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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난 순간 연극은 시작되었다
명동예술극장 아마추어 배우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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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명동예술극장 아마추어 배우교실
  • 토요일 오후 여느 때보다 붐비는 명동거리의 인파를 헤치고 명동예술극장에 도착했다. 극장 옆에 위치한 묵직한 나무문을 지나 도착한 지하연습실에는 진지함을 넘어 팽팽한 긴장감이 가득했다. 17명의 배우들과 연출 그리고 조명감독, 음향감독 등 스텝이 함께한 자리는 언뜻 보아도 공연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알 수 있었다. 명동예술극장 아마추어 배우교실 4기의 막바지 공연 연습이 있는 곳이다.

    2010년부터 시작된 명동예술극장 아마추어 배우교실은 일반인을 대상으로 두 달 남짓 대본분석, 연기훈련, 움직임훈련 등 배우로써 갖춰야할 훈련들을 제공한다. 연출가, 전문배우 등 강사진의 지도와 훈련과정은 강습 마지막 과정인 공연으로 마무리 된다. 19세 이상, 수업과 공연에 참여 가능한 일반이이면 누구나 참가할 수 있다. 직장인도, 학생도, 아마추어 배우교실을 통해 일상을 벗어던지고 무대 위의 배우로 다시 태어나게 되는 것이다.
아마데우스
아마데우스
아마데우스
  • 아마추어 배우교실 2기부터 함께해 온 민복기 연출은 “아마추어나 전문배우나 본질적인 면은 똑같다. 사람들 앞에서 무언가를 하고 싶고, 감동을 만들어 내고, 전해주고 싶은 마음, 그리고 그 감동을 전달하는 방식에서도 다르지 않다.”며, 수업을 통해 사람과 사람이 만나서 이야기가 모이고, 그 이야기로 관객에게 감동을 전달해주는 방식, 그리고 무대 위에 서기 위해 무엇이 가장 중요하고 필요한지를 전하는 것에 중점을 두었다고 한다.

    9월 13일부터 시작된 4기 수업 마지막으로 올라갈 작품은 명동예술극장에서 작년 12월에 공연된 <아마데우스>(피터 쉐퍼 작)다. 11월 22일 공연을 앞두고 민복기 연출가(극단 차이무 대표, 배우로도 활동 중이다.)의 연기 주문이 쏟아지고 있었다. 연습실 양 끝에 두 줄로 마주보고 앉아있는 수강생(배우)들은 속닥거리듯 “살리에리”를 외쳤다. 그 외침 하나하나에 연출은 배우들이 가져가야할 수많은 가정과 상태를 설명했다. 관객을 바라보지 않지만 관객에게 이야기하듯, 음악이 없지만 리듬을 타듯, 대화가 아니지만 대화하듯. 쉼 없이 쏟아내는 연출의 주문에 배우들은 누구하나 주저하지 않고 연출의 오케이 사인이 떨어지는 그 순간까지 진지함을 잃지 않으며 몰두하고 있었다. 17명의 수강생, 아니 배우들의 열정과 에너지가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영화로도 잘 알려져 있는 <아마데우스>는 천재 모차르트를 아끼고 사랑하면서도 질투에 눈이 멀어져가는 살리에리를 둘러싼 좌절과 음모가 숨가쁘게 그려진다. 이와 함께 음악으로만 접해왔던 모차르트의 작품들이 탄생하기까지의 뒷이야기를 흥미진진하게 펼쳐내는 작품이다. 민복기 연출이 각색한 <아마데우스>에서는 17명의 배우들이 살리에리로 등장한다. 죽음을 앞두고 고백하는 늙은 살리에리부터 어린 살리에리, 넘치는 자신감과 성공을 위해 달리는 젊은 살리에리로. 살리에리의 대사에 17명 각자의 경험과 기억들이 담기며 <아마데우스>의 새로운 살리에리가 탄생하는 순간이었다.
명동예술극장 아마추어 배우교실

  • 민복기 연출은 “살리에리는 음악을 천직으로 태어나지 않은 사람이었을지도 모른다. 모차르트처럼. 우리 모두 살리에리와 같이 천직을 타고나진 않았지만 그들처럼 되기 위해 노력한다. 그런 과정에서 마음을 다치고 아픈 경험들을 하게 된다. 그 사람들이 우리이고 우리로 대변되는 사람들이 이번 무대에 서는 배우들일 것이다. 이번 공연을 통해 나와 다르지 않은, 우리의 모습에서 동질감과 위안을 얻을 수 있기를 바란다.”며 명동예술극장의 많은 작품 중에 <아마데우스>를 선택한 이유를 설명했다.

    아마추어 배우교실에 참여하는 17명의 수강생(배우)들 모두 각기 다른 연극과의 인연이 있을 것이다. 그리고 17개의 참여계기(동기)가 있을 것이다. 그렇게 각기 다른 이야기와 계기를 가진, 처음 만나 낮 설고 어색한 그들이 둥글게 모여앉아 서로를 바라보며 자신들의 이야기를 엮어가고 있다. 수많은 이야기와 낯선 인물들. 수업이 시작된 순간 이미 연극은 시작되었던 것일지도 모르겠다.
  • 미니 인터뷰

  • 이번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었나?

    정순영
    : 지인 중 3기에 참여하신 분이 소개해주셔서 언젠간 해보리라 생각은 하고 있었다.

    오택원 : 명동예술극장에서 공연을 자주 보는 편이어서 프로그램이 있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망설여 왔었다. 이번에 나를 위한 새로운 도전을 하고 싶어서 용기 내어 참가하게 되었다.


    오늘 연습을 참관해보니 어렵고 힘든 과정이었을 것 같다.

    정순영 : 연출님 이하 여러 강사님들과 함께여서 든든한 마음으로 시작했었다. 중간쯤 되면서 스스로 잘 안 되는 것 같아 답답함도 있었다. 하지만 함께 엠티도 다녀오고 연습분위기도 팀워크도 점점 좋아졌다. 공연을 앞둔 지금은 긴장되고 걱정된다.

    오택원 : 처음 왔을 때 모두 어색해 했다. 그때 강사 한 분이 “우리는 모두 이성의 갑옷을 입고 있다. 그 갑옷을 벗고 서로에게 영향을 주는 관계가 되어야 이 공연이 무대 위에 올라갈 수 있다.”고 말씀해주셨다. 연출님도 연기를 얼마나 잘하느냐 보다 우리가 얼마나 조화롭게 연결되느냐 자체가 연기라고 하셨는데 인상 깊게 남았다.


    배우로서 첫발을 내딛게 되었다. 앞으로 연극과 어떤 인연을 맺고 싶나?

    정순영 : 앞 기수에서 아마추어 극단 준비도 하고 계신 분이 있는 것 같다. 처음에는 그런 생각까지는 없었는데 지나오면서 점점 나의 생활의 한 부분이 되어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택원 : 일상생활을 하면서 일주일에 반은 연습을 하면서 또 하나의 신분증이 생긴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시간이 지나면서 조금씩 연극의 관점에서 일상을 바라보게 된 것 같다. 나는 일상생활에서 어떤 배우이고 이 무대는 어떤 무대일까,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무대에서처럼 긴장하거나 상대방의 대사를 자르고 급하게 이야기 한건 아닐까하는 생각도 하게 된다. 삶 자체를 연극, 무대라는 프레임으로 보게 되니 많이 달라지더라. 생활이 더 풍성해지는 느낌이 들었다. 앞으로도 계속 가져가고 싶다.
명동예술극장 아마추어 배우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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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 명동예술극장, 아마추어배우교실, 아마데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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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소진

주소진 자유기고가
서울프린지페스티벌, 극단사다리에서 기획을 했으며, 예술경영지원센터에서 웹진 기획·운영을 담당했다. 현재는 건강과 힐링에 집중하고 있다.
funkyiju@naver.com
웹진 12호   2012-11-15   덧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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