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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기념할만한 오늘은 없는가?
[연출가 김석만의 시선]

김석만 _ 연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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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월엔 기념할 날들이 많다. 국경일이 아니더라도. 10월 2일은 인도의 독립운동가 마하트마 간디가 태어난 날이며, 5일 스티브 잡스가 죽었고, 지난 6일에는 백성희 선생님 미수米壽 잔치가 열렸으며, 7일은 1950년에 테레사 수녀가 사랑의 선교회를 창립한 날이다. 갑자기 오늘의 작은 역사를 들추어내는 것은 연극인의 거리, 대학로를 걷다가 연극과 관련한 기념일에는 무엇이 있는지 궁금해서다.

    필자가 분명히 기억하는 연극 관련 기념일은 몇 가지가 있다. 연우무대를 유명하게 만든 <한씨연대기> 초연 날이 1985년 4월 30일이며, 그로 인해 연우소극장이 1985년 12월 1일에 개관하였다. 연우무대 생일은 첫 목요모임을 가졌던 1978년 2월 5일로 삼는다. 세계연극협회(ITI) 한국본부 사무국장을 지낸 경력 덕분에 3월 27일은 세계연극의 날로 기억한다. 세계연극협회 한국본부에서는 이 날을 기려 ‘세계연극의 날’ 행사도 치르며 고 박영희 선생님을 기리는 ‘영희연극상’ 시상식도 함께 거행한다. 어느 특정한 날의 의미를 간직하고 있는 연극인들에게는 그날을 기리는 행사가 바로 연극적 세시풍속인 셈이다.

    세시풍속은 농경사회에서 전승된 풍속이며 농사를 짓기 위한 계절의 변화에 맞춘 마을 단위 공동체의 의례와 놀이를 포함한다. 이미 농경사회를 벗어난 오늘 날에는 밸런타인데이니 크리스마스와 같은 외래 풍습이 상업적 이해관계와 맞아떨어져서 새로운 도시적 풍속으로 일상의 삶속에 스며들었다. 심지어 3월 3일이나 11월 11일에는 삼겹살 데이, 뻬뻬로 데이 같은 어처구니없는 이름으로 둔갑한 억지 기념일에 억지로 참가하게 되는 경우도 일어난다.

    필자에게 대학로는 분명히 연극의 거리다. 연극과 관계가 없는 일로는 대학로에 거의 나오는 일이 없는 연극인들에게도 이 거리는 연극의 거리다. 혜화동 로터리에서 이화동 사거리까지 걸어도 대학로 거리가 연극의 거리라는 시간과 공간의 기억은 날이 갈수록 사라지고 있지 않나 걱정을 해 본다. 위에서 설명한 ‘세계연극의 날’도 세계연극본부(ITI)와 관계를 맺은 분들에게만 기억할 수 있는 기념일이다. 한국연극협회의 생일이나 서울연극협회의 생일을 누가 기억하고 있을까. 모든 연극인에게 중요한 단체로 부상하고 있는 한국연극인복지재단의 생일은 또 어떤가. 인터넷으로 검색을 해보니, 한국연극협회는 1963년 1월 26일에 서울연극협회는 2003년 12월에 설립된 걸로 나온다. 한국연극인복지재단은 5월 20일에 설립되었다. 서울연극협회는 해마다 서울연극제 개막과 더불어 서울연극인의 날 행사를 치르는데, 해마다 날짜가 다르다. 2011년에는 4월 20일, 2012년에는 4월 16일, 올해에는 4월 15일에 서울연극인의 날을 선포하였다. 이제는 어느 하루를 서울연극인의 날로 정하고 그 날에 의미를 담아가도 좋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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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우리나라에서는 발견하지 못한 일이지만, 매년 3월 8일에는 세계 약 팔십 여 나라에서 여성연극인들이 중심이 되어 ‘뤼시스트라타 프로젝트The Lysistrata Project’를 거행한다. 그날이 세계여성의 날¹ 이며 아리스토파네스의 희극 <뤼시스트라타>가 반전, 평화의 주제를 담고 있어서 그렇다. 이 프로젝트에 참가하는 연극인들은 세계 평화를 기리기 위해 <뤼시스트라타> 희곡 독회를 전 세계에서 동시에 펼친다.²

가을이 깊어지는 계절에 기념할 만한 오늘은 어떤 날들이 있을까. 10월 1일에는 독일 연출가 페터 슈타인이 태어났다. 10월 3일은 실험극장 창단일이다. 네미로비치 단첸코와 스타니슬랍스키가 설립한 모스크바예술극장은 1898년 10월 14일에 역사적 창립공연의 막을 올렸다. 서양에서 처음으로 배우라고 인정을 받은 테스피스는 BC 534년 11월 24일 처음 치러진 연극축제에서 최초로 연극상을 수상하였다. 우리나라 현대연극을 시작한 임성구의 혁신단은 1911년 11월에 첫 공연을 올렸다. 볼만한 공연이 여기저기서 막을 올리는 10월이다. 달력 속에는 공연을 보는 즐거움이 가득하다. 거기에 덧붙여서 하루하루에 담긴 연극의 의미가 더욱 분명해지도록 오늘의 의미를 기념하는 일들이 함께 벌어지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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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만

김석만 연출가,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
극단 연우무대에서 활동하였고<한씨연대기>,<새들도 세상을 뜨는구나>,<최선생>,<가극금강>을 연출하였다. 최근 전통공연예술의 현재화에 관심을 두고 <영원한 사랑 춘향이>,정가극
<이생규장전> 등을 연출하였다.『연기의 세계』,『인간의 마음을 사로잡는 스무가지 플롯』『연출가처럼 생각하기』를 냈다. 페이스북facebook.com/proksm
웹진 33호   2013-10-10   덧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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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음의 여왕
연극의 의미가 더욱 분명해 질수 있도록...!! 칼럼 잘 읽고 있습니다~^^210.183.183.137

2013-11-14댓글쓰기 댓글삭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