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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을 전하는 파랑새가 그곳에 있다
[극장전] 샘터파랑새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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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샘터파랑새극장
  • 마로니에 공원을 둘러싸고 아르코예술극장, 아르코미술관 등의 벽돌 건물들은 마치 ‘대학로’라는 성을 지키고 있는 커다란 성벽과 같다. 그 커다란 건물들 사이에 마치 작은 쪽문을 낸 듯 사이길이 나있는 건물 하나, 바로 샘터파랑새극장이다.

    극장 이야기를 시작하기 전 건물 얘기를 빼놓고 갈 수 없다. 지하 2층 지상 4층의 이 건물은 출판사 샘터 사옥으로 1979년에 지어졌다. 아르코예술극장, 아르코미술관과 형제 같은 샘터 건물은 두 문화공간을 설계한 고(故) 김수근 건축가의 작품이다. 건물의 가장 큰 특색은 1층이다. 건물과 맞닿아 있는 세 개의 길로 모두 입구가 있고, 마치 길의 일부인 양 사람들이 거리낌 없이 자유롭게 오간다. 공공시설에도 보기 드문 형태다. 보통 건물의 1층은 임대료를 가장 많이 받을 수 있는 공간인데 이 공간을 공공의 영역으로 할애하고 있다는 것은 건축주의 배려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었을 것이다. 이런 열린 구조로 길의 역할과 극장 로비의 역할을 하는 1층에는 미술작품들이 설치되어 있는데 극장 관객뿐만 아니라 자유롭게 사람들이 오가며 감상할 수 있는 공공미술이라 할 수 있다.
  • 샘터파랑새극장
  • 샘터파랑새극장
  • 샘터파랑새극장
  • 샘터파랑새극장은 연극 <라이어> 공연장으로 많이 알려져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저녁시간 샘터파랑새극장 앞에 길게 늘어선 <라이어> 관객대열은 이제 익숙한 풍경이 되었기 때문이다. 파파프로덕션이 장기 임대해 운영하고 있지만 샘터파랑새극장은 어린이 전용극장으로 그 역사가 더욱 깊다. 샘터파랑새극장은 1층에 매표소, 지하1층 1관, 지하2층 2관이 자리하고 있다. 그전에는 레스토랑으로 사용하던 공간을 극장으로 꾸미고 1984년 10월 대학로의 첫 번째 민간 소극장으로 개관했다. 개관 당시 어린이들을 위한 마땅한 문화공간이 없던 시설 최초의 상설어린이 극장으로 개관하며 당시 불모지나 다름없었던 국내 아동극계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2003년에는 국제 어린이 연극축제인 ‘샘터파랑새페스티벌’을 개최하여 이제까지 접해보지 못했던 세계유수의 어린이연극을 초청하는 등 아동극계의 선도적인 역할을 해왔다. 현재는 2011년부터 ‘어린이 명작공연 시리즈’를 선보이고 있다. 첫 번째 작품으로 세계적인 그림책 작가 앤서니 브라운의 그림책「행복한 미술관」으로 만든 교육음악극을 시작으로 <미술관에 간 윌리> <해와 달이 된 오누이> 등 연 4, 5편의 공연을 상연하고 있다.


    이제 극장으로 내려가 보자. 1관 입구에서 처음 눈에 들어온 것은 ‘파랑새극장’이라는 빈티지(?) 스타일의 양각간판 이었다. 약간은 낡고 촌스러워 보일 수도 있는 간판이 조용히 극장의 나이를 말해주는 것 같았다. 1관은 총 171석으로 긴 의자가 설치되어 있지만 지정좌석제로 운영하고 있다. 무대 뒤쪽에는 조명, 음향 등을 조정하는 조정실이, 다른 편에는 어린이 전용극장 답게 어린이들의 관람을 돕기 위해 준비된 두꺼운 방석이 높여져 있었다. 1관은 낮 시간에는 어린이연극을, 저녁 시간에는 성인극을 상연하고 있다.
  • 1관 입구
    <1관 입구>
  • 1관 객석
    <1관 객석>
  • 분장실
    <분장실>
  • 2관은 2007년에 새로 개관한 나름 신생 극장이다. 작지만 깔끔한 로비공간도 있어 안정적으로 입장을 기다릴 수 있다. 2관을 둘러보며 가장 특이했던 것은 2층 객석이었다. 대부분 천장높이가 낮은 여느 소극장과 달리 2층 객석이 가능할 만큼 층고가 높은 극장이다. 파파프로덕션 류선주 하우스 매니저는 “관객들이 2층 객석을 꺼리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실제 공연을 관람해보면 이 극장의 VIP석이라 할 만큼 색다른 관람 경험을 할 수 있다.” 며 2층 좌석을 소개했다. 실제 올라가 본 2층 객석은 마치 작은 오페라하우스의 2층 발코니석에 앉은 듯한 느낌이었다. 객석보다 무대가 높이 설치되어 있는 2관의 특징을 감안하면, 고소공포증만 없다면 소극장 2층 객석은 분명 색다른 경험이 될 수 있을 듯하다.
  • 2관 무대
    <2관 무대>
  • 2관 객석
    <2관 객석>
  • 분장실
    <분장실>
  • 샘터파랑새극장에는 전문 하우스 매니저가 있다. 앞서 소개한 류선주 하우스 매니저는 샘터파랑새극장 1, 2관을 포함해 파파프로덕션에서 운영하는 대학로 소극장들의 하우스 운영을 하고 있다. 극장 로비부터 객석까지 안정적인 서비스와 안전까지를 고려해야하는 하우스 매니저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지만, 극장이 어느 정도 규모를 갖추지 않고서야 전문 매니저를 두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류선주 매니저는 “대부분의 하우스 운영이 중·대극장에 맞춰져 있어 소극장의 규모와 특징에 맞는 하우스 운영에 대한 정리가 필요하다.”며 소극장에서의 관객의 서비스에 대한 고민을 털어놓았다.

    1층 공간부터 1관, 2관을 차례로 둘러보는 동안 안내가 없었다면 길을 잃었을지도(?) 모르겠단 생각이 들만큼 지하 건물의 복도들은 미로와 같았다. 모든 공간들이 연결되어 있어 계단을 오르내려 작은 문을 열면 또 다른 공간이 열렸다. 공연장을 모두 둘러보고 밖으로 나왔을 때에는 마치 미로게임에서 방금 나온 듯, 전혀 다른 세계에서의 여행을 마치고 돌아온 듯 했다. 이상한 나라의 엘리스처럼.

    개관 이후 200개가 넘는 어린이 공연을 선보이며, 200만 명의 어린이 관객이 찾은 샘터파랑새극장은 올해 10월이면 28주년을 맞게 된다. 수많은 극장들이 만들어지고 사라지는 대학로에서 변함없이 어린이들에게 꿈과 희망, 상상의 세계로 안내하는 작은 문이 되어주길 희망한다.

    [사진제공] 파파프로덕션

    즐길거리
  • 샘터건물 지하 1층에는 극장 1관과 함께 샘터갤러리가 자리하고 있다. 극장 2관을 개관한 2007년 개관된 갤러리는 역시 출판사 샘터가 운영하고 있다. 40여 평 규모의 샘터갤러리는 하절기인 3월부터 10월까지는 7시, 나머지 동절기에는 8시까지 운영하며, 무료로 입장할 수 있다.
  • 샘터파랑새극장외관
샘터파랑새극장
  • 1984년 10월에 개관한 샘터파랑새극장은 대학로에 생긴 첫 번째 민간 소극장으로 오늘날 소극장 밀집지로서의 대학로 형성의 출발점이기도 하다. 샘터파랑새극장은 어린이 전용극장으로 출발했다. 어린이 교육에 남다른 사명감을 가지고 있는 출판사 샘터가 만든 이 극장은 어린이를 위한 전용 문화공간이 거의 없었던 당시 어린이 문화시설의 불모지에 씨앗을 뿌렸다는 매우 큰 의미를 지닌다.

    파랑새 극장이라는 극장의 명칭은 벨기에의 상징주의 작가 마테를링크의 동화 「파랑새」에서 가져 온 것으로 ‘행복하게 자란 아이들이 행복한 세상을 만든다’라는 극장 소유주의 신념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샘터파랑새 소극장은 총 60평의 크지 않은 규모에 180석 규모의 객석을 갖춘 가변형 극장으로 2007년에는 샘터파랑새 극장 2관을 개관했다.

    샘터파랑새 극장은 개관 공연으로 서울인형극단의 <용궁 이야기>를 한 달 넘게 장기 공연하였는데, 하루 두 차례의 공연에 300-400명의 관람객이 몰리는 대성황이었다고 한다. 개관 이후 샘터파랑새 극장에서 공연한 주요 어린이 대상 프로그램은 인형극, 교육놀이연극, 어린이 뮤지컬, 동요 콘서트 등이었다. 인형극의 경우 인형극 전문극단인 서울인형극회, 현대 인형극회, 우리 인형극회, 꼭두극단 낭랑 등이 제작 공연에 참여하면서 우리의 창작 인형극 발전에 큰 기여를 하기도 했다. 인형극보다 더 많이 공연한 장르는 어린이 뮤지컬로, 찰스 페로의 동화를 각색한 <장화신은 고양이>를 비롯하여 <톰소여의 모험> <넌 특별하단다> 등 수많은 어린이 뮤지컬 흥행작을 내놓기도 했다.

    현재는 파파프로덕션에서 운영하면서 어린이 연극과 성인극을 모두 기획 제작하고 있는데, 대학로 오픈 런 공연의 대표작이라고 할 <라이어>의 상연관이기도 하다.

    이진아 (본지 편집위원 / 연극평론가, 숙명여자대학교 한국어문학부 교수)

태그 샘터파랑새극장, 라이어, 샘터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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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소진 자유기고가
서울프린지페스티벌, 극단사다리에서 기획을 했으며, 예술경영지원센터에서 웹진 기획·운영을 담당했다. 현재는 건강과 힐링에 집중하고 있다.
funkyiju@naver.com
웹진 7호   2012-09-06   덧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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