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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의 유령이 세상을 배회하고 있다. 뜨거운 연극이라는 유령이.”
[무대와 객석 사이]

부새롬_연출가, 무대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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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나의 유령이 세상을 배회하고 있다. 뜨거운 연극이라는 유령이.”


    <공산당선언>의 첫 부분을 패러디한 이 도발적인 문구는 지난 7월 9일에 시작해, 8월 31일까지 선돌극장에서 공연하게 될 [화학작용_선돌 편]의 부제이다. 선돌극장과 함께 공동 주관단체인 서울프로젝트(극단 서울괴담, 극단 여행자, 극단 AND Theater, 정의로운 천하극단 걸판, 극단 청년단)를 포함하여 20개의 극단, 혹은 팀이 벌이는 연극페스티벌이다.

    얼마 전에 혜화동1번지에서 공연이 끝난 'B성년'이나, 작년에 있었던 <아름다운 동행>처럼 하나의 주제의식을 가지고 단발성으로 이루어진 페스티벌도 있고, ‘2인극 페스티벌’처럼 ‘2인극’이라는 형식을 공유하면서 오랫동안 지속적으로 이어져 온 페스티벌도 있다. ‘100페스티벌’, ‘10분 연극 페스티벌’ 등. 그 외 다 기억하지는 못하지만, 무수한 연극 페스티벌이 단발성으로 혹은 지속적으로 펼쳐져 오고 있다.

    이번 [화학작용_선돌 편]은 여타의 페스티벌과 달리 두 가지 특이한 점이 눈에 띈다. 하나는 주로 30대 초중반의 신진 연출가들이 주축이 되어 20개의 팀이 자발적으로 모였다는 것이다. 역시나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프린지페스티벌’과 같은 큰 규모의 축제를 생각해보면 20개 팀이 뭐 별거라고, 생각할 수 있겠다. 하지만 프로그래머나 기획자도 없이, 공공기관에서 공모를 하거나 지원을 해준 것도 아닌데, 창작자들이 스스로 판을 벌여 그만큼 모였다는 것, 그 힘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박수 받을만한 일을 해낸 것이다. 그리고 ‘연극운동’이라고 선언했다는 것 역시 눈에 띄는 점이다.

    자발적이고 지속적인 창작환경 조성을 위한 [연극운동]
    [화학작용_선돌 편]은 건강하고 자발적인 창작환경을 원하는 젊은 연극인의 운동이다.
    극장을 공유함으로써 서로의 시간/공간을 나누며, 공연에 필요한 기획/기술/디자인 등의 인력 또한 함께 나눈다. 단독 제작공연이 아닌 협동제작 공연이 갖는 또 다른 자발성과
    소통능력을 발휘하게 되는 기회가 될 것이다.


    [화학작용_00편]은 계속된다
    (…) 앞으로 계속될 [화학작용_00편]의 공연소식 및 관련 정보를 받아볼 수 있다.


    -[화학작용_선돌 편] 소개 글에서 발췌


    공공지원금이나 민간의 제작, 후원 형식의 도움 없이 공연을 올리는 것은 아주 힘든 일이고, 특히나 젊은 창작자들로서는 지원을 받기가 어렵다. 어떻게 지원을 받거나 작은 규모로라도 공연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 해도, 인건비까지 챙기기엔 제작비는 너무나 빠듯하다. 그런 환경 속에서 공연에 필요한 그 수많은 인력을 모으는 게 쉽지 않았을 것이다. 이 선언 속에 담겨 있는, 창작환경에 대한 그들의 고민과 고충에 충분히 공감이 된다.

    다만, 이번 페스티벌이 앞으로 자발적이고 지속적인 창작환경을 조성하는 것으로 어떻게 이어질 수 있을지 궁금하기도 하고, 섣불리 이런저런 걱정이 들기도 한다. 그중 하나가 아직 첫 번째 두 팀의 공연밖에 못 봤지만, 단막극 형식의 짧은 공연이라 단독으로 공연되기는 힘들다는 점이다. 어렵게 창작해 낸 작품이 단발성으로 며칠 동안 공연을 하고 사라진다면, 영 아쉬운 일이 된다. 공연기간도 짧아서 많은 관객을 만나지도 못했는데 말이다. ‘지속적인 창작환경’을 위해서는 제작환경을 새롭게 만들어가는 것도 필요하지만, 그 안에서 작품이 태어난 이후에 잘 자라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도 필요하지 않을까.

    ‘연극운동’이라는 큰 글자만 보고, 심장이 두근거렸다가, 그 밑의 내용에는 창작환경에 대한 이야기만 담겨있어서 좀 아쉽기도 했다. 이들의 선언 혹은 바람대로, [화학작용_00편]이 계속되기를 응원하며, 이 ‘연극운동’이 지속되어 제작환경에 대한 고민을 넘어 연극에 대한 새로운 고민과 꺼리를 던져줄 수 있기를 기대한다. 말 그대로 “뜨거운 연극이라는 유령”을 연극판 곳곳에서 만날 수 있기를. 덧붙여, [화학작용_선돌 편] 외에도 여름엔 연극과 관련된 축제가 곳곳에서 벌어진다. 대충 생각나는 것만 해도 ‘프린지페스티벌’, ‘서울변방연극제’, ‘거창국제연극제’, ‘밀양여름공연예술축제’, ‘마로니에 여름축제’ 등이 있다.

태그 뜨거운 연극이라는 유령, 부새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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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새롬

부새롬 연출가, 무대디자이너
달나라동백꽃 대표
주요작품 <뺑뺑뺑> <달나라연속극> <로풍찬 유랑극장> <뻘> 외
puromy@gmail.com
제48호   2014-07-17   덧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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