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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은 극장에서 끝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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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기획 연재에서는 블로그, 트위터, 커뮤니티 등 공연과 관련해 온라인에서 활동하는 관객들을 개별적으로 만났습니다. 만남은 모바일 메신저의 채팅과 이메일 인터뷰로 이루어졌으며, 각각의 대화는 참여자의 동의를 얻어 최소한의 편집을 거쳐 게재하기로 최종 결정했습니다. 특히 모바일 메신저를 통한 대화는 온라인 채팅 방식에 맞게 짧은 문장들을 주고받으며 빠른 호흡으로 전개되었지만, 주제에 보다 집중하기 위해 질문·답 형식으로 정리되었음을 알려드립니다. 또한, 맥락상 문자로 진행되는 대화의 분위기를 전달할 필요가 있을 경우, 채팅창에서 사용한 이모티콘을 그대로 옮겨 왔음을 밝힙니다.

첫 번째 대화

일시: 2015년 6월 2일 화요일 오후 6~8시
장소: 모바일 메신저 대화방
대화 참여자: 정진세, 꿈붕어
참관 및 편집: 김슬기

(* ‘꿈붕어’는 대화 참여자가 블로그상에서 실제 사용하는 닉네임입니다.)

정진세
반갑습니다. 웹진 [연극in] 의 편집위원 정진세라고 합니다.
꿈붕어
네, 안녕하세요. 저는 블로그에서 닉네임 꿈붕어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정진세
실례가 되지 않는다면 혹시 지금 하고 있는 일과 대략적인 나이를 여쭤 봐도 괜찮을까요?^^
꿈붕어
28살이에요. 작은 NGO 재단에서 간사로 일하고 있습니다. 지금 이 대화는 사무실에서 하고 있고요. ^^
정진세
그럼, 본격적인 질문을 드려볼게요. 공연은 어떻게 보기 시작하신 건가요?
꿈붕어
사실 본격적으로 보기 시작한 건 얼마 되지 않았어요. 그래서 제가 인터뷰 대상이 될 수 있을지 고민했고요. 직장에 다니면서부터 많이 보게 됐는데, 한 3년 정도 된 것 같네요. 하지만 공연에 처음으로 마음이 움직였던 건 고등학교 때 봤던 <지하철 1호선>이에요. 첫 장면이 아직도 생생해요. 이런 세상이 있구나, 하는 일종의 충격이었던 것 같아요.
정진세
블로그를 보니 정말 공연을 어마어마하게 보시던데, 얼마나 자주 극장에 가시는지요?
꿈붕어
평균적으로 한 달에 10작품 내외로 보는 것 같아요.
정진세
즐겨보시는 공연의 장르는 어떤 건가요?
꿈붕어
저는 주로, 아니 거의 연극을 봅니다.
정진세
그렇다면 공연 선택에 어떤 기준을 가지고 계신가요?
꿈붕어
처음 연극을 볼 때는 포스터나 시놉시스를 보고 주로 선택했는데, 말하자면 그게 선택 기준의 전부였죠. 그런데 계속 보다보니 선호하는 연출이나 배우가 생기고 자연스럽게 영향을 받게 된 것 같아요.
정진세
혹, 작품을 보실 때 공연 후기나 리뷰 같은 것에도 영향을 받으시나요? 동료 블로거의 평도 있을 것 같고요.
꿈붕어
특별히 영향은 받지 않는 것 같아요.
정진세
공연은 어디서 어떻게 예매하세요?
꿈붕어
일단 올해는 패키지를 많이 예매했기 때문에 각 극장에서 운영하는 홈페이지를 이용했고요. 그 외 작품들은 인터파크에서 주로 예매합니다. 그리고 이번에 사랑티켓 카드를 발급받아서 앞으로는 그쪽도 많이 이용할 것 같고요.
정진세
공연은 주로 혼자 보는 편이세요?
꿈붕어
혼자 보기도 하고 블로그 이웃들과 보기도 해요.
정진세
혼자 볼 때와 아닐 때 어떤 차이가 있는지 궁금해요.
꿈붕어
혼자 보면 확실히 집중도가 다른 것 같아요. 누군가와 동행하면 보통 제가 가자고 제안하는 경우가 많아서 함께 보면서도 신경이 많이 쓰이거든요. 그런 점에서는 블로그 이웃 분들과 보는 게 오히려 편해요.
정진세
블로그는 언제 시작하신 거예요?
꿈붕어
정말 얼마 안 되었어요. 작년 8월에 시작했으니까요. 사실 공연 관련 글은… 글이라고 하기 부끄럽지만^^ [연극in] 덕분에 쓰기 시작했어요. ‘객석 다이어리’에 제 글이 한 번 실린 적 있거든요. 그때 이후로 연극을 보고 기록으로 남겨두면 좋겠다 싶어서 시작하게 된 거예요.
정진세
앗, 그러시군요! 꽃점평 올려주시는 건 봐서 알고 있었어요! 공연을 보고 글을 쓴다는 게 어떤 의미인지 궁금한데, 조금 더 얘기해주시겠어요?
꿈붕어
저는 연극이 공유되는 범위가 상대적으로 좁다고 느껴요. 영화나 음악, 책처럼 대중들이 쉽게 접하기 어려운 장르 같거든요. 일단 비싸고, 접근성도 떨어지고요. 대학로에 있는 극장들이나 그밖에 공연장들도 영화관처럼 자신이 있는 공간을 기점으로 해서 찾아가기가 쉽지 않죠. 공연 시간도 한정되어 있고요. 그러니 힘들게 시간 내서 공연을 봤는데 재미가 없었다, 그러면 연극 자체에 대한 이미지가 나빠지는 것 같아요.
정진세
아무래도 그렇게 되지요.
꿈붕어
저도 지금 시행착오를 겪어가면서 저의 취향을 찾고 있는데요. 연극을 보려는 다른 사람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있어요. 그래서 사실 저는 꽃점이 참 좋거든요. 그런데 [연극in] 웹진에는 평론가 분들이나 공연 관계자 분들이 남긴 건 많은데 관객들이 남긴 게 거의 없더라고요.
정진세
좀 그렇지요. 현장의 연극인들이 만들어 놓은 벽일 수도 있겠네요. 그럼 이렇게 꽃점평을 남기거나 블로그 활동을 하시면서 관객으로서 충만감을 느끼시나요?
꿈붕어
원래 연극에 관심이 없었던 한 친구가 블로그에 남긴 글을 보고 제가 추천하는 연극은 언젠가 한 번 꼭 보러가고 싶다고 댓글을 단 적이 있었는데 그때 참 기분이 좋았어요^^ 그리고 블로그 통해서 이웃들을 만나면서 연극 보러 다니는 일이 외롭지 않아졌거든요. 함께 보고 생각을 공유한다는 게 저한테는 재미있고 행복한 일이에요.
정진세
외롭지 않다는 말씀이 마음에 와 닿네요. 혹 관객과의 대화 혹은 예술가를 만날 수 있는 다른 자리에도 참석을 많이 하는 편이세요?
꿈붕어
관객과의 대화는 일정이 맞으면 참석하고요. 사실 초반에 예매를 해놓다 보니 나중에 우연히 날짜가 맞지 않는 이상 특별히 맞춰 가진 않아요.
정진세
그렇군요. 아직은 그런 것들이 미리 공지가 되거나 준비된 상태에서 나가는 경우가 많지 않죠.
꿈붕어
그런데 예전에 예술가의 집에서 매주 토요일 오전에 연극 관련 세미나 같은 걸 한 적이 있었는데, 몇 번 참석했었거든요. 연극을 깊이 있게 알 수 있는 기회여서 보지 못한 작품은 희곡으로 읽고 가서 들었어요. 그것도 나름 재미있더라고요.
정진세
그렇죠, 공연을 보고 그것을 깊이 있게 나누는 것 또한 재미있는 일이니까요. 블로그 활동은 얼마나 자주 하세요?
꿈붕어
관극 기록이라고 한 줄로 남기는 건 바로바로 정리하고요. 긴 리뷰는 아무래도 시간이 좀 걸리는지라… 요즘엔 좀 바빠서 임시저장함에 고이 잠들어 있는 것들이 많아요.
정진세
혹시 꿈붕어 님의 글이 검색엔진에 걸리거나 누군가에게 읽힌다는 걸 의식하고 계신지 궁금해요. 그로 인해 글쓰기가 영향 받는지도 여쭤보고 싶고요.
꿈붕어
검색을 염두에 두고 글을 쓰지는 않지만 그래도 오탈자나 맞춤법은 신경 쓰려고 해요^^
정진세
혹, 공연 관련 블로그가 갖춰야 할 점 같은 게 있을까요?
꿈붕어
글쎄요. 제 개인적으로는 솔직함이 필요한 것 같아요. 영화도 그렇고 연극도 평론가들의 평에 많이 흔들리는 것 같거든요. 말하자면, 그런 분들이 좋다고 한 작품인데 나는 별로일 수 있잖아요. 처음엔 내가 수준이 낮아서 그런 건가, 하는 생각도 많이 했거든요. 그래서 말하기가 좀 어렵더라고요. 하지만 각자의 취향이라는 게 있으니 일부러 포장하지 않고 솔직하게 얘기해야 하는 것 같아요.
정진세
맞아요. 얘기하다 보니 너무 시간이 흘렀네요. 슬슬 정리하는 질문을 드려 볼게요. 관객으로서 공연계에 느끼는 아쉬운 점 같은 게 있다면 말씀해 주세요.
꿈붕어
연극의 문턱이 좀 낮아졌으면 좋겠어요. 그러려면 우선 쉽고 재미있는 작품들이 많아져야 할 것 같고요. 그래서 더 다양한 사람들이 공유하는 문화가 되었으면 좋겠다, 생각해요. 또, 좋은 작품들이 많은데 몰라서 못 보는 경우도 있으니까 그런 부분도 보완될 수 있으면 하고요.
정진세
그리고 많은 관객 분들이 연극인들의 소통하려는 자세나 이런 것들에 대해 말씀하시더라고요.
꿈붕어
예를 들어, 영화를 예술영화, 상업영화 이런 식으로 분류하잖아요. 연극도 좀 그런 분위기가 있는 것 같아요. 저는 굳이 그런 분류를 하지 않더라도 좋은 작품은 자연스럽게 마음을 움직이고, 또 생각하게 만든다고 믿거든요. 그런데 가끔 어떤 공연을 보면 작품을 어렵게 만들어 놓고 관객 탓을 하는 게 아닌가 싶을 때가 있어요. 대부분의 관객들이 연극을 공부하기 위해 보는 건 아니잖아요.
정진세
네, 맞습니다.
꿈붕어
음악을 듣고, 책을 읽는 것처럼 여가 시간을 보내는 건데, 개인적인 시간을 쓰는 사람들에게 어떤 태도를 강요한다고 느낄 때가 있어요. 사실 누구 데려가서 연극 보는 거 진짜 쉽지 않거든요. 저도 처음 보는 작품에 같이 가는 건데…
정진세
정말 그래요. 복불복이고 낭패인 경우도 생기죠. 이제 정말 마지막 질문을 드릴게요. 앞으로 관객 활동, 혹은 블로그 활동에 대한 계획을 여쭙고 싶어요.
꿈붕어
연극이 저한테 준 위로가 정말 커서요. 꾸준히 관객으로 남고 싶고, 개인적으로는 이곳저곳 기웃거리면서 학문적으로도 깊이가 있는 성숙한 관객이 되고 싶어요. 좀 더 다양하게 연극을 즐기고 싶거든요. 블로그도 쭉 해볼 작정입니다! 기록으로 남기니 기억하기에도 좋아서요^^
정진세
네, 오랜 시간 대화 정말 감사드립니다. 앞으로도 좋은 활동 부탁드려요.

두 번째 대화

(* 이 인터뷰는 이메일로 진행되었으며, 대화 중 등장하는 ‘연뮤갤’은 커뮤니티 포털 ‘디시인사이드’의 ‘연극뮤지컬갤러리’를 칭하는 줄임말입니다.)

Q.
성별, 대략적인 나이, 하고 있는 일을 간략히 이야기해주세요.
A.
여자, 20대 초반, 대학생입니다.
Q.
어떻게 공연을 보기 시작하셨나요? 얼마나 자주 공연을 보나요?
A.
우연히 뮤지컬 한 편을 보고 그 작품을 많이 좋아하다가 공연 자체로 관심이 확대되었습니다. 현재는 한 달에 약 3번 정도 관람합니다.
Q.
공연 선택의 기준이 궁금합니다.
A.
선택 기준이 항상 정해져있는 건 아니지만 티켓 가격과 시놉시스, 그리고 배우와 스태프, 제작사를 고려합니다. 시놉시스는 제가 좋아하는 스타일의 스토리를 보고, 배우와 스태프는 당시에 관심을 가지거나 신뢰가 가는 분들을 선택합니다. 또한 관객에 대한 대우가 좋은 제작사의 작품을 보러가는 편이고요. 뮤지컬 같은 경우에는 넘버 또한 선택의 기준이 됩니다.
Q.
온라인 커뮤니티 연뮤갤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A.
인터넷에서 공연에 대한 정보들을 찾다가 시작했습니다. 아무래도 개방된 곳이기 때문에 접근하기 쉬웠거든요.
Q.
커뮤니티 활동을 하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궁금합니다.
A.
개인적으로 커뮤니티 활동을 한다는 것은 공연을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큰 의미입니다. 내가 좋아하는 공연에 대해 많은 사람들과 생각을 공유할 수 있고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는 점이 커뮤니티 활동을 하는 결정적인 이유입니다. 내가 쓴 리뷰를 다른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댓글을 통해 의견을 나눌 수 있다는 것은 글을 쓴 사람으로서 행복한 일입니다. 마찬가지로 다른 사람들의 다양한 생각을 접하면서 댓글로써 공감할 수 있다는 것도 기분 좋은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Q.
다른 유저들의 활동에 얼마나, 어떻게 영향 받나요? 또한 친한/아는 유저들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A.
사실 공연에 대한 수요는 텔레비전이나 영화에 비해 비교적 많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중·소극장 공연 같은 경우는 더욱 그렇죠. 이런 환경에도 불구하고 연뮤갤은 공연계의 많은 마니아 관객들이 이용하는 커뮤니티이기 때문에 저는 꽤 영향을 받는 편입니다. 특히 어떤 공연을 볼지 판단하거나 캐스팅을 선택할 때 공연 후기들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 익명으로 활동하는 커뮤니티이기 때문에 아는 이용자는 당연히 없습니다. 익명성이 이 커뮤니티에서 활동하는 이유 중 하나이기도 하고요.
Q.
커뮤니티 활동은 얼마나 자주 하시는지요? 그리고 주된 활동 내용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A.
흔히 ‘눈팅’ 이라고 부르는 커뮤니티 서핑은 하루에 5번 이상 합니다. 새로운 공연이나 캐스팅 발표, 티켓팅 소식 등 여러 가지 정보를 얻기 위해서, 혹은 자투리 시간을 보내려고 자주 방문합니다. 글을 쓰는 것은, 공연 후기를 남기기나 그밖에 작품 혹은 배우에 대해 공유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을 때 하는 활동이라 그때그때 많이 다릅니다.
Q.
온라인상에서 활동하는 같은 유저들 사이에 특별히 중요시되는 가치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A.
타인의 취향을 존중하는 것과 암묵적인 커뮤니티의 수칙을 지키는 것이겠지요. 하지만 이것은 연뮤갤에서만 중요시되는 가치라기보다 모든 인터넷 커뮤니티에 적용되는 것들과 동일한 가치인 것 같습니다.
Q.
연뮤갤은 주로 뮤지컬, 연극 중에서도 특정 공연들에 한정된 이슈들만이 모이는 공간으로 자리매김했는데요. 순수 연극들에 대한 얘기들이 더 공유될 수 있을지, 그러한 관객들만을 위한 온라인 커뮤니티도 가능하다고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A.
사실 연뮤갤은 대중들이 모이는 또 하나의 커뮤니티이기 때문에, 이곳에서 대중예술이나 상업예술에 대한 이야기들이 더 많이 오고가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공연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인 커뮤니티인 만큼, 좋은 공연이라면 순수 연극에 대해서도 더 많은 이야기가 충분히 공유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Q.
커뮤니티가 공연계에 끼치는 순기능과 역기능에 대해 얘기해주신다면?
A.
많은 사람들이 공연에 대한 관심을 이어나갈 수 있게 해주는 것이 순기능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무래도 공통된 관심분야에 대해 여러 사람들과 이야기 나눌 수 있는 공간이 존재한다는 것은, 혼자서 좋아할 때와 비교해 그것에 대해 더 넓고 깊게 알게 하거나 애정을 오래 유지할 수 있게 해주는 것 같아요. 공연계에 끼치는 역기능은 사실 잘 모르겠습니다.

세 번째 대화

일시: 2015년 6월 2일 화요일 오후 4시~6시
장소: 모바일 메신저 대화방
대화 참여자: 정진세, 김갤러
참관 및 편집: 김슬기

 

(* 대화 참여자의 이름 ‘김갤러’는 가명이며, 대화 중 ‘연뮤갤’을 ‘갤’로 줄여 이야기한 경우가 있습니다.)

정진세
안녕하세요, 저는 웹진 [연극in] 의 편집위원 정진세라고 합니다.
김갤러
안녕하세요, 저는 대학에서 국문학을 전공하는 학생입니다.
정진세
네, 이렇게 얘기할 수 있게 되어서 반갑고, 대화에 응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편안하게 수다 떠는 마음으로 얘기해주세요. 먼저, 처음 공연을 보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김갤러
네~ 수다를 떨되, 성실히 답하겠습니다^^ 공연은 고등학교 1학년 때부터 제대로 보기 시작했어요. 제가 당시에 굉장히 좋아하던 아이돌이 있었는데, 팬 커뮤니티에서 알게 된 언니가 있었거든요. 그 언니가 우연히 <쓰릴미>라는 공연에 대한 정보를 올렸는데 그걸 접하고 처음 공연을 보기 시작한 거죠. 갤은 아니지만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서 공연에 입문한 거라고 할 수 있겠네요.
정진세
요즘은 뮤지컬에 출연하는 아이돌들이 많아서 그렇게 공연을 시작하는 분들도 있을 것 같아요. 공연은 얼마나 자주 보세요?
김갤러
많이 볼 때는 일주일에 네다섯 번, 그런데 최근에는 공연장에서 어셔 일을 하고 있어서 그렇게까지는 못 보고요. 그래도 평균적으로 일주일에 한두 편은 보는 것 같아요.
정진세
주로 어떤 공연들을 보시나요?
김갤러
저는 소극장 공연에 완전 편중된 관람을 하는 것 같고요. 최근에 본 작품은 <변신 이야기>인데 무척 좋아서 네 번이나 봤어요. 개인적으로는 올해 가장 좋았던 작품이었고요. 무대 사용이나 여러 면에서 실험적이었지만 영리하게 잘해낸 것 같아서 여러 번 감탄하면서 봤거든요.
정진세
그렇다면 공연은 어떤 기준으로 선택하세요?
김갤러
아무래도 제가 좋아하는 배우가 나오면 필수적으로 보고, 트위터에 많이 의존하는 것 같아요. 작품평이 좋으면 최대한 다 보려고 노력하는데, 트위터에서는 공연의 어떤 점이 기대되는지 그런 것들도 공유되니까요. 사실 갤보다는 사용이 편해서 트위터를 훨씬 많이 이용해요.
정진세
혹시 오프 대학로나 아주 작은 극장에서 하는 공연들도 보시나요?
김갤러
오프 대학로까지라고는 말하기 힘들 것 같고, 대학로의 작은 극장들에서는 가끔 봐요. 카페 리딩 공연도 본 적 있고요.
정진세
갤은 언제부터 시작하신 거예요?
김갤러
공연 보면서 거의 바로 시작했어요. 그러니까, 고등학생 때부터요. 공연에 대해 이야기하고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창구 같아요. 그런데 저는 갤에서 글은 별로 안 쓰는 편이에요. 흔히 눈팅이라고 하잖아요, 구경을 많이 하죠.
정진세
댓글은 어떤가요? 사실 연뮤갤 이용자 분과 인터뷰를 하려고 얼마 전, 글을 남겼다가 댓글을 통해 많은 분들의 분노를 샀거든요^^
김갤러
댓글은 저도 가끔 남기는데, 연뮤갤이 다른 갤에 비해 과격한 건지는 잘 모르겠어요. 갤이란 게 원래 좀 거치니까요^^ 그런데 갤러리는 기본적으로 관계자의 필요에 의한 접근을 그렇게 좋아하지 않는 듯해요. 뭔가 연구 대상 같은 느낌이 드니까요. 인증이 없으면 진위 여부도 알 수 없고요. 기본적으로 갤의 원칙은 익명인데 도움을 주고받게 되면 그게 깨지기도 하고요.
정진세
네, 실은 이번 기획연재를 준비하면서, 온라인상에서 활동하시는 관객 분들을 어떻게 만나야하는지 고민이 많았거든요. 그러다보니 본의 아니게 물의를 일으켰어요^^ 그런데 댓글 달리는 속도가 엄청나게 빠르더라고요. 항시 접속자 수가 많은 거죠?
김갤러
맞아요. 갤과 트위터에는 거의 상주하죠.
정진세
그런데 연뮤갤에는 연극보다는 뮤지컬 얘기가 압도적으로 많잖아요.
김갤러
의도를 했다기보다는 아무래도 뮤지컬 쪽이 좀 더 대중적이고 그에 따라 팬들도 많다보니 자연스럽게 그렇게 된 것 같아요. 그리고 연극에 따라 다르기도 하고요. 제가 가장 좋아하는 작품 중에 <프라이드>라는 연극이 있는데 그 작품 얘기는 적지 않았거든요.
정진세
그렇다면 혹시 나는 좋았는데, 갤 안에서는 평이 좋지 않았다거나 그 반대의 경우에는 어떤가요? 커뮤니티에는 다양한 의견들이 공존하잖아요.
김갤러
맞아요. 갤의 중요한 특징이에요. 사람에 따라 다르니까 흔히들 ‘취존’이라고 하는데 취향을 존중해주는 거죠. 크게 동의 안한다고 해서 비난받을 일도 없고 저랑 의견이 안 맞는다고 기분이 나쁘지도 않고요. 그게 안 되면 커뮤니티가 안 굴러가죠. 뭐랄까, 세력이 생기잖아요. 이걸 좋아하는 사람과 아닌 사람, 그렇게 되면 망하는 거니까요.
정진세
모두가 평등한 입장에서 다양하게 이야기하자는 커뮤니티의 대전제에 대해서는 다들 공감하시는 거군요.
김갤러
그게 갤러리가 망하는 이유 중에 큰 부분을 차지해요. 특정한 누군가를 따르게 되거나 편이 나뉘면 분란이 생겨서요. 갤러리가 사라지는 건 결국 모두에게 안 좋은 일이니 합의를 하는 거죠. 갤에는 대표라는 게 없어서 뭔가 일이 생기면 누군가 나서서 소통하거나 하기 힘들잖아요.
정진세
커뮤니티 활동을 하면서 관객으로서 뿌듯함과 행복함을 느끼는 순간이 있다면 언제일까요?
김갤러
저는 갤에서 나누는 이야기나 공연 후기 같은 것들이 의미가 있고 수준도 갖추고 있다고 생각해요. 말은 거칠 수 있지만 많이 봐온 사람들이니까요. 그런 글들을 통해서 공연의 단점들이 수정되거나 피드백을 받으면 그건 순기능인 거잖아요. 그럴 때 뿌듯하죠. 그리고 갤에서 추천하는 공연 평가들은 일리 있는 부분이 많아서 전적으로 그걸 보고 공연을 선택했는데 성공하면 기분이 좋아요. 다들 엄청 꼼꼼하고 세심하게 공연을 보거든요.
정진세
공연이 별로거나 불쾌하게 느껴질 때가 있다면 어떤 이유 때문일까요?
김갤러
최근에 본 어떤 공연은 연출가만을 위한 장치가 너무 많다고 느꼈어요. 그게 장치인 건 알겠는데 너무 하나하나에 의미를 담으려다보니 오히려 무슨 말을 하려는 건지 모르겠더라고요. 제가 부족해서 그런 것일 수도 있지만요^^
정진세
이제 슬슬 마지막 질문을 드릴게요. 공연계에 아쉬운 점이나 관객이 느끼기에 개선되었으면 좋겠다, 싶은 것들이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김갤러
요즘엔 하도 관객을 무시하는 일이 잦아서요. 뭐랄까, 잘생긴 배우 때문에 돈을 쓰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그렇지만 관객들은 굉장히 냉정하고 세심하거든요. 재밌으면 가서 봐요. 그러니 일단 공연을 재미있고 유익하게 만들어주셨으면 좋겠어요. 주된 관객층인 젊은 여성들을 공략해야 할 것 같긴 한데 그게 아니꼽다고 느끼는 분들도 많은 것 같아서, 그런 점은 좀 아쉬워요.
정진세
네, 잘 안다고 생각하지만 전혀 모르는 부분이 있다는 걸 저 또한 이 대화를 하면서 알아가는 것 같습니다. 앞으로 관객으로서, 그리고 갤러로서, 어떤 활동들을 하실지 마지막 말씀 부탁드릴게요.
김갤러
갤에서는 앞으로도 계속 이렇게 눈팅을 할 것 같아요. 순수한 의도로 얘기했는데 꼬투리 잡혔던 경험이 있어서 마음을 접었거든요. 갤은 말을 섣불리 했다가는 질타를 받기 쉬운 곳이니까요~ 그리고 요즘에는 젊은 예술가들에게 관심이 많아져서 새롭게 활동을 시작하는 극단들의 공연을 많이 보려고 노력하고 있고요. 또 최근에 달라진 점이 있다면, 팸플릿 디자인 같은 것들도 자꾸 살펴보게 되는 것 같아요.
정진세
혹시 실례가 되는 질문이 아니라면, 이후 공연과 관계된 일을 생각하시나요?
김갤러
공연 기획이나 홍보 쪽 일에 관심이 있어요.
정진세
네, 대답해주셔서 고맙습니다. 얘기하다 보니 정말 시간 가는 줄 몰랐네요. 오늘 이 대화에 함께 해주셔서 즐거웠습니다.

태그 연극, 관객이 완성한다,기획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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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0호   2015-06-18   덧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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