이터를 이 여행의 ‘아트 디렉터’로 섭외했다. 최 큐레이터는 2014년 <지리산프로젝트: 우주예술집>과 2015년 <지리산프로젝트: 우주산책>에 참여했고 2016년과 2017년에는 한센인 요양시설인 산청 성심원의 역사관을 조성하는 일을 맡았다. 그만한 적임자가 없었다.

최 큐레이터에게 부탁한 것은 이번 여행에서 너무 많은 것을 보여줄 필요는 없다는 것이었다. ‘청년 예술가를 위한 셀프 유배’로 족하다고 했다. 그냥 지리산프로젝트에 참여했던 예술가들이 영감을 받았던 계곡, 바람소리를 들으며 휴식을 취했던 나무그늘, 석양을 보면서 멍 때렸던 언덕에 데려다 주면 된다고 부탁했다. 청년 예술가들은 이미 너무 많은 것을 하고 있으니 뭔가를 안 하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취지였다.

참여한 청년 예술가들에게도 행사와 관련해 특별한 부탁을 하지 않았다. ‘블로그에 후기를 올려달라’ ‘SNS에 해시태그를 걸어달라’ 등의 요구를 전혀 하지 않았다. 이번 여행이 그들에게 영감을 주었다면 그들의 작품 속에 저절로 스며들어갈 것인데, 굳이 요구할 이유가 없었다. 대신 지리산이 영감을 주면 그 감흥을 잘 표현해 달라고만 했다.

청년 예술가들이 내려온다고 하니, 고맙게도 지역의 문화예술인들이 적극 호응해 주었다. 남원 국립민속국악원 지기학 예술감독은 광한루에서 <긴 사랑가>로 일행을 맞아주었고, 사단법인 숲길 이상윤 상임이사는 지리산둘레길 중군마을~장항마을 구간을 함께 걸으며 둘레길의 생명 평화 정신에 대해 들려주었다. 일행의 숙소인 지리산길섶의 주인인 지리산 사진작가 강병규 선생은 술과 음식으로 피로를 달래주었다. 이튿날은 윤용병 인드라망공동체 한생명 운영위원장과 이한호 양림쌀롱 여행자라운지 대표가 실상사와 광주 양림동의 안내를 맡아주었다.

‘청년 예술가 지리산 감성여행’은 ‘투어 디렉터’로서 잊을 수 없는 여행이었다. 하지만 지속가능성이 없는 모형이다. 회사에서 이 여행에 드는 비용을 계속 감당하게 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지자체들이 현지 관광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블로그 초청 행사도 하고 여행작가들과 기자들도 초청하는데, 한번 청년 예술가들도 불러보라고 권하고 싶다. 유명한 예술가들은 제대로 대접 받길 원하겠지만 그들은 결핍 속에서도 그것을 탓하지 않고 새로운 어떤 것을 발견해 낼 것이다.

흔히 여행은 새로운 세상을 보는 것이 아니라 세상을 보는 새로운 눈을 갖는 일이라고 말한다. 예술가의 눈은 더 예리할 것이다. 그들이 지역을 재발견 해내고 그곳에서 사람의 마음을 붙드는 것이 무엇인지 예리하게 발견할 것이다. 그들눈을 빌어 지역 개발을 위한 좋은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부디 많은 지자체에서 이 여행을 모방하길 바란다. 의미 있고 재미있고 효과도 있을 것이다.

시사IN 초청 '청년 예술가 지리산 예술기행'

도움주신 분들...

광한루에서 <긴사랑가>로 맞아주신
지기학 남원 국립민속국악원 예술감독님과
김대일 수석 단원
완월정에서 각각 창작곡을 연주한 해금 연주자 김신영님과 가야금 연주자 하소라님 그리고 동양화 퍼포먼스를 보여준 신은미 작가님. 이런 공연이 가능하게 장소 협조를 주선해 주고 사회를 봐준 김나영 춘향제전위원회 공연예술팀 기획실장님~

지리산 둘레길, 중군마를~장항마을 안내를 맡아 준 이상윤 사단법인 숲길 상임이사님,
말도 안 되는 가격에 저녁식사/숙박/아침식사를 제공해 주신 지리산길섶의 강병규 사진작가님,
직접 장 봐오신 식재료로 맛있는 요리를 만들어 준 배세훈 셰프님, 송보라 셰프님,
오랜 공백기에도 불구하고 변함 없는 음색을 선보인 뮤지컬 배우 황예영님,
청년 예술가들을 위해 예술적인 칵테일을 제조해 주신 김도균 쌤~
수제맥주를 매고 지리산까지 달려와 준 고형석 크레비어 본부장님,
엄청난 양의 설거지를 도맡아 준 이우광 님과 다른 참가자분들,
남원까지 새벽 픽업을 맡아 준 홍경찬 작가님,
새벽에 일어나 김밥을 만들어 오신 유라성 배우님,
다들 감솨~ 감솨~

실상사 안내를 맡아 준 윤용병 산내면 한살림 운영위원장님,
광주 양림동을 맛있게 소개해 주신 이한호 쥬스컴퍼니 대표님,
아트 디렉터를 맡아 멋진 여행을 이끌어 주신 최윤정 큐레이터님 감사합니다~

(혹시 빠진 분들 있음 죄송~ 죄송~)

태그 고재열,예술복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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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재열

고재열 시사IN 문화팀장
시사저널에서 기자생활을 시작했으나 '삼성기사 삭제사건'에 항의해 6개월 동안 파업을 벌인 후 사표를 내고 동료들과 시사IN을 창간했다. 블로그 '독설닷컴'으로 인터넷 논객 활동을 시작했으며 요즘은 트위터와 페이스북에서 더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트위터 @dogsul | 페이스북 facebook.com/dogsuldotcom
제139호   2018-05-10   덧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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