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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들어올 때 노 젓는 장애예술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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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진 연극in은 “장애예술”을 주제로 기획연재 진행하고 있습니다. 최근 주목받고 있는 장애예술의 실제 현황을 확인하고, 현재 연극계(예술계)에서 일어나고 있는 유의미한 활동들을 짚어보고 진단함으로써 장애예술에 대한 창작자와 관객들의 관심과 이해를 더하고자 합니다. - 웹진 연극in 편집부
  • 일시:2019. 11. 04. 월. 오후 2시
  • 장소: 서울연극센터 1층
  • 참석: 백우람(극단 애인), 서희락(극단 판), 안정우(빛소리친구들), 호종민(극단 휠), 황철호(극단 다빈나오)
  • 진행:김지수(연극연출/극단 애인)
  • 정리: 정소은(독립기획자)
#물들어왔을때노젓고있나 #만남의계기 #최근의관심
김지수
최근에 장애예술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고 있어요. 현장에서 활동을 하고 계신 여러분들은 이를 어떻게 실감하고 있는지 얘기를 들어보고 싶습니다.
황철호
저는 활동한지 10년 정도 됐는데 그때는 단체가 몇 개 없었잖아요? 진짜 ‘블루오션’이었는데. (웃음) 활동하는 단체가 드물었죠. 그럴뿐더러 당시엔 사람들에게 많이 알려지지 않아서 장애인극단이 연극하는 것만으로도 높게 평가했을 거라고 생각해요. 시장에 나왔지만 잘 될 거라던가 못 될 거라던가 그런 생각조차 없었을 거고... 지금 보면 활동 단체가 하나둘 생겼고 이제는 오히려 너무 많아져서... 그전에는 관심이 부족해서 몰랐었다면 지금은 너무 많아서 경쟁에서 살아남아야 돼요.
김지수
진짜요?(웃음)
황철호
극단 애인의 경우에 두산아트센터에서 공연도 하고 있고, 멋있어 보이기도 하고, 배울 점도 있어 보이고요. 저희도 동료극단에 동기 부여를 해줘야 할 텐데 받고만 있는 기분입니다. 더 분발해야겠다는 생각도 들고요. 전체적으로 보면 장애인 연극이 활성화될 수 있게끔 선구자 역할을 하는 것 같은 기분도 들고 그래요.
김지수
김지수
황철호 배우님은 작년부터 대표 역할을 맡고 계시니까 그런 부분에 더 공감하실 것 같네요. 서희락 배우님은 요즘 어떠세요? 장애인 연극에 대한 관심을 느끼세요?
서희락
네. 사람들이랑 친해지는 거에서 그런걸 느껴요. 극단 처음 들어갔을 때 사람들이 많았거든요. 가끔씩 인사 정도만 하면서 지냈었어요. 지금은 배우들도 새로 많이 들어오고. 사람들이랑 아주 친해져서 얘기도 하고 그렇습니다.
백우람
저는 평가가 달라지고 있다고 생각해요. 과거에는 ‘인간 승리’라고 하면서 ‘장애인도 이렇게 하고 있다’라는 것을 평가했다면, 지금은 겉이 아니라 ‘속으로’ 들어가고 있다는 걸 느껴요.
안정우
안정우
저는 어릴 때부터 무용을 시작했어요. 시작하면서 ‘장애예술’이라는 것과 관련된 예술은 경험해 본 적이 없었어요. 주변에서 ‘장애인 무용인’이라는 단어를 들어본 적도 없었고요. 그러던 중 작년에 직접 참여를 했어요. 제가 청각장애라는 틀을 가지고 작품에 참여한 게 작년부터였고, 그때 인식이 크게 변화됐어요. 사회가 조금씩 변화하는 게 아니라 강하게 변화하면서 장애예술도 많이 발전되고 있다는 걸 느끼고 있어요. 그런데, 솔직히 관객분들 대부분은 비장애 예술작품으로 많이 가잖아요. 장애예술 분야는 아직은 아마추어 단계로 여기는 것 같아요. 사회는 빠르게 돌아가고 있는데 장애 예술은 아직은 ‘느린 거북이’에서 ‘빠른 거북이’ 정도로 되어가고 있는 느낌이에요.
호종민
제가 연극을 시작했을 때만 해도, 장애인 비장애인 모두 장애예술을 신기하게 바라봤었어요. 언어장애가 있는 배우가 대사도 하고, 몸동작이 부자연스러운데도 연기도 하고 몸짓도 하는 걸 본 관객들은 ‘신기하다’는 눈빛이었거든요. 그러면서 이제 10년 정도 지나니까 ‘장애인 연극’이라는 키워드가 이젠 ‘그냥 단어’로 인식이 되어가는 것 같아요. 예전에는 대학로에 장애인이 돌아다니면 불쌍한 눈빛으로 쳐다보고 도와주려고 하고 그랬는데, 요즘에는 대학로에 장애인 예술인들이 하도 많아져서 길 가다가 넘어져도 그냥 지나치기도 하고...
김지수
그게 좋은 거예요?(웃음)
호종민
어떻게 보면 장애인들을 길에서 하도 많이 보게 되니까, 이제는 장애인들이 넘어지고 그런 것도 별로 심각하게 보지 않는 거죠. (웃음) 많이 익숙해진 거 같아요. 장애인 배우 숫자가 적었을 때는 별로 관심을 갖지도 않고 신기하게만 보고 그랬던 때가 있었는데, 요즘에는 ‘장애인 연극’이라는 키워드가 생기면서 예전처럼 신기하게만 보거나 막연하게 ‘잘한다’ 이렇게만 말하기보다는 ‘조금 더 잘했으면 좋겠다’라고 하면서 사람들 시야가 많이 바뀌는 걸 느껴요. 요즘에는 ‘조금 더 잘했으면 좋겠다, 조금 더 전문성을 가졌으면 좋겠다’ 하는 걸 느껴요.
#연기를 시작하게 된 계기 #무대에서 배우로 존재하는 즐거움 #새로운 나를 발견하기
김지수
다들 연기를/무용을 어떻게 시작하게 되셨는지, 그걸 하면서 제일 큰 기쁨과 즐거움은 어떤 것인지 이야기를 해주시면 어떨까 합니다.
안정우
어릴 때부터 시작했기 때문에 공연을 하는 게 그냥 당연한 거라고 생각했어요. 특정한 작품 자체에 깊이 빠져든 경우는 한 번도 없었던 것 같아요. 그냥 당연할 일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에요. 저는 관객들이 공연을 관람한 후의 표정을 먼저 봐요. 만족인지 불만족인지, 작품을 이해했는지, 그 표정을 통해서 오늘 공연이 어땠는지 직접 느껴져요. 관객들의 표정과 말하는 모습을 보면서 내가 공연을 하는 기쁨, 평가받는 것의 즐거움을 느껴요. 제 인생에서 공연은 없어선 안 될 존재가 된 것 같아요.
김지수
관객들이 느끼는 것을 정우님이 다시 보고 느끼는 것을 즐기는 거네요.
안정우
네. ‘나한테 집중을 했구나’ 그런 느낌? 어릴 때는 안 그랬는데, 지금은 공연에 대해 평가받는 게 즐거워요. 혹시 관객이 안 좋아하더라도 ‘열심히 하면 되지’ 그런 마음으로 임하게 되는 것 같아요.
백우람
백우람
얘기를 하자면 어마어마하게 길지만 (웃음) 짧게 해보겠습니다. 저는 김지수 대표님이 ‘한번 같이해보지 않겠니?’ 해서 왔는데, 그땐 내가 연기를 하게 될 줄은 몰랐어요. 제가 사진을 전공했거든요. 그래서 사진으로 기록도 하고 뭔가 할 수 있는 것을 찾아보라고 하셔서 와서 사진을 찍으며 같이 다니면서... 그러다 보니까 연기를 하게 됐어요. 어떤 순간에 기쁨을 느끼나 하면, 조명 받을 때가 가장 좋은 것 같아요. 콘센트에 코드를 딱 꽂으면 전기가 통하잖아요. 그런 것처럼 조명을 받으면 힘이 생긴다고 해야 하나?
서희락
어릴 때 야구에 대한 꿈을 갖고 있었는데, 그때 문제가 좀 있어서 병원에 다녔거든요. 그러다가 꿈이 날아갔어요. 그리고 나서 그냥 연기에 한 번 도전해 봐야겠다 결심했죠. 그래서 ‘극단 판’에 들어오게 됐고요. 제일 기쁠 때는... 관객들에게 연기하는 모습 보여주는 거예요. 관객들이 많이 오면 더 기쁘기도 하고요. 끝나면 커튼콜 때 박수를 치잖아요, 그것도 좋고요.
호종민
저는 연극을 우연한 계기로 하게 됐어요. 대학교 전공이 컴퓨터그래픽이었어요. 학교에 연극영화과가 있었는데 제가 영화 쪽으로 가보려고 연극영화과 복수전공을 했었거든요. ‘컴퓨터그래픽으로 영화 쪽에 갈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을 했었는데, 영화는 언제라도 배울 수 있을 것 같아서 연극을 선택했어요. 3년 동안 학교에서 연극을 배웠어요. 그러고 나서 졸업을 했는데, 그때가 IMF라서 졸업을 해도 갈 데가 없는 거예요. 취직할 데가 없어서 대학 졸업하고 나서 일산에 있는 직업학교에 갔어요. 가서 1년 동안 다니면서도 딱히 갈 데가 없었어요. 그러다가 복지관에 들어가서 1년 동안 보조 교사로 일하게 됐는데, 그러던 중에 동생이 인터넷에서 ‘장애인 극단 휠’이라는 곳에서 장애인 배우와 비장애인 배우가 함께 연극을 하는 곳이 있으니 한번 가보라고 알려줬고, 그래서 지금까지 하게 됐어요.
  • 서희락
  • 호종민
김지수
첫 작품이 <시선>이셨죠? 저와 같이 출연하셨던 작품이요.
호종민
네, <시선>이요. 연극을 하게 되면서 최고로 기뻤던 건 제가 주인공을 맡았을 때 관객들의 반응이 좋으면 그때가 최고 기뻤어요. 제가 중학교 때 연극에 대한 꿈을 가진 적이 있었어요. 그래서 연극을 하고 있으면 제가 꿈을 이룬 것 같아서 기분이 좋아요. 연극할 때가 즐겁고 기뻐요. 꿈이라는 걸 꿀 수 있기 때문에.
황철호
친구가 하고 있어서 우연한 계기로 낯설음과 신기함에 따라갔는데, 그때 연출자 눈에 들어서 하게 됐어요. 장점이 많았어요. 연극을 하면서 언어장애가 많이 좋아졌어요. 누가 시켜서 하는 게 아니고 내가 관객들에게 더 다가가려고 자발적으로 노력하다 보니까 동기부여가 됐어요. 가장 기쁠 때는 내 호흡이 관객들한테 고스란히 전달될 때. 내가 원했던 걸 관객이 그대로 받아들이고 함께 호흡했을 때. 그런 장면은 하다 보면 느껴지거든요. 감정과 그 선이 딱 들어맞을 때 희열이 있어요. 그런데 연극이 끝나면 까먹죠.(웃음) 하지만 이건 무대에 올라가야만 느낄 수 있는 감정 같아요. 그게 지금까지 제가 하는 원동력이 되는 것 같고요. 언어장애 때문에 남들이 제 말을 못 알아듣는 것에 대한 콤플렉스가 있었는데, 연기를 하면서 무대에 섰을 때 관객들이 딱 알아들을 때의 그 희열. 그것 때문에 지금까지 하고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호종민
저 같은 경우에도 처음에는 언어장애가 너무 심했다가, 연극 시작한지 7, 8년 되면서 좋아지기 시작했고, 지금까지 계속 좋아지고 있어요.
황철호
황철호
장애인들이 연기를 목적으로 오는 것보다 치유를 목적으로 접근했다가 연기에 빠져드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아요.
호종민
저도 제 몸이 점점 좋아지니까 그것도 좋고요. 몸과 마음이 막 좋아지고 있으니까 집안에서 어머니 아버지도 후원을 많이 해 주세요.
김지수
이건 좀 벗어난 얘기일 수 있는데요, 몸이 좋아지고 있다는 건 어떤 느낌인거죠? 자유로워진다, 편해진다, 이런 건가요?
호종민
장애 때문에 잘 안 되는 장면을 연출님이 연습하라고 그러면 연습을 반복하다 보니까 자기도 모르게 어느 순간 이게 저절로 되는 거예요. 그래서 되게 신기하고, 그런 맛에 하고 있는 것 같아요.
황철호
저는 연출님이 시키는 걸 자꾸 해야 해서, 그게 싫어서 그만두려고 했는데.(웃음) 그것보다도 제가 스스로 욕심이 생기더라고요. 일단 저 같은 경우는 제가 만족을 해야 납득을 하고 더 좋은 공연을 만들 수 있는 계기가 생기는 것 같아요. 그냥 강압적인 건 싫고요.
백우람
저는 연극하기 전까지는 언어 장애가 심하지 않다고 생각을 하며 살았어요. 그런데 공연은 ‘약속’이잖아요. 내가 여기서 이 대사를 해야 해, 그런데 말이 안 나오고, 땀은 삐질삐질 나고(웃음), 그래서 더 하려고 하면 더 안 나오고... 그래서 저는 두 배우님들과 조금은 다른 것 같아요. 좋은 점은 있죠. 왜 없겠어요. 그런데, 공연을 하면서 ‘나’를 제대로 안 것 같아요.
#인물에대한접근 #하고싶은인물 #하고싶은이야기
김지수
작품의 연습에 들어가면서 내가 맡은 인물에 접근할 때 어떤 방식으로 접근하시는지, 그리고 만나고 싶은 어떤 인물 혹은 어떤 이야기가 있으신지 궁금합니다.
황철호
다빈나오 극단의 경우는 창작극을 많이 하거든요. 그리고 연출가가 밝은 작품을 좋아해요. ‘장애인이 우울한 거 하면 더 어둡다’ 이렇게 생각해서.(웃음) 그런데, 그것도 개인의 생각이죠. 다빈나오는 작품 세계관을 개인의 성향에 맞춰서 대본을 써요. 그러다 보니까 계속 내 얘기를 하고 있어요. 그런데 그렇게 10년 정도를 하다 보니까 좀 다양한 장르를 하고 싶을 때가 있어요. 하지만 연출의 입장은 다르니까. (웃음) 지금은 그래도 개인이 어필하는 의견을 최대한 반영해 주니까 만족하고는 있어요. 2014년 1월에 서울대 장애연극동아리에서 <테레즈 라캥>이란 작품을 했었는데요. 그땐 상당히 감이 달랐고요, 그때 생각이 많이 나요. 다빈나오 극단이 아닌 다른 곳에서 한번 해본 경험이라 그런지 더욱더 값지게 느껴지고요.
<아름다운 사막>(다빈나오 제작, 2014)에서는 어린왕자를 했었어요. 그런 것처럼 내가 전혀 다른 인물이 되어서 온전히 몰입할 수 있는 여건이 생기거나, 연극이 아닌 장르에서도 해 볼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어요. 이왕이면 ‘비극’ 쪽으로. 희극 너무 많이 한 것 같아요.(웃음)
<테레즈라켕>(2014, 예술나무씨어터)
(사진출처: 장애문화예술연구소 짓 카페 https://cafe.naver.com/ableplay)
호종민
저는 인물 배역 받고 나서는 우선 대본이 어떤 내용인가 보고요. 저는 대사보다는 캐릭터에 중점적으로 접근하고 있어요. 물론 대사 분석을 해야 하지만 캐릭터가 우선인 것 같아요. 캐릭터의 상태나 주변 환경부터 보면서 접근하고 있고요. 제가 만나고 싶은 배역은... 제가 좀 욕심이 많아서요. <명량>에서 최민식이 한 이순신 역할이나. <쉬리>의 박무영 역할?
김지수
다 영화네요.(웃음) 연극 중에는 혹시 없으세요?
호종민
연극 중에서는 하고 싶은 배역은 따로 없어요.(웃음) 제가 추구하는 건 개그맨처럼 밝고 맑고 그런 것. 저는 아주 밝은 희극을 하고 싶어요.
김지수
새로운 작업에 객원배우로 참여하셔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그럼 희락 배우님 이야기 들어볼까요? 제일 좋아하셨던 작품이?
서희락
<이 동네 개판이네>, 그리고 <이 지독한 삶이여, 다시!>요.
김지수
그 작품 하실 때, 대본을 받고 처음에 그 배역을 어떻게 풀어갔는지에 대한 과정, 이런 걸 얘기해주실 수 있을까요?
서희락
<이 지독한 삶이여, 다시!> 같은 경우는, 저희가 천천히 조금씩 움직이면서 마치 사막에서 손을 뻗어 꽃을 만지듯 움직이는... 저는 대사는 없었지만 천천히 움직임도 하고 악기를 두드리기도 했는데, 배우들과 함께 연습하고 연기하는 게 좋았어요. 연출자와 땀 흘려서 연습을 많이 했죠. 계속 연습을 하니까 많이 익숙해지면서 점점 좋아졌죠.
안정우
연극은 대부분 대본을 통해서 풀어가잖아요. 그런데, 제 경우엔 ‘몸’이 대부분이라고 말하면 이해가 쉬울 것 같아요. 제가 만약 무용작품에서 어떤 인물 역할을 받는다면, 인물에 중점을 두고 표현하기보다는 인물의 상황/분위기를 스토리텔링으로 풀어서 인물에 넣는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인물보다는 상황 분석을 먼저 하고 그 다음에 인물을 나타내는 표현을 하는 것. 대부분 무용은 그렇죠. 저는 인물보다는 이야기를 통해서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작품을 만나고 싶어요. 아까 비극/희극 말씀하셨는데, 그 두 가지가 섞이면 좋지 않을까요. 저는 그런 작품을 해본 적이 없어요. 그냥 예쁘게, 아름답게...이런 식으로만 작품에 접근했지, 공감되는 작품을 해본 적이 거의 없는 것 같아요. 해보고 싶어요.
김지수
언젠가 연극에도 도전을 하실 건가요?
안정우
그런데 저는 발음이 잘 안 되잖아요. 대사를 수어로 하는 건 괜찮은데 말로 하는 건 두려워요. 목소리 톤이 좀 다르지 않을까요? 청각장애인은 톤 조절하는 게 쉽지 않거든요. 노래도 잘 못 부르고요.
백우람
에이, 괜찮아요.
황철호
저도 하는데요, 뭐.(웃음)
#나와 다른 장애인 예술가 #장애의 정도, 다름, 차이 #협업의 어려움
김지수
앞 질문과 비슷하지만 조금 다른 질문을 해볼게요. 우리가 장애, 비장애 나누지 않고 다양한 장애 유형의 분들을 만나서 작품을 하기도 하잖아요. 그럴 때 어떤지 좀 들어보고 싶어요. 나와 다른 장애 유형의 분들과 만나서 작업할 때 어려운 점이 있다면, 혹은 어려운 점이 있음에도 작업했을 때 좋은 점은 무엇일까요. 안정우님도 ‘빛소리친구들’에서 다양한 장애 유형의 분들과 작업을 하셨죠?
안정우
네. 그런데 주로 휠체어 타시는 분들과 작업을 했고, 뇌병변 발달장애 분들과는 작업을 거의 못 해봤었어요. 수업으로는 만나고 있는데, 서로의 한계가 좀 다르더라고요. 그런데 좀 더 맞춰주고, 기다려 주고 하면서 각자의 시야가 넓어지더라고요. 가령, 농인들끼리 만나면 몸의 한계가 정해져 있잖아요.(수어로 소통하는) 그런데 ‘빛소리친구들’에서 다양한 장애유형을 만나 보니까, 그 한계치가 내려갈 때도 있고 높아질 때도 있고, 중간치인 경우도 있고, 오르막 내리막을 왔다 갔다 하면서 저희가 받아들이는 관점이 되게 다양해지는 걸 느껴요. 마치 새로운 세계로 들어가는 기분? ‘장애인’이라고 똑같은 이름으로 불릴 뿐이지, 각기 다른 장애인이니까요. 그 사람을 바라보는 것 자체가 다른 세계를 바라보는 것 같은 느낌? 지난 공연 <관람모드-보는방식>에서 신재 연출가를 통해 처음으로 연극에 합류하게 됐거든요. 그때 시각장애인, 뇌병변장애인, 비장애인, 저, 이렇게 4명이 같이 했어요. 공연에 같이 참여해 보니까 시야가 더 넓어지는 기분이더라고요. 그래서 좋았어요.
호종민
저는 안 만나본 장애 유형은 없는 것 같아요. 작업에서 만날 때마다 계속 긴장하면서 만나고 있어요. 아무래도 제가 뇌병변 장애라서 좀 느린 면이 있는데, 상대방 배우가 본인도 장애를 갖고 있으면서 저한테 맞춰 주거든요. 그러면 되게 좋아요. 기분도 좋고. 그런데 저 자신이 약간 못나 보이기도 해요. 그런데, 또 어떤 장애유형을 만나면, 제가 그분에 비해 좀 더 빠르기도 하고 경력이 있어서 그분보다 좀 더 잘하는 경우엔 제가 그 배우님에게 맞추려고 노력을 하거든요. 그러면 그 상대방 배우님도 제가 맞추려고 하는 걸 보고 더 열심히 해 주시니까, 저는 그것도 참 좋은 것 같아요. 같은 장애 유형끼리 작업하는 것도 좋긴 하지만, 다른 장애를 가진 배우님들과 작업하는 것도 참 좋은 것 같아요. 새로운 변화도 생기게 되고, 자기와 다른 장애에 대해서 알게 되고...
김지수
연극은 오랫동안 같이 연습을 하다 보니까 서로 많이 이해하게 되죠. 그 사람의 장애와 그 사람 자체에 대해서도요. 철호 배우님이 속해있는 극단 다빈나오는 시각장애인분들과 작업을 많이 하시는데 어떠셨나요?
황철호
아무래도 장애인 중에 시각장애인이 제일 답답하지 않을까요.
김지수
왜요? (웃음)
황철호
볼 수가 없으니까요. 제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백우람
손으로도 보고, 귀로도 보고, 다 봐요. (웃음)
황철호
그래서 그런지는 몰라도, 시각장애인 배우분들은 자기주장이 뚜렷하다고 느껴질 때가 있어요. 본인들도 그렇다고 이야기하기도 하고요. 더구나 그분들은 언어장애가 없으시니까 자기주장을 명확하게 얘기할 수가 있어요. 거기에 비해서 저는 뇌병변 장애고, 현실적으로 언어장애가 소통하는 데 무리가 제일 많잖아요, 소통되는 부분에 있어서 한계점은 분명히 존재한단 말이에요. 그리고, 저는 사회에 있으면서 아무래도 장애인보다는 비장애인을 많이 접하게 되잖아요. 그러다 보니 다른 사람이 장애인에 대해서, 예를 들어서 도움도 요청하지 않았는데 그냥 막무가내로 도와주는 그런 것도 예의가 아닌 것처럼 느껴지고. 나도 장애인이다 보니 상대 장애인이 뭘 좋아하고 싫어할지 그게 되게 조심스럽더라고요. 그런 측면에서 본다면 비장애인을 대할 때보다 장애인을 대할 때가 조금 더 어렵고... 장애 문제를 어릴 때부터 겪고 자라서 그런지 약간 트라우마 비슷하게 남아 있지 않나, 그런 생각도 듭니다.
안정우
저는 제일 유리한 게 시각장애인인 것 같아요. 귀가 예민하잖아요. 말도 잘하고요. (모두 웃음) 제가 지난번 공연에서 시각장애인 배우와 같이 했거든요. 처음으로 시각장애인 배우를 만난 거예요. 그분도 자기가 시각장애인인 걸 감사한다고 그렇게 말씀하시더라고요.
김지수
그런데 상상해보면 시각장애인도 무용을 한다는 게 쉽지는 않잖아요.
안정우
네, 쉽지는 않지만. 그래도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잖아요. 장애인국제무용제에서 시각장애인 무용수들을 봤거든요. 마음대로 움직일 수 있죠. 넘어가지 않는 선만 가지고 있으면 되고. 마음대로 움직일 수 있잖아요. 말 잘하지, 분위기 잘 읽지, 소리에 예민해서 잘 듣지, 장땡. (모두 웃음)
백우람
‘장땡’까지 나왔다. (웃음)
김지수
지금 참 신기하게 생각되는 게, 장애유형별로 무대 위에서 누가 더 유리하다고 나누는 게 무척 재미있어요. 희락 배우님은 ‘극단 판’에서 다양한 장애유형의 배우들과 작업하면서 어떠셨는지요?
서희락
극단 판에는 휠체어 타는 분들도 몇 분 계시고, 시각장애인도 두 분 계셨어요. 그분들과 같이 몇 년 동안 공연을 하면서 많이 힘들었지만, 그래도 열심히 연습하면서 대본도 읽고... 많이 성장했습니다. 어려운 점은... 휠체어에서 내리는 거? 작년에 극단 판에서 움직임 워크숍 공연이 있었는데요. 그 중에 바닥에서 하는 공연이 있었거든요. 휠체어를 타면 안 되고, 휠체어에서 내려와서 움직임을 하는 거죠. 극단 판 배우 중 한분이 거기서 휠체어 타는 장애인들을 가르치면서 천천히 움직이는 걸 반복연습 하는데 힘들어하고 넘어지는 경우들도 있었고요. 저는 <이 지독한 삶이여, 다시!>에서 제일 많이 힘들었어요. 연출님이 숙제를 많이 내주셨어요. 집에서도 영상을 찍어 보내 주시고, 카톡방에 올리시고요. 올려주신 그 순간부터 계속 반복해서 연습을 하는 거죠. 그런 게 많이 힘들었어요.
<이 지독한 삶이여, 다시!>(2016, 성북마을극장)
(사진제공: 장애인문화예술판)
김지수
힘드신 만큼 그 작품이 기억에 많이 남으시죠?
서희락
네, 우리 작품을 완성 단계까지 연습하면서, 공연 전에 리허설도 많이 하고, 자주 늦게 끝나기도 하고... 그렇게 이어서 계속 반복하면서 많이 노력했습니다.
#비장애인의 장애인 연기 #재현의 문제 #함께함의 즐거움
김지수
네, 벌써 시간이 꽤 많이 가고 있네요. 질문 한 가지 더. 장애인 배우로서 비장애인 배우가 장애인 역할을 하는 연극을 보실 때는 어떤 생각이 드시는지가 궁금합니다.
황철호
어차피 배우라는 게 ‘역할’들을 하는 입장이잖아요. 승무원도 하고, 판사도 하고, 의사도 하고... 그것과 마찬가지로 장애인을 비장애인이 한다고 해서 삐딱하게 보는 건 오히려 편견인 것 같고요. 그냥 자연스럽게 하는 것이죠. 그런데, 장애인의 경우 솔직히 장애인 역할 아니면 할 게 없잖아요. 신체적 한계가 있을 것 같고요. 그런 한계점들이 있지만 우리 스스로가 편견을 좀 낮추면 좋은 방향으로 나가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안정우
저도 방금 든 생각인데. 장애인 역할을 비장애인 배우가 연기할 경우, 제대로 장애 유형을 연구해서 ‘아, 이런 장애를 가지면 정말 불편하겠다’하는 식으로 공부가 제대로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말씀하신 대로 저희가 편견의 수위를 낮추면 나쁘게 볼 필요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냥 제대로 공부가 된다면요.
황철호
그리고 요새 장애인 연기를 너무 잘해요. 비장애인들이. (웃음)
호종민
저는 장애인이 꼭 장애인 역할만 하는 건 아니듯이, 비장애인이라서 장애인 역할을 못 하거나 혹은 하지 않는다거나 하면 배우의 입장으로는 맞지 않는 거라고 생각해요. 배우는 ‘사물’을 연기할 수도 있어야 하고, 생물이나 다른 것도 연기로 표현할 수 있어야 하죠. 그런데, 저도 배우 생활을 하다 보니까 이런 생각이 드는 거지, 활동 초창기엔 저도 비장애인이 장애인 역할을 한다고 하면 별로 보기가 안 좋았어요, 저희가 저희를 바라보는 시각과 비장애인이 장애인을 바라보는 시각은 엄연히 다르잖아요. 그러니까 표현하는 것도 좀 다르고. 요즘에는 장애인이 배우들도 많고 그래서 비장애인이지만 장애인을 장애인의 시각에서 봐서 장애인으로 표현하기 때문에, 저는 그것도 많이 좋아진 것 같아요. 비장애인 배우님들도 장애인 역할을 할 때 생각하는 것도 깊어졌고, 기술력도 많이 좋아진 것 같고. 그래서 저는 아주 좋게 보진 않지만, 그렇다고 안 좋게 보지도 않아요. 같은 배우니까.
백우람
저는 일단 (장애인 연기는) '내가 더 잘할 텐데'라는 생각이 들어요.
김지수
내가 더 잘할 텐데? (웃음)
백우람
네, 당연하죠.
김지수
우람 배우님은 실제로 우람 배우님의 장애 유형을 모델로 삼아서 비장애인 배우가 한 연극을 보셨죠? 그때 들었던 생각인가요?
백우람
네. '내가 더 잘할 텐데.'라고 생각했어요.
김지수
또 다른 장애인 역할을 비장애인이 하는 걸 볼 때도 늘 같은 생각이 드나요?
백우람
네.
김지수
자, 그 연장선상의 이야기인데요. 비장애인 창작자 분들과 함께 작업을 많이 하시잖아요? 다른 분야의 연출가를 만나기도 하고요. 비장애인 창작자들과 함께 작품을 만들어갈 때의 어려운 점과 즐거운 점이 무엇인지 이야기를 듣고 싶습니다.
서희락
사물놀이 할 때 어려운 점이 많이 있었어요. 제가 맡은 건 북이었어요. 그런데, 북이 좀 많이 힘들었어요. 북을 계속 치면 손목이 많이 아팠고... 선생님께서 숙제를 주시면서 계속 외우라고 하셨는데 많이 힘들었어요. 선생님이 숙제로 악보를 칠판에 적어줘서 그걸 계속 외우는 게 힘들었고요. 즐거운 점은 역시 하는 게 많이 기쁘죠. 사물놀이 공연할 때 제가 마무리 북을 했어요. 북에 끈을 매서 일어나서 북을 치는 거죠.
김지수
연습 과정은 어렵고 힘들지만 하실 때는 즐거우시다는 이야기로 들었습니다. 정우님은 어떠한가요? 비장애인 창작자들과 작업을 할 때 즐거운 점과 어려운 점.
안정우
저는 즐거운 점은 아직 많이 못 느꼈어요. 왜냐하면 그냥 공연 결과물만 잘 나오면 된다, 공연은 결과물만 나오면 된다... 하고, 중간의 과정에 대해서 '이렇게 했으면 좋겠다, 저렇게 했으면 좋겠다'는 자세한 설명을 못 들으니까요. 자세한 설명을 안 해주면 어려워요. 왜냐하면 비장애인이 비장애인과 얘기하면 한 단어만 듣고도 바로 이해하잖아요. 넘기듯이 흘리듯이 이야기해도 이해하는데, 청각장애인들은 자세한 설명을 해주지 않으면 어려워요.
김지수
평소 작업할 때, 대부분의 의사소통을 따로 통역을 안 하고 그냥 이야기를 하나요?
안정우
주로 입모양을 보고 해요. ‘잘 봐야지’ 하지만 연습하다 보면 정신없거든요. 정신이 없을 때 자세한 설명 없이 뒤에서 그냥 말하면 당연히 못 듣는데, 왜 이해를 못하냐고 하면 너무 힘들더라고요. 저는 공연을 할 때 그냥 무용이 몸에 익숙해지고 하니까 공연이 올라가는 게 대부분이지, '감정표현을 이렇게 저렇게 했으면 좋겠어'하는 자세한 설명을 못 듣고 공연이 올라가는 경우가 많아서 흐지부지 끝날 수밖에 없어요. 저는 자세한 설명이 없으면 공연이 어려워요.
황철호
저처럼 중증장애인의 경우, 공연 이외의 부분, 예를 들어 등퇴장이라던지 이런 것까지 도움을 받아야 하니까. 내가 원치 않아도 상황에 따라서 일단 지고 들어가는 기분이라 조금 불편하죠. 도움을 받아야 한다는 그 고정관념, 선입견이 있죠. 실제로 도움을 받아야 하고. 일단 몸으로 해야 하는 예술, 짐을 싼다든지, 셋업, 스트라이크 할 때 도움을 주지 못하고 오히려 도움을 받아야 하는 상황에 있으니까. 일단 거기서 한풀 꺾고 들어간다 생각할 수 있는 것 같고. 하지만 그건 미안함의 문제이지 불편한 건 아니에요. 서로의 시작점이 달라서 그렇지, 그것 때문이 불편하고 싫은 건 아니고. 시작점의 차이죠. 그래서 뭔가 육체적인 게 아닌 다른 걸로 갚아줘야 한다는 힘이 작용하게도 되고.
백우람
저는 다양한 장애인들이 만나면서 확장된 것처럼 비장애인도 똑같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같이 가는 거지, 철호 형님이 말한 것처럼 누구는 위에 있고 누구는 아래에 있는 것이 아니라 같이 동등한 입장인 것 같아요.
김지수
그러면 특별히 더 어렵거나, 특별히 더 즐겁거나 이런 것들도 없으신 건가요?
백우람
네.
백우람
너무 대화가 100분 토론 같은데요? (모두 웃음)
#기억에남는 작품 #좋아했던 작품 #나는 어떤 배우인가
김지수
시간이 좀 더 길었으면 좋겠지만 마지막 질문을 드리고자 합니다. 일단 기억에 남는 역할. 참여하셨던 것 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본인께서 가장 좋아했던 작품 하나씩 얘기해 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더불어 본인은 어떤 배우라고 생각하시는지도 궁금합니다.
서희락
저는 기억에 남는 관객에 관해 이야기 하고 싶어요. 저는 제가 공연을 하면 부모님들이 보러 오시거든요. 제가 공연을 하면 포스터랑 티켓을 받고, 그러면 부모님이 보러 오시는데, 오셔서 저 많이 좋아졌다고, 열심히 했다고, 많이 사랑해주셔서 감사했습니다.
호종민
제가 2008년도에 <빈방 있습니까>(4회 나눔연극제, 별오름극장)를 공연했거든요. 제가 거기에서 ‘덕구’ 역할을 했는데 관객들 반응이 되게 좋았어요. 보기보다 진짜 잘한다고 관객님들이 되게 신기해하고 놀라고 그래서 그때는 저도 놀랐어요. 희극 배우는 우리나라에 많지만, 사람을 위주로 표현하는 배우는 없잖아요. 그러니까 휴먼 드라마나 휴먼 다큐멘터리는 있으니까, 거기에서 필요한 배우가 되고 싶어요. 뭔가 사람을 위주로 하는 배우. 사람에 대해서 걱정을 하고, 사람에 대해서 생각을 하는 그런 배우요.
<빈방 있습니까>(2008, 국립 별오름극장)
(사진제공: 장애인문화예술극회 휠)
백우람
질문을 들었을 때 가장 먼저 떠올랐던 장면이 하나 있는데 <고도를 기다리며>에서 ‘럭키’라는 역할이에요. 럭키라는 사람은 항상 짐을 양손에 들고 구부정하게 다니는 사람이었는데요. 한순간 허리를 세우는 장면이 있는데, 그때 조명이 나한테로 쏟아지는 듯한 느낌을 받았어요. 그러면서 럭키가 자기 생각을 막 이야기를 해요. 그런데 진짜 그때는 어떻게 했나 모를 정도로 그 빛이 너무 강하게 왔어요. 그 역할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그리고 저는 감사할 줄 아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스탭분들에게도 늘 감사하죠.
안정우
스탭들 얘기를 하셨는데요. 스탭들도 비장애인과 하는 작업과 장애인과 하는 작업이 스타일부터 차이가 크더라고요. 뭔가 존중받는 기분, 배려받는 기분이 있어서 공연할 때마다 감사하게 생각해요. 장애인 배우를 특별하게 생각하기보다 똑같이 대하고, 세심하게 배려를 하는데, 그것을 받는 기분에 감동하게 되고요.
작년에 수어로 했던 작품이 각자의 개인 일상을 풀어서 표현한 작품인데요. 그렇게 개인의 삶으로 스토리를 만들어 공연 올리는 작업이 흔치 않아서 애착이 갔어요. 청각장애인 엄마로 살아가는 삶을 수어로, 무용으로 풀어서 작품을 만들었는데, 애착이 가고 기억에 남고, 아직도 작품을 하고 있는 기분이 들어요. 작품 제목이 <MARK 7:35>에요. 신약성경 마가복음 7장 35절을 보면 ‘귀가 열리고 혀가 풀려서’라는 구절이 있대요. 그걸 연출자/안무가님이 작품으로 풀어내서 공연을 했어요. 그게 되게 애착이 많이 가요.
  • <고도를 기다리며>(2012, 혜화동1번지)
    (사진제공: 극단 애인)
  • <MARK 7:35>(2018,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
    (사진제공: 2018 KIADA ⓒSang Hoon Ok)
황철호
저는 '물 들어올 때 노 젓는 장애예술' 이라는 제목을 처음에 보고 되게 잘 썼다고 생각했거든요. 이런 좌담회를 할 수 있다는 건 그만큼 장애인 연극이 많이 알려졌기 때문이라고 생각하고요. 문제는 저 자신인데. 물 들어올 때 노를 빨리 저어야 하는데, 제 자리에 안주해 있는 게 아닌가 한편으론 그런 생각도 들고요. 저는 저와 한 번이라도 만났던 적은 수의 사람들에게 호흡이 좋았던 배우, 이렇게 기억되었으면 좋겠네요. 기억에 남는 작품은 <테레즈 라캥>이에요.
김지수
다빈나오 작품이 아니네요. (웃음) 이유를 물어봐도 될까요.
황철호
구성이 독특했고요. 새로운 연출님이라서 신선했었습니다.
김지수
네. 바쁘신 와중에 시간을 내주시고 이렇게 이야기 많이 나눠 주셔서 오늘 진심으로 감사드려요. 각자의 분야에서 열심히 뭔가를 끊임없이 준비하고 계시는데요. 모두 다 좋은 작품으로 올려지고 많은 관객의 기억에 남게 되길 바랄께요. 저희는 또 다시 만나겠죠?
서희락
2020년에도 만나요.
김지수
좋습니다. (웃음) 오늘 좌담회 참석해주시고 이야기 나눠주셔서 감사합니다.
[사진: 김지성 jasonk17@naver.com]

태그 장애예술,배우편,백우람,서희락,안정우,호종민,황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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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소은

정소은 독립기획자
과거 몇 년간 근무했던 한국문화예술위원회에서 예술교육프로그램과 축제를 담당했었고, 지금은 간간이 독립기획자로 활동 중. 작년에 진행한 파인텍 굴뚝농성 펀딩 프로젝트 <마음은 굴뚝같지만>이 계기가 되어 최근에는 문화예술의 정치.사회적 효용성 및 가능성을 주로 고민 중.
제172호   2019-11-21   덧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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