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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가 있는 곳 어디나 극장이 된다, <예술로 상상극장>

세살 아이의 엄마가 되어 보니 어린이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부모의 마음이 이해가 되면서 어린이와 부모에게 필요하고 도움이 될 만한 새로운 프로그램을 기획해 봐야겠다는 생각이 깊어졌다.
공간에 와서 가장 많은 시간을 투자한 도전적인 과제는 어린이창작극 개발지원 프로젝트인 <예술로 상상극장>이었다. 처음에는 블랙박스 형태의 작은 공간에 맞는 1~2인극 등을 초청해서 공연을 해볼까 하는 생각에서 출발했다. 생각이 좀 더 확장되게 된 것은 어린이극 창작자, 어린이집 관계자들을 만나게 되면서부터다. 어린이 특히 취학 전 어린이가 공연예술을 경험하기 쉽지 않아 이들을 위한 프로그램 개발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극장으로의 이동문제나 극장을 무서워하는 어린이도 있기 때문에 어린이의 공연예술의 접근성은 낮을 수 있고, 부모의 예술경험이나 선택에 의해 어린이의 경험이 좌우되기 때문에 편차도 크다는 것이다.
우리 공간에 찾아오는 어린이뿐만 아니라 지역사회 어린이집, 학교의 어린이, 더 나아가서는 서울의 어린이를 위한 찾아가는 공연을 만들어 보자는 큰 포부를 갖고 사업을 시작하게 되었다. 물론 잘 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도 있었다. 국립극단 작은 극장의 사례까지 상세히 설명해 주시면서 도전해 보라는 유홍영 전 국립극단 어린이청소년극연구소 부소장님의 말씀이 결심을 하는데 큰 힘이 되었다.

어린이가 “참여하는”, “상상을 키우는”, “스스로 생각하는”

독일의 대문호 괴테의 어린시절, 그의 어머니는 밤마다 어린 괴테에게 책을 읽어주곤 했는데, 클라이맥스 전까지 읽어주고서는 “그 다음은 네가 완성해 보아라”고 말했었다고 한다. 그러면 괴테는 그 다음 이야기의 스토리를 만드느라 늘 생각에 잠겨 있곤 했다. 이런 어머니의 독창적인 독서방법이 자신을 작가로 만들었다고 괴테는 회고했다. 괴테 어머니의 독창적인 독서방법처럼 우리가 새롭게 만드는 공연은 “보는” 것에서 나아가 어린이의 “상상력”과 “참여(체험)”으로 변화되고 완성되는 생명력 있는 공연이다.
<예술로 상상극장>에서 지향하는 핵심가치가 바로 “상상력”이다. 이러한 가치지향은 재단의 미적체험 예술교육철학의 기반인 맥신그린 박사의 생각에 기인한다. 맥신그린 박사는 아이들의 “상상력” 계발이 매우 중요하며, 자신과 세상에 대한 지각방식의 변화는 머리를 통한 “논리력”이 아닌 “상상력” 계발을 통한 “감수성”의 변화로 나타난다고 하였다. <예술로 상상극장>을 통해 어린이가 상상력을 키우고 자신만의 방식으로 예술을 느끼고 자신의 생각과 느낌을 표현할 수 있었으면 한다.
이러한 <예술로 상상극장>의 핵심가치는 임도완 예술감독님(서울예대 교수, 사다리움직임연구소 소장)과 함께 하면서 한층 더 견고해지게 되었다. 사실주의극 일변도에서 벗어나 어린이의 상상력을 키울 수 있는 새롭고 창의적인 형식의 공연을 개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부모와 함께 보는 어린이극

관악어린이창작놀이터의 <예술로 상상극장>은 아이와 부모가 함께 보는 형태로 운영된다. 어린이에게 감동을 주는 좋은 공연은 부모들의 마음도 열고 공감하게 만드는 것 같다. 인간이 느끼는 감동은 어른이나 어린이나 별반 다르지 않은 것 같다.
부모에게도 예술이 필요하며, 특히 어린이의 예술체험기회는 부모에 의해 결정되기 때문에 부모가 함께 예술을 체험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함께하는 공연관람이 부모와 자녀의 대화를 확장시켜 주는 것은 물론이다. 아이와 함께 관람하는 문화에 익숙해진 부모는 공연관람 후 아이와 정서적 공감을 나누는 데도 매우 뛰어나다.

아이디어가 공연작품이 되기까지 지원한다

<예술로 상상극장>은 어린이뿐만 아니라 예술가를 위한 사업이다. 예술가의 작품아이디어가 공연작품이 되기까지 창작 및 발표 공간, 창작개발 지원금, 예술감독 및 배우훈련코칭 등 전문스태프, 홍보, 초기 유통지원 등 종합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이러한 지원방식을 셋업하는 데는 국립극단의 작은 극장 사례가 큰 도움을 주었다.
<예술로 상상극장>은 어린이극 창작자(작품아이디어) 공모 → 서류/실연심사 → 작품개발·제작워크숍 → 여름방학 공연 → 어린이의 일상공간으로 찾아가는 공연 등의 단계로 진행된다.

# 배우로 활동한 경험이 있는 사람 누구나 참여가능

<예술로 상상극장>이 공모하는 작품규모는 찾아가는 공연에 적합한 “1~3인의 소규모극”이고, 이를 개발?제작하고자 하는 배우 또는 배우로 구성된 팀(1~3인 이하)이면 신청가능하다. 공연무대에서 배우로 활동한 경험이 있는 사람 누구나 참여가능하다. 서류 및 실연심사(5분)를 거쳐 작품을 선발하는데, 올해로 2회째인 공모에서 매년 거의 10대1의 경쟁률을 보이는 등 예술가, 극단의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 2개월간의 작품개발워크숍의 성실한 참여는 필수

2017년 선정된 4개 공연팀(8명)은 지난 6월부터 2달간 임도완 예술감독이 이끄는 작품개발?제작 워크숍에 참여해 작품의 완성도를 높였다. 임도완 예술감독은 극의 구성, 캐릭터 설정, 움직임과 대사, 소품까지도 공연팀별로 일대일로 섬세하게 지도하여 예술가들의 새로운 시도를 이끌어준다. 대부분의 참여 예술가들은 혼자서는새로운 창작품에 도전하기 쉽지 않아 중도에 포기했다고 한다. 선발된 작품 모두 8월 공연발표를 목표로 하는 워크숍은 예술가들에게 작품에 집중할 수 있는 힘을 주고 있다.

# 관악어린이창작놀이터에서 여름방학 맞이 공연

어린이들의 여름방학에 맞춘 8월 2주간의 공연은 각 작품마다 6회씩 총 24회 공연을 한다. 회당 60명의 어린이와 가족이 참여할 수 있고 선착순으로 참가자를 모집한다. 작년에는 공연신청오픈 일주일 만에 마감되었는데, 올해에는 그 속도가 매우 빨라졌다. 2주간의 공연 중 첫 번째 주 공연신청(12회 공연)이 오픈되자마자 30분여 만에 마감될 정도로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 지역사회로 찾아가는 공연기회까지!

8월 공연을 통해 관객호응도가 높은 작품은 지역의 어린이집, 유치원, 도서관 등 어린이의 일상공간으로 찾아가는 공연을 이어가게 된다. 찾아가는 공연지원을 통해 지역사회로의 예술가의 활동영역이 계속해서 확대되기를 기대해본다. 설문조사에 따르면, 어린이집, 유치원 관계자도 평소에 잘 볼 수 없었던 창작극을 볼 수 있는 기회가 좀 더 많아지기를 기대하고 있다.

<예술로 상상극장>을 통해 태어난 작품들

<예술로 상상극장>에서는 단순 관람형태에서 벗어나 어린이가 참여해 공감하고 상상할 수 있도록 작품의 방향을 이끌고, 기존의 어린이극 형식에서 벗어나 새로운 방식으로 접근하고자 노력해왔다.
2016년에 개발한 움직임과 오브제를 활용한 <쉿! 비밀이야!>도 그런 작품 중의 하나다. 서사적인 줄거리 대신 텐트를 활용해 쥬크박스, 배, 조개 등 다양한 이미지의 공간으로 변화를 꾀하며 어린이의 호기심과 상상력을 자극하였다.
어린이집, 유치원 어린이들에게 가장 큰 호응을 받았던 <생각을 모으는 사람>은 모니카 페트의 그림책에서 영감을 받은 것으로 공연시작 전에 색종이로 자신의 머릿속에 있는 생각을 표현하고 자신의 생각을 다른 사람들과 나눌 수 있는 특별한 시간을 갖는다.

2017년에도 4개의 작품이 만들어지고 있고 8월 4일 최종리허설을 앞두고 있다. 어린이의 일상생활에서 친숙한 오브제를 활용한 소리감각극 <황금빛 언덕의 모험>은 후라이팬, 주걱 등 부엌의 사물을 의인화하여 마녀에게 갇힌 부엌의 사물들을 구하고자 아이들은 모험가가 되어 떠난다. 모험이 시작되면, 아이들은 어느새 배우가 되고 객석은 무대가 되어 무대와 객석은 경계가 없는 놀이터가 된다. 지면관계상 개발된 모든 작품을 소개할 수 없어 아쉽다. 올해 새롭게 개발된 작품은 오는 8월 8일(화)~20(일)까지 관악어린이창작놀이터에서 만날 수 있다.

연도 작품명 공연팀(배우)
2016년 1인극 <생각을 모으는 사람> 이진아
1인극 <꼬마게 이야기> 권지현
1인극 <누가 더 빠르게?> 오정은
3인극 <쉿! 비밀이야!> 연극여행사 꼬무줄
3인극 문짝인형극 <꼬마장승가출기> 극단 마루한
2017년 1인극 <푸른빗자루 극장> 윤푸빗
2인극 <황금빛 언덕의 모험> 이혜진, 김현진
2인극 <아, 글쎄~ 진짜?!> 고민정, 성경철
3인극 <시르릉비쭉할라뽕> 엄문용, 김예지, 임영준

어린이의 일상이 예술이 되는 날을 위해

지난해부터 새롭게 시작된 <예술로 상상극장>은 2016년 개발된 5개 작품 모두 지난 8월 공연(30회 공연)에서 호평을 받아 어린이집, 학교 등 어린이의 일상공간으로 찾아가는 공연(25회)으로 순조롭게 이어졌고 전국어린이콘텐츠박람회(주최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초청, 국립현대미술관 초청을 받는 등 공연을 확산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올해에는 서울시교육청과 서울시가 후원하는 관악혁신교육지구 사업으로 선정돼 81개 학급 약 2천명의 초등학생들까지도 <예술로 상상극장>을 관람할 수 있게 되었다.
또한 어린이극 창작을 지원하고자 하는 사업취지에 공감한 ‘아시아나항공’이 후원기업으로 참여함으로써 사업의 지속성이 보장되고 보다 많은 아이들이 양질의 공연을 접할 수 있는 기회가 늘어나리라고 전망된다.
예술가가 찾아가는 공연을 어린이집에서 보는 것이 특별하지 않은 일상이 되는 프랑스처럼 우리나라 어린이 누구나 일상공간에서 깊이 있는 예술체험을 할 수 있는 날이 오기를 기대해본다.

관악어린이창작놀이터
서울문화재단에서 운영하는 관악어린이창작놀이터는 지역의 유휴공간을 활용하여 2010년에 개관한 어린의 상상력을 키우는 예술체험 놀이터이다. 체험·과정·놀이 중심 예술프로그램을 개발·운영하여 숫자나 점수에 상관없이 어린이 누구나 성취감을 느끼게 하며, 어린이의 창조적 지성·공감적 인성·예술적 감수성의 조화로운 발달을 돕고자 한다.

[사진: 관악어린이창작놀이터 제공]

태그 아동청소년극, 관악어린이창작놀이터, 김수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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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현

김수현 (재)서울문화재단 관악어린이창작놀이터 매니저
2001년 서울연구원에서 서울의 문화예술정책에 대해 연구하였고, 2004년 재단 창립멤버로 입사하여 예술지원팀, 기획조정팀, 예술교육팀 등을 거쳐 관악어린이창작놀이터에서 일하고 있다. 새로운 사업을 기획하고 설계하는 설렘을 좋아하고, 기획한 프로그램으로 즐거워하는 어린이와 가족들을 보면 가치 있는 일을 했구나 하는 뿌듯한 마음을 느끼게 된다.
제121호   2017-08-03   덧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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