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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무맹랑한 재미, 그것이 가능한 시대의 호흡
[극단적인 연극사(私)] ⑥ 극발전소301

최윤우_연극평론가, 본지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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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허무맹랑한 재미, 그것이 가능한 시대의 호흡<br />
  • 연극이 Play 아니요, 그게 뭐야? 놀이지!

    "연극의 ‘3’요소를 가지고 ‘무(0)’에서 ‘하나(1)’의 유를 창조한다! 그렇게 극을 발전시킨다!"

    극발전소301의 창단배경이자 극단의 이름은 이렇게 시작됐다.(역시, 독특해야 각인이 된다. 특히 이름이 그렇다. 이제 한번 보고 듣게 이 이름, 지워지기 쉽지 않으실 게다!)
    그 시절이 2008년이다. <버스가 온다>를 창단 공연으로 2014년, 벌써 15편의 창작극을 무대에 올린 이들의 저력, 말 그대로 놀랍다. 극단이 한 해 두 작품을 올리기도 쉽지 않은 현실을 감안한다면, 게다가 당차게 시작한 창단 공연 이후 일정기간 멈춰진 시간을 보내야만 대다수의 신진 단체들이 겪는 암흑기를 생각해볼 때 더욱 더 그렇다.
    그렇다면 적어도 10여년 이상의 활동 이력과 그랬을 때 돌아오는 어느 정도의 성과가 불과(?) 창단 6년째의 신진 단체에게서 나타나고 있는 이유와 근거는 뭘까? 개인의 역량인가? 세대교체의 시작인가? 에이, 아니다. 그런 거창한 예측은 일단 버리고 보자. 그저 하고 싶은 것을 꾸준히 하다 보니 그런 게 따라온 온 거라고 합의해놓고 시작해보자.(하나 밝힌다. 이것은 극단과는 무관한 글쓴이 스스로의 타협이다!)
    다시 생각해보자. 그렇다면 극발전소301은 어떻게 쉬지 않고 주구장창, 자신들의 작품을 계속 무대에 올릴 수 있었을까? 음. 대표가 그래도 좀 사나? 그렇다. 얘기를 듣다보니 자금이 탄탄한 것 같다. 출처는 이랬다. 단원들 스스로 자비 출연, 대표가 다른데서 일하고 받은 퇴직금, 3~4번의 희곡상 수상금. 그렇게 또 한 해 두해 이어가다가 정 안 되면 연극의 역사(?)가 그랬던 것처럼, 누구에게나(?) 있는 전세금 좀 털면 된다.(역사는 왜 반복되는가!) 이런, 젠장!
    하하하. 그래도 이젠 더 크게 웃을 수 있는 힘이 생겼다. 그 어떤 해보다 좋은 시절을 보내고 있다는 2014년, 연극계 안팎의 지원의 늘어난 때문만은 아니다. 오히려 그것은 더 큰 부담으로 돌아온다. 단, 6년을 억척스럽게 이어온 스스로에 대한 대견함과 이제야 비로소 극단의 작업을 지켜보는 시선들이 생겼음을 감지했음이라. 그것은 두려움인 동시에 설렘이고, 부담감인 동시에 새로운 출발에 힘을 더하는 동력이 되기 때문이다.
  • 극단이 필요한 이유

    웬만해선 대표를 이 지면에 전면에 내세우지 않겠다는 스스로의 약속을 잠시 접었다. 작가이자 연출가로 극단의 거의 대부분의 작품을 만들어내고 있는 대표 정범철을 빼놓고 극단의 이야기를 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그렇게 위안해본다! 쩝!) 그래, 중요한 부분은 이야기하고 나머지는 배우들하고 얘기하면 되지! 하는 다짐도 무색하게, 대표가 말이 많다!(음해라 해도 할말없다. 한 번 더 쩝!) 하하하. 암튼, 대표 정범철과 창단멤버인 배우 백선우, 창단 공연부터 함께 한 이후 객원으로 있다가 극단의 러브콜을 받아서(진실은 잠시 후에 밝혀진다!) 단원이 됐다는 극단의 두 번째 최고령(?) 배우 리민을 만났다. 그리곤 앞서 서두에 밝힌 극단의 창단 배경과 작명, 앞으로의 방향성에 대한 이야기로 포문을 열었다. 이것도 웬만해선 하지 않는데, 아무리 찾아봐다 극단 정보가 별로 없다. 이유는 하나다. 극발전소301에게도 공식적인 극단인터뷰가 이번이 처음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물었다. 극단 이름 ‘301’이라는 게 원래 강의실 번호였다는데, 그게 이유냐고.



  • 좋은 사람들 모아놓고, 서로 약간 디스하면서 시작하면 분위기가 활기차진다. 흐흐흐. 각설, 다시 조금 더 극단의 운영방식을 엿보고 싶었다. 2008년 12월 창단이라, 사실 2000년 후반 무렵이면 동인제 시스템의 극단이 새로 생기는 풍경이 아니었다. 프로덕션 시스템이 안착됐던 시기였고, 공공극장을 필두로 한 연극의 오디션 열풍이 불기 시작하는 원년이었고, 동인제는 운영도, 유지도 어렵다는 인식이 팽배하였으므로. 그런데 왜 이들은 다시 극단을 통해 연극을 하기로 마음을 먹었을까? 사실 답은 간단하다.
허무맹랑한 재미, 그것이 가능한 시대의 호흡

  • 허무맹랑한 재미, 그것이 가능한 시대의 호흡

    그렇다. 사실 필요 없는 질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번 이 질문을 던지는 이유는 그것이 극단의 존재가치임을 다시 한 번 자각하기 위해서다. 극단은 언어를 공유하는 사람들이 나름의 색깔로 연극을 통해 관객과 만날 수 있는 최후의 보루이자 연극을 다양하게 움직이게 만드는 힘이다. 마치 봄이 지나 여름이 오면, 잠시 후 가을이 오고 겨울이 오는 것과 같은 자연스러운 섭리이며, 물이 위에서 아래로 흐르는, 당연히 그래야만 하는 거스를 수 없는 하늘의 이치와 같다. 그것을 인위적으로 만들려고 할 때 상식이 무너지고 문제가 생기는 것을 목도하고 있는 오늘날 우리의 사회의 면면을 들여다보면서 느끼는 것처럼, 시절에 맞는 형식과 다름은 있어도 본질은 변하지 않는다는 것을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되는 대목이다.
    극발전소301의 운영방식은 극단 운영위원회에서 이뤄진다. 대부분의 작품을 쓰고 연출하는 대표가 있지만, 그리고 어느 정도 그의 색깔이 극단의 연극적 색채를 만들겠지만, 큰 길의 결정은 대표의 결정만으로 좌우되지 않는다. 그리고 그것이 즐거운 관계를 만들어낸다.

    허무맹랑한 재미, 그것이 가능한 시대의 호흡

    301이 버티는 방식, 연극을 대하는 자유로움

    아마도 그럴 것이다. 요거 하나는 예측보자. 앞서 이야기 한 것처럼, 극단이 한 해 한 해 나이를 먹는다는 것은 그만큼의 공력이 하나 둘 쌓이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이 바로 어떤 단체의, 연극의 근간이 되고 원동력이 된다. 잠시 잠깐 휘청할 때 감싸 안고, 되는 일이 없을 때 기다리고, 무리하다 싶을 때 한 번 더 무리도 해보고. 그런데 대부분의 경우 버티는 시간, 그 턱걸이의 경계는 3년~4년 사이다. 창단 이래(?) 가장 바쁜 한해를 보내고 있다는 극발전소301이 버티는 방식 역시 그와 유사하다. 한 가지 더 조금 다른 지점이 있었다면, 쉬지 않고 그들이 하고 싶었던 것을 해보면서 쌓인 신뢰다. 젊으니까 할 수 있는 것 마음껏, 그게 뭐가 됐든 해보자는 마음. 잔잔한 삶의 울림을 갖는 연극부터 기발한 상상력의 유쾌한 코메디와 SF, 왁자지껄한 클럽을 옮겨놓은 듯한 작품에 이어 침묵공연까지. 그간 극발전소301이 보여준 다양한 무대는 많은 배우들이 함께 하고 싶어 하는 극단으로 인식하게 했다. 아마도 그것은 이들이 가진 자유로움에 대한 흠모인지도 모르겠다.
허무맹랑한 재미, 그것이 가능한 시대의 호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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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무맹랑한 재미, 그것이 가능한 시대의 호흡

    허무맹랑한 재미, 그것이 가능한 시대의 호흡

    단원들은 대표에게 그가 좋아하는 어떤 스타일이 있다고 말한다. 정범철 대표 역시 그에 대한 명확한 지점이 있다. 바로 리듬감이다. 템포가 쳐지고 늘어지고 지루한 건 싫어하는 것 같다는 그의 지향점은 어느덧 극발전소301의 공고한 하나의 색채가 되었다. 아직은 그들만의 메소드를 말하기에는 부족한 시간, 이것저것 그간 봐왔던 연극, 선배 극단들의 작품을 통해서 학습하고 있는 연기술이 있고, 그것을 접목하여 그들만의 언어로 실현해가는 과정에 있다. 그렇게 극발전소301은 연극적 화두를 넓혀가고 있다.

    허무맹랑한 재미, 그것이 가능한 시대의 호흡

    연극성, 연극만이 가진 그것

    연극의 수많은 가치와 특징 중에서도 연극이 존재하는 가장 극명한 이유는 바로 연극성이다. 각각의 극단마다 색깔을 갖는 방식도 이 연극성의 다름에서 기인한다. 말하자면 연극성이란 한 극단의 지향점인 동시에 색깔이고, 연극을 하는 본질과도 같다. 모든 장르를 넘나들 수 있는 훨씬 더 많은 상상력을 실현할 수 있는 무대가 연극이라고 믿는 극발전소301이 바라보는 연극성, 정범철 대표는 그것이 연극만이 할 수 있는 것, 연극에서 하면 너무 재밌는 거, 공가의 제약을 활용하는 그것이 바로 자신들의 생각하는 연극이라고 말한다.



    창단 6년. 연극의 재미, 놀이로서의 연극, 자유로운 상상력의 무대를 지향하고 있는 극발전소301의 2014년은 앞으로 펼쳐질 긴 극단의 호흡과 세월 속에서 빼놓을 수 없는 큰 전환점으로 기억될 지도 모르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의 박수만으로 어떤 지점에 닿았구나 하는 섣부른 판단을 하는 근거가 되지는 말아야 할 터. 오히려 또 하나의 경계지점이 생긴 것에 대한 긴장감으로 돌아왔으면 좋겠다.
    극단은 저마다 나름의 색깔과 명확한 언어를 갖기 소망한다. 또한 어느 정도는 그렇게 흔들리지 않는 구심점이 필요하다. 하지만, 극발전소301의 연극 언어는 조금 더 넓은 반경으로 확대되기를 바라본다. 간혹 어떤 이들은 너무 중구난방이라고 말할지도 모르겠고, 그래서 하고자 하는 이야기가 뭐냐고 반문할지도 모르겠고, 언제가 다시 인터뷰를 하게 된다면 필자 역시, 당신들의 연극 형식은 무엇이냐며 없는 답을 강요할지도 모르겠으나, 적어도 지금은 이 극단의 행보가 지금만큼 변화무쌍하게 극과 극을 넘다는 극(劇)의 발전을 지향해봤으면 좋겠다.
    어떤 것이라고 정의하기 쉽지 않지만, 어떤 연극이던 관객들이 정말 재밌게 연극을 보게 하는 극단, 실험적이고 도발적이고 말도 안 되는 소재를 껴안고, 연극적 상상력의 경계를 허물어 가는 묵직함을 가진 극단, 그렇게 조금씩 넓어지고 깊어지면서 만나게 될 이들의 무대를 기다리는 것은 비단 혼자만의 기대감은 아닐 테니…. 그것이 지금, 2014년 대학로에서 자리한, 유쾌한 이들이 모여 사는 극발전소301의 현재다.

    연극이 Play 아니요, 그게 뭐야? 놀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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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윤우

최윤우 연극평론가. 본지 편집장
월간 [한국연극]에서 편집장, (사)한국소극장협회 정책실장으로 근무했으며 공연예술 관련 매체에서 필자로 활동하고 있다.
E-mail parodia@naver.com
제45호   2014-06-05   덧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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