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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 + 교과서 = 오감만족 고고고
국립극장 고고고

김슬기_국립극단 학술출판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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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립극장은 지난 2009년부터 아동, 청소년을 위한 공연예술 프로그램 '보고, 듣고, 즐기고'를 상시 운영 중에 있다. 지난 11월30일, 국립극장 KB국민은행 청소년하늘극장 무대에 오른 국악음악회와 음악극 <시집가는 날>의 현장을 찾았다. 약 500여명의 중학생과 초등학생들이 객석을 가득 메운 가운데, 예술단 미르가 연주하는 흥겨운 가락이 극장을 울린다. 국립극장의 너른 앞마당을 종횡무진 뛰어다니던 작은 발들이 쿵짝거리며 장단을 맞추기 시작한다.

    '국립극장 고고고'는 국어 교과서 속 연극을 보고, 음악 교과서 속 음악을 듣고, 공연예술박물관을 즐기는 세 가지 목적을 위한 아동, 청소년 공연예술 프로그램이다. 초등학생을 위한 공연으로는 <별주부전>이, 중고등학생을 위한 공연으로는 <시집가는 날>과 <소나기> <봄봄> <춘향전> 등이 준비되어 있다. 연극, 소리, 국악, 관현악 등의 전공 문화예술인턴으로 구성된 국립극장 예술단 미르는 이 프로그램을 위해 초중 교과서를 바탕으로 매해 새로운 작품을 개발한다. 학기가 끝나고 여름과 겨울 방학 중에는 각 지역으로 무료 순회공연을 다닌다고 한다.

    1부 국악음악회에서는 8종 음악 교과서에 수록된 대표적인 민요들이 연주되었다. 지휘자가 직접 나와 각종 국악기들의 특징을 설명하고 그 소리들을 감상하는 시간을 가졌으며, 학용품을 상품으로 걸고 퀴즈를 내 객석의 호응과 참여를 이끌어내기도 했다. '쾌지나 칭칭나네', '새야 새야' 등 익숙한 민요 가락들은 물론, 전통 악기들이 조화롭게 어울려 친숙한 대중가요와 영화 음악 등을 소개했다. 교과서에서 배웠던 가야금이 최근에는 '25현 개량 가야금'이 되어 연주된다는 사실에 신기해하는 아이들도 많았다.

    2부는 중학교 3학년 국어 교과서에 수록된 <시집가는 날>을 음악극으로 구성해 무대에 올렸다. 우리 고유의 해학과 풍자가 고스란히 담긴 이 작품은 돈으로 벼슬을 산 맹진사가 무남독녀 갑분이를 지체 높은 김판서의 아들과 혼인시키기 위해 벌이는 한바탕 소동을 다룬다. 조건에 눈이 멀어 사위가 될 사람을 보지도 않은 채 혼인을 승낙한 맹진사는 김판서의 아들 미언이 다리를 전다는 소문을 전해 듣고 갑분이 대신 몸종 이쁜이를 혼인시키기로 한다. 하지만 정작 혼인 날 나타난 신랑은 건강한 청년이었고, 그가 마음 착한 이쁜이를 신부로 맞이하면서 공연은 끝난다. 작품 곳곳에 숨어 있는, 드라마나 예능 프로그램을 패러디 한 장면들이 소소한 재미와 웃음을 선사한 공연이었다.
  • 이날 공연장을 찾은 인수중학교의 한 인솔 교사는 "아이들이 이런 문화예술을 즐길 수 있는 기회가 거의 없어요. 그나마 학기말이 되면 시험도 끝나고 한 해를 정리하면서 여유가 생기는 거죠."라며, 청소년들이 더 가까이 공연 현장을 즐길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기실, 현행 학교 교육이 아이들을 책상 앞에서 떠나지 못하게 하는 것도 큰 문제지만, 정작 교실을 벗어난 아이들이 향유할 수 있는 다양한 예술 프로그램이 많지 않다는 것 역시 시급히 해결해야할 과제임에 분명하다.

국립극장 홈페이지
전화: 02-2280-4020/5828
팩스: 02-2280-4007
이메일: lantmeirn@korea.kr


  • 누원초등학교의 한 어린이는 "음악 교과서에서 배운 악기들을 직접 보고 소리도 들을 수 있어서 좋았고 <시집가는 날>은 음악과 이야기를 같이 접할 수 있어서 재밌었어요."라고 감상평을 전했다. 2부 공연이 끝나고 극장을 빠져나가는 학생들 사이에서는 내심, 이쁜이와 맹진사집 종 삼돌이가 잘 되길 바랐다며 쫑알거리는 소리도 들을 수 있었다. 권선징악을 주제로 한 원전의 이야기보다는 현실의 상황을 재빠르게 포착해내는 아이들이 교과서를 벗어나 예술을 통해 세상과 만날 수 있는 길을 열어주는 것은 이제 어른들의 몫인 것 같다.

    12월 '국립극장 고고고'에서는 6일부터 14일까지 <소나기>를, 20일부터 22일까지는 <시집가는 날>을 만나볼 수 있다. 공연은 오전 10시30분과 오후 2시로 하루 2회 진행되며, 전화로 신청하거나 국립극장 홈페이지에서 신청서를 내려 받아 작성한 후 이메일이나 팩스로 접수하면 된다.

태그 국립극장 고고고, 시집가는날, 소나기, 공연예술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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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진 13호   2012-12-06   덧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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