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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숙한 사회의 진정한 소통
오선화 입국을 막을 필요가 없는 이유

고재열_시사IN 정치팀장/블로그‘독설닷컴’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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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젠카고善花, 1956년 ~는 일본의 작가이자 평론가, 언론인, 교육자, 영문학자이다. 제주도 출신이다. 일제 강점기 식민통치를 부정하는 칼럼 활동으로 논란이 되었으며, 1994년 일본으로 국적을 바꿨다. 그녀는 대구대학교를 졸업했다고 주장하지만 대구대학교 졸업은 거짓으로 확인되었다. 1994년부터 일본의 언론과 방송에 칼럼 기고 활동 및 방송 패널 등으로 활동하기 시작했으며, 우익 성향으로 악명 높은 다쿠쇼쿠 대학교의 국제개발학부 교수로 재직 중이다. 본명은 오승일吳勝一이다.

    이번에 입국이 거부된 오선화에 대한 위키백과의 설명 중 일부이다. 일본에서 혐한론嫌韓論 을 부추기고 있다는 이유로 입국이 거부된 오씨는 2007년에도 비슷한 경험이 있었다. 당시는 모친상을 당해서 귀국하던 길이었다. 제주공항에서 입국을 거부당하고 발길을 돌렸던 그녀는 일본 정부가 나선 후에야 어렵게 귀국해서 상을 치를 수 있었다.

    그녀에 대한 자료를 좀 찾아보았다. 2000년대 초반만 하더라도 교포 사회에서 유미리 이양지 신숙옥 등과 함께 그녀는 '의식 있는 재일조선인 여성'으로 꼽혔었다. 칼럼니스트 김일훈은 아쿠다카와 상일본의 유력 문학상을 받은 유미리 이양지 작가나 재일동포 인권운동가 신숙옥과 함께 오선화를 지성적인 여성 재일교포로 꼽았다.

    오선화는 주로 한국 사회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내던 축이었다. 그러던 것이 ‘한국정부’가 아니라 ‘한국인’을 공격하다가 어느 순간 혐한론을 부추기는 사람으로 되어버렸다. 그녀의 주장을 보면 그래도 전반기에는 한국 사회에 대해 일리 있는 비판적 목소리를 내다가 일본 매체에 주로 접촉하면서 부터는 터무니없는 말로 한국과 한국인을 비난하기 시작했다. 글보다 말이 문제였다. 방송에 출연해서 책임지지 못할 말을 많이 했다. 그리고 2006년 MBC 에서 호스티스 경력 시비, 일본 국적 취득 시비, 학력 시비 등을 제기하면서 대표적인 혐한론자로 규정되었다.

    그녀의 행보는 재일동포 인권운동가 신숙옥과 비교된다. 왜 한 명은 일본 사회에서 일본사회를 향해 계속 비판적인 목소리를 내며 당당하게 살아가는데 다른 한 명은 일본 우익의 앞잡이 역할을 하는 사람이 되었을까? 또 하나는 전여옥 전 국회의원과의 비교다. 둘 다 비겁하다는 면에서 닮았다. 한 명은 일본에서 한국인 비난을 하고 다른 한 명은 한국에 와서 일본인 비난을 했다(전여옥 씨의 경우는 그것도 남의 머리를 허락도 받지 않고 빌려서 비난한 것으로 판명 났지만 말이다).

    신숙옥은 강연에서 이런 말을 했다. “약자에게 강자가 되라고 강요하는 사회가 가장 살기 어려운 사회다. 실로 강자들은 약자에게 너희가 어리석고 강하지 못해서 그리되었다고 한다. 일본에선 일본인이 재일동포에게, 한국에선 남자가 여자에게 그런다.” 그러나 그녀는 약자이면서 강자가 되었다. 그래서 일본 사회에서 일본 비판을 한다.

    전여옥과 오선화가 신숙옥과 다른 점은 자신의 말로 생계를 삼았다는 점이다. 관심을 끌기 위해 그 말은 거칠어질 수밖에 없었다. 그들은 말로서 관심을 끌어 모으는 것의 부가가치를 온몸으로 체험했다. 전여옥은 한국에 와서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고 또 국회의원까지 될 수 있었고, 학력이 불분명했던 오선화는 일본에서 대학교수가 될 수 있었다. 이들과 달리 신숙옥은 자신의 발언과 별개로 인재컨설턴트 사업가로 성공했다.

    2007년 입국이 거부되었을 때 이후로 오선화의 입은 더욱 거칠어졌다. 자신을 거부한 고국에 대해 그녀는 마지막 미련을 버렸다. 이후 그녀의 말은 맥락을 잃고 마치 수도꼭지처럼 일본 우익이 듣기 좋은 말을 쏟아냈다. 사실과 다른 이야기를 하는 경우도 부지기수였다. 이제 그녀와 조국은 돌이킬 수 없는 사이가 된 것처럼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선화의 입국을 허가해야 한다고 본다. 그래서 그녀에게 마이크를 쥐어줘야 한다. 음지가 아니라 양지에서 발언하게 해야 한다. 공개 토론을 통해 그녀의 말에 따져 물어야 한다. 그렇게 한다고 해서 그녀의 생각을 바꿀 수는 없겠지만, 그녀가 책임지지 못할 말을 하는 것을 막을 수는 있을 것이다. 진정한 소통이란 듣기 싫은 소리를 할 수 있는 기회를 보장하는 것이다.

    이런 소통이 무슨 의미가 있겠냐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경계인’이었던 그녀가 일본 우파에 경도된 어느 순간이 있었을 것이다. 그녀에게 발언권을 주는 것은 그녀를 다시 '경계인'으로 되돌리는 일이 될 것이다. 설문대할망제주도 설화 속의 창조의 여신 의 너른 가슴으로 그녀를 안을 만큼 우리도 이제 성숙한 사회가 되었다고 봐도 되지 않을까?

태그 오선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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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진 29호   2013-08-01   덧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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