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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인 복지와 예술 복지?
[연출가 김석만의 시선] 존중과 존경이 먼저다

김석만 _ 연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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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맑고 파란 하늘이 좋은 계절 가을이다. 이 좋은 계절에 우울한 소식이 들린다. 지난 달 말에 한국예술인복지재단의 심재찬 대표가 사직을 했다. 그 후 인터넷 독립 언론매체인 [뉴스타파]는 문화부의 한 관리가 주재한 회의 내용을 취재하여 심 대표에게 가해진 부당한 인사압력과 조직 길들이기를 문제 삼았다. 예술인에 대한 진정한 복지에 대한 논의도 한없이 부족한 이때에 겨우 작년에 출범하여 일 년도 채 되지 못한 단체를 어수선하게 만든 사건이 터진 것이다. 급기야 시민단체인 문화연대가 성명을 내고, 한국연극협회, 서울연극협회 등에서도 성명을 내어 사태의 심각성을 널리 알렸다.

    한국예술인복지재단은 「예술인 복지법」시행에 따라 모든 예술인이 안정적 기반 위에서 예술 활동에 전념함으로써 사회의 문화적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을 목표로 설립된 공공재단이다. 한국예술인복지재단의 초대 대표(상임이사)에 취임한 심재찬 연출가는 극단 전망을 만들고 연출활동을 활발히 전개해 왔으며 「예술인 복지법」이 제정되기까지 남다른 노력을 한 인물이다. 그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사무처장을 지냈으며 한국연극인복지재단(이사장 박정자)의 부이사장을 맡기도 했다. [뉴스타파]의 보도는 문제의 심각성을 넘어서 진정 복지란 무엇인가, 특히 예술인 복지, 그리고 연극인 복지는 무엇이어야 하는지를 묻는 계기를 만들어 주었다.

    2004년 서울연극협회가 출범한 이래 연극인들의 암담한 경제상황과 보호받지 못하는 직업예술인으로서의 위상, 연극계 내부의 소통부재에 대한 해결책 모색을 위해 연극계가 뜻을 모아 설립한 단체가 있다. 이름 하여 ‘한국연극인복지재단’이다. 한국예술인복지재단이 문화체육관광부의 국고 지원을 받는 산하 재단인데 비해서 한국연극인복지재단은 100% 민간기금으로 운영되는 순수 민간재단이다. 2005년 5월 20일에 출범한 한국연극인복지재단은 올해 8년째를 맞고 있다. 그간 재단은 연극인 의료비지원, 일자리창출 등 연극인들의 어려운 경제사정에 도움이 되고자 여러 사업을 진행해왔지만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성과는 2010년 「예술인 복지법」입법을 추진하여, 2011년 법 제정과 2012년 11월 한국예술인복지재단의 탄생을 이끌어낸 일이다.

    비영리법인인 한국연극인복지재단은 현재 최소한의 조직체(이사회, 상임이사, 사무국)로 운영되는 소박한 규모이나 우리 연극인 모두가 자신의 분신처럼 여겨야 마땅한 단체로 자리 잡기 위해서 여러 가지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연극인 복지 지원사업으로 연극인 긴급의료비 배분사업, 연극인 무료 건강검진 지원사업, 무료 수술 지원사업, 연극인 자녀 보육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치유드라마 활동가 양성과정과 사회적 일자리 사업을 기획하고 진행한 적도 있다. 연극인 실태조사도 벌였으며 연극인 복지기금 모금사업을 추진 중이다. 한국예술인복지재단에서도 예술인 의료비 지원사업과 예술활동증명, 산재보험료 일부지원사업도 추진 중이다. 모두 절실한 사업으로 조직적이며 체계적으로 발전시켜나가야 할 사업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이번 심재찬 대표의 사직 사태를 접하고서 드는 안타까움은 정책을 결정하는 관계자들의 의식 속에 예술에 대한, 그리고 연극에 대한 존중과 존경심이 결여되어 있는 게 아닌가 하는 걱정이다. 진정한 복지는 예술가들의 자긍심을 존중하는 일이며 창작 예술가들의 창작 동기에 정신적 지원을 아끼지 않는 일이다. 창작의 결과가 나오기까지 인내심으로 창작과정을 지켜봐 주는 일이며, 창작의 결과인 작품을 봐 주는 일이다. 예술인 복지에 앞서서 예술이, 연극인 복지에 앞서서 연극이 복지의 대상이 되어야 한다. 따라서 이제 막 일을 시작하려던 심재찬 대표의 명예와 자부심은 마땅히 회복되어야 한다.

     

태그 예술인복지재단, 문화체육관광부, 심재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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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만

김석만 연출가,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
극단 연우무대에서 활동하였고<한씨연대기>,<새들도 세상을 뜨는구나>,<최선생>,<가극금강>을 연출하였다. 최근 전통공연예술의 현재화에 관심을 두고 <영원한 사랑 춘향이>,정가극
<이생규장전> 등을 연출하였다.『연기의 세계』,『인간의 마음을 사로잡는 스무가지 플롯』『연출가처럼 생각하기』를 냈다. 페이스북facebook.com/proksm
웹진 35호   2013-11-07   덧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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