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학전블루 입구
- 故김광석 흉상
대학로하면 떠오르는 소극장으로 어디를 손꼽을 수 있을까요. 여러 쟁쟁한 극장들이 있겠지만 머릿속에 학전블루 소극장이 떠오릅니다. 이 공간은 여러분이 알고 있는 포크송 <아침이슬>의 작곡가 겸 가수 김민기 씨가 극장 대표로 있는 곳이지요. 김민기 대표는 대학시절 자주 드나들었던 구내매점의 이름을 따서 극장 이름을 ‘학전’ 으로 지었다고 합니다. 1991년 3월에 문을 열었으니 어느덧 20여 년의 세월이 흘렀습니다.
학전블루는 초창기부터 지금까지 연극을 비롯하여 대중가요, 무용, 국악 등 서로 다른 장르를 선보여 왔는데요, 이러한 다양성의 실천이 학전 소극장의 특색이자 정신이라 할 수 있겠지요. 관객들은 연극만이 아니라 여러 장르의 공연을 통해 동시대의 젊고 활기찬 예술가들을 만나볼 수 있었답니다. 학전 소극장이 여전히 젊음과 낭만으로 기억되는 건 바로 이 때문이겠지요.
혜화역 2번 출구로 나오면 5분 거리에 학전블루 소극장이 위치하고 있습니다. 대학로 예술극장과 정보 소극장의 중간지점에 벽돌 건물과 파란 간판을 찾으면 된답니다. 극장 입구에는 작고한 가수 김광석의 흉상이 세워져 있는데요, 지난 시절 학전블루에서 1000회 이상 라이브 공연을 했던 그를 기리기 위한 것이라고 합니다.
입구를 지나 계단을 따라 내려가면 객석으로 입장할 수 있습니다. 학전블루는 소극장이지만 충분한 높이와 너비를 보유하고 있지요. 횡으로 긴 무대를 위에서 내려다보게끔 되어 있어서 관객의 입장에선 어느 자리에 앉아도 충분한 시야를 보장받을 수 있습니다. 창작자의 입장에서도 다양한 공간 활용이 가능하다는 점이 매력이라고 할 수 있구요. 콘서트나 음악극 공연이 많은 것은 이처럼 무대와 객석간의 소통을 원활하게 하는 공간구조 덕이라 할 수 있습니다.
참, 학전블루를 소개할 때는 학전그린도 빼놓을 수 없겠지요. 학전그린 소극장은 혜화역 1번 출구에서 매우 가까운 곳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1996년 또 하나의 학전 소극장이 개관하면서부터 그때부터 극장의 이름은 블루와 그린으로 나누어지게 되었답니다. 학전그린은 뮤지컬과 아동·청소년극 전용극장을 표방하면서 설립되었구요, 시대 변화에 맞게 이를 선도하고자 하는 소극장의 노력을 엿볼 수가 있습니다.
학전 소극장은 아무래도 극단 학전 레퍼토리의 산실이라 할 수 있지요. 너무나 유명한 록뮤지컬 <지하철 1호선>에서부터 뮤지컬<의형제>, 뮤지컬<모스키토> 등의 음악극 작업을 학전 소극장의 무대에 선보여 왔습니다. 2008년에는 어린이극 <고추장 떡볶이>를 학전블루에서 올리기도 했구요. 극단 학전의 창작극들은 동시대성과 대중성을 두루 갖춘 작품들이 많으니, 여러분도 꼭 찾아보시길 바랍니다. 학전블루와 학전그린에서 자주 상연되고 있습니다.
필자는 늘 여름마다 학전블루 소극장에서 공연을 관람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목록을 보면 연극, 신체극, 뮤지컬, 아동극 등등 그 모양새 또한 다채롭네요. 이처럼 다양성을 가진 학전 소극장은 이곳을 드나들었던 젊은이들이 나이가 들어 엄마아빠가 되었을 때, 다시 아이들의 손을 붙잡고 찾아 올수 있는 극장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장르를 넘어서, 시대와도 소통을 모색하는 학전이야말로 대학로 대표 극장이라 할 수 있겠지요. 기쁜 마음으로 여러분께 학전 소극장을 추천하는 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