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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청년인가, 예술가인가. 나는 청년인가, 청년이어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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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청년예술가’를 대상으로 하는 지원사업들이 대거 신설(서울시 청년예술단, 서울문화재단 최초예술가지원)되면서 총 140여 개의 개인 및 단체가 지원을 받아 활동했습니다. 최근 몇 년 사이 이렇게 집중적으로 신진예술가의 진입장벽을 낮추기 위한 사업이 없었던 것을 생각해보면 이례적인 일이라는 것은 명확합니다.
다만, 이런 지원제도가 실제 예술가들의 창작환경에 어떻게 적용되고 있는지, 어떤 과정을 통해 프로젝트가 완성되고 있는지, 그 과정에서 정말 필요한 것이 무엇인가를 짚어보는 것도 병행되어야 할 과제 중의 하나일 것입니다.
웹진 『연극in』에서는 9월 12일 1차 집담회 이후 기획연재를 통해 총 10개의 개인 및 단체의 준비과정, 창작활동, 공연 이후에 삶과 작업과정을 취재함으로써 이들의 창작활동의 현재를 함께 고민해 왔습니다. 그리고 이번 마지막 집담회를 통해 ‘청년예술가 지원’이 비단 예산지원이 목표가 아닌, 지속가능한 창작 발판으로서 기능하기 위해 고민되어야 할 것이 무엇인가를 함께 이야기하는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지원사업의 취지와 목표에 부합하기 위해 창작자들이 정말 필요로 하는 것이 무엇인가를 함께 고민하고 공유하는 자리가 되기를 기대합니다. -편집자 주

일시: 11월 28일 3시
장소: 서울연극센터 2층 아카데미룸
진행: 김정(연출가)
참석: 자신이 ‘청년예술가’라고 생각하는 누구나

김정: 저도 데뷔한지 2년 반 정도밖에 안 됐는데요. 궁금한 것도 있고, 물어보고 싶은 것도 있고 듣고 싶은 이야기도 있어서 왔습니다. 서로 어색하게 어설프게 알아가기에는 시간이 부족하니 좀 더 공격적으로!(웃음) 이 자리에 왔다는 건 듣고 싶은 이야기가 있고,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는 거잖아요. 지원사업을 받아서 공연을 준비 중인 분도 계시고, 이미 공연을 끝낸 분도 계시고, 지원사업과는 상관없이 오신 분들도 있으신데요. 어떤 이야기를 하시고 싶으신지 어떤 얘기를 듣고 싶으신지 이야기 해 보면 어떨까요?

아무튼 적다. 작업하기엔. 충분치 않다

참가자: 솔직히 말씀 드리면 지원금이 없으면 하기 어려운 게 많아요. 그나마 제가 유리한 것은 이번 공연은 야외공연이라 조명이 필요 없다는 것이고요.(웃음) 제작비 차원에서 배우 수를 최대한 줄이기 위해서 1인극으로 구성을 하고 있어요. 지원 사업에 선정되었다고 해도 제작비가 모자라는 경우가 많으니까요.

참가자: 저는 다행히 지원금을 받아가지고 공연을 할 수 있게 되었지만, 그 지원 자체가 정말 일회성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이거 끝나면 공연을 올리기는 어려운 상황이 될 거라고 생각해요.

참가자: 그 생각은 맞는데요. 저희는 30회가 거의 다 인건비로 들었어요. 그렇게 30회를 하다보면 시나리오도 계속 수정되고 공연도 조금씩 바뀌면서 발전 될 거고, 이 지원사업을 통해 공연을 만드는 기본적인 제작비를 썼기 때문에, 적어도 다음번에 공연을 올릴 때는 훨씬 적은 비용이 들지 않을까 생각해요.

참가자: 만약 그게 거리공연이 아니라 극장 공연이라면 어떨까요?

참가자: 네. 그때는 유료로 할 수 있겠죠. 극장에서 공연을 통해 발생하는 관객 수익뿐 만 아니라 다양한 방식의 수익구조를 생각해 봐야할 것 같아요. 기획팀이랑 상의 하면서 유튜브에 공연 홍보영상을 올려서 조회 수에 따라 발생하는 수익에 대해 생각해 본다던가, 공연을 요청하는 곳이 있으면 거기는 유로로 간다던가 하는 식의 여러 가지 방법을 고민 중에 있거든요. 그런 부분들을 여기서 좀 나눠봤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참가자: 이건 다른 지원 방식인데 시민청에서 거리예술가를 뽑는 오디션 같은 게 있더라고요. 오디션을 통해서 거리예술가로 채택되면 공연지원비용이 나오고요. 하지만 사실 그것도 공연을 만들기에는 턱 없이 부족하죠. 인건비도 안 나오는 수준이라서…. 그런 부분들도 보완되어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저희는 공연을 위해서 팀원들에게 회비를 걷는데 회비가 들어오면 연습실 대관료로 다 나가거든요. 공간지원에 대한 것도 좀 궁금했어요.

참가자: 저희 같은 경우는 서울시 시설관리공단에서 평일에 3~4시간정도씩 무료로 대관해줘서 그 공간을 사용했었거든요. 그리고 시민청에 대강당이 있어요. 광나루 쪽에 새로 연습실을 만들어놓은 공간도 있고요. 거기도 3개 정도 연습실이 있는데 굉장히 크고 무료로 하는 곳이에요.

김정: 좋은 정보네요 잘 적어두시고요.(웃음) 사실 대관료부분이 공연 만드는 입장에서는 굉장히 큰 부분이거든요. 셋업까지 포함해서 한 보름 대관을 잡으면 엄청난 돈이 들죠. 한국문화예술위원회에서 대관료 지원 사업이 있는 건 다들 아실 테고, 근데 그거마저 떨어지면 이제 큰 일 나는 거니까.(웃음) 대관료가 비싸다보니 공연기간들이 짧아지고 관객이 없는 것도 문제지만 애써서 올렸는데 작품을 충분히 발전시킬 시간을 갖지 못한다는 게 더 큰 문제 인 것 같아요. 그러다보니 창작자들의 호흡도 자꾸 짧아지는 것 같고요. 예전에는 한 달도 하고 3주도하고 그랬었는데, 요즘엔 2주하기도 쉽지 않은 것 같아요. 공연준비를 해오면서 ‘이런 지원은 꼭 있었으면 좋겠다.’ 하는 것들이 있으신가요?

인맥보다는 자유롭게 교류하고 작업할 수 있는 오픈 된 플랫폼을 원한다

참가자: 플랫폼이요. 작가들, 스텝들, 연출가들을 연결해줄 수 있는 플랫폼 같은 게 있으면 좋을 것 같은데 지금은 그런 부분이 충분치 않다고 생각해요. 조금 더 구체적인 플랫폼들이 생겨서 연결해줄 수 있는 부분이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 했어요.

김정: 사실 제대로 된 플랫폼이 없긴 한 것 같아요. 알음알음으로 하는 작업들이 많은 게 사실이죠. 그래도 어떻게 생각해보면 창작자이다 보니까 새로운 대본을 받는다고 해도 운 좋게 스타일이 맞지 않는 이상은 매칭 되기가 굉장히 어렵거든요. 창작자들 끼리 새로운 매칭을 시도해 보는 프로그램이라면 모르겠지만, 실제로 가서 눈으로 확인하지 않는 이상 어려운 경우가 많죠. 작가든 연출이든 다 그냥 친하니까 하겠지 싶지만 그렇진 않거든요.

참가자: 작가들은 공모를 통해 작품을 내놓지 않고서는 작업하기가 어렵잖아요. 하지만 공모를 거치면 세대가 다른 연출가와 작업 할 수밖에 없고 반대로 젊은 연출가는 또래의 작가를 만나기가 쉽지 않으니까 선택의 폭이 줄어드는 것 같고요. 젊은 창작자들끼리 만나서 작품을 하기가 참 어려운 것 같아요.

김정: 작업자들 끼리 자유롭게 교류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드는데 있어서 어떤 가능한 방법들이 있을까요? 예를 들어 하나의 단체와 작가가 만날 수 있는 어떤 아이디어가 있으면 우리 안에서 그걸 시도 해보는 거죠.

참가자: 일단은 품이 많이 들 것 같아요. 저 같은 경우에는 최근에 창작자들에게 공간지원을 해주는 곳에서 예산작업을 하고 있는데 어떤 분이 저한테 와서 인사를 하시더라고요. “최초예술지원 다원분야 선정잔데 보아하니 나랑 같은 처지이신 것 같아서 와봤다. 이런 공연을 하고 있고 이런 느낌의 배우를 찾고 있다. 혹시 아시는 분 있으시냐.” 그러면서 서로 자연스럽게 공연에 대한 교류가 되더라고요. 결국엔 사람과 사람이 직접 만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한 거죠. 근데 사무실에서 그분을 만남으로써 들었던 생각이 연극인들을 위해서 연희문학창작촌처럼 한 건물에 스튜디오 방식으로 해서 연출자나 작가는 물론 창작 작업하시는 분들을 위한 자연스러운 교류의 자리가 생기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참가자: 작가 입장에서는 연출이 어떻게 연출을 하는 사람인지 봐야하고 연출가도 희곡을 읽어봐야지 작가와 작업을 결정할 수 있는 건데, 가끔 “희곡 좋다는 얘기가 있던데, 한번 보내봐.” 이런 말들을 인사치례로 많이 하는 것 같아요. 그런지도 모르고 정말 희곡을 보냈는데 정작 마음에 안 들거나 그러면 참 어색해지잖아요. 저는 이런 과정들이 좀 더 오픈된 상태에서 활발하게 이루어졌으면 좋겠어요. 공공기관에서 이 과정을 관리하는 일을 해주시면 어떨까 생각했어요.

참가자: 제가 공연을 하면서 느꼈던 것은 처음 시작하는 사람들에게 필요한 건 돈 보다 관심인 것 같아요. 그래서 이 최초예술지원에서 좋았던 점은 『연극in』에서 처음 공연을 올리는 창작자들에게 조금의 관심이라도 가졌다는 것이 가장 긍정적인 점이라고 생각해요. 그것을 발판 삼아서 그 다음 단계로 가는 게 개인적으로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었거든요. 그래서 인적네트워킹을 활용할 수 있게 조언을 주셨으면 좋겠다고 생각을 하고 있는데요. 최초예술지원 선정자들 끼리나 혹은 선정되지 않았더라도 자신을 청년예술가로 정의하고 있는 사람들끼리 모여서 교류를 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해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참가자: 저는 최초 지원 사업의 운영방식에 있어서 타 지원사업과 다른 느낌이 있어요. 처음 하는 사람들을 배려해서 중간 중간 점검하시고, 이런 모임들을 통해서 의견을 들어보려고 하는 시도들이 좋은 것 같아요. 이런 모임들이 정기적으로 있으면 굉장히 좋을 것 같아요. 작업자들 끼리 다들 잘 모르잖아요. 연출이나 작가나 배우들이 이런 모임에 참가해서 서로 어려운 점들을 이야기하고, 정보도 얻고 하면 많이 도움이 될 것 같아요. 적은 지원금으로 사실 가장 힘든 점은 공연 홍보예요. 모르니까 못 보거든요. 저도 여기 오시는 분들이 어떤 공연을 하시는지 궁금하기는 한데, 연극 쪽에서는 뭘 하는지 언제 하는지 모르고 서로의 작업들을 확인하고 관심을 가지게 되는 점에서 홍보적으로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어요.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돈보다 관심이다

김정: 홍보이야기가 나왔으니 하나 여쭤보고 싶은 게 있는데요. 요즘 공연 홍보하는 방법들이 거의 다 비슷하잖아요. 만약 공공단체에서 홍보를 도와준다고 하면 어떤 효율적인 방법들이 있을까요?

참가자: 젊은 창작자들도 기존의 방법과 다르지 않아요. 포스터 붙이고 전단지 비치하고. sns홍보도 다들 하니까 하게 되는 것 같고. 최근에 ‘시’가 마니아층이 많이 생겼잖아요. 출판사에서 작가와 가수를 매칭해서 행사도 하고, 콘텐츠적인 홍보를 많이 하더라고요. 시집 디자인도 예쁘게 하고, 굿즈도 팔고 이러면서…. 그에 비해 연극분야는 스스로 비주류 순수예술가임을 자처하면서 관객을 위해 너무 아무것도 안 하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어요. 희곡 같은 경우에는 희곡집 팔 생각도 없는 것 같고.

참가자: 저는 좀 다른 의견 일 수 있는데 공연에 있어서 기획이 중요하잖아요. 돈을 움직여야하니까. 근데, 당연히 노력을 해야 한다는 건 알지만 전문기획자를 두기엔 여력이 안 되는 경우가 많아요. 기획도 중요하지만 공연 그 자체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필요한 것들에 먼저 투자하게 되죠. 중요하지 않아서라기보다 그럴만한 여유가 없다는 게 더 맞는 이야기일 것 같아요.

참가자: 문학 쪽도 굉장히 보수적인 곳이었는데 많이 깨져서 최근에는 그런 행사들이 성공적으로 안착하고 있어요. 연극도 전체적인 작품의 완성도도 있겠지만, 우선순위를 다시 설정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요. 1순위는 아니더라도 2순위, 3순위 정도로 홍보 마케팅을 끌어 올릴 필요가 있다고 생각이 듭니다.

참가자: 젊은 연출가들이 창작극을 많이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이유 중에 하나가 획기적인 기획을 하려면 파격적인 콘텐츠가 필요하다는 거예요. 제가 준비하고 있는 작품은 소비되는 여성의 이미지에 대한 연극인데, 제가 누군가를 인터뷰하고 제가 그 인터뷰를 한 대상들이 되어보는 과정을 그리고 있어요. 그래서 매 회마다 주인공이 다른 연극이 되는데요. 그런 콘텐츠를 생각하다보니 기획자가 그분들의 인터뷰 영상으로 다큐멘터리를 만들어보면 어떠냐는 제안을 하더라고요. 그렇게 새로운 기획 방향이 다시 생기더라고요.

김정: 저는 민간단체에서 한정된 제작비를 가지고 기획적으로 새로운 시도를 하는 건 현실적으로 어려운 일이라고 생각을 해요. 제작비는 한정되어 있고 기본적으로 들어가야 할 홍보마케팅비로 책정 된 금액도 여차하면 삭감되죠. 보통의 경우 기획자는 지원의 대상에 속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요. 기획자들도 지원의 대상으로 포함해서 다양한 시도들을 할 수 있도록 해야지만 연극의 홍보 마케팅방법들도 변해 갈 것 같아요.

참가자: 사실 연극판에 기획자가 굉장히 부족한 것 같아요. 보통 많게는 한 분당 열편씩을 하고 계시고, 그분들이 커버할 수 있는 일의 한계가 정확히 있기 때문에, 기획자를 개발하고 연출가와 기획자가 장기적으로 협업할 수 있는 풀을 완성해야 할 것 같아요.

참가자: 젊은 창작자들에게 조직적인 관심이 중요할 것 같아요. 그들의 작업을 많은 사람들이 볼 수 있도록. 대부분 잘 알려진 사람들을 홍보한다던가 하는 게 있잖아요. 젊은 창작자들의 작업을 조명하는 어떤 매체가 있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했어요. ‘팟캐스트’라든지 ‘웹진 연극in’과 같은 매체가. 우리가 어디서 하는지도 모르거든요. 기성이든 젊은 창작자든 간에 의무적으로 공연을 몇 번 봐야하는 제도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해봤어요.

어떻게 이어갈 것인가

김정: 이제 올해도 한 달 남았고 내년을 준비할 때인데 지원을 받아서 공연을 마치신 분도 계실 테고, 지원을 못 받았지만 다음 작업을 준비하고 계신 분도 있고, 어떻게 작업을 시작해야 할지 고민하고 계신분도 있을 텐데, 작업을 계속해서 이어나가기 위해 어떤 고민들을 하고 계신가요?

참가자: 내년엔 자비를 들여서라도 할 생각이 있어요. 저는 이전에 했던 작업에 만족을 하거든요. 지원을 받건 안 받건 떠나서 제가 하고 싶은 게 있었기 때문에… 일단 지원 사업을 준비하고는 있는데 내년에도 지원 사업 안 되면… 사실 준비는 하고 있는데 모르겠어요.(웃음)

참가자: 저희 팀 같은 경우 처음 올린 공연의 실패로 다들 뿔뿔이 흩어져서 일을 하고 있는데요. “돈 벌어서 우리가 하고 싶은 거 하자”라고 얘기는 하고 있는데, 사실 계획은 전혀 없습니다. 왜냐하면 다시 한 번 아무것도 없이 도전을 하는 게 굉장히 부담이 되는 것 같아요. 또 안 되면 내가 여길 떠나야 되나? 무섭더라고요. 좀 더 뭔가 확실해지면, 예를 들면 투자를 받거나 지원금을 받거나, 이런 경우가 있기 전 까지는 큰 계획을 하고 있진 않습니다.

참가자: 저는 극장에서 하는 공연보다는 10분정도의 단막 뮤지컬을 버스킹으로 하는 것을 준비하고 있어요. 극장에서 하는 공연은 내년 하반기쯤에 하나 기획을 하고 있고요. 상반기에는 갈라쇼를 할 것 같아요. 저희가 신촌 거리아티스트로 선정이 되어 있거든요. 신촌 연세대 앞에 지하보도가 있는데 그곳을 서대문구 측에서 리모델링을 해서 공연장으로 만들어 놓았어요. 한 스무명 쯤 들어갈 수 있는 세미나실인데 음향이랑 조명장비가 구비되어 있어요. 신촌 거리아티스트 선정 팀에게 무료로 공간을 대여해줘서 이번에는 그쪽에서 갈라쇼를 해볼까 합니다.

참가자: 극단이 극장을 운영하고 있어서 저희끼리 계속해서 작품을 올리고 있는데요. 최초지원은 떨어졌지만… 저희도 지원금을 받는다면 기존 공연보다 완성도 있는 그런 작품들을 관객에게 보여줄 수 있을 것 같은데, 여태까지 일반 관객들이 한 분도 안계셨어요. 워크숍 포함해서 정기 공연 때도. 다 배우 지인이나 가족들이죠. 그래서 저희도 조금 더 잘 준비해서 일반관객들도 만나고 많은 사람들에게 우리 같은 젊은 예술가들이 있다는 것을 알리는 데에 목표를 두고 활동을 해야 하지 않나 생각하고 있습니다.

모의고사, 중간고사, 기말고사, 수능, 토익, 자격증 시험을 넘어, 지원사업

김정: 지원사업에 선정되는 데에 어떤 요령 같은 것이 있을까요? 공연은 작업의 결과물로 이야기 되는 건데 무엇을 어떻게 어필해야 지원사업에 선정되는 걸 까요?

참가자: 저는 지원사업 준비하면서 준비형(창작준비금 유형)을 할까 발표형을 할까 많이 고민을 했었거든요. 그러다가 “1인극을 할거면 준비형을 하는 것이 확률적으로 높다”는 이야기도 들었어요. 그런데 어디서 공연을 해도 공연을 보러오는 관객이 다 제가 아는 사람이라는 게 불만족스러웠어요. 실험적인 공연을 하고 싶었고, 거리에서라도 다양한 관객을 만나고 싶었어요. 이제와 생각해 보니 그게 선정이 된 이유가 아닐까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다양한 생각을 하는 사람을 최초지원자로 뽑고 싶지 않았을까. 그 사람의 완성형이 아니라 그 사람이 실험을 할 욕심과 열정이 있는지, 실현가능한지를 중요하게 보는 것 같다고 느꼈거든요.

참가자: 저는 지원금 신청서라는 것도 거의 처음 써봤고, 사업 신청서 작성하는 데에만 이삼일정도 걸렸거든요. 우습게 들릴 수도 있는데 ‘내 진심이라는 것이 어떻게 지원사업에 어울리게 전달이 될 수 있을까’ 고민했던 것 같아요. 그래서 관련된 책을 많이 읽었던 것 같아요. ‘내가 이런 것에 관심이 있고 이런 표현방식을 통해 공연을 할 것이다.’ 이런 것들을 확실하게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경험이 있는 분들에게 피드백을 받는 게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참가자: 지원 사업에 응모를 했다가 선정이 안 된 신청자들에게도 피드백이 많이 이루어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아까 다른 분께서 젊은 작가로서 격려를 받기보다는 평가를 받고 싶다는 말씀 하셨는데,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비평 네트워킹 같은 게 있으면 어떨까 생각을 했어요. 예술가들끼리 서로 공연을 보고 평가도 해주는. 그러면서 지인을 늘려가는 것도 중요하고.(웃음) 그런 네트워킹 프로그램이 생겨서 자기가 원하는 전문가에게 평가를 받아서 같이 성장해갈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청년예술가’, 나는 청년인가. 지원사업을 위해 청년인 척 해야 하는 것인가.

김정: 아까 한 분이 말씀해주신 것 중에 ‘청년예술가’라는 단어가 주는 한계 혹은 확장성에 대해 이야기를 해봤으면 좋겠다 싶어요. 나는 언제까지 청년일 수 있는가에 대한 이야기를 해 볼 수도 있을 것 같고…(웃음).

참가자: 전 청년예술가라는 말이 청춘이라는 말 같기도 하고 반대로 약간 깔보는 느낌이 들어가 있기도 한 것 같아요. 뭔가 완성도면에서 ‘기대가 낮은’이라는 느낌도 들고. 우리는 이제 학생이 아니고 우리의 작업을 하기 위해서 지원하는 건데, 똑같은 기준에서 비평가들에게 평가 받아야 하는데 그게 오히려 조금 더 모호해지는 느낌이 들어요. 그렇게 되면 오히려 청년들에게는 도움이 되지 않는 것 같아요. 우리는 격려가 중요하지 않아요. 격려가 중요했다면 이걸 하지 않았겠죠.

참가자: 저는 개인적으로 우선 부정적이진 않아요. 왜냐하면 기존에 작업을 계속해오던 극단이 아닌 이제 시작하는 단체들에게 기회도 더 주어지는 것 같고…. 이 단어가 부정적으로 다가오진 않는 것 같아요.

참가자: 오히려 청년예술가 지원사업에 반감을 갖는 것은 기성 연극인이예요. ‘청년들은 지원해주는데 중장년층에 대한 지원은 왜 없냐.’ 이런 말씀을 많이 하시더라고요.

김정: 저도 이 지원제도가 오히려 과도한 구분을 짓는 듯한 느낌이 있거든요. ‘청년 지원사업’이라고 하니까 청년들끼리만 모여야 하는 것 같은 거죠. 오히려 청년 지원제도를 통해서 인식이 바뀌어서 기성 극단들이 많이 유입이 되고 작업을 원활하게 하는 구조를 만들어야하는데 지금 대상을 나눠놓는 느낌이 많이 있어서요. 아까 말씀하신대로 어떻게 하면 지원제도나 사업을 통해서 서로 유입이 되고 갈등을 해소할 수 있을까에 대해 고민이 필요한 것 같아요.

적어도 이것 하나만은 있었으면 좋겠다!

김정: ‘화학작용’이라는 프로젝트에 참여했었는데요. 한 공간(극장)에서 공간을 쉐어하고, 기술적인 면도 공유하면서 신진단체들이 모여서 몇 주 동안 공연을 올리는 프로젝트인데요. 개인적으로 그때 굉장히 많은 분들을 알게 됐어요. 많은 작업자들이 모이게 되니까. 거기서 많은 것들을 자연스럽게 공유 하게 된 것 같아요.
그렇게 뜻이 맞는 사람들끼리 뭉쳐서 지속적으로 공연할 수 있는 공간이 대학로의 어딘가에 있으면 어떨까요. 최초 혹은 이제 신진작업자들의 공연들이 계속해서 올라갈 수 있는 공간. 그럼 홍보효과도 있을 테고 자연스럽게 네트워킹 되는 부분들도 생기지 않을까. 처음에 시작할 때는 사실 누구나 막막한 사정들이지만 그때는 공연할 수 있는 공간만 있다면 공연을 올릴 수 있다고 생각했거든요. 공연을 할 수 있는 매력적인 공간이 저한테는 가장 중요했던 것 같아요. 내가 지금 당장 지원을 못 받았어도 ‘내가 그거 하나만 보고 작업을 시작해 볼 수 있다!’ 하는 게 있을까요? 그런 것이 있다면 기존의 지원사업의 순기능은 그대로 두고 또 하나의 영역을 제안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어요.

참가자: 특정 기간을 정해서 함께 할 의사가 있는 팀들을 한 곳에 모으면 그것을 계기로 관계도 발전할 수 있지 않을까요? 예를 들어서 선정이 된 단체들이 사전에 6~7팀 모여서 4월 5일부터 5월 15일까지 각자 기간을 나눠서 공연을 올린다거나 하는 방법도 있을 것 같아요.

김정: 화학작용도 사실은 아무것도 없이 공간만 제공해주셔서 시작을 했는데 거기에 들어가는 공이나 노력들이 엄청나게 컸어요. 우리 바로 윗 선배들이. 매일 밤늦게까지 셋업 같이 해주시고. 그런 것들이 있었기에 가능했었던 것 같아요. 사실 그런 것들도 희생이 필요한 거라, 민간에서 진행을 했을 때 누군가가 책임지고 희생하지 않으면 어려운 부분들이 있더라고요.

참가자: 아까 연출님이 말씀해주셨던 기획을 생각을 해봤는데, 기획을 내놓으면 거기에 관심 있는 작가집단이나 연출집단 또는 스텝집단이 모일 수 있을 것 같아요. 공간이 아니더라도 페스티벌처럼. 청년예술가들도 그런 기획조차 없었으면 시작도 못했을 것이기 때문에 그런 프로그램을 한 번 만들어주시면 자연히 사람들이 모일 거라고 생각을 해요. 사실 인적 네트워킹이 가장 중요한 것 같아서.

김정: 이제 마무리를 해보려 하는데요. 그동안 이 지면을 통해 나왔던 이야기들을 정리해 보자면, 창작자들 간의 네트워킹을 위한 공간이 없었다는 것. 다른 창작자들은 어떤 공연을 어떻게 올렸는지 알고 싶다는 내용들이 많았고요. 애써 공연을 만들었는데 정작 내 공연을 보러오는 사람은 아무도 없고, 홍보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모르겠다는 의견도 있었던 것 같아요. 전공자 출신이 아니라 인맥이 없어서 평론가든 배우든 스텝이든 만날 기회가 없다는 얘기도 있었습니다. 이런 고민들이 생겨나는 이유가 무엇인지, 보다 세밀하게 들여다봐서 창작자들도, 지원기관에서 보다 실질적인 정책이 만들어질 수 있도록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는 바람입니다. 오늘 참여해 주시고 좋은 말씀들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사진: 김지성 jasonk17@naver.com]

태그 청년예술가 집담회, 김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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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

김정 연출가
'프로젝트 내친김에' 연출

주요작품 <광장의 왕> <베르나르다 알바의 집> <꿈> <손님들> 외
shinji8406@naver.com
제129호   2017-12-07   덧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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