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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의 텃밭? 대화의 희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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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3일부터 6일까지 3박 4일간 강원도 화천에서 진행된 ‘예술가캠프 : 공유와 확장’은 경기문화재단이 주최하는 ‘아트 스타트업: 공연예술‘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마련되었다. 강의와 토론으로 구성된 프로그램으로 박지선 PD와 최봉민 PD가 진행했다. 예술을 시작하려는 사람, 그 자리에서 꾸준히 달려오고 있는 사람, 잠시 쉬고 있는 사람 등 예술에 대한 다양한 매개를 가지고 참여한 참가자들은 각자의 고민을 안고 이 캠프에 참가했다. 캠프가 진행된 문화공간 예술텃밭은 예전 초등학교 건물을 개조하고 그 주위에 새롭게 건물을 지으면서 ‘공연창작집단 뛰다’의 작업공간으로, 오브제를 만드는 공방 혹은 작품연습공간으로 쓰였다고 한다. 현재는 게스트하우스로 이용되고 있고 화장실 바닥도 따뜻한 공간이었다.
캠프는 강의와 토론, 그룹 토의, 자신을 찾아가는 워크숍 등 3가지로 구성되었다. 캠프 첫날은 ‘이미지 자기소개’, 김희연님이 진행하신 ‘예술가 자립에 대한 생각의 전환’에 대한 강의와 토론, 자신을 책으로 설명하는 ‘Human library’로 진행되었고, 2일째는 ‘예술/제작 환경에 대한 질문’을 협업, 기획제작, 예술인 복지, 세대 등 네 가지로 나누어 토론을 진행했다. 이후엔 짝지어서 산책하기, 예술가 경험나누기 강의와 토론, 그룹게임, 영화를 보는 프로그램이 이어졌다. 그중에서도 그룹 토의와 자신을 찾아가는 워크숍에서 이루어진 ‘대화’에 초점을 맞추어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그 누구도 자신의 이야기를 우선시하지 않고 상대의 이야기를 진심을 들어주는 모습이 인상 깊었기 때문이다.
대화_들어주기의 기술
이 캠프는 ‘Burning Question’에 대해 토론하고 스스로의 답을 찾는 과정이 목적이다. 자신의 고민을 나누는 것은 캠프 과정에서 수없이 일어난다. 대화는 캠프 시작 전, 자신을 소개하기 위한 이미지 포트폴리오를 준비하면서부터 시작한다. 캠프는 자신과의 대화, 그리고 상대와의 대화 두 가지 대화에서 경청과 질문을 하는 것이 핵심이었다.
상대와의 대화는 두 프로그램으로 예시를 들고 싶다. 첫 번째는 참가자들 둘이서 ‘짝지어 산책’을 하면서 대화를 한다. 두 사람이 60분 동안 동네를 자연스럽게 걸으면서, 상대방의 이야기를 20분간 들어주는데 대화 도중 질문이나 의문을 던지지 않는다. 그 사람의 이야기를 오로지 들어주는 것이다. 이후 저녁 시간에 진행한 ‘Actual Learning’ 그룹 게임은 단계별로 상대방의 고민을 듣고 방향성을 생각해보는 프로그램이다. 먼저 자신의 고민을 이야기하며 ‘문장’의 형태로 정의내린다. 이후 고민자가 아닌 참가자들은 고민에 대해 예/아니오로 답할 수 없는 질문을 던지고 고민에 대한 방향성을 세가지로 정리한다. 이후 고민자는 자신의 행동 방향을 정의하면서 스스로 해결방안을 찾는 게임이다. 상대에 대한 경청은 경청자로 하여금 생각하지 못했던 모순을 발견하게 하기도 하고, 경청을 통한 질문은 말하는 이가 스스로 발견하지 못한 것을 짚어 문제를 직관적으로 깨닫게 하기도 한다. 또한, 경청을 통해 주는 조언은 상대가 나의 고민을 공감한 것 같아 감동적이었다. 따라서 경청과 질문이 오가는 순간마다 스스로 생각하게 했고, 스스로 답을 찾을 수 있었다.
  • ⓒ김용래
  • ⓒ박지선
대화_들여다보기의 기술
‘자신과의 대화’ 워크숍은 캠프 3일째 날 핵심이었는데, 신체 대화와 마음 대화로 진행되었다. 먼저 무용가 송주원 님이 진행한 ‘나를 찾아가기 워크숍’을 통해 몸과 대화했다. 상대와 짝을 지어 상대가 말하는 바에 따라 몸을 움직이기, 벽에서 벽 끝까지 자유롭게 다양한 신체를 이용해서 이동하기 등 신체의 다양한 부분을 사용했다. 다양한 신체 부위를 사용한 적이 없는 나로서는 움직임이 쉽지 않았다. 발과 무릎만이 아닌 손가락, 배, 어깨 등 다양한 부위를 통해 신체를 움직일 수 있음을 새삼 깨달으면서 신체와의 대화가 무색했구나를 실감했다. 여러 신체를 이용한다는 것은 생각보다 많은 창의력과 신체에 대한 이해를 요구한다는 것을 깨닫기도 했다.
이후, ‘나 홀로 산책’을 통해서 마음속 대화를 했다. 60분 동안 오로지 자신 그리고 자연과 대화했다. 언덕 위에서 보이는 마을과 밭, 차가운 바람, 맑은 하늘을 보면서 눈물이 났다. 3박 4일에 대한 아쉬움인지 이곳에서 얻은 해답에 대한 기쁨인지 또 다른 물음을 던지고 있는 내가 기특해서 인지는 모르겠지만 멀리서 내려다본 ‘예술텃밭’은 눈물을 맺히게 만들었다. 다른 참가자들도 각자의 방식대로 동네에 다녀오기도 하고, 강아지를 구경하기도 하고, 무작정 길에 누워 하늘을 바라보기도 하면서 마음을 정리했다. 그리고 우리는 이곳에 오기 전 가지고 온 질문과 이곳에서 얻은 또 다른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고 있음을 깨달았다. 마음의 안정을 넘어서 새로운 도약으로 가기 위한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고 있었던 것이다.
캠프의 마지막에는 3박 4일 캠프를 통해 얻은 질문 혹은 앞으로 자신의 방향성을 로드맵을 통해 공유했다. 자신의 이야기를 하고 돌아볼 수 있는 여유를 통해 여러 질문과 답이 오갔고, 그 과정에서 누군가는 자신의 고민을 구체화했고, 누군가는 새롭게 문제를 깨닫기도 했으며, 또 다른 질문을 던지는 이들도 있었다. 참가자들의 로드맵은 색깔도, 방향도 다양했지만, 이 캠프를 통해 그 로드맵을 존중받고 있음은 동일했다.
  • ⓒ김용래
  • ⓒ박지선
3박 4일 강원도 화천에서 함께 밥을 먹고, 별을 보고, 시원한 바람을 느끼면서 참가자들은 친구이자 위로이자 찾고 싶은 물음이 되어줬다. 헤어질 때 눈물이 났다. 과연 이 캠프가 서울에서 진행되었다면 느낄 수 있는 감정이었을까 의문이 들었다. 현업을 뛰고 있든, 아니든 상관없이 참가자들은 모두 친구가 되었다. 이 캠프가 참가자들에게 감동을 주었던 이유는 ‘대화’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상대의 이야기를 들어줄 수 있는 용기와 공감, 그리고 스스로를 들여다볼 수 있는 이곳의 여유가 이 캠프에서의 핵심이었다고 생각한다. 또한 캠프 동안 상대에 대한 느낌을 형용사로 표현하여 스티커를 붙여줬는데 끝날 때쯤 형용사 문구는 점점 다양하게 붙여졌다. 다양한 형용사는 정말 친구가 된 듯이 친근하게 느껴졌다.
화천의 ‘예술텃밭’을 이후 어떻게 활용할지 논의하고 있다고 한다. 이름이 예술텃밭인 것처럼 예술가들이 이곳에 들러 자신의 텃밭을 가꾸고 돌아갈 수 있는 공간이 되었으면 좋겠다. 캠프를 통해 우리가 친구가 되었듯이 이곳을 방문하는 예술가들이 서로의 친구가 되어줄 수 있는 공간으로 자리 잡았으면 좋겠다.
  • ⓒ김용래
  • ⓒ박지선
[사진 제공: 경기문화재단]

태그 경기문화재단, 예술가캠프,공유와확장, 현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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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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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제 기획자를 초입생으로 제14회 시흥갯골축제 운영팀 팀원 2개월 근무한 경력이 있습니다. 2018서울거리예술축제 자원봉사자, 2019안산거리예술축제 자원봉사자로 활동하면서 ‘거리 속 함께하는 축제’를 기획하고자 하는 축제 기획자입니다. 현재 축제 혹은 행사장 현장 스탭으로 활동하면서 축제에 대한 현장경험을 쌓는 중입니다. instagram.com/hydi0308
제174호   2019-12-19   덧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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