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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효과로 흥한 자 경제효과로 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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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재열_시사IN 정치팀장/블로그‘독설닷컴’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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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효과로 흥한 자 경제효과로 망한다?
영화 <어벤져스>의 한 장면
[출처] 시사IN 2012년 5월 11일
<어벤져스2>의 경제효과가 2조라고 한다. 이런 블록버스터 영화에 나오기만 하면 경제효과가 수조 원이라고 산출하는 경제학자들의 논리가 무엇인지 궁금하다. 이분들은 영화 <해운대>를 보고 해운대로 피서 갈 생각을 했을까? 그리고 <어벤져스>를 촬영했던 도시는 우리보다 먼저 2조 원의 경제효과를 누렸을 텐데, 그 도시는 어디인가?

영화에 노출된다고 무조건 경제효과를 누리는 것이 아니다. 중요한 것은 그 영화를 통해 어떤 정서를 불러일으킬 수 있느냐다. 감정을 몰입시키고 공간을 재해석해 그 공간에 대한 로망을 불러일으키는 영화의 배경일 때 의미가 있다. 그런데 블록버스터 영화로 이런 걸 한다? 부서지고 폐허가 된 도시를 보면서 사람들이 가고 싶어질 것이라고? 참 편리한 생각이 아닐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심 영화 촬영은 외면할 수만은 없는 요구다. 사회적 합의를 통해 매뉴얼을 만들 필요가 있다. 명절 직전 등 상대적으로 한적한 시간으로 미리 촬영 시간을 확보해서 시민의 양해를 구하고 촬영 신청을 받은 영화 중에서 전문가들로 구성된 위원회가 투명하게 심사해서 선택한 영화를 허가해 준다면 반발도 줄일 수 있을 것이다.

연극 쪽 이야기로 해보자. 지역 축제 중 규모가 큰 축제 중에는 유명 연출가를 불러서 축제 때 상연될 공연을 연출하게 한다. 제작비 규모가 수십억 원인 작품도 있었다. 그런데 그렇게 많은 제작비를 들인 공연이 서울에서는 상연되지 않는다. 그래서 대부분의 평론가는 그런 작품이 제작되었는지도 모른다. 연출가도 그런 작품을 제작했다는 것을 굳이 내세우지 않는다. 대작을 만들어 지역을 알리겠다는 애초의 의도를 살린 작품은 거의 없다.

지역의 다른 이야기를 해보자. 어렵게 조성한 길 이름에 연예인을 넣는 경우도 있다. 한류스타일 경우 해외 관광객을 유치한다는 명분을 내세우기도 한다. 그러나 길 이름을 연예인 이름으로 지으면 유효기간이 몇 년이나 될까? 그 연예인이 스캔들을 일으키는 경우는 같이 피해를 볼 수도 있다.

드라마 촬영장은 또 어떤가? 수십억 원의 비용을 들여 드라마 촬영을 위한 세트를 만들어 주지만 저조한 시청률에 드라마 제목도 기억하지 못하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이 경우 그 드라마를 보고 드라마 촬영지를 찾아주기를 기대하기는 힘들다. 사람이 찾지 않으면 관리가 잘 안 되기 때문에 이런 촬영지는 흉물이 되기 일쑤다.

비용을 들여 개발한 각 지방의 캐릭터들은 어떤가? 이 캐릭터들 중 일반인들이 기억해주는 캐릭터가 있는가? 자기 자신도 알리지 못하는 캐릭터가 지역을 홍보해준다? 난망한 이야기다. 지역 홍보물을 대작 영상으로 만들다가 요즘은 3D로 만들기도 한다. 그 많은 홍보물 중에 자기 자신의 존재를 제대로 알린 홍보물은 무엇이 있는가?

각 지자체에서 유행처럼 설치한 루미나리에라는 이름의 조명 시설은 어떤가? 그 조명을 설치해서 지금까지 유지하고 있는 곳이 있는가? 그런 실패에도 불구하고 다리 경관 조명에 또 돈을 들이는 것은 어떤가? 불 꺼진 지방도시를 외로이 밝히는 그 다리의 조명은 도대체 누구를 위한 것인가?

그들은 지치지 않는다. 요즘은 경치 좋은 곳에 경쟁적으로 짚라인을 설치하는 것으로 유행 감수성을 겨룬다. 환경운동가들이 막지 않았다면 케이블카를 설치했을 곳에 짚라인을 설치하며 규모를 다툰다. 샘이 많은 것인지, 어디서 무엇을 설치했다고 하면 그 성패를 살필 겨를도 없이 빨리 설치하려고 안달을 낸다.

모두가 ‘경제효과’라는 마법을 부려보기 위한 것이다. 무엇을 만들고 설치하면 관광객이 얼마나 찾게 되고 그러면 경제효과가 얼마라는 도식에 함몰되어 있기 때문이다. 언제나 욕망에는 함정이 있게 마련이다. 그리고 큰 욕망에는 큰 함정이 있다. 큰 경제효과를 노린 큰 프로젝트는 큰 함정에 빠지기 쉽다. 함정에서 빠져나오는 비용은 고스란히 국민 몫이다.

이제 냉정히 따져보자. 진짜 ‘경제효과’를 누리는 사람이 누구인지. 기대를 부풀려서 시설을 만들고 행사를 진행하는 사람들 아닌가? 명소가 될 것이라며, 화제가 될 것이라며, 지방자치 단체장의 업적이 될 것이라며 부추기는 그들이 바로 수혜자 아닌가? 유행이 지나면 새로운 아이템으로 새로운 욕망을 부추기는 그들이 바로 그 ‘경제효과’의 수혜자 아닌가? 곧 지방자치 선거다. 자세히 살펴보자. 누가 ‘경제효과’라는 주술을 걸고 있는지.

태그 경제효과, 칼럼, 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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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호   2014-04-03   덧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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