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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성의 향연
[극장전] 게릴라극장

정진세_극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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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게릴라극장입니다. 게릴라극장은 한국을 대표하는 연출가 이윤택이 예술감독으로 있는 극장이면서 극단 연희단거리패의 전용극장이기도 하지요. 지난 호에서 선돌극장 기사 바로가기을 소개하면서 언급했던 오프(off) 지역에 자리하고 있지요. 연극계 뿐만 아니라 우리 문화계의 상징적 존재라고 할 수 있는 곳입니다.
공연 포스터
  • 게릴라 극장의 특징은 극단 소유의 극장이라는 점입니다. 이제는 좀처럼 찾아보기 드문 경우가 되었지만, 90년대까지만 해도 극단이 극장을 소유한 경우가 종종 있었답니다. 이천년대 들어오면서 경영난으로 인해 여러 극단과 극장이 분리되고 말았지만, 오히려 연희단거리패는 2006년 대학로에 극장을 설립하였답니다. 경남 밀양에 연극촌을 꾸린 연희단거리패의 입장에서는 부산의 가마골소극장과 함께 서울 분점을 가지게 된 셈이지요. 어려운 시대를 외려 정면 돌파한 점이 대단하게 느껴집니다. 게다가 지금껏 끄떡없이 새 작품을 올리는 것을 보면, 공연기획과 극장경영도 잘되고 있음을 알 수 있지요.

게릴라극장은 혜화동로터리 북쪽에 자리하고 있답니다. 지하철을 이용하는 관객이라면 조금 시간을 두고 걸어야겠지요. 혜화역 4번 출구에서 나와 로터리 쪽으로 직진합니다. 건널목을 지나, 주유소 왼쪽 도로를 따라 올라가다 보면 오른편에 자리하고 있지요. 성북동 길을 따라 올라가는 거리에도 몇몇 소극장들이 자리 잡고 있어서 이젠 오프 대학로의 풍경이 어색하지 않답니다.

오른쪽 꺾어지는 골목에는 독채의 아담한 극장 건물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멀리서도 보이는 큰 간판 덕에 찾는 데에는 무리가 없지요. 대부분의 소극장이 그렇듯 실내 로비공간이 없어서 입장 전까지는 밖에서 기다려야하는 수고로움이 있습니다. 하지만 게릴라를 찾은 관객들은 불편함 대신 기대감으로 야외에 마련된 벤치와 골목길에서 시간을 보낸답니다.

객석은 계단식으로 되어있는 중앙 좌석과 이를 보충한 오른편 좌석으로 나누어져 있습니다. 맨 앞줄 왼편으로도 객석이 연장되어 있어서 얼핏 보면 살짝 ㄷ자 모양을 하고 있지요. 블랙박스 형태이면서 동시에 소극장에서는 구현하기 힘든 돌출형 무대로도 쓸 수 있고, 전통극처럼 마당형태의 무대도 가능합니다. 운이 좋으면 다른 관객들이 무대 정면을 볼 때, 무대 측면에서 공연과 객석을 두루 관찰할 수 있는 특별석(?)에도 앉을 수 있습니다.

게릴라극장에서 공연 본 기억을 더듬어 보면, 그 다양함에 새삼 놀라게 됩니다. 연희단거리패의 대표 레퍼토리와 함께 중견 극단의 공연은 물론 젊은 연출가의 신작 무대를 소개하고 있구요, 게다가 셰익스피어와 체홉, 브레히트와 이오네스코에서 하이너 뮐러에 이르기까지, 유럽의 고전과 최신 연극을 한데 아우르고 있지요. 게릴라의 작품선정은 한마디로 ‘잡식성’ 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한국의 고전부터 세계 연극에 이르기까지 그 연극적 식욕이 왕성하다고 할 수 있고, 현대 연극의 다양한 현상들을 두루 소화하고자 애쓴다고도 볼 수 있지요. 게다가 게릴라 무대에 수용되는 작품들은 실험성과 진지함의 초점을 잃지 않고 철저하게 예술성을 추구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언제나 생각보다 많은(?) 관객들이 찾아와 객석을 채우는 걸 보면 참 신기할 정도지요.

뭐니뭐니해도 게릴라 극장은 젊은 연극인들의 공연을 만나볼 수 있는 확실한 창구 역할을 한다는 점이 매력이지요. 연희단거리패의 워크숍을 통해, 밀양여름공연예술축제를 통해 발굴된 작품을 통해, 그리고 젊은 작가와 연출가를 위해 마련된 무대를 통해 한국 연극의 미래를 책임질 청년들의 공연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게릴라극장은 일종의 ‘연극학교’ 와도 같습니다. 젊은 창작자에겐 창작극을 선보이는 실험실이자 연기 훈련의 결과를 가늠해보는 발표장이 되니까요. 물론 관객의 입장에서도 현대 연극을 접하게 되는 공간이며, 세계 연극을 체험하는 장이되기도 하지요.

  • 주변 즐길거리, 먹거리

    대학로 오프 지역, 주택가에 자리한 극장이기 때문에 주변 시설이 열악한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최근에는 작고 아담한 카페들이 생겨나기 시작했답니다. 게릴라극장 골목에서 나와 성북동 쪽으로 조금만 더 올라가면 한적한 카페 수파나를 마주치게 됩니다. 산뜻한 공간 분위기에 수제 파니니와 커피가 맛있는 곳입니다.

  • 공연 포스터

      • 카페 수파나
    공연 포스터
    최가네 전라도 삼계탕
    • 길을 따라 조금만 더 올라가면 건너편에 삼계탕 집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복날에는 예약을 해야지만 먹을 수 있을 정도이고, 특히 대학로 출신의 유명한 연극배우들이 많이 찾는 곳이라고 합니다. 매운 삼계탕에서부터 저렴한 닭곰탕까지 다양한 메뉴들이 있으니 더운 여름에 한번 찾아가 보시길 바랍니다.
    게릴라 극장
    • 게릴라 극장은 2006년 개관한 80석 규모의 소극장으로 창단 20주년을 맞은 극단 연희단거리패가 이를 기념하기 위하여 개관한 전용극장이다. 오늘날 혜화동로터리 북쪽 일대가 대학로 연극의 새로운 중심지로 떠오르게 만든 데에는 바로 게릴라 극장의 존재감이 매우 컸다고 할 것이다.

      연희단거리패의 전용극장이지만 극장은 다른 극단에게도 항상 열려있어, 극장 자체의 초청 기획 공연을 통해 신진과 중견을 막론하고 창작의 공간이 필요한 연극인들에게 극장을 제공하고 있다. 특히 ‘젊은 연출가전’, ‘새작가 새연출 새무대’ 등의 기획을 통해 한국연극을 이끌어갈 미래의 배우, 작가, 연출가들을 육성하기도 하며, ‘브레히트, 하이너 뮐러 기획전’ 등 연극사적으로 의미 있는 인물을 선정 이를 집중 조명하는 기획을 시도하기도 했다.

      그 외에도 게릴라극장은 ‘우리 소리 우리 몸짓’ 기획, ‘소극장 창작음악극’ 기획, 연극독회, 무용기획전 등을 통해 인접 예술 장르와의 다양한 소통 방식에 대해서도 고민하고 있으며, 매년 1월, 2월에는 우리극연구소 연기자 훈련과정에 공간을 제공하고 있기도 하다. 더불어 게릴라극장은 민간 소극장으로서는 매우 드물게 부정기 연극 무가지 [게릴라 극장]을 출간하면서 단순한 공연 프로그램 북을 넘어서는 자료 출간에도 앞장서고 있다.

      이진아 (본지 편집위원 / 연극평론가, 숙명여자대학교 한국어문학부 교수)

    태그 게릴라극장, 연희단거리패, 이윤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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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진세

    정진세 극단 문(Theatre Moon) 극작가.
    연극원에서 연극이론과 서사창작을 공부했으며, 현재는 주로 홍대 앞에서 공연제작 및 비평 활동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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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웹진 5호   2012-08-02   덧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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