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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 간다! 성질이 변하지 않는다면!
[극단적인 연극사(私)] ② 공연배달서비스 간다

최윤우_연극평론가, 본지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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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계속, 간다! 성질이 변하지 않는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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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혹시 기억들 하시는지. 이전 만남에서(제40호, 3월 20일 발행분) 불타는 금요일 10시, 게다가 연인들의 사랑으로 뜨거웠던 화이트데이에 집 같은 대학로의 술집들을 빼앗긴 채 전전긍긍했던 사건. 하하하. 오늘은 수요일이다. 시간은 동일하지만, 아무 이벤트도 없는, 말 그대로의 평범한 어느 날 저녁이다. 됐다. ‘조용한 장소에서, 충분한 시간을 갖고 농밀한 이야기를 만들어보리라!’ 다짐은 그랬다. 오후 7시 7분. 애절함이 느껴지는 배우 진선규의 문자 메시지가 오기 전까지는. “저, 나 차 끊기기 전에는 가야 하는데, 인터뷰를 좀 빠르게 진행해야겠어. 미안” 미안? 빠르게라면? 집이 어디지? 서둘러 전화를 걸어 상황을 물었다. 헉! 11시에는 일어나야 한단다. 어쩔 수 없지. 사정이 있나 보지. 그렇다면, 약속 장소에서 가장 가까운 곳으로.

    아트원 씨어터(공연배달서비스 간다의 <나와 할아버지>가 4월 20일까지 공연 중이다.) 앞 카페로 이동하자. 가볍게 병맥주라도 한잔하면서 얼른 이야기를 해야겠다. 이야기하다 보면, 11시 좀 넘어도 괜찮겠지. 원래 사람의 인연과 만남에는 기계적으로 재단하지 못하는 인지상정이라는 덕목이라는 게 있지 않은가? 흐흐. 그런데 잠시 후, 컴퓨터 끄는 소리가 스피커에서 들린다. 그리곤, 친절하게 알려주신다. 영업시간은 11시까지라고. 그 모든 것이 맥주도 없다하여, 뜨거운 커피 세 잔을 시킨 이후였다. 그렇게 동갑내기 세 남자의 수다는 배우 진선규가 뜨겁게 만취한(?) 월요일과 촬영 때문에 늦어진 화요일을 보낸 덕분에 오늘은 꼭 집에 일찍 들어가야 한다는 애절함의 실체를 들으며 시작됐다. 그래, 한 가정의 평화를 위하야! 오늘도 얼른 해보자!

    계속, 간다! 성질이 변하지 않는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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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연하다 보니 ‘이름’이 생겼다

    2000년 이후, 한국예술종합학교 10년이 지난 시점이었다. 공연 창작 실습을 전문적으로 학습해온 연극원 출신의 젊은 창작자들이 두각을 나타내며 대학로에 출사표를 던졌다. 2001년 공연창작집단 뛰다를 시작으로, 2004년 뮤지컬 <빨래>의 연출가 추민주, <김종욱 찾기>의 장유정 연출가 등이 신진 예술가로 주목받던 그때, 아카펠라 뮤지컬 <거울공주 평강이야기>라는 작품을 통해 데뷔한 ‘공연배달서비스 간다’ 역시 패기만만하게 등장했다. (당시 추민주, 장유정, 민준호는 마치 한 팀처럼 묶어서 소개하는 경우가 많았다.) 데뷔작이 곧 출세작이 될 만큼 주목받았던 이들 작업의 공통점이 있다면 학교에서 과제로 시작된 초기작품이 예술성과 대중성을 확보한 장기공연으로 성장했다는 데 있다. 이렇듯 기성의 문법에 대한 순응과 답습이 아닌, 또 다른 판을 만들 수 있는 새로운 무대 언어에 대한 도전은 공연예술계의 새로운 양식에 대한 필요성을 대두시켰고, 이들의 등장은 그 전환점을 만드는 데 주요한 가교 역할을 했던 기억이 있다.
  • 잠깐, 공연배달서비스 간다는 연극원 출신들만이 모여서 출발한 극단은 아니다. 물론 다수의 배우가 그곳 출신이지만 서울예대 출신 배우, 당시에는 아직 학교에 입학하지 않았던 배우, 운동하다가 만났던 배우 등 다양한 곳에서 만난 인연들이 모여 시작됐다. 단지, 기사화하기 좋다는 이유가 이들을 연극원이라는 이름으로 묶어버리기도 했다.

    그 사이에 공연배달서비스 간다가 있었다. <거울공주 평강이야기>가 공연된 이후 대학로는 한동안 이 팀에 대한 기대감으로 즐거워했다. 게다가 극단의 이름도 예사롭지 않다. ‘명사’ 위주로 된 극단 이름이 익숙한 동네에서 ‘동사’를 쓴 것도 신선한데, 공연배달서비스라니? ‘공연’만 빼면 ‘배달업체’라고 해도 믿을 거라는 농담이 공공연하게 회자됐지만, 사실 그것은 틀린 말도 아니었다. 극단 작명의 근간에 바로 ‘배달&서비스’가 있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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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계속, 간다! 성질이 변하지 않는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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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연배달서비스 간다의 무대성 : 움직임과 소리

    예전에도 지금도 프로젝트팀은 많다. 괜찮은 아이디어와 생소한 문법, 당찬 포부로 발을 들여놓지만, 한두 번의 무대로 다음을 기약하며 사라지는 수많은 단체가 있다. 보통 신생 극단이 주목받았으며 왕성한 활동을 하더라도 3년 정도가 지나면 생과 사의 기로에 직면하는 경우가 많다. 지켜봤더니 별게 없네? 아직 더 훈련이 필요해! 그 사이 견디는 힘을 잃은 열정은 수그러들고, 창작의 근간이 소멸돼 버린다. 수많은 세월 동안 반복되어 온 현상, 연극계에 젊은 그룹들의 지속성이 담보되지 못하는 악순환이기도 하다.
    공연배달서비스 간다가 그 시기를 넘길 수 있었던 기회는 CJ엔터테인먼트와의 공동제작 계약이었다. 민준호 연출이 그 계약과 관련해 아직도 잘했다고 생각하는 것이 하나 있다. 그건 공동공연권에 대한 부분이다. 극단이 원하지 않으면 공연하지 않을 수 있는 권리. 제 3자의 입장에서도 그거 참 잘한 선택이라고 생각된다.
계속, 간다! 성질이 변하지 않는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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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본금 100만원, 있는 거라곤 배우들의 몸밖에 없었던 극단. 몸으로 때워야 하는 수밖에 없기도 했지만(꼭 그런 것만은 아니란다! 하하) 아무것도 없는 상황에서 무대에서 어떤 것을 보여줄 수 있을까를 고민하던 이들에게는 기계체조와 무용, 운동으로 다져진 괜찮은 몸이 있었다. 여기에 노래, 움직임을 더해 관객과 소통할 수 있는 다른 통로를 찾기 시작했다. 결국, 배우의 소리와 움직임이 답이었고 그것은 극단의 작품 속에 때로는 표면적으로 혹은 내적으로 흔들리지 않는 규정화되지 않은 문법이 되어 자리하고 있다.
계속, 간다! 성질이 변하지 않는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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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족이라는 공동체 속 ‘의리의 각개전투’

    창단 후 7년 동안 쉬지 않고 여기저기 다녔던 이들이 3년 동안 극단의 활동을 쉬었다. 2013년 11월부터 진행되고 있는 ‘공연배달서비스 간다 10주년 퍼레이드’를 하기 직전까지다. 배우들은 연극, 영화, 드라마 등으로 연출 파트는 외부 연출 작업 등으로 각각의 영역에 맞는 활동 반경을 넓혀갔다. 간다는 이것이 극단의 가장 큰 특징이자 힘이라고 말한다. ‘잘하면 하자. 일부러 하지 말자.’ 그럼, 극단은 책임지는 것이 없는 것 아닌가.
    기회가 와서 바쁘게 작품 활동을 하게 된 단원들 말고, 그렇지 못한 이들에게는 너무 무책임한 것은 아니냐는 말이다. 각개전투가 필요할 때와 그렇지 않을 때, 애매한 지점에서 불만이 쌓일 수 있을 것도 같은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부분에서 간다는 자유로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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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영상을 끝으로 배우 진선규는 가정의 평화를 위하여, 조금 늦은 막차를 타러 떠났다.
    “미안, 오늘은…” 이라는 한마디를 남기고.

  • 너희 생각이 괜찮기도 해!

    이들을 주목했던 공연예술계의 관점은 공연배달서비스 간다의 공연형식이었다. 2004년 이들의 등장 무렵, 일본에서 건너온 ‘조용한 연극’이 한국 연극계에 유행되던 시절이었다. 일상성의 세밀함이 강조되던 연극무대, 그 한구석에 조금은 낯설지만 재밌고 유쾌한, 젊은 그룹의 등장은 그 자체로 기대감을 품기에 충분했기 때문이다. 말하자면 그것은 함축과 은유, 상징으로 압축된 연극성에 대한 갈급함이기도 했다. 그러니 이후 흔히 말하는 리얼리즘(?) 연극들을 쏟아내던 공연배달서비스 간다는 선배들의 강요 아닌 강요에 시달리기도 했다. 너희들이 양식 공연을 안 하면 어떻게 누가 할 거야? 민준호 연출은 그 부분에 대해 이렇게 항변한다.
계속, 간다! 성질이 변하지 않는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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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봄꽃의 꽃길은 아니어도 괜찮다
  • "꽃 중에 가장 아름다운 건, 봄이 오는 걸 아는 꽃이라 이야기하며 기꺼이 겨울에 피는 꽃이 되고 싶어라~"

    이런 노랫말이 있다. 아마도 지금 보이는 개나리, 진달래, 목련, 벚꽃이 그렇게 아름다운 건, 봄꽃이 가져다주는 설렘만큼 그것을 기대하고 기다려온 마음이 더 컸기 때문일 것이다. 마치 봄을 기다리는 겨울꽃처럼.
    안주하지 않으려고 할 때 열정이 생긴다. 시간이 없어서 운동을 못 하는 게 아니라, 운동을 안 해서 시간이 없다는 말처럼, 움직임이 없을 때 돌아오는 건 아무것도 없다. 생각도 멈추고, 행동도 느려지고, 의지도 사라진다. 말하자면 죽어버리는 거다.
    10년을 함께 걷는 사이 공연배달서비스 간다는 이전보다 더 탄탄하고 명확한 존재의 방법과 이유를 가진 듯 보인다. 무대에 대한 강박은 사라지고(애초부터 없었던 것 같기도 하다!) 획일화된 언어도 내려놓고 연극무대가 주는 즐거운 상상력을 품고 관객들이 있는 곳으로 찾아갈 채비를 다잡았다. 우여곡절 끝에 10주년 기념 공연을 진행 중이지만, 그것이 어떤 결과를 낳을지도 알 수 없다. 다만 각각의 영역에서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배우들이 한 작품이라도 꼭 같이 하고 싶어 애달파 하고 있다는 유쾌한 투정이 있다. 그렇게 간다는 다시, 공연마다 다른, 하지만 같은 그들만의 언어로 배달서비스를 시작한다. 그 길이 봄꽃의 꽃길은 아닐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극단의 무대를 기억하고 눈여겨보는 관객들이 하나둘 늘어간다. 그 가치가 공연의 성패가 아닌, 시도와 도전으로 시작된다는 것을 아는 아직도 젊은 10년 차 극단. 언제 다시 시작될지 알 수 없는 공연배달서비스 간다의 무대를 한 번쯤 눈으로, 마음으로 느껴보시라. 올해, 그 괜찮은 기회가 대학로 곳곳에서 이어지고 있다.

태그 공연배달서비스 간다, 진선규, 민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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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윤우

최윤우 연극평론가. 본지 편집장
월간 [한국연극]에서 편집장, (사)한국소극장협회 정책실장으로 근무했으며 공연예술 관련 매체에서 필자로 활동하고 있다.
E-mail parodia@naver.com
제41호   2014-04-03   덧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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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두콩
으와 진선규 배우님 쓰리데이즈 드라마에서 너무 무섭게 나와요..... ㅋㅋㅋ 인터뷰 사진은 너무 멋지네요! 간다 응원합니다.

2014-04-03댓글쓰기 댓글삭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