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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로, 축제로 만개하다
[대학로연대기] ④서울공연예술제와 대학로 축제 - 上

최윤우_연극 칼럼니스트, 한국소극장협회 정책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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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로 연대기

  • 대학로 공연예술축제의 시작

    1990년대 이후부터다. 88서울올림픽 문화예술축전을 계기로 연이어 개최된 공연예술축제가 일회성 행사가 아닌 연중 상시 개최로 이어지기 시작한 시기 말이다. 본 기획시리즈의 첫 번째 글 ‘대학로의 기원’ 기사 바로가기에서 살펴봤듯, 1980년대부터 자연발생적으로 형성된 대학로는 소극장을 중심으로 하는 공연과 페스티벌이 함께 성장하면서 지금의 모습을 갖추게 되었다. 그 시발점이 된 것은 1991년 문화부가 지정한 ‘연극·영화의 해’다.

    1991년 연극·영화의 해 : ‘1990년 문화발전 10개년 계획 정책’ 중 일부로 해마다 한 예술분야를 선정, 국민들의 관심을 증폭시키고, 영세한 문화부의 사업예산과 행정력을 집결시켜 자립기반을 조성하자는 취지로 시작되었으며 1991년 1월 19일 ‘연극·영화의 해’를 선포했다.

    1991년 ‘연극·영화의 해’가 지정되면서 연극계에서부터 발의돼 시행된 ‘쿠폰제도’(현 사랑티켓제도)와 함께 ‘사랑의 연극잔치’가 시작됐다. 당시 41개 극단, 28개 극장에서 진행된 이 연극제는 1998년까지 매년 상반기에 지속으로 개최되었고, 연극계 행사 중 가장 오랜 기간 동안, 최다 극단이 참여한 연극제라는 새로운 타이틀을 만들어내기도 했다. 물론 ‘사랑의 연극잔치’가 대학로에서 유일했던 연극제는 아니다. 1977년부터 시작된 대한민국연극제(현 서울연극제)가 있었고, 1979년부터 개최한 대한민국무용제가 있었다.

    <사랑의 연극잔치>
    <사랑의 연극잔치>

    대한민국무용제 : 창작무용 공연을 통하여 한국 무용예술의 진흥에 기여한다는 목적 아래 1979년 개최. 이후 서울무용제로 개칭, 한국무용, 현대무용, 발레를 망라한 전 장르의 무용 공연을 아우르는 대표적인 무용축제다.

    대한민국연극제 : 대한민국연극제는 한국연극의 질적 향상을 목적으로 1977년 개최. 경연 형식으로 개최되며 1987년 서울연극제로 개칭. 올해로 34회째를 맞이하는 대학로의 대표적인 연극축제다.

    창작극을 개발하고 우수공연을 발굴하여 관객을 개발, 공연예술 활성화를 위해 진행되었던 서울연극제와 창작무용을 중심으로 다양한 장르의 무용공연을 한 무대에서 만날 수 있게 한 서울무용제는 명동, 신촌에 이어 대학로가 공연예술의 중심으로 새롭게 정착되는데 지대한 공헌을 했다. 또한 소극장 운동이 활발하던 1970년 후반부터 자연발생적으로 형성된 대학로에 문예회관(현 아르코예술극장) 개관과 함께 최초로 진행된 국제연극제도 있었다. 바로 ‘제3세계 연극제’다. 제3세계 연극제는 동서 냉전 당시 어느 쪽에도 가담하지 않은 개발도상국가들 간의 문화교류차원에서 시작된 연극제로 이념과 국익에 흔들리지 않는 순수한 예술을 지향하자는 뜻에서 시작되었고, 1981년 3월 제 5회 연극제가 대학로에서 개최됐다. 연극과 무용을 중심으로 국내 10개 단체, 유고슬라비아, 폴란드를 비롯해 해외 9개국 10개 단체가 참가한 이 연극제는 공연예술의 메카로서 대학로의 시작을 알리는 축포와 같았다.


    대학로 공연예술축제의 시작
<97세계연극제 기념 조형탑>
<97세계연극제 기념 조형탑>
  • 혜화역 2번 출구에서 마로니에 공원으로 들어가면 타원형 설치물이 하나있다. 바로 제27차 I.T.I.(국제극예술협회) 총회와 97세계연극제를 기념하기 위해 현대그룹과 연극배우 박정자, 윤석화의 후원으로 만들어진 조형탑이다. 계단식 기둥과 중심의 원반형은 공연예술을 통하여 시공을 초월한 세계의 화합, 문화의 확산, 삶의 상승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대학로 입구에서 제일 먼저 만나게 되는 이 조형물의 의미처럼 1997년 대학로와 의왕시에서 진행된 세계연극제는 국내 공연예술축제의 또 다른 전환점이 되었다.

    97세계연극제 : 국제극예술협회(I.T.I)의 제27차 총회가 서울에서 열리게 된 것을 계기로 1997년 8월30일부터 10월16일까지 서울과 경기에서 진행되었으며 국내외 120여 개의 공연단체가 참여한 한국연극사상 최대 규모의 연극축제였다.

    한국연극이 세계로 나아가는 발판을 마련한다는 목적을 갖고 개최한 97세계연극제는 공식초청공연, 세계마당극큰잔치, 서울연극제, 베세토연극제, 창무국제예술제, 세계대학연극축제 등 7개 분야로 진행됐으며, 26개국, 47개 팀이 참가해 113편의 작품을 선보였다. 총 30여만 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폐막한 세계연극제는 축제운영 및 관객동원에 있어서 이견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민간에서 주최한 가장 규모가 컸던 국제연극제라는 큰 성과를 남겼다. 또한 이를 계기로 대학로를 중심으로 한 공연예술축제가 새롭게 개최, 운영되는 등 연극계 활성화에 견인차 역할을 분명히 했다. 뒤이어 2001년, 서울연극제와 서울무용제를 통합한 ‘서울공연예술제’가 시작되면서 대학로는 국내 뿐 아니라 해외의 우수한 공연을 직접 볼 수 있는 또 다른 공간으로 확장되기 시작했다.

    <97세계연극제>
    <97세계연극제>

    서울, 대학로를 아시아 공연예술의 허브로
<2001 서울공연예술제>
<2001 서울공연예술제>
<2004 서울국제공연예술제>
<2004 서울국제공연예술제>

  • 올해로 13회째를 맞이하는 서울국제공연예술제(Seoul Performing Arts Festival, SPAF)는 서울, 대학로의 대표적인 공연예술축제다. ‘국내 대표적인 순수공연 예술축제로 육성, 발전시켜 한국 공연예술의 수준을 높이고, 문화향수권 확산에 기여한다’는 취지 아래 진행된 서울공연예술제는 2002 한일월드컵을 준비하며 별도로 열리던 서울연극제(1977년 시작, 주최 한국연극협회)와 서울무용제(1978년 시작, 주최 한국무용협회)를 통합해 2001년 개최되었다. 이후 2002년까지 한국연극협회, 한국무용협회 공동주최로 운영되다가 2003년 집행위원회 방식으로 운영을 개선했고, 2004년부터는 서울국제공연예술제로 명칭을 바꾸고, 서울연극제와 서울무용제는 분리 독립하여 운영되게 되었다. 또한 국내 최초로 상설 축제사무국을 설치, 예술감독제를 도입하여 연극, 무용, 음악극, 복합장르 등 다수의 국내외 작품들을 초청, 소개하면서 국제적인 공연예술제로서의 면모를 다져왔다. 이후 2010년 10주년을 맞은 서울국제공연예술제는 대학로에 개관한 (재)한국공연예술센터로 이관되어 운영되고 있다.

    2003년까지 서울공연예술제는 국내 참가작이 대부분이었다. 이후 ‘서울국제공연예술제’로 명칭이 변경된 2004년부터 해외참가팀이 눈에 띄게 늘었다. 서울국제공연예술제를 통해 세계 공연예술 교류의 거점이 되는 기반을 구축하고, 세계적 네트워크를 강화하여 탈지역성, 동시대성, 탈장르적 실험성을 확보한다는 축제의 목적이 가시적으로 드러난 시기이기도 하다.

    이후부터 매년 12~16개 참가국 해외공연을 비롯한 30편 내외의 우수작품들이 지속적으로 소개 되었다. 실험적이고 도전적인 작품을 넘어 가히 파격적이랄 수 있는 해외공연을 통해 표현방식에 있어서 새로운 관점을 제시함은 물론 축제를 통해 이어진 국제교류는 우리나라 공연예술의 해외진출을 촉진시키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2001년부터 현재까지 40여 개국이 참가하여 500편이 넘는 작품이 공연되었을 만큼 서울국제공연예술제는 국내외의 우수공연을 직접 보고 경험할 수 있는 유일한 창구의 역할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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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PAF2004
    시어터하우스 슈튜트가르트
    <하녀들>
    SPAF2007
    뉴 리가 극단
    <Long Life>
    SPAF2008
    타바코프 극단
    <바냐 아저씨>
     
    축제조직과 운영방식의 롤 모델 제시

    연극과 무용을 결합, 공연예술이라는 전체적인 구도에서 예술을 조망할 수 있는 관점을 제시함으로써 국제적인 축제의 면모를 갖춘 서울국제공연예술제는 서울, 대학로의 대표적인 공연예술제로 성장하면서 축제 프로그램 외에 조직과 운영방식에서도 새로운 방향성을 이끌어왔다. 사단법인 체제로 체계적인 사무국을 운영함으로써 축제조직의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시스템의 정착을 견인했고, 3년 임기의 예술감독제를 도입하여 프로그램의 일관성을 견지하는 토대를 만들었다. 2009년 예술감독제와 별도로 행정감독제를 도입하여 축제 조직 내의 예술적 역할과 행정적 역할을 세분화 했던 시도도 주목할 만한 변화 중 하나다.

    2004년 극단 파크와 일본 극단 청년단이 함께 선보인 <서울노트>는 서울국제공연예술제가 최초로 시도한 해외팀과의 공동제작이었으며, 이후 2010년 10주년을 맞이하며 진행된 한불공동제작 <코뿔소>는 아비뇽페스티벌에 초청되기도 했다. 또한 ‘SPAF 젊은비평가상'을 신설해 연극, 무용 등 비평분야의 새로운 인력을 창출하는 등 공연문화 활성화를 이루기 위한 다양한 활동을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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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4<서울노트>
    2010<코뿔소>
     
    2006년부터는 다양한 페스티벌과 지자체에서 연이어 개관한 문화예술회관을 중심으로 해외 공연이 소개되는 채널이 넓어지기 시작하면서 새로운 방향성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대두되기도 했으나, 서울국제공연예술제는 해외 아티스트와의 교류, 해외 극단과 국내 극단의 교류 확대를 통해 대학로를 대한민국 공연예술의 중심지로서 거듭나게 한 또 하나의 공신으로 자리하고 있다.

    대학로는 연중 축제로 북적인다. 매년 9월에서 10월 열리는 서울국제공연예술제와 더불어 아동청소년연극제인 아시테지연극제 서울의 대표적인 연극제인 서울연극제, 150여개의 소극장을 기반으로 한 대학로소극장축제, 다원예술을 중심으로 실험적인 작품들을 소개하는 서울변방연극제, 예술가의 몸(신체)을 중심으로 한 피지컬씨어터페스티벌 등 대학로에는 다양한 성격의 페스티벌이 한데 어우러져 있다.


    다음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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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 서울공연예술제, 대학로, 축제, SPA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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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윤우

최윤우 연극평론가. 본지 편집장
월간 [한국연극]에서 편집장, (사)한국소극장협회 정책실장으로 근무했으며 공연예술 관련 매체에서 필자로 활동하고 있다.
E-mail parodia@naver.com
웹진 18호   2013-02-21   덧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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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홍식
변방 연극제의 명칭은 서울변방 연극제 아닌가요? 역사를 이야기하면서 연극제의 공식명칭은 알아야 할것같아 적어봅니다.

2013-02-27댓글쓰기 댓글삭제

연극in편집부
문홍식님 말씀주신 명칭 관련 내용은 수정되었습니다. 앞으로는 더 꼼꼼히 검토하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13-02-28댓글쓰기 댓글삭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