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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이야기가 끊이지 않는 곳이 극단이다
[극단적인 연극사(私)] ⑧ 극단 놀땅

최윤우_연극평론가, 본지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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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론, 여기에는 하나의 공통분모가 심연 깊은 곳에 자리하고 있다. 바로 동지애다.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힘이 되는 그것! 당장 공연으로 묶여지지 않더라도 주구장창 연극 얘기를 할 수 있는 사람들이 함께 산다는 것, 그 힘이 오롯이 무대로 옮겨오면서 만들려고 애써도 만들어지지 않는 에너지가 자연스럽게 발현되는 것. 그것이 바로 극단이 존재하는 힘이자 원천이다.
    오늘, 만나게 되는 이들이 바로 극단의 존재 이유와 근거를 명확하게 증명하고 있는 또 하나의 극단이다. 10년을 함께, 무대언어보다 삶의 언어가 더 깊게 서로를 각인하고 있는 이들, 그래서 아주 사소한 눈빛과 몸짓으로도 서로를 즐거워하는 동지들이 모여 연극놀이를 하는 곳, 바로 극단 놀땅이다.

    벌써 10년? 그냥 그렇게 10년!

    2004년 <연애 얘기 아님>으로 창단했으니 올해로 벌써 10년이 되었다, 그렇게 시작했다. 알만한 것 같기도 하고, 아사무사하게 비켜서 있는 것 같기도 한, 극단 놀땅의 길지 않은 역사를 추적해보리라! 그런데, 정작, 이들은 자신들이 올해 10년이 된 지도 모른다. 이런, 자칫 이야기가 산으로 갈지도 모른다! 설마, 설마…(왜! 왜! 슬픈 예감은 틀리지가 않나? 하하하).

    그렇게 극단 놀땅의 세 식구를 만났다. 애증으로 갈등의 골이 깊다(?)는 배우 이지현과 낼모레 마흔인데도 극단에서 얼굴 빨개지는 억울한 일이(?) 많은 배우 이준영, 그리고 이들의 말에 자꾸 싸움을 거는 ‘나쁜 마녀!’ 최진아 연출과 만났다.

    연극 이야기가 끊이지 않는 곳이 극단이다

    창단 초기의 이야기를 시작했더니 이준영 배우가 잠시 침묵하고 있다. 2006년 <그녀를 축복하다>부터 합류하게 된 이유를 넌지시 물으며 이야기에 참여시켜야겠다, 생각하며, 왜 놀땅에서 하게 됐는지, 어떤 특징이 있는지를 물었는데, 정말, 예기치 않은, 배틀 1라운드다!

    연극 이야기가 끊이지 않는 곳이 극단이다

    연극 이야기가 끊이지 않는 곳이 극단이다

    덩어리 한번 커졌을 뿐, 어김없이 끼니는 돌아오고

    어찌어찌 해도 10년, 같은 이름을 갖고 움직이는 동지들이 있다. 나무 테가 하나씩 늘어가고, 주름이 하나둘 늘어갈 때, 패인 흔적들이 힘겨움만은 아닌 것처럼, 보다 깊고 튼튼한 뿌리와 깊이가 생기는 시간, 극단 놀땅의 10년 역시 그렇다. 잔잔한 일상을 마주하며, 섬세하고 세밀한 감성을 중심으로 동시대 인간의 삶을 무게감 있게 그려왔다. 그런 극단 놀땅이 연극계에서 스스로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을 때, 아니, 확 드러나지는 않지만 뭔가 매력 있는 무대를 만들고 있는 듯한 인상을 주기 시작했던 어느 무렵부터 놀땅의 행보는 조금씩 주목받기 시작했고, 2010년 <1동 28번지, 차숙이네>라는 작품으로 그 존재감을 각인시킨다. 아마도, 이것이 극단의 또 다른 전환점이 되었을 터. 하지만 극단이 바라보는 지점은 이와 같지 않다.
연극 이야기가 끊이지 않는 곳이 극단이다
  • 연극 이야기가 끊이지 않는 곳이 극단이다

    오랜 기간 움츠리고 전전하다, 마치 로또 한방처럼(맞아본 적 없어 모르겠지만!), 인생이 바뀌는 어떤 일들이 있다. 그런데, 연극은 참 그렇지가 않다. 오래 시간과 세월을 쌓아 한 작품이 만들어지고, 그것이 괜찮다 인정 한번 받으면, 앗싸! 이제 됐어! 할 수 있는 여유와 틈 없이, 또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 작품을 써야 하고, 사람을 모으고, 자꾸 바뀌어서 복잡해진 지원신청서에 몰두해야 한다. 그러다 운이 좋으면, 또 하나의 작품이 올라간다. 오랜 기다림의 짧은 성과와는 달리 천천히 이후의 행보를 지켜보는 시간은 거의 없다. 왜, 1년에 한두 작품만 겨우 하느냐고? 그 한 작품을 위해 견뎌야 하는 시간이 그처럼 길기 때문이다.

    연극 이야기가 끊이지 않는 곳이 극단이다

    조직과 체계가 아닌, 또 다른 극단의 힘

    한 극단이 오랜 세월 해온 작품을 들여다보면, 의식하던 그렇지 않던, 같은 울림으로 그려지는 공통된 모습이 생겨있기 마련이다. 때로 그것은 안에서보다 밖에서 느끼고 말하는 경우가 더 많다. ‘잔잔한 일상을 가볍지 않게, 개개인의 세밀한 감성을 연극적 상상력으로 확장시키고 있다’는 극단 놀땅의 연극에 대한 시선에 대해 물었다. 그런 지향이 놀땅의 언어는 아니냐고. 그런데 의외의 대답이 불쑥 나온다.

    연극 이야기가 끊이지 않는 곳이 극단이다
연극 이야기가 끊이지 않는 곳이 극단이다
  • 연극 이야기가 끊이지 않는 곳이 극단이다

    화두를 공유하며 이견을 좁히는 삶의 방식

    역시나 그렇다. 앞서, 이 극단의 이야기가 왠지 산으로 갈 것 같더니만, 모든 화제의 귀결은 애증과 감성에서 머문다. 그리고 그것을 과감하게 극단의 또 다른 힘이라고 선언하기까지. 극적인 창단과정을 들여다보려고 했지만 알음알음이고, 특별한 무대언어를 밝혀보려 했지만 이제 와서 찾아보고 있고,(이렇게 써놓고 나니 뭔가 미안하다! 하하하.) 그렇게 뭔가 정리되지 않은 듯한 극단 놀땅의 현재를 들여다볼 뿐. 그런데, 참 이상하게도, 여기에 극단의 존재 이유가 더 크게 다가오는 이유는 뭘까. 특별한 모토나 당위가 아닌, 같은 생각으로 연극을 하는 이들이 모인 곳이 극단이라는 말이 가슴을 친다.

    연극 이야기가 끊이지 않는 곳이 극단이다

    연극을 하면서 서로의 작품에 대해 말을 나누고, 생각을 교환하고, 때로 비판도 하고, 싸움도 한다. 현대사회 속 어떤 곳에서 하지 않는 아주 사소한 감정 표현을 갖고 치열한 공방을 이어가기도 하고, 어떤 생산적인 현물도 돌아오지 않는다는 것을 알면서도 밤새워 그 원인과 이유와 향로를 찾는다. 그렇게 연극은 또다시 진화하고 발전한다.
    여기에 극단이 생존하며 역사를 이어가고 있는 숨은 비밀이 있다. 모토가 중요한 것도 아니고, 체계가 앞서는 것도 아니다. 연극 이야기가 끊이지 않는 곳이 극단이다. 극단 놀땅 역시 이러한 삶의 방식을 보여준다. 누가 연극을 써왔던, 어떤 방향을 가지고 있던, 혹 그 생각에 이견이 있다 하더라도 상관없다. 그것은 연극에 대한 이야기고, 그 연극을 하는 개개인의 삶에 대한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그렇게 서로 간의 화두를 하나씩 작품을 통해 공유하고 삶을 통해 다져간다. 극단 놀땅이 유지되고, 계속 갈 힘이 여기 있다.

    연극 이야기가 끊이지 않는 곳이 극단이다



    [사진 : 임진원 limjinwon@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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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윤우

최윤우 연극평론가. 본지 편집장
월간 [한국연극]에서 편집장, (사)한국소극장협회 정책실장으로 근무했으며 공연예술 관련 매체에서 필자로 활동하고 있다.
E-mail parodia@naver.com
제47호   2014-07-03   덧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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